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헨리 8세, 실수연발
두 포스터 모두 굉장히 촌스런 느낌을 주죠
올드 스타일에 대한 곤조라고해야하나,
그냥 연출이 감이 없는건가.
무려 2002년부터 세익스피어 39개 작품을 전부 국내에 상연하겠다는 포부를 가지고 달리고 있는 극단 ESTC 입니다
왕년에는 예술의 전당에서 상연하기도 했는데 요즘은 자그마한 소극장에서 올리더라구요
연보를 보는데 점점 가세가 기울어가는 집안을 보는거
같아서 짠한 느낌이..
2. 국내 번역 상태가 맘에 안들어서
햄릿등을 자체 번역 출간했다는
연출의 뚝심이 대단하긴 합니다만
관객 입장에서는 솔직히 말해 시작부터 좀 고역입니다
의상이 로마, 중세, 르네상스 시대가 모조리 섞인데다가 왕과 주교가 입은 화려한 의상은 어디 아동극에서 쓰던걸 가져온듯 한데 이걸 입고 진지하게 연기하고 있으니 시작부터 웃겨가지구
그래 뭐 의상은 제작비 때문에 그렇다 쳐도 서양극에서 호위병들이 일본도를 차고 앉은건
이건 그냥 성의가 없는거 아닌가
세익스피어 극이 무슨 도장깨긴줄 아나
그냥 뚜벅뚜벅 걸어가서 하나씩 깨부수고 나오면
되는걸로 생각하는거야?
할 여건이 안되면 하질마 아오 확..
하지만 아이러니 하게도
이런 조악한 환경에서 오히려 배우들의 열정이
빛을 발하는 느낌이었어요
세익스피어 극 특유의 그 길고 긴 대사를 외워서
포효하듯 외치는 .. 아동극 복장을 입은 배우들의
모습을 보며 비웃고 싶은 제 이성과
몰입하려고 노력하는 감성이 씨름했지만
결국 배우들의 연기가 저를 설득했습니다
에.. 뭐 이걸 이제부터 두시간 넘게 봐야한다는 아연함이 감성의 등을 살짝 밀어준 덕도
있겠지만요
3. 세익스피어 극은 영어 원문으로 보면
한편의 장대하고 아름다운 시 같다고 합니다
랩처럼 운율과 라임을 맞춰서 썼기 때문에
배우들은 세밀한 감정표현 대신
마치 랩퍼처럼 운율에 따라 리미드컬하게
대사를 하면서도 청자가 정확하게 들을수 있게 하는 화술과 길고 긴 독백대사의 에너지를
유지할수 있는 강력한 발성이 필요하다고
하네요. 저도 영어를 잘해서 원문으로 볼수있으면
좋을텐데 아쉬워요
대문호의 작품이라도 번역을 거치면 매력은 반감될수 밖에 없으니까요
한국 봉산탈춤의 수많은 말장난과 특유의 뉘앙스를
아무리 잘 번역한다고 해도 외국인들이
알아듣기는 어렵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대사 속에서
마치 별빛이 내리우는 듯한 아름다운 문구들이
귓가에 앉았습니다
관객수가 배우보다 적은 와중에도
마이너한 세익스피어 극을 소개해준 ESTC의
열정에 박수를 보냅니다
첫댓글 리뷰를 보니 여러가지 부분에서 아쉬운점들이 많았던것 같네요. 하지만 말씀처럼 사람들이 잘 도전하지않는 세익스피어의 극을 올린다는 것은 대단한 것 같습니다. 기회가 될때 꼭 봐야겠네요
이런분들도 잇어야 연극생태계가 풍성해지는거겟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