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
|
“학창시절 집안형편 때문에 부모님과 떨어져 연년생인 형님과 할머니 집에서 외롭게 자랐습니다. 그래서 나중에 돈 벌면 능력이 되는 한 베풀며 살자고 맹세했습니다. 큰 아이가 고교시절부터 지금까지 10년 넘게 유니세프에 후원하는 모습을 보면서 못난 부모지만 저를 본받아 남을 돕는 삶을 살아주는 것이 가장 보람되고 기분 좋습니다.”
경산역 뒤 사정동에서 23년째 가스를 배달하면서도 지역사회의 보이지 않는 곳에서 어려운 이웃들의 희망이 되고 있는 반성명(52세, 사진) 씨를 이주일의 경산사람으로 만났다. 반씨는 청도군 이서면에서 3남1녀 중 둘째로 태어났다. 만주에서 귀향한 할아버지는 반씨 집성촌인 이서면 구라리 옆 동네 각계리에 터를 잡았다. 한국전쟁 발발 후 남하하는 과정에서 전 재산을 빼앗긴 할아버지는 자식에게도 궁핍한 살림을 물려줄 수밖에 없었다. 부모님은 여동생과 청도읍내에서 살면서 일을 하셨고, 반씨와 형님은 할머니에게 맡겼다. 이서중고를 졸업하자마자 반씨는 아버지가 쥐어준 10만원을 들고 대구로 나왔다. 첫 직장은 본리동 흥구주유소 주유원. 첫 월급은 14만 5000원이었다. 3년간 모은 돈 300만원으로 형님 전세방을 얻어주고 입대를 했다. 한 이불 덮고 살았던 형에게 악착같이 번 돈으로 무언가 해주고 싶었다.
제대 후에 주유소에 복직, 정직원이 되어 29살에 파격적으로 소장으로 승진했다. 낮에는 주유소에서 일하고 저녁에는 야간대학, 다시 밤 11시에 편의점에 나가 새벽 4시까지 일했다. 3시간 자고 다시 출근하기를 5년 만에 대학을 졸업했다. 92년, 27살 때 짝사랑하던 동창과 결혼해 정평동에서 살림을 시작했다. 95년에는 처음으로 사정동에 내 집을 마련했다. 경산에 터를 잡은 지 4년. 날짜도 정확하게 기억하는데, 96년 11월 21일 가스업을 시작했다. 4번의 이전 끝에 지난 2014년 지금의 자리에 옥산가스 간판을 걸었다. “직장생활이 월급도 박하고, 아무래도 살림에 큰 보탬이 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딱 5년만 하자고 시작했는데 벌써 23년이 됐습니다.”
경산사람이 된 뒤로 서부동을 떠난 적이 없는 반토박이가 됐다. 자연스럽게 서부동의 자생단체, 봉사단체가 활동무대가 됐다. 처음으로 지역사회에 얼굴을 내민 곳은 자율방범대. 가스업을 시작한 해에 가입해 20년 넘게 활동하고 있다. 단위대장을 거쳐 연합대장도 두 임기나 맡았다. 서부1동 체육회장, 압독라이온스 회장을 거쳐 지금은 356-E지구 제6지역 부총재를 맡고 있다. 상록봉사회와 체육회, 주민자치위원회에도 빠짐없이 참가하고 있다. “경산에 살면서 인생의 은인을 여러 분 만났습니다. 그중에 한 분이 지금 가스창고와 집터, 상가도 봐주셨습니다. 좋은 분들이 주변에 계셔서 저도 봉사하며 살 수 있었습니다. 형편 닿는 데까지 돕고 살고 싶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