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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팍스(Hapax): 헬라어로 '한 번, 1회'를 뜻합니다.
레고메논(Legomenon): '말하다'라는 뜻의 동사 '레고(Lego)'에서 유래하여 '말해진 것'을 뜻합니다.
즉, 두 단어가 합쳐진 '하팍스 레고메논'은 문자 그대로 '단 한 번만 말해진 단어'라는 뜻입니다. 성경 연구와 주석학, 문헌학 등조에서 성경 전체를 통틀어 딱 한 번만 언급되었거나 사용되어 나타나는 희귀한 어휘를 지칭할 때 이 용어를 사용합니다. 참고로 성경에 딱 두 번 나타나는 단어는 '디스 레고메논(Dis legomenon)'이라 하고, 세 번 나타나는 단어는 '트리스 레고메논(Tris legomenon)'이라고 부릅니다. 이처럼 단 한 번, 혹은 두세 번만 아주 드물게 사용된 단어들을 모두 합치면 성경 전체 어휘의 무려 절반가량을 차지할 정도로 매우 많습니다. 네 번이나 다섯 번 이상 빈번하게 사용된 주요 단어들은 전체 어휘의 절반밖에 되지 않는 셈입니다.
그렇다면 성경에는 과연 얼마나 많은 하팍스 레고메논 단어들이 존재할까요? 통계 수치를 통해 그 넓이와 깊이를 헤아려 보겠습니다. 구약성경의 히브리어 본문에는 총 8,679개의 서로 다른 단어(어휘)가 사용되었습니다. 이 중 오직 단 한 번만 등장하는 하팍스 레고메논의 수는 무려 1,480 단어에 달합니다. 구약성경 전체 어휘(8,679개) 중에서 약 17%에 해당하는 방대한 단어들이 오직 단 한 번만 사용된 것입니다. 물론 이 1,480개라는 수치 안에는 다른 어근들과 결합하거나 복합어로 만들어져 파생된 형태까지 포함된 것이며, 아예 결합하지도 않고 완전히 독립적으로 성경에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등장하는 순수 하팍스 단어는 약 400개 정도입니다. 어찌 되었든 문법적으로 구별되는 독립적인 어휘 단위로 계산하면 1,480개가 구약의 하팍스 레고메논입니다.
신약성경의 헬라어 본문에는 총 5,437개의 단어가 사용되었습니다. 이 가운데 오직 한 번만 사용된 하팍스 레고메논의 수는 686 단어입니다. 신약 전체 어휘의 12.6%를 차지하는 수치입니다. (참고로 '하팍스 레고메논'은 단수형 표현이며, 철자 끝의 '온(on)'을 '아(a)'로 바꾸어 '하팍스 레고메나(Hapax legomena)'라고 부르면 복수형 표현이 됩니다.)
구약성경에 나오는 대표적인 하팍스 레고메논의 예를 몇 가지 살펴보겠습니다.
창세기 6장 14절에 나오는 '고페르(Gopher)' 나무입니다. 우리말 성경에는 '잣나무'라고 번역되어 있으나, 이는 우리나라의 일반적인 잣나무를 뜻하는 것이 아닙니다. 성경 번역가들이 마땅한 대치 단어를 찾지 못해 임의로 잣나무라 번역한 것인데 엄밀히는 고페르 나무입니다. 이 단어는 노아가 방주를 지을 때 단 한 번만 언급된 후 성경에 다시는 나오지 않는 대표적인 하팍스 레고메논입니다.
창세기 28장 12절에 야곱이 꿈속에서 본 사다리, 즉 '술람(Sullam)'입니다. 이 '사다리'라는 단어 역시 구약 전체에서 오직 야곱의 꿈 현장에서만 딱 한 번 등장합니다.
창세기 30장 37절의 야곱이 양 떼를 번식시킬 때 쓴 신풍나무, 즉 '루즈(Luz)'입니다. 우리가 흔히 아몬드(살구나무) 계열로 추정하는 나무인데 이 역시 단 한 번 쓰였습니다.
창세기 36장 24절의 아나가 광야에서 발견한 온천, 즉 '예밈(Yemim)'입니다.
창세기 43장 11절의 야곱의 아들들이 애굽 국무총리에게 예물로 가져간 견과류 비자, 즉 '보트님(Botnim)'입니다. 피스타치오 계열의 딱딱한 껍질을 까서 먹는 견과류인데 오직 예물 목록에서 한 번만 나옵니다.
