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01. 17. 수요일
3박 4일의 중국 여행을 하고 돌아왔다.
퇴직 전의 학교에서 함께 근무했던 옛 직장 동료 네 분과 함께 한 여행이었다.
3월 14일 일요일 오후 15:45에 중국동방항공 편으로 출발하여 5시간을 더 지나서 현지 시각 밤 9시쯤에 쿤밍시 창수이국제공항에 도착했다.
현지식으로 저녁을 먹은 후 숙소인 중황호텔에 도착해 여장을 풀었다.
3월 15일 월요일 아침, 6시에 일어나 7시에 호텔식 아침을 먹었는데 음식이 아주 좋았다.
8시에 현지 가이드와 함께 달랑 우리 일행 5명만 17인승 버스를 타고 음취협으로 가서 관광을 시작하였다. 모터보트를 타고 좁은 계곡을 유람한 후, 계곡을 따라 이어지는 구향동굴을 구경하였다. 6억년의 세월을 기다려 지상으로 올라온 이 아름다운 침식 종유동굴은 국제 카르스트 지질공원이라는데 그 명성에 걸맞게 아주 아름다웠다.
현지식 오리구이로 점심을 먹고 석림을 구경하였다. 2007년 유네스코에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된 이 석림은 규모도 크고 아주 기묘하고 신비로운 모습이었다. 약 350㎢의 넓이에 오랜 세월에 걸쳐 침식과 풍화작용으로 생성된 수많은 석봉이 호수와 조화를 이루며 멋진 풍광을 자랑하고 있었다.
현지식으로 저녁을 먹고 숙소로 돌아왔다.
준비해 간 컵라면을 안주로 해서 팩 소주를 나눠 마시며 오래도록 얘기를 나눴다.
3월 16일 화요일, 6시 30분에 일어나 7시 30분에 아침을 먹고, 8시 30분에 버스를 타고 대관루로 향했다. 어제의 관광지인 석림은 숙소에서 동쪽으로 90km 떨어진 곳이었으나 오늘은 쿤밍 시내의 관광지를 구경하기에 아침에 시간적 여유가 좀 있었다. 대관루는 중국 4대 누각 중의 하나라고 하는데, 누각보다는 주변의 공원 풍경이 더 아름다웠다.
대관루를 구경하고 용문으로 갔다. 용문은 쿤밍호(덴츠호) 서쪽에 있는 서산(2,500m)의 벼랑 위에 아찔하게 자리 잡고 있는데,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중국 3대 불교 석굴 중의 하나라고 한다. 용문에 서니 중국에서 6번째로 큰 담수호인 쿤밍호와 쿤밍 시내가 한눈에 내려다보였다.
이어서 쿤밍 최대의 사찰인 원통사를 돌아본 후, 취호공원을 걸었다.
이범석 장군과 대한민국 제일 첫 여 비행사 권기옥 여사의 모교인 운남육군강무학교는 때마침 휴관이라서 밖에서 그 겉모습만 보고 돌아섰다.
보이차 판매점에 들러 1시간 넘게 힘든 시간을 보냈다. 가이드와 판매원에 대한 애처로움과 미안한 감정이 복잡하게 교차하는 아주 긴 시간이었다. 저녁 식사를 하면서 가이드가 판매하는 여러 가지 물품들을 너도나도 몇 가지씩 샀다. 보이차 판매점에서의 불편했던 감정들을 해소하기 위해서 일부러도 그러했고, 우리 일행의 그런 마음을 알아채는 듯한 표정이 가이드의 얼굴에서도 얼핏얼핏 드러났다.
숙소로 돌아와서 어제 저녁과 마찬가지로 컵라면을 안주로 소주잔을 기울이며 이런저런 얘기를 나눴다.
3월 17일 수요일, 아침 5시 30분에 숙소를 출발하여 창수이 국제공항으로 갔다.
간밤에 천둥 번개에 소나기가 요란하게 내렸었는데, 아침에는 날씨가 좋았다. 고마운 날씨였다.. 그제와 어제에도 소나기가 자주 내렸는데 주로 차량 이동 중에만 내려서 여행에 큰 지장을 주지 않았었는데...
9시쯤 중국을 떠나 예정보다 40분 일찍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하였다. 항공로의 편서풍이 평소보다 강하게 불었던 듯하다.
비교적 짧은 여행이었지만 그 어느 때보다도 더 뜻깊고 즐거운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