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온의 명상이야기 75
부처가 되는 순간
우리는 모두 본디 부처라고 하였습니다. 저의 스승님은 우리 모두 이미 하늘 사람이니 이곳이 천국으로 알고 그렇게 살라고 하였습니다.
힘든 세상살이에 거칠어지고 속세에 물든 탓일까요? 아무래도 믿기지 않는 말씀입니다. 그래도 가끔 아하, 부처가 되는 순간이 있습니다. 그 순간엔 모르지만 지나고 보니 그런 것 같습니다.
하염없이 길을 걷다가 생각이 끊기고 그 길과 그저 하나가 되어 걸어갈 때,
숲속 계곡을 흐르는 물 소리를 듣다가 어느덧 물 자체가 될 때,
명상을 하며 어느 순간 어떤 생각이나 감정도 들지 않고 호흡을 하는 줄도 모르게 될 때,
우연히 마주친 작은 들꽃에 온 마음을 뺏겨 그 들꽃 자체가 된 듯한 순간,
천진한 아이의 미소와 하나가 될 때,
어떤 존재에게 온 몸과 마음을 다 줘버릴 때,
이 세상 온 천지가 나 아닌 것이 없음을 깨달을 때,
문득 이 세상이 꿈인 듯 할 때······.
적다 보니, 부처가 되는 경험은 ‘나’라는 의식이 사라질 때, 그래서 나와 대상이라는 이분법이 사라질 때 생겨나는 듯합니다. 더 나가 영적 스승들은 이 모든 것이 내가 꾸며낸 한 생각= 한 우주= 한 세계라는 온전한 자각이 깨달음이라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