창세기 안에서만 해도 이처럼 많은 하팍스 레고메논이 존재합니다. 그 외에 출애굽기, 시편, 욥기 등 구약 전반에 걸쳐 1,480개나 되는 무수한 단어가 숨어 있습니다. 몇 가지만 더 예시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출애굽기 3장 2절에서 모세가 호렙산에서 본 불꽃을 뜻하는 '라바(Labbah)'입니다. 떨기나무 불꽃의 형상을 다룰 때 딱 한 번 쓰였습니다.
성막을 지을 때 천막을 고정하기 위해 쓰인 갈고리나 받침용 고리를 뜻하는 단어들도 구약 성경에 오직 한 번씩만 사용된 하팍스 레고메논입니다.
사실 이처럼 한 번만 사용되는 단어들은 우리가 성경 원어를 공부할 때 굳이 억지로 다 외울 필요가 없습니다. 여러 번 나오는 단어는 필수적으로 암기해야 하지만, 하팍스 단어들은 성경을 읽다가 마주쳤을 때 원어 사전을 찾아보고 "여기에 이런 뜻을 지닌 단어가 쓰였구나" 하고 확인하면 그만입니다. 외국어로서 성경 원어를 공부할 때 수천 개의 희귀 단어를 머릿속에 다 외우려고 하면 큰 애로사항과 한계에 부딪히기 때문입니다.
이제 신약성경으로 넘어가 보겠습니다. 신약에도 무수한 하팍스 레고메나 단어들이 존재합니다. 1896년 워크맨(W. P. Workman) 박사가 통계 연구를 통해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사도 바울이 기록한 서신서들에 사용된 하팍스 레고메나(서신서 내에서 단 한 번만 쓰인 단어)의 수와 분포는 다음과 같습니다. 바울은 지극히 유식하고 학문이 깊은 인물이었기에 평소 일반인들이 잘 쓰지 않는 고상하고 다채로운 헬라어 어휘들을 아주 풍부하게 구사했습니다. 그 결과 로마서에 113개, 고린도전서에 110개, 고린도후서에 99개, 갈라디아서에 34개, 에베소서에 43개, 빌립보서에 41개, 골로새서에 38개, 그리고 디모데전·후서와 디도서 같은 목회서신서에 매우 압도적으로 무수한 하팍스 단어들을 가득 사용했습니다. 바울 서신서들이 신학적으로 깊이가 있고 번역하기 까다로운 이유가 바로 이처럼 한 번만 사용된 독특한 단어들이 도처에 포진해 있기 때문입니다.
바울 서신서 외의 다른 신약 복음서 기자들이 사용한 하팍스 레고메나의 분포를 보면 더욱 흥미로운 신학적 사실을 발견하게 됩니다. 마태복음에 119개, 마가복음에 67개가 사용된 반면에, 누가복음에는 221개, 사도행전에는 326개의 하팍스 단어가 사용되었습니다. 누가복음과 사도행전, 이 두 책을 기록한 '의사 누가'가 사용한 하팍스 레고메나의 수를 합치면 무려 547개에 달합니다. 신약성경 전체 하팍스 단어의 대부분을 의사 누가가 혼자서 다 사용한 셈입니다.
왜 누가는 이토록 많은 하팍스 단어들을 구사했을까요? 마태나 마가 같은 기자들에게 헬라어는 제2외국어였던 반면에, 누가는 본래 출신이 헬라인이자 의사였기에 헬라어가 자신의 완전한 모국어(모국 언어)였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저보고 영어로 설교를 하라고 하면, 저는 영어 단어를 머리로는 알아도 직접 문장으로 구사하려고 할 때는 입 밖으로 나오는 익숙한 단어 몇 개만 반복해서 쓰게 마련입니다. 마태나 마가의 헬라어 구사 능력이 그와 같았습니다. 반면에 누가는 자기 모국어였기에 풍부한 어휘력을 바탕으로 문맥에 맞게 다채로운 표현들을 마음껏 활용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하여 다른 기자들은 엄두도 내지 못한 전문 의학 용어나 고상한 문학적 단어들을 복음서와 사도행전에 가득 채워 넣을 수 있었던 것입니다.
