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재건교회 네 곳이 있는데 나성에 왔으니 재건나성교회 예배 참석하기로 했다. 오래 전 내 나이 스물도 안되었을 때 이곳 나성교회가 세워지면서 우리 교회 교인 중에 이리로 건너온 가정이 있어 이곳 교회 주소중 Crenshow라는 주소글을 그때 보았는데 내 느낌으로 이는 현실이 아니라 저 멀리 지구 반대편 상상 속에나 있었던 주소지라고 여겼었다. 그런데 차창 밖으로 보이는 교통 표지판에 Crenshow라고 쓴 글자가 눈앞에 보이는 현실로 나타나는 것이 아닌가!
교회 뒤쪽에 있는 주차장에 아들이 차를 세우고 우리 내외는 교회 안으로 들어섰다.
그런데 내가 알던 과거 LA 교회의 목사님들이나 교인들 중 알 만한 분들은 다 돌아가셨고 교회 주소록에 있는 목사님도, 장로님들도 낯선 사람들 뿐이어서 오늘 예배 참석해도 누구 알만한 사람이 있을까 생각하였다. 카톡으로 한용문 목사님게 간단히 물어보았다.
그런데 입구에 들어서자 뜻 밖에 젊은 여인들이 날 알아보고 둘러싸 목사님이시죠? 하고 반겨 맞아준다. 어떻게 이 미국에까지 날 아는 사람들이 있는지 순간 의아해서 저를 어떻게 아세요? 하고 물었더니 어떻게 모를 수가 있어요, 목사님을! 그러더니 그제서야 자기 소개하기를 아무개, 아무개라고, 최근숙 목사님의 딸들이었다. 50 몇 년 만에 보는 셈인데 어릴 적 얼굴을 떠올려도 알아볼 수가 없었다. 그러면서 남동생을 불러 끌어온다.
설교하시는 신 목사님은 처음 뵙는 분. 그런데 언제 알아내고 올라가셨는지 광고 시간에 한국에서 정재균 목사님 내외가 방문하셨습니다 하고 소개해 주신다.
그러고 보니 성가대석에 앉아 있는 대원들의 절반 가량이 아는 사람이었고, 교인들 중에는 아버지와의 추억을 이야기하는 사람들, 어머니의 피아노 제자들, 그리고 담임 목사님은 형님을 아신다고 하고, 아내의 고향 후배도 있고... 죄다 아는 사람들 뿐인 것 같아서 재건나성교회는 어딘가 먼 곳 상상 속에 있었던 교회가 지금 이곳 현실로 다가 오면서 친지 이웃들로 꽉 채워지는 감격이다.
아래 사진 피아노 앞의 이권사님(그리고 옆은 이영걸 장로님)은 절친이 먼저 부르심을 받아 간 내 동생 정미경이라고 알려주고.
친숙하신 은퇴 이장로님, 특히 젊은 두분 장로님들중 김 장로님은 그의 할아버지이신 김지성 전도사 일대기를 재건교회 인물전기집 역사의 증언에 내가 집필했던 분의 손자가 아닌가! (우리 목장방, 역사의 증언 김지성 전도사 편)
천국이 멀리 희미하게 어딘가에 있을 텐데 세상을 떠나 그 문에 들어서면 그곳이 지금, 여기, 현실로 내게 다가와 서로서로 반갑게 만나 즐겁게 교제하게 될 경험의 그림자를 여기 나성교회에서 체험해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