賀李翁殷銖晬宴 이은수 어르신의 생신을 축하하며
藏閤老梅待臘新 梅閤에 있는 오래된 매화가 섣달에 새롭게 피고,
蒼岩壽宴際玆辰 蒼岩께서 생일 잔치를 맞은 게 이럴 때이구나!
諸孫嘉範傳家足 자손 모두가 훌륭한 규범을 집안 대대로 전하고,
二子榮名養志眞 두 아들 영예로운 名聲이야말로 참된 孝行이구나!
福源餘地深如海 福이 넘쳐 남아도니 그 깊이가 바다 속 같고,
和氣嚴冬暖似春 온화한 기운이 嚴冬임에도 따뜻하기가 봄 같구나!
謀有霞觴修有德 智略을 神仙의 잔에 마시듯 德을 修養하셨으니,
人皆醉飽賀頻頻 모든 이 배부르고 취하며, 축하 인사 끊이질 않네!
※銖저울눈 수. 榮名: 榮譽. 霞觴(하상): 仙人이 마시는 잔을 이름. 霞노을 하. 觴술잔 상.
※蒼岩은 李殷銖의 號로 추정됨. 養志: 父母의 뜻을 받들어 至極한 孝道를 다하는 일(養志之孝). 自己의 뜻을 기름. 心志를 高尙하게 갈고 닦음.
爲三從叔叩韻 삼종숙부를 위해 조아리며 韻을 띄움
鳳在九苞已有年 구포산에 봉황이 내린 지 이미 많은 해가 지났는데,
鸎何幽谷不能遷 꾀꼬리는 어찌 깊은 골짜기에서 떠나질 않을 까?
圓覺虛明然後佛 크게 깨달아 비우고 밝힌 후에야 부처가 되거늘,
浮沈榮辱豈成仙 榮光과 辱됨을 오르내리니 어찌 神仙이 되시려나?
做去莫愁修道遠걱정 없이 實行하여 나가도 道를 닦기가 遙遠한데,
計來無出讀書全 무슨 계책이 더 나올 게 없는데도 책만 읽으시네!
安得春風花樹裡 어찌 집안이 泰平함에도 가족들 곁에만 계신지?
忠臣孝子廣開筵 (그럼에도) 충신 孝子들이 잔치를 크게 열었다네!
※三從叔: 5대조 埴公(식공)의 高孫으로 15명(遠模, 遠基, 慶鳴, 遠昌, 遠煥, 遠和, 遠偲, 遠熙, 遠昌, 遠弘, 遠興, 遠應, 遠寧, 遠重, 遠益, 遠璜)이고, 遠朋公은 養子로 出하였으나, 作家의 叔父이기에 해당되지 않음. 1권 끝의 ‘斗峴四從叔晬宴小敍’의 글의 내용으로 추정(四從叔을 三從叔으로 誤記?). 四從叔은 墢公의 高孫 遠友公(1837∼1905)을 가리킴.
※鸎꾀꼬리 앵. 遙遠: 空間的으로 까마득히 멂. 時間的으로 먼 훗날에나 可能한 狀態에 있음. 곧, 現在나 當場에는 不可能한 狀態에 있음. 遙멀 요, 遼와 類意字. 春風: 봄바람(太平). 花樹會: 겨레붙이끼리의 모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