2016. 03. 16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가 디나모 키예프와의 경기에서 뱅상 콤파니와 니콜라스 오타멘디가 부상을 당하는 불운이 발생했다.
맨시티가 홈에서 열린 디나모 키예프와의 챔피언스 리그 16강 2차전에서 0-0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미 맨시티는 1차전 원정에서 3-1로 승리했기에 1승 1무와 함께 구단 역사상 첫 챔피언스 리그 8강에 진출했다.
4전 5기만에 거둔 값진 8강행이었다. 2011/12 시즌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챔피언스 리그에 진출한 맨시티는 첫 2시즌에 조별 리그에서 조기 탈락하는 수모를 겪어야 했다. 2013/14 시즌과 2014/15 시즌엔 챔피언스 리그 16강에 진출했으나 2시즌 연속 바르셀로나를 만나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하지만 이번엔 마침내 8강에 오른 것이다.
하지만 맨시티는 웃을 수 없었다. 맨시티는 키예프와의 2차전에서 경기 시작 6분 만에 주장이자 팀 수비의 핵심인 콤파니가 부상으로 조기 교체되는 불운이 발생했다. 이어서 23분경 또 다른 중앙 수비수 오타멘디마저 부상을 당했다.
맨시티에게 있어 콤파니는 대체 불가능한 선수다. 이번 시즌 맨시티는 콤파니가 선발 출전한 잉글리시 프리미어 리그(이하 EPL) 13경기에서 8승 3무 2패(승률 61.5%, 경기당 승점 2.08점)를 기록 중에 있다. 반면 콤파니가 결장한 16경기에서 7승 3무 6패(승률 43.8%, 경기당 승점 1.5점)의 부진을 보이고 있다.
게다가 맨시티는 경기력에서도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여주었다. 맨시티는 지난 주말 노리치 시티와의 원정 경기에서 졸전 끝에 0-0 무승부에 그치며 EPL 1위 추격은 고사하고 4위 자리도 위태로운 지경에 놓였다. 그러하기에 이 경기를 통해 분위기 반전이 필요했다.
마누엘 페예그리니 맨시티 감독 역시 최정예 선수들을 모두 출전시키며 총력에 나섰다. 하지만 홈 경기임에도 불구하고 점유율에서 46대54로 디나모 키예프에게 열세를 보였다. 슈팅 숫자에선 6대5로 근소하게 앞섰으나 정작 유효 슈팅에서도 1대4로 밀렸다. 헤수스 나바스가 골대를 때리는 불운이 있었으나 전반적으로 졸전에 가까운 경기력을 펼친 맨시티이다. 반등은 고사하고 부상자만 발생하고 말았다.
이제 맨시티는 한 경기 한 경기가 중요하다. 맨시티의 승점은 51점으로 5위 웨스트 햄과의 승점 차는 단 2점에 불과하다. 6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승점 47점) 역시 맨시티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게다가 맨시티는 16강전에서 헨트와 함께 16강 진출팀들 중 가장 전력이 떨어지는 디나모 키예프를 대진이 잡히는 행운이 따랐지만 8강전부터는 진짜 강팀들을 만나게 될 것이다.
이런 중요한 시기에 콤파니와 오타멘디가 결장한다는 건 상당한 악재가 아닐 수 없다. 당장 맨시티는 주말, 맨유와의 맨체스터 더비를 앞두고 있다. 이 경기에서 패한다면 4위에서 밀려나게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분명 맨시티는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챔피언스 리그 8강에 진출하며 새로운 역사를 쓰는 데 성공했다. 그것 자체로도 충분히 값진 성과이긴 하다. 하지만 넓은 의미에서 놓고 본다면 챔피언스 리그에서 우승이라도 하지 않는 이상 8강 진출만으로는 그리 큰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다. 도리어 맨시티가 EPL 4위 이내에 들지 못해 다음 시즌 챔피언스 리그 진출권을 획득하지 못한다면 이는 구단 입장에서 재앙이나 다름 없다. 맨시티가 이 악재를 딛고 일어설 수 있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현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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