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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영웅이자 불굴의 인간승리 베토벤은
고전주의 3총사의 마지막 주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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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70년 독일의 대도시 본에서 출생한다 철학자 헤겔과 동갑내기이다
궁중음악가이자 폭력적인 아버지에게서 음악과 피아노를 배운다 모차르트처럼 어릴 때부터 연주 여행을 시작하지만 오래하지 못하고 주로 고향 본과 빈에서 활동한다
22세 때 하이든의 문하생으로 들어가나 성격 느긋한 하이든에게 배울 게 없다고 금새 떠난다
28세 때 피아노 소나타 '비창' 을 발표한다 피아노 연주자이자 음악선생으로서 성공의 길에 들어선다 당시 그의 편지에서 이미 청각 이상을 호소하는 구절이 보인다
34세 때 존경하던 나폴레옹에게 바치기 위하여 교향곡을 작곡한다 그러나 스스로 황제가 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분노하면서 제목을 '보나파르트'에서 '에로이카(영웅)'로 바꾼다
음악가로서는 치명적인 청각 장애로 사람을 만나는 대신 독서와 사색을 즐긴다 그의 남다른 독서량과 지적 호기심은 음악적 영감의 샘이 된다
유일한 오페라 '피델리오'는 흥행에 실패하지만 괴테에게서 영감을 받은 서곡 '에그몬트' 교향곡 5번(운명) 교향곡 6번(전원) 피아노 협주곡 4번 5번(황제) 등 주옥같은 명곡을 계속 낳는다
39세 때 피아노 협주곡 '황제'를 발표한다 하이든이 별세하고 나폴레옹이 빈을 공격할 때이다
난청이 심해지고 후원자들도 줄어든다
52세 때 마지막 후원자인 루돌프 대공을 위하여 성악곡 '장엄미사'를 작곡한다
경제적인 곤궁에 빠진 그는 음악 이외에는 아무 것도 관심이 없어 가끔 길거리 부랑자로 오인 받는다
54세 때 시인 쉴러의 시에 곡을 붙힌 '합창'이 나오는 교향곡 9번을 발표한다 자기가 직접 지휘하여야 한다고 고집하여 결국 2명의 지휘자가 선다
연주가 끝나고 청중들은 열광적인 환호를 보내나 그는 계속 악보를 만지면서 앉아 있는다 아무런 소리도 듣지 못할 정도로 청각을 잃었기 때문이다
같이 공연한 성악가가 일으켜 세우면서 비로소 청중에게 인사한다 청중들은 더욱 큰 환호성으로 응원한다
후대에 길이 남는 인간승리의 명장면이다
3년후 평생 베토벤을 존경하던 슈베르트가 병문안을 와서 '이렇게 위대한 선생님의 마지막 모습이 너무나 비참하다' 면서 눈물을 쏟는다
1827년 56세 만성 장질환에 폐렴 증세로 별세한다 당시 유럽사회의 유행병이던 매독이라는 이야기와 수은치료 후유증 납중독 알콜로 인한 간질환 등 많은 사인이 추정된다
2만여명의 시민이 배웅한 장례식에는 많은 음악가들이 참석하고 슈베르트는 직접 운구한다
빈의 중앙묘지에는 모차르트의 동상과 함께 베토벤 슈베르트 요한 수트라우스1세 주페 쇤베르크 등의 거장들이 나란히 누워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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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부터 191년 전인 이때 조선에서는 순조가 외척 세력들과 싸우고 잉글랜드에서는 철도 개설 등 산업혁명이 최고조로 치솟으며 프랑스는 혁명 이후 공화제와 왕정체제가 엎치락뒤치락 하고 미국에서는 카우보이들이 총질하며 서부로 말 달릴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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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교의 수단이나 장식용에 불과하던 당시 음악을 인간 정신의 표현으로 한단계 끌어올린 그를, 음악기법이나 규모에서 더 뛰어난 브람스나 바그너 같은 후배들은 큰산이라 비유하며 존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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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혁명을 지지하고 나폴레옹 황제 취임에 분노하는 그는 타고난 금수저인 귀족을 부러워하면서도 애써 무시한다
존경하던 괴테가 귀족에게 예의를 갖추는 모습에 항의하며 절교를 선언하고 어떤 귀족에게는 '세상에 당신같은 후작들은 많지만 베토벤은 나 하나뿐이다' 라고 큰소리 치는 등 자부심이 높다 그만큼 성격이 강하다 피아노 교본으로 유명한 체르니 등 제자에게는 매우 엄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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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를 즐겨하나 알콜 중독 증세를 보이는 그는 악필로도 유명하다 테레제를 위하여(Fur Therese)가 엘리제를 위하여 (Fur Elise)로 잘못 읽힐 정도이다
'불멸의 연인 Immortal Beloved'이라 불리는 베토벤이 남긴 유명한 편지가 있다
평생 독신으로 지낸 그에게는 많은 여인들이 있다 첫사랑인 엘레오노레, '월광'을 바친 줄리에타, 유일한 약혼녀 요세피네, 그리고 언니 테레제, 23년 연하이자 '엘리제를 위하여' 주인공인 또다른 테레제, 음악의 동반자 안나 마리, 그리고 친구 부인 안토니 심지어 제수 요한나 까지
과연 그 불멸의 연인이 누구인지 지금도 많은 학자들이 연구하고 있으나 아마 영원히 알 수 없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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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토벤의 작품에는 Op.(Opus) 등 여러 종류의 분류 기호가 있다 마지막 번호가 Op.138 이나 실제 작품 수는 더 많다 WoO (비분류번호; Works without Opus) 도 있다
가장 대중적인 작품으로는
교향곡
3번 Op.55 영웅
5번 Op.67 운명
6번 Op.68 전원
9번 Op.125 합창
피아노 소나타
Op.13 비창
Op.27 월광
Op.31 템페스트
WoO59 엘리제를 위하여
피아노협주곡5번 Op.73 황제
에그몬트 서곡 Op.84
바이올린 로망스 Op.50
바이올린 피아노 소나타 Op.24 봄
등 너무나 많다
(옮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