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외국어대에서 근무하는 H교수와 어울렸다. 학교는 용인에 위치를 하고 있는데 아름다운 산의 계곡을 따라 개성있는 건물들이 띄엄띄엄 자리를 잡았다.
함께 캠퍼스를 산책하고 교내식당에서 식사를 하고 커피를 마셨다. 이제 몇일 남지 않은 개강을 맞이하여 교실배정과 강의내용을 확인하는 사이 나는 소파에 기대어 휴식을 취했다.
H교수의 부인은 몇년 전까지 베트남에서 의류제조업을 했다. 미국에서 일정한 양을 구입하던 회사가 구조조정으로 주문을 끊으면서 뇌물을 요구하는 관리, 일을 철저히 하지 않는 사람들등에 시달리다가 결국 손을 들었다. 수십억을 손해 보았단다. 지금은 경기도에 어떤 아울렛몰에서 커피숍을 하며 평균적으로 한 달에 약 오백만원의 순수입을 올린다고 한다.
그들은 약 사년 후에 은퇴를 하면 아이들이 있는 미국으로 이주를 계획한다. 그들의 첫째 걱정은 건강보험이다. 미국에 가면 Medicare를 이용할 수가 없다. 현재로는 한국의 보험을 유지할 생각이다.
우리는 강남으로 그의 친구를 만나러 이동했다. 평양면옥이라는 냉면집이었는데 도무지 그렇게 맹탕인 냉면은 처음 먹었다. H교수의 친구인 A씨는 부모님의 고향이 평양이다. 그는 자칭 냉면전문가이고 그의 의견으로는 그 식당의 냉면이 서울에서는 최고라는 것이다. 수육 몇점에 ₩25000 냉면 하나에 ₩13000으로 기억한다. 아이구 나는 중국집에 가서 빼갈을 마시고 싶었는데...
그들은 스무살 때부터 약 칠팔년을 함께 지냈단다. 특이한 것은 A씨가 1989년에 내가 사는 동네에 이년간 파견근무를 했다는 것이다. 그가 어렴풋이 기억하는 우리동네 사람들을 인상착의를 듣고 그들의 이름과 근황을 말해주니 고마와했다. 이번 겨울에 친구들 네명이 한 달간 내가 사는 동네에 놀러온단다.
내일은 내시경검사를 받는다. 네시에 죽을 먹고 계속 약을 먹으며 물을 들이킨다. 아마 비용은 15만원에 위와 장을 동시에 수면상태에서 할 모양이다. 오늘 병원을 방문해보니 내시경등 몇가지 검사만울 전문으로 하는 작은 규모의 Doctors' offices의 수준이다. 한국의 병원은 능률 그 자체이다. 미국의 그것은 비능률 그 자체이고...
오늘로써 남북한의 극단적 대치는 끝이 났다. 이곳의 분위기는 이번 정부의 대처가 잘 되었다는 긍정적인 편이다.
주식시장은 요동을 친다. 어제 한 때 다우지수가 1000 포인트가 하락할 때 많이 망설였다. 이것이 과연 기다리던 구매의 기회인가? 망설이다 결국 기회를 놓쳤다. 그러나 후회는 없다. 경험상 9월과 10월은 시기적으로 투자수익울이 가장 안좋은 달들이다.
남은 두달은 좀 더 focus를 해서 할 일을 찾아본다. 한국에서 넉달을 사는 동안 메르스와 남북대치로 두번의 위기의식을 느꼈다. 그리고 생활비가 생각보다는 많이 들어간다. 그러나 어머니와 아내는 한국생활을 좋아한다. 이곳에는 모든 것이 역동적이다. 무엇보다 새로운 사람들과의 만남과 소통이 재미있다. 먹을 음식 가고싶은 곳들은 무궁무진하다. 이 좁은 강산에 이렇게 재미있는 일들이 많다니 이해가 안될 정도이다.
아 통일이 되고 여러가지 사회의 개혁이 이루어져 서로 위하고 함께 행복한 나라가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잃어버린 나라의 정신울 되찾으며 지난 날의 공과를 정리하고 그 엄청난 기록을 남긴 우리의 전통을 이어 근대사를 정리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재벌을 철저히 개혁하여 가족과 회사가 독립적 합리적으로 움직이면 많은 젊은이들이 혁신적인 회사들을 세우고 멋진 기상을 펼칠텐데... 원산 명사십리에서 출발해 개마고원을 오르고 백두의 정상에서 고구려의 고토를 바라볼텐데...
어쨌든 이번 기회로 남북이 와장창 문을 열어 통일을 앞당겼으면 좋겠다. 주변의 나라들이 우리의 분단을 아쉬워 할 이유는 별로 없다. 나의 행복을 위해 우리 후손들의 생존을 위해 민족의 자존을 위해 오로지 우리가 힘과 지혜 그리고 용기를 모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