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에게서 사랑을 배워요' 활동보고-이옥주

[이옥주]

'식물에게서 사랑을 배워요'라는 프로그램으로 

7월 5일부터 8월 16일까지 2교시로 7차시 북가좌초등학교 돌봄교실에서 인성원예교육을 시작한다.

올해는 복도 많다.

평생학습강사로 7월 11일부터 12차시로 허브스쿨가든팜을 강의한다.

그리고,

서울시교육복지종합지원센터에 사업신청 후 우수콘텐츠로 선정이 되어 강사심화교육을 받고

드디어, 두근두근~ 예쁜 우리 아이들과 만나 수업을 하게 되었다.

1차시 내가 누구인지 소개할 수 있는 명함을 만들었다.

자기소개는 자주 접하는 것이지만

초등 고학년이든 중학생이든 고등학생이든 성인이든 어색하긴 마찬가지이다.

학기초가 아니라서 자기소개 내용으로 장래희망을 소개하며 명함을 만들었다.

명함을 직접 접할 기회가 없을 것 같아 명함을 여러 장 보여주며 명함의 다양한 형태와 들어가는 내용을 설명했다.

아뿔싸, 한 아이가 '이거 우리아빤데. 선생님 우리아빠 명함이에요.'

사실 넣을까말까 고민하다가 구의원 선거용 명함을 넣었는데

우리아빠라고 말하는 아이.

당선되지 못했지만 평소 친분이 있는 사이로

'너희 아빠 대단한 분이시구나. 멋진 분이시다.'라고 말해 주었다.

희망직업만 쓰는 것이 아니라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도 꾸밈말로 추가했다.

요즘은 운동선수가 많다고 하던데 다양한 직업이 소개되었다. 

마른 잎이나  꽃을 쉽게 접하지 못한 아이들은 신기한 듯 바라보다가 미리 준비한 작품을 보고 용기를 얻어 열심히 임한다.

성향에 따라 모아서 많이 붙이거나 이리저리 펼쳐 놓기도 한다.

수시로 압화재료를 만들어 놓은 덕분에 아이들이 다양한 식물재료를 접할 수 있어 개인적으로 흐믓하다.

2차시 식물이 주는 많은 선물을 이야기하며 고마운 사람을 생각하고 이야기한다.

반려식물을 심으며 고마움을 표현하는 것이 이번 수업의 내용이다.

식물을 심기 전 15여종의 다양한 식물을 관찰하고 흥미있는 식물의 이름과 잎을 그리고 그중 식물을 선택하도록 하였다. 식물 중에 허브종을 넣어 허브향도 맡으며 식물의 사용을 이야기 했다. 화분에 식물이름과 식물그림, 식물에게 하고 싶은 글로 장식을 하고 식물심기를하고 식물을 소개했다. 식물심기가 어색해 보이지만 모두 열심히 심고 있다. 다양한 식물만큼이나 다양한 아이들이 서로 어울려 서로를 잘 이해하고 배려하며 생활하기를 바라며.

3차시 오늘도 식물을 심을 것인데

오늘은 다육이를 심을 것이다.

가시가 작은 다육이도 있지만 이것은 일반 가시없는 다육이와 비교하기 위함이다.

다육이는 척박한 땅에서 자란다. 군집하여 자라기 보다 홀로 자란다.

외롭지만 환경을 견디며 자신만의 멋진 모습을 만들어 간다.

홀로자라서 혼자힘으로 자란다고 생각하면 안된다.

식물이 자라기 위한 최소한의 조건이 있기 때문이다.

자라기 위해 필요한 물질적인 것과 달리 사랑하는 사람들의 따뜻한 영양분은 단비와 같다.

다육이를 반려식물로 삼아 늘 사랑한다고 말해주길 바란다.

전시간에 식물을 심은 것이 바로 나타났다. 조심조심하던 아이, 흙을 만지지 못했던 아이도 오늘은 설명에 따라 스스로 잘 심었다.

4차시 가족을 생각하는 시간이다.

나의 가족소개나 가족자랑은 하지 않는다.

가족이 한명더 생기는 날이다.^^

2차시, 3차시 우리 아이들에게 친구를 만들어 주었다. 

오늘은 가족을 하나더 선물한다.

식물을 돌보면서 정서적인 안정과 책임감이 생길 것이고 집에 돌아가 만나고 싶은 친구가 있으니 그 자체만으로 기쁜일일 것이다.

