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이 만개한 진해로 1.. (경부고속도로를 달리며)
고려시대에 몽골군의 침입을 부처님의 힘으로 막기 위해 만들었던 팔만대장경의 경판은 무슨 나무일까? 최근 전자현미경을 이용한 조사에서 60%이상이 벚나무로 만들어졌다. 나무들의 껍질은 대부분이 세로로 갈라지는데 반해 벚나무 종류들은 가로로 짧은 선처럼 갈라지면서 표면이 거칠지 않고 매끄럽기 때문이다. 벚나무는 짙은 적갈색으로서 조직이 치밀하여 전체적으로 고운 느낌을 준다. 너무 단단하지도 않고 무르지도 않고 잘 썩지도 않아 가공하기가 쉽다. 자라는 장소나 나무의 재질이 목판인쇄의 재료로 알맞단다.
벚나무는 계곡이나 나지막한 언덕배기 등에서 잘 자라 이를 산벚나무라 한다. 몽골군이 점령한 육지에서 몰래 한 그루씩 베어 가까운 강으로 운반하기에 안성맞춤이었을 것이다. 4월이 되면 우리나라 곳곳에 벚나무가 만개하여 여행객에게는 즐거움을 더해준다. 창원시 진해구... 이맘때 쯤 되면 도시 전체가 연분홍 빛 꽃망울로 덮여있어 상춘객(賞春客)이 몰려들고 있다. 특히 경화역은 철길 따라 쭉 펼쳐진 벚꽃이 터널을 이루고 있어 명소로 유명해졌다. 벚꽃이 만발할 때는 연인과 함께 데이트 코스로, 떨어질 때는 열차에 흩날려 환상적인 낭만을 느낀다. 그래서 이곳은 드라마 촬영지로 활용하고 있다.
벚꽃의 도시인 군항(軍港) 진해(鎭海)... 18만 인구보다 많은 30여만 그루의 벚나무를 심었으니 진해의 주인은 벚꽃이란다. 눈길 닿는 데마다 구름처럼 피어오르는 몽환(夢幻)적인 벚꽃 풍광에 한껏 취한다. 바닷가 구릉지였던 진해는 조선시대 왜구의 침입이 잦자 세종 때 웅천읍성을 축성하였고 임진왜란 때는 이순신 장군이 전승(戰勝)한 곳이다. 또한 정유재란 때는 왜군이 철수하면서 일부 왜성(矮城)을 쌓기도 하였다. 이는 진해만이 가덕도와 거제도 등이 남쪽 바다를 막아 수심이 깊으면서도 잔잔하여 항구로 매우 좋은 조건이란다.
풍전등화(風前燈火) 같았던 조선 말... 일제는 한반도에 진출하면서 진해만을 그들의 항만 기지를 설치하면서 벚나무를 심기 시작하였다. 해방 후에는 우리 해군의 요람이 되었지만 일제의 잔재란 이유로 모두 베어 버렸단다. 1960년부터 다시 심기 시작한 벚나무는 1976년 박정희 대통령의 지시로 제주도의 토종왕벚나무로 심어졌다. 현재 해군사관학교를 비롯한 여러 해군 관련 시설이 진해에 둥지를 틀고 있다. 이 진해를 4월 3일 한화투어를 따라 여행이 시작되었다. 대전을 떠난 여행길... 경부고속도로를 따라 김천에서 창원으로...
벚꽃이 만개한 진해로 2.. (낙동강을 지나며)
성주와 대구를 지나니 비가 오기 시작한다. 오늘 기상통보는 제주도 40㎜, 진해 20㎜, 대전 5㎜란다. 전에는 일기예보라 하였는데 어느 해부터인가 기상통보로 변경하였다. 일기예보가 오보(誤報)가 많아 통보라 하였는지... 한편 남아공화국에서는 정부의 승인 없이 일기예보를 잘못 보도한 기상통보관에게 최고 10년형을 언도할 수 있는 기상서비스 법안을 제출하였단다. 이는 폭풍, 홍수, 가뭄 등을 잘못 보도하여 국민들을 불안을 떨게 하거나 경제적 손실의 위험이 크기 때문이란다. 하지만 정부가 통제를 위한 잘못된 법안이다.