여기서 신약성경 전체 어휘가 지닌 아주 재미있는 언어학적 현상 한 가지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신약 전체의 5,437개 어휘 중에서, 성경에 50회 이상 아주 자주 빈번하게 사용된 핵심 단어의 수는 319개에 불과합니다. 전체 어휘 수의 고작 5.8%밖에 되지 않는 아주 적은 비중입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 319개(5.8%)의 빈출 단어들이 신약성경 전체에 사용된 총 단어 횟수(약 14만 회) 중에서 차지하는 횟수를 계산해 보니 무려 11만 420회였습니다. 즉, 신약성경에 쓰인 전체 글자 수의 80% 가량이 고작 5.8%밖에 되지 않는 319개의 친숙한 단어들로만 채워져 있다는 뜻입니다. 5.8%의 핵심 단어가 성경의 80%를 지배하고, 나머지 20%의 분량을 채우기 위해 오늘 우리가 배우는 하팍스 레고메논을 비롯한 무수한 희귀 단어들이 드물게 사용된 것입니다. 언어학적으로 참 흥미로운 현상입니다. 외국어로서 성경을 읽고 연구해야 하는 우리에게는 참 다행이면서도, 동시에 20%의 깊이 있는 뉘앙스를 파악하기 위해 하팍스 단어를 연구해야 하는 학문적 과제가 주어지는 대목입니다.
신약성경에 나오는 대표적인 하팍스 레고메논 단어 몇 가지를 예시로 살펴보겠습니다.
누가복음 6장 48절과 22장 25절에 나오는 '유에르게테스(Euergetes)'입니다. 백성들에게 선을 베풀고 좋게 일하는 사람, 즉 '은인(Benefactor)'을 뜻하는 단어로 오직 누가복음에만 딱 한 번 나옵니다.
사도행전 28장 8절에 멜리데 섬에서 바울이 고쳐준 보블리오의 부친이 걸린 병명인 '디센테리아(Dysenteria)'입니다. 현대 의학 용어로 뱃속에 이질 균이 들어가 피고름을 쏟는 '이질(Dysentery)'을 뜻하는 단어로 사도행전에 딱 한 번 등장하는 전문 의학 용어입니다. 의사 누가가 정확히 기록해 둔 하팍스 단어입니다.
고린도전서 2장 12절의 영적인 깊이를 뜻하는 단어나, 갈라디아서 5장 1절의 영원한 자유를 누리는 자를 뜻하는 '엘레우테로스(Eleutheros, 자유인)' 등의 단어도 특정 문맥에 한 번씩 사용되었습니다.
골로새서 2장 8절에 나오는 '필로소피아(Philosophia)'입니다. 성경에 '철학'이라는 단어는 오직 골로새서 이 본문에 단 한 번 등장하는 하팍스 레고메논입니다. 사도행전 17장에 '철학자(Philosophos)'라는 단어가 딱 한 번 나오는 것과 짝을 이룹니다.
디모데전서 3장 6절에서 감독의 자격을 다룰 때 새로 입교한 자를 뜻하는 '네오피토스(Neophytos)'입니다. 오늘날 영어의 초보자를 뜻하는 'Novice'나 'Neophyte'의 어원이 된 단어로 목회서신에 한 번 나옵니다.
히브리서 1장 3절에서 예수님을 하나님의 영광의 광채라고 선포할 때 쓰인 '아파우가스마(Apaugasma, 광채)'입니다. 하나님의 영광의 빛이 찬란하게 뿜어져 나오는 형상을 표현한 장엄한 하팍스 단어입니다.
야고보서 4장 4절에 나오는 '필리아(Philia)'입니다. 우리가 지난 58번째 사랑 강의 시간조에서 배웠듯이, 세상과 벗(친구) 됨을 뜻하는 '필리아'는 신약 성경을 통틀어 야고보서 이 구절에 단 한 번 나오는 아주 독특한 하팍스 레고메논입니다.
베드로후서 1장 20절의 성경의 모든 예언은 사사로이 풀 것이 아니라고 경고할 때 쓰인 '에필루시스(Epilysis, 풀이·해석)'입니다. 억지로 성경을 풀다가 멸망에 이르지 말라는 경고 속에 단 한 번 사용되었습니다.
요한계시록 6장 2절에서 첫째 인을 뗄 때 흰 말을 탄 자가 손에 쥔 활을 뜻하는 '톡손(Toxon)'입니다. 무기로서의 '활'을 뜻하는 단어로 계시록에 한 번 등장합니다.
신약의 686개 하팍스 레고메나 단어 중 극히 일부만 양념으로 소개해 드렸습니다.