물을 빨아올리는 심지관수를 이용하여 머리모양을 만든다.

장식을 귀로 생각했더니 아이들은 팔이라고 말하며 좋아한다.^^

동그란 눈으로 친구들만 바라봐주고 친구의 말을 잘 들어 줄 가족인형을 만들었다.

재료기다리는 시간을 지루해 하던 아이들인데 오늘은 글루건 사용으로 줄을 서야 했다.

걱정이 되기도 했는데 다른 친구들 작품이 궁금하고 자신의 작품도 궁금했는지 줄을 참 잘 서주고 기다림도 참아 주었다.

5차시 식물은 허브를 사용한다. 실외 식물이어서 기르기 어려울 수도 있겠지만 기르면서 수확을 할 수 있으니 잘만 기르면 좋을 것 같아 과감히 결정했다. 잘 자라면 넓은 곳에 이사보내라고 하고.

두번째 이유는 재료비를 아끼기 위해 마침 삽목해 놓은 허브가 있어 이를 활용하려 한다. 사실 게릴라가든을 해 볼까하고 만들어 놓았는데 아이들에게 줄 수 있어 기쁘다.

아이들은 알랑가몰라^^

테라리움과 수경재배 두가지를 한다. 색돌을 이용하고 젤리토인 소일을 사용한다.

아주 작은 소일이 커다랗게 변한다고 하자 신기해 했다.

싱싱한 허브를 잘라 주려 했는데 며칠 전 비가 와서 흙이 잎에 많이도 묻어 있었다.

깨끗이 씻었더니 허브줄기가 흐물거린다.ㅠㅠ

허브잎도 먹어봐야하기에 더 깨끗이 씻었다.

아래잎을 따서 물꽂이를 해야한다.

잎을 따면서 줄기를 부러뜨리는 아이들이 있었지만 오늘 재료는 걱정없다.

의외로 허브잎을 먹고 싶어 하는 아이들이 많았다.

차시가 길면 허브차나 허브식초도 만들면 좋겠다.

2차시 허브를 소개했었는데

아이들에게 물으니 허브를 기억하여 답하고 그때 로즈마리와 구문초의 이름을 말하는 기특함까지

이럴때 강사들은 감동이 밀려온다.

'나의 노력이 통했구나~~~.'

원예수업은 수업 후 청소가 남는다.

수업 후 간식시간인데 청소를 하니 모두 옆반으로 모여 간식을 먹는다.  

고맙게도 돌봄선생님의 배려로 눈치안보고 편히 청소할 수 있어 늘 고맙게 생각한다.

더운 여름 차가운 아이스티도 잊지 않고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자원하신 두분의 보조선생님께 무한 감사의 마음을 보낸다.

6차시 향기로운 꽃을 가져가니 모두 눈이 말똥말똥 행복한 표정이다.

꽃을 싫어하는 사람이 있을까. 좋아하는 아이들 모습에 꽃을 많이 사올걸 하고 생각되었다.

다음 시간을 위해 참자참자하며 금액에 맞추어 사긴 했는데 여름꽃은 워낙 비싸다.

그래도 양재까지 멀리 발품팔아 다녀왔는데ㅠㅠ

식물이 가장 화려할 때

인간으로 생각하면 잘 나갈 때

그때가 화려하게 꽃피는 시절이 아닌가.

서로 다양한 생각을 가지고 있겠지만 나이를 먹을 수록 그 화려한 시절이 더 뒤로 가고 있음을 느낀다.

대학시절, 연애시절, 30대, 40대로 화려한 시절은 자꾸자꾸 나이가 많아진다.

나의 꿈을 이루었을 때, 인생의 경지-깨달음을 알게 될 때가 아닐까.

이 아이들은 아직 모르겠지만 지금 이순간이 늘 가장 화려하기를.

아이들이 프로랄폼이 물을 흡수하는 모습에 신기해 한다.

보조선생님 한분이 두드러기로 입원하셔서 마음이 무척 바쁘지만 여유로운 아이들을 보며 여유를 찾는다.

아파트 맥문동잎을 따다 국화한송이 포장을 했다. 리본묶기가 어려울까봐 고무줄을 이용했는데 그래도 어렵다고 손을 든다. 그러다가 주변 아이들 몇명이 완성하면 나머지 아이들도 욕심을 내서 완성한다.

폐트병을 열심히 잘라 꽃병을 만들었다.

부직포로 두르니 근사한 꽃병이 되었다. 꽃을 꽂는 모습이 진지하다.