창녕읍을 지나면 근처에 도천순대(055-536-4388)... 시골인데도 대기 번호를 받아야 한다. 창녕과 함안의 경계인 낙동강... 전에 왔을 때는 낙동강 변 광활한 둔치에 유채꽃이 만발하여 주위의 자연과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 같았다. 오늘은 흐린 날씨로 보이지 않는다. 꽃 하니 꽃을 좋아하는 사람은 그 꽃을 꺾지만, 꽃을 사랑하는 사람은 그 꽃에 물을 준단다. 좋아하는(Like) 것과 사랑하는(Love)는 것은 비슷하지만 내용적으로는 엄청난 차이가 있단다. 그 내용을 살펴보면 좋아하는 것은 그 사람으로 인해 내가 행복해졌으면 하는 것이고, 사랑하는 것은 그 사람이 나로 인해 행복해 졌으면 하는 것이란다.
좋아하면 욕심이 생기고, 사랑하면 그 욕심을 포기하게 되는 것이란다. 만약에 지구가 멸망해서 탈출하는 우주선이 있다면 좋아하는 사람은 내 옆자리에 태우고 싶은데, 사랑하는 사람은 내 자리를 주고 싶어지는 것이란다. 좋아해를 들으면 가슴 설레는 것이고, 사랑해를 들으면 눈물 나는 것이란다. 좋아하는 사람은 내 곁에 두고 싶은데, 사랑하는 사람은 내가 그 사람 곁에 있고 싶은 것이란다. 좋아하는 것은 감정의 흔들림이지만, 사랑하는 것은 영혼의 떨림이란다. 이곳에 6.25당시 낙동강 최후의 보루(堡壘)였던 남지철교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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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3년 개통한 이 철교는 한강 철교처럼 근대식 트러스(truss) 교량이다. 트러스 높이가 6m로 물결치는 듯한 아름다운 모습을 나타내었다 여행길은 낙동강을 지나면 함안군 칠서면이다. 이곳에 주세봉(周世鵬)의 묘가 있다. 조선 중기의 문신(文臣)인 그는 사림자제들의 교육기관으로 백운동서원을 세워 서원의 시초를 이루었다. 서원은 향촌의 풍속을 교화하려는 목적으로, 재정을 확보하고 서원에서 유생들을 강론하였다. 이 서원은 훗날 이퇴계의 건의로 소수(紹修)서원으로 바뀌었다. 여행길은 내서IC로 나오면서 마산에 도착한다.
벚꽃이 만개한 진해로 3.. (마산을 지나며)
내서IC로 나와 국도 5번으로 이어진다. 가는 길에 광산사(匡山寺)가 있다. 문무왕 때 원효 대사와 중국의 승려 은신이 함께 창건하였다고 하지만 확인할 길은 없다. 전에 이곳에 들렸을 때 해탈문(解脫門) 옆에 있는 문구가 생각난다. ‘내 생애에서 가장 소중한 시간은 지금 이 시간이요, 내 생애에서 가장 소중한 사람은 여기 만나는 그 사람이요, 내 생애에서 가장 소중한 일은 지금 이 시간에 여기 만나는 그 사람에게 평안과 자비를 베푸는 일이다.’ 송나라 때 불서(佛書)인 벽암록(碧巖錄)에 나온 문구다. 좋은 글을 읽는다는 것은 지친 몸과 마음을 정화시켜주는 양서(良書)인 동시에 생활에 향기를 더해주는 비타민이다.
쌀재터널을 지나니 진동면에서 월영동으로 넘어가는 고갯길인 만날재가 있다. 이 고개에 대한 얽힌 전설은? 옛날 가난한 집의 딸이 있었다. 그녀는 집안 형편 때문에 다른 지역의 부유한 집의 바보 총각에게 시집을 가게 되었다. 시집을 간지 몇 년 만에 친정집에 남편과 함께 가게 되었다. 한데 바보 남편은 고갯마루에서 기다리고, 딸은 친정에 가서 가족과 반가운 해후를 하다가 늦게 도착하였단다. 하지만 바보 남편은 부인이 자신을 버린 줄 알고 돌에 머리를 처박고 죽어 있었단다. 이를 본 아내는 슬픔에 겨워 한없이 울었단다.
여자는 출가외인(出嫁外人)이라 시댁으로 돌아갔지만 엄청난 구박을 받았단다. 몇 해가 지난 뒤 추석 명절을 치룬 며느리는 친정이 그리워 아무 생각 없이 고개에 올라 친정을 바라보기만 하려고 올라갔다. 그때 마침 친정어머니도 딸이 그리워 고개에 올라 우연히 만났다. 모녀는 서로 부둥켜안고 울었다는 사연... 조선시대 시집간 딸이 겪는 삶의 슬픔과 시집보낸 딸을 그리워하는 친정어머니의 애타는 마음... 옛날 여인들의 애환(哀歡)이 담긴 전설이다. 한편 모녀지간은 세상에 둘도 없는 친구이자 인생의 동반자이지만 때론 갈등도 있다.
