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12. 20.
-'글로벌 빅 5'도 생존 힘든데 현대차는 노조 不法罷業에다 공장 증설 강요로 內憂外患
- 政府라도 '발목' 잡지 말아야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최고 실적을 낸 미국 GM이 '7개 공장 폐쇄, 1만4700명 감원'이라는 선제적 구조조정 카드를 빼들었다. 공장 폐쇄 대상에 미시간주 워런, 디트로이트시 햄트램크, 오하이오주 로즈타운 등 미국 공장 4곳이 포함됐다. 일자리 창출을 최우선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당장 보복을 다짐한다. "용납할 수 없다. 이게 살려준 보답이냐. GM은 앞으로 좋은 대우를 받지 못할 것이다."
수백억 달러의 정부 자금 지원과 노조의 양보 덕분에 극적으로 회생한 GM이 대통령과 노조의 기대를 배신하고 선제적 구조조정을 선택한 이유는 뭘까. '변하지 않으면 망한다'는 절박함 때문이다. 근본적이고 파괴적인 혁신으로 자동차 산업의 패러다임 자체가 바뀌고 있다.
GM의 경쟁자는 더 이상 자동차 업체가 아니다. 전기차, 수소차, 자율주행차, 차량 공유 서비스 등으로 경쟁 기업이 테슬라, 구글, 우버 등으로 무한(無限) 증식하고 있다. 실체를 모르는 외계인과 전쟁을 벌여야 하는 형국이다. 글로벌 빅 5 자동차 업체의 생존을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탄광 개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석탄업계에 휘발유, 천연가스, 전기라는 새로운 경쟁자가 등장한 셈이다. 석탄을 아무리 저렴하게 대량생산한다고 해도 원료가 석탄 대신 천연가스와 전기로 바뀌면 석탄업체는 꼼짝없이 망한다. 그 변화는 이미 현실이다. 자동차 업체 CEO들이 '스마트 모빌리티'라는 말을 자연스럽게 입에 올리고 있다. 스마트 모빌리티 경쟁에 전자(電子)·정유·통신 등 업종을 가리지 않고 기업들이 뛰어들고 있다.
한국 제조업의 주춧돌인 자동차 업계는 제대로 대응하고 있는가. 현대자동차는 GM과 정반대로 올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76% 하락하는 등 창사 이래 최악의 위기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때 영업이익률이 10%까지 뛰면서 도요타를 추월할 것이라는 찬사를 받았지만, 영업이익률이 1%대로 급락해 납품 업체들까지 위기에 빠졌다. 현대차의 전매특허였던 가성비 높은 승용차는 이제 중국 로컬 업체들의 강력한 무기이다.
현대차도 위기를 인정하고 최근 세대교체를 단행하는 등 변화와 위기 극복에 대한 열망을 표출하고 있다. 하지만 뭔가 크게 부족하다. 국외자가 봐도 백척간두(百尺竿頭), 절체절명(絶體絶命)이라는 말이 절로 나오지만 현대차에는 GM과 같은 절박함이 느껴지지 않는다. 노조는 여전히 불법 파업을 벌이고 사측은 선제적 구조조정은 입에 올리지도 못하고 있다. 오히려 통상임금, 비정규직 같은 노사 문제와 지배구조 개편 등 비본질적 문제와 씨름하고 있다. 정부는 과잉 설비를 걱정하는 현대차에 '광주형 일자리'로 사실상 설비 증설을 압박하고 있다. 세금으로 일자리 만들기에 실패한 정부가 대기업을 완력으로 몰아친다.
위기 없는 기업은 없다. 도요타도 2008년 5조원의 적자를 냈고, 2009~ 2010년 대규모 리콜 사태로 생존을 걱정해야 했다. GM도 기업 해체에 버금가는 구조조정을 통해 새로운 생명을 얻었다. GM과 도요타의 기사회생에는 경영진의 결단, 노사 협력, 정부의 지원이라는 3박자가 디딤돌이 됐다. '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는 정주영 회장의 신념은 그냥 만들어지지 않았다. 자기 살점을 도려내는 담대한 구조조정, 기업이 생존하지 못하면 직원도 존재할 수 없다는 노조의 각성, 세상의 누구도 가본 적 없는 새로운 길을 만드는 혁신이 어우러져야 한다. 정부는 미국·일본처럼 자국 제조업 살리기에 '올인'을 하지는 못하더라도 기업의 발목만은 잡지 말아야 한다.
차학봉 기자
조선일보
첫댓글 jamesbbond 2018.12.20 09:23:16
현대차 민주노총 노조원들은 분명 답을 알고 시험을 보고 있다. 회사가 아무리 어려워도 절대 부도처리는 않할것이다. 그리고 국민들의 고혈을 짜서라도 년봉 1억씩 줄것이다 라는 답을 알고 저리 무식하게 투쟁을 한다. 하여튼 경제논리와는 전혀 답이 없는 무식한 민주노총 노조원들... > 조선일보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