사진찍는 걸 잊어서 부랴부랴 사진을 찍으려고 하니 아이들이 서로 찍어달라고 줄을 선다.

원래 정면사진은 찍지 않지만 오늘은 예쁜 모델들이 사진찍기를 원하니 잘 찍어 주어야 한다.^^

초에 쌍둥이가 나를 깜짝 놀라게 했던 기억이 난다.^^

분명 도와줬는데

또 도와 달라고 왔을 때.

7차시 선생님께 새싹을 부탁드렸다.

아이들에게 각자 키우라고 해도 되지만 가져오지 못하면 수업진행이 어렵고 혹시라도 상처받는 일이 생기지 않을까 하여 공동으로 키우기로 했다.

금요일에 갔더니 정말 예쁘게 잘 자라 있었다. 여름이라서 잘못하면 썩을 수도 있는데 싱싱한 모습으로 쑥쑥 자라 있었다. 주말과 광복절 3일동안 돌보는 사람이 없으니 집에 가져가야 한다. 담당성생님께서도 다음주는 휴가로 쉬신다고 한다.

수업이 시작되고 새싹을 나누어 보여 주니 남자아이들이 냄새난다고 코를 막는다.

'원래 싹이 자라면서 나는 냄새란다. 선생님이 더 잘자라라고 EM발효액도 첨가했단다.^^'

오늘 새싹요리는 종류가 많다.

보통 까나페 하나 만들고 끝낸다.

하지만 이 수업은 그렇게 끝나지 않는다.

새싹요리의 총집합이다.

식물이 우리에게 주는 헤택을 만끽했으면 좋겠다.

새싹이 씨앗 속에서 꿈을 꾸듯 우리 아이들도 꿈을 꾸면서 잘 자라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수업을 준비한다.

아침부터 부산하게 준비한 찐계란과 찐감자를 으깨서 마요네즈에 반죽을 해 놓았다.

보조선생님이 한분인 관계로 모든 재료는 손질하여 3팀으로 나누어 놓았다.

오이와 파프리카를 잘게 썰게 했더니 여기저기에서 다양한 반응이 쏟아진다.

칼을 사용하지 못하니 당연 빵칼을 사용했다.

그래도 아이들은 신이 났다.

아무래도 여자아이들이 잘한다.

그런데 한팀의 남자아이들은 재료가 어디로 갔는지 줄어들었다^^

참치와 다진 야채를 넣고 속을 만들어 샌드위치빵과 모닝빵에 넣고 새싹을 넣었다.

배가 부른지 많이 먹지 않아 다음 요리를 걱정했는데

이번 요리는 한개더 먹고 싶다고 한다.

새싹넣은 유부초밥.

인기있는 요리이다.

마지막 후식 까나페까지 섭력한 아이들은 즐거운 요리시간으로 기억할까? 원예시간으로 기억할까?

이제 가까워졌는데 아이들과 수업이 끝이 났다.

역시 아이들은 그동안 활동 중에서 오늘이 좋았다고 말한다. 먹는 요리는 어디서나 환영을 받는다.

그 중 꽃꽂이가 좋았다고 말하는 친구도 있었다.

다음에 더 했으면 좋겠다고 아쉬워한다. 나도 아쉬운데.......

식물을 심고 가꾸면서 어떤 느낌이었는지 물으니

식물이 살아있는 친구같았다고 말하는 기특한 친구가 있다.

식물이 살아있다고 생각한 것은 처음엔 움직이지 못하니까 그런 생각이 들지 않았는데 자세히 보니 조금씩 자라는 것이 보였다고 한다. 허브삽목이 죽어서 마음이 아팠다고 말하는 친구, 처음 식물을 심어봐서 신기했다고 하는 친구 등등.

식물에게 말을 건내고 마음을 전했을 때 느낌을 물으니

좋았다, 식물도 그렇다고 하는 것 같다. 마음이 기뻤다 등등 긍정적인 답이 나왔다.

늘 그렇듯이 강의를 하며 마지막 수업을 어찌 맞이할까 마음이 철렁하지만 항상 다음을 기약한다.

우연히 길에서 만나면 반갑게 인사하자 말하고

친구들이 심고 가꾸는 식물들을 바라보는 마음처럼

부모님이나 선생님들도 여러분들이 잘 자라주기를 바라고 계시니까 예쁜 마음 꼭꼭 기억하자고 전했다.

사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