현동교차로에서 가포터널을 지나면 마창대교(馬昌大橋)다. 길이 1.7㎞로 왕복 4차로의 사장교(斜張橋)인 馬昌橋는 사업시행자가 시설물을 완공하고 기부채납 후 일정기간 운영권을 가지는 비티오(BTO, Build-Transfer-Operate)방식으로 2008년 개통하였다. 이 도로 개통으로 국도 2호선을 우회하여 16.2㎞에 달하였던 거리가 9.2㎞로 줄어들고, 주행시간도 35분대에서 7분대로 단축되었다. 이 다리는 마산을 상징하는 랜드 마크(Land mark)로서 관광자원 역할을 하여 지역경제를 활성화되는 동시에 창원 시내의 교통량을 분산시켰다.
벚꽃이 만개한 진해로 4.. (진해에서)
마창대교를 지나면 창원시 성산구다. 근처에 삼귀해안(三貴海岸)이 있다 창원시의 유일한 해안으로, 울창한 숲과 함께 해안도로가 개설되었다. 야간에 드라이브를 하면 건너편 마산 지역에 정박한 선박들의 불빛이 불야성(不夜城)을 이루고 돝섬의 야경 또한 아름다운 곳이다. 뱀머리처럼 튀어나온 용호마을 배암개 앞에는 개구리를 잡아먹으려는 뱀 모양의 풍광 좋은 개구리 섬이 있다. 철석거리는 파도소리와 바다냄새를 마시면서 각종 회를 소주와 먹는다면 세상이 부러울 것이 없다. 양곡교차로에서 우회전... 장복터널을 지나면 진해다.
장복터널을 나오니 벚꽃이 만개하여 별천지에 온 느낌이다. 여좌천 로망스 다리를 지난다. 옛 여명리와 좌천리의 머리글자를 딴 여좌동(餘左洞)과 여좌천... 장복산에서 발원하여 흐르는 이 하천 주변은 벚꽃이 터널식으로 펼쳐져 있다. 꽃이 만개할 때는 연인들이 즐겨 찾는 명소다. 특히 밤에도 조명시설이 갖추어져 있어 탐스러운 벚꽃을 만끽할 수 있다. 낭만적인 분위기라는 로망스(Romance)... 연인끼리 이 다리를 손잡고 걸으면 평생 함께한다는 속설이 있단다. 오늘 목저지인 웅산 등반은 우천으로 포기하고 해군사관학교로...
1946년 해군병학교로 출발한 해군사관학교는 1948년 현재의 위치로 이전하였고, 1949년 현재의 교명으로, 1953년에는 4년제 대학이 되었다. 1976년에는 박물관이 개관되고 1999년 여자 사관생도를 입학시켰다. 해군사관학교의 마스코트(Mascot)가 샤키(SHARKY)로 상어의 강인(强忍)함과 돌고래의 지혜로움이 조화된 가상의 사이버 동물이다. SHARKY(Smart, Honorable, Ambitious, Rational, Kind, Youth)란 현명하고, 명예롭고, 야망 있는, 합리적인 사고를 가진 친절한 젊은이를 뜻한다. 입구에 ‘필승해군’에 중앙로가 쭉 뻗어있다.
전에 왔을 때는 민간인 출입도 가능했는데 자동차만 순회시키고 있어 교통 흐림이 빠르다. 소나무와 벚나무가 교차하면서 심어져 있다. 옆에서 부부(夫婦)나무라고 한 마디 한다. 다음에는 소나무 한 그루에 벚나무 세 그루... 그 친구의 말을 빌리면 1夫 3妻제인가? 더 나아가니 벚나무만 있으니 그러면 과부촌인가? 또 다른 곳에 아자수가 있으니 배다른 민족인가? ‘진해 군항제 방문을 환영합니다.’라는 안내문... 잡티 없는 도로를 볼 때 일본 속담이 생각난다... ‘(그 자리에) 왔을 때보다 깨끗하게 하고 떠나라’... 맞는 말이다. 장복조각공원 근처에서 늦은 점심을 먹고 대전으로 오면서 마친다. 고맙습니다.
첫댓글 감사드리구요 건강하셰요~~
고맙습니다.
감사히감하였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