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회장' 이라는 이름은
회의 조정자를 말합니다.
◎ 목사님을 당회장님으로 부르지 않았더니 약간 서운해하십니다.
반드시 당회장님으로 불러야 하는지요?
◎ 당회장이란 이름이 가지고 있는 뜻이 무엇인지요?
◎ 외국에 있는 교회에서도 담임 목사님을 당회장이라고 부르며 교
회 주보에도 '당회장 ○ ○ ○ 목사' 로 하는지요?
우리의 문화에서 윗사람의 이름을 직접 부르는 것은 금지사항입니다. 그러나 미국이나 유럽의 문화권에서는 오히려 윗사람의 이름을 그대로 불러 주는 것이 친절을 나타내는 일이라고 하여 원만한 사이라면 상하 구분 없이 이름을 부르면서 지냅니다. 목사와 교인 사이에서도 첫 이름을 부르면서 친구처럼 지내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우리 사회는 서구와는 다른 문화적 배경을 갖고 있습니다. 우리는 서로가 직책을 붙이고 이 그름 밑에 '님' 자를 사용하여 상대를 부르는 것을 전통적인 호칭 문화로 간직해 왔습니다. 이러한 관습은 우리 교회에서도 예외가 아닙니다. 그것은 목사를 부를 때 반드시 "목사님' 이라고 하고 집사를 부를 때도 '집사님' 이라고 부르는 데서 타나납니다. 이러한 호칭의 사용은 전혀 문제가 없이 오히려 자연스럽습니다.
그런데 요즘 교회마다 목사님을 '당회장' 이라고 부르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목사님을 더욱 높여서 부르고 싶은 마음에서인지 아니면 부목사와 구분하기 위한 동기에서인지 그렇게 부르는 일이 보편화되었습니다. 그리고 목사 자신도 어느 새 당회장으로 불러 주는 것을 즐기는 현상이 요즈음 예사로운 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심지어 예배 순서를 실은 주보와 게시판에 교회 이름 밑에 목사의 이름을 쓸 때 '당회장 ○ ○ ○ 목사'라고 합니다. 그리고 명함을 비롯한 모든 명함에 '당회장' 으로 통하려합니다.
이러한 현상은 세계의 어느 교회에서도 발견할 수 없는 기이한 일입니다. 그것은 당회장이라는 이름의 뜻이 목회의 장에서 목사를 부를 수 있는 호칭이 전혀 아니기 때문입니다. 원래 당회장이란 영어의 'moderator' 로서 토론이나 회의의 사회자 또는 중재자를 가리키는 명칭입니다. 이 이름은 교황이나 감독 제도를 갖고 있는 교회들의 체제를 거부하고 일어선 우리의 개혁교회에서 가장 많이 사용해 왔습니다. 개혁교회는 일찍이 교황, 추기경, 대주교, 주교, 감독 등의 항존직을 고수하던 교회 체제를 거부하고 나온 교회입니다. 그래서 개혁교회는 순수하게 교회 조직의 회무를 주관하는 사람을 '회장-모더레이터' 라고 부릅니다. 이러한 것은 계급화된 교회의 직제를 민주화시키려는 의지의 실현이었습니다. 그래서 총회장이나 노회장도 회무를 주관하는 그 한 해에 한하여 '모더레이터' 라고 부릅니다. 지교회에서는 목사가 당회를 소집하여 회무를 주관하는 그 순간에 '당회장' 이라는 호칭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 밖에 회무와 무관한 현장에서는 담임 목사로서 당회를 주관하는 당회장의 신분과 임무와 권리를 인정되지만 계속 '당회장' 으로 호칭받는 것은 상식을 벗어난 일입니다.
우리의 개혁교회는 교황이 그리스도의 대리자로 군림하고 성직자 높은 벼슬의 자리로 탈바꿈하는 데 대해 철저한 저항 정신을 갖고 일어선 교회입니다. 오직 그리스도의 명령에 따라 섬기는 종의 사명만을 추구하는 것이 우리 개혁교회 목회 정신입니다. 이러한 현장에서는 당회장과 당회원이 권리를 누리는 회장이나 위원으로서가 아니라 철저히 섬기는 목사요 장로로서 불러야 하고 인식되어야 함이 마땅합니다. '장'(長)이라는 글자가 붙은 직함이 난무하는 곳에서는 언제나 십자가의 기본 의미가 흔들린다는 사실을 우리는 어제와 오늘의 현장에서 수없이 보아 온 터입니다.
이제 우리는 당회를 주관하는 회의 석상에서 불러야 할 호칭은 회의 때만 사용하게 하고 평소에는 나의 목자로 가까이 모실 수 있는 '목사님' 이라고 부를 수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교회를 대표하여 보내는 공문이나 게시판이나 명함도 이제는 '담임 목사' 로 통일해야 합니다. 이것은 너무나 평범한 상식입니다. 상식이 살아야 지도자의 모습이 바르게 갖추어지게 됩니다. 오늘의 교인들은 '당회장' 이라는 권위자보다 목사라는 따뜻한 목회자를 늘 가까이하고 싶어합니다.
첫댓글 오늘의 교인들은 '당회장' 이라는 권위자보다 목사라는 따뜻한 목회자를 늘 가까이하고 싶어합니다.
아멘~주님께 영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