이왕 성경 언어와 단어 통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으니, 참고 삼아 성경이 외형적으로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 그 분량을 장(Chapter)과 절(Verse)의 수치로 잠시 살펴보겠습니다. 초등학생들도 상식으로 잘 아는 내용입니다. 성경은 구약 39권(창세기부터 말라기까지)과 신약 27권(마태복음부터 요한계시록까지)을 합쳐 총 66권의 책으로 구분됩니다. 이를 장(Chapter)으로 계산하면 구약이 929장이고 신약이 260장으로, 성경 전체는 총 1,189장의 장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절(Verse)로 낱낱이 계산하면 구약이 23,214절이고 신약은 구약의 3분의 1 분량인 7,959절로, 성경 전체는 총 31,173절의 구절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렇다면 성경 전체에 사용된 낱말(단어)의 총 횟수는 얼마나 될까요? 성경 번역본의 언어적 특성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납니다. 가장 권위 있는 영어 성경인 킹제임스 버전(KJV)의 경우, 구약에 60만 2천여 단어, 신약에 18만 단어가 사용되어 성경 전체는 총 783,137 단어의 사용 횟수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번역본인 '개역개정판' 한글 성경의 총 단어(어절) 수를 전산으로 계산해 본 결과 총 802,230 단어로 측정되었다는 사실입니다. 영어 킹제임스 성경의 78만 단어보다 우리말 성경이 약 2만 단어가량 더 많습니다. 왜 우리말 성경의 단어 수(사용 횟수)가 영어보다 더 많을까요? 우리말은 단어 뒤에 붙는 조사와 고유한 어미 변화가 매우 다양하고, 문맥의 미세한 뉘앙스를 살리기 위해 세부적인 서술어와 보완 단어들을 훨씬 더 많이 활용하여 번역했기 때문입니다. 복음이 우리 언어로 번역되는 과정에서 더 풍성하고 세밀하게 번역되었다고 볼 수 있는 참 긍정적이고 흥미로운 지표입니다.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그렇다면 오늘 우리가 공부한 이 '하팍스 레고메논'이라는 개념은, 우리가 성경 본문을 읽고 해석할 때 구체적으로 어떤 신학적·해석학적 과제와 문제들을 던져줄까요? 크게 다섯 가지로 정리해 볼 수 있습니다.
단어의 의미 확정이 어렵습니다. 성경에 어떤 단어가 수십 번 반복되어 나오면 앞뒤 문맥을 서로 비교해 가면서 "아, 이 단어는 이런 뜻이구나" 하고 의미를 쉽게 확정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딱 한 번밖에 나오지 않는 단어는, 만약 사전적 기록이 유실되었거나 모호할 경우 그 의미를 명확히 고수하기가 원천적으로 어렵습니다. 다른 본문에서 참고해 볼 대목이 없기 때문입니다.
단어 의미의 외연을 가늠하기 힘듭니다. 우리는 지난 60번째 '인자하심(헤세드)' 강의에서 보았듯이, 성경에 자주 나오는 단어는 프리즘의 무지개 색깔처럼 사랑, 자비, 은총, 신실함 등 방대하고 확장된 의미의 외연을 풍성하게 헤아릴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하팍스 단어는 한 번만 쓰였기에 그 단어가 지닌 확장된 뉘앙스나 넓은 의미의 외연을 가늠하기가 무척 어렵습니다. 딱 고정된 의미 외에는 알 길이 없기 때문입니다.
동족어(同族語) 연구와 학습이 필수적으로 요구됩니다. 하팍스 단어 자체만으로는 뜻이 모호하기 때문에, 주석가들은 그 단어와 같은 어원을 공유하는 종족이나 어족이 같은 헬라어·히브리어 문헌 속 동족어들을 추적하여 비교 연구해야 합니다. 그래야 비로소 하팍스 단어의 참뜻을 바르게 도출해 낼 수 있습니다. (영어로는 코그네이트(Cognate)라 부르는 언어학적 연구 방식입니다.)
성경 외 고대 일반 문헌의 연구가 필요합니다. 성경 안에는 단 한 번밖에 나오지 않지만, 성경 밖의 고대 그리스 문학이나 세속 문서, 역사서 등에는 여러 번 사용되었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고대 파피루스 문서나 헬라 문학의 용례를 성경 밖에서 넓게 수집하여 교차 연구해야만 성경 속 하팍스 단어의 진짜 의미를 밝혀낼 수 있습니다.
번역과 주석의 통일성을 해할 수 있습니다. 단어의 용례가 단 하나뿐이기에, 학자나 번역가들의 관점에 따라 해석이 분분해질 수 있고 번역본마다 다르게 번역하여 주석의 일관된 통일성을 유지하기가 까다로워집니다.
하팍스 레고메논은 이처럼 성경 해석학적으로 많은 난제와 연구 과제를 던져줍니다. 다행히도 지난 수백 년 동안 수많은 헌신적인 언어학자들과 성경 신학자들이 밤낮으로 고대 동족어를 연구하고 성경 밖 고대 문헌들을 철저히 파헤쳐 연구해 준 덕분에, 오늘날 우리는 완벽한 원어 사전을 손에 쥐고 깊이 있는 주석서들의 도움을 받으며 성경을 바르게 읽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후대를 사는 우리에게는 참으로 크나큰 영적 축복이 아닐 수 없습니다.
오늘 성경 어휘 연구 62번째 시간으로, 성경에 단 한 번 등장하는 단어들의 신비를 뜻하는 '하팍스 레고메논(Hapax Legomenon)'에 대해 공부했습니다. 앞으로 우리가 단어를 연구해 나갈 때, "아, 이 단어는 성경에 단 한 번 나오는 아주 특별한 하팍스 단어이구나" 하는 언어학적 배경을 염두에 두신다면 성경을 대하는 신학적 안목이 한층 더 넓어질 것입니다. 오늘의 이 배움이 여러분의 향후 성경 탐구에 유익한 작은 나침반이자 참고가 되기를 바라며 강의를 마치겠습니다. 다음 시간에도 성경이 우리에게 들려주는 또 다른 소중하고 새로운 영적 의미를 함께 당부해 나가겠습니다. 성도 여러분, 다음 시간까지 안녕히 계십시오.
💡 핵심 요약 정리
하팍스 레고메논(Hapax Legomenon)의 정의
1회를 뜻하는 헬라어 '하팍스'와 '말해진 것'을 뜻하는 '레고메논'의 합성어로, '성경 전체를 통틀어 단 한 번만 사용된 희귀 단어'를 지칭하는 서지학·문헌학적 용어입니다. (복수형은 '하팍스 레고메나')
참고로 성경에 딱 2번 나오면 디스 레고메논, 3번 나오면 트리스 레고메논(예: 대가볼리)이라 부르며, 이처럼 3회 이하로 쓰인 희귀 단어들이 성경 전체 어휘의 약 절반가량을 차지합니다.
구약과 신약 성경의 통계적 분포 및 특징
구약성경 (히브리어): 총 8,679개의 단어 중 약 17%인 1,480개가 단 한 번만 쓰인 하팍스 단어입니다. 노아 방주를 지을 때 쓰인 '고페르 나무(창 6:14)'나 야곱의 꿈속 '사다리(창 28:12)' 등이 대표적입니다.
신약성경 (헬라어): 총 5,437개의 단어 중 12.6%인 686개가 하팍스 단어입니다. 바울은 학문이 깊어 서신서에 하팍스 단어를 대거 구사했습니다. 특히 의사 누가는 헬라어가 모국어였기에 풍부한 어휘력을 바탕으로 누가복음에 221개, 사도행전에 326개를 합쳐 총 547개의 압도적인 하팍스 단어(예: 이질, 은인 등 전문 용어)를 사용했습니다.
※ 신약성경 전체 글자 수의 80% 가량은 고작 5.8%(319개)의 빈출 단어들로 구성되어 있어 성경 독해의 뼈대를 이룹니다.
성경 구성 통계 및 하팍스 단어가 지닌 해석학적 과제
성경은 구약 39권(929장), 신약 27권(260장)을 합쳐 총 66권(1,189장, 31,173절)이며, 한글 개역개정판의 총 낱말 수(사용 횟수)는 조사와 어미 변화의 풍부함 덕분에 영어 KJV(78만 단어)보다 많은 802,230 단어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하팍스 단어는 대조해 볼 다른 본문 문맥이 없기 때문에 단어의 정확한 의미나 확장된 뉘앙스(외연)를 확정하기 어렵다는 난제를 던집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신학자들은 동족어(어원이 같은 단어) 연구 및 성경 밖 고대 세속 문헌들의 용례를 교차 분석하여 사전을 편찬해 냈으며, 오늘날 성도들은 그 학문적 결실의 축복 속에서 성경을 깊이 있게 읽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