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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 6.3지방선거 평가(초)
사무처장단 연석회의
2026. 6. 23
1.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의 정세적 배경과 주요 특징
-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는 12.3 비상계엄 선포로 촉발된 대통령 탄핵 및 조기 대선 정국 직후, 새로 출범한 이재명 정부 초기에 개최되었다. 이러한 정치적 조건은 지역 풀뿌리 민생이나 다양한 정치의제의 각축보다는 '내란 세력의 완전 청산'과 '정권 안정 대 정권 견제'라는 이분법적 중앙 프레임이 선거 전반을 구속하는 정세적 특징을 낳았다.
- 특히 더불어민주당이 직전 국회의원 선거에서 위성정당을 포섭해 압도적 의석을 선점하며 국정 주도권을 완전히 통제하기 시작한 상태에서 치러진 선거였다. 거대 양당 중심의 구심력이 극대화됨에 따라 원내 다당제 구도는 형식적 다원성에 머물렀고, 실질적으로는 양강 구도가 전면화되었다. 지방선거 직전 거론된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간의 통합 제안은 이러한 양강 구도의 독점력을 한층 가속하는 계기로 작용했다.
- 정치 제도 개혁 측면에서는 지방의 자치적 권한과 균형 발전을 향한 정교한 논의 대신, 대전-충남 통합 및 광주-전남 통합과 같은 대형 행정통합 이슈가 대통령에 의해 급격히 부상했다. 이는 자치분권의 확장이라는 풀뿌리 민주주의의 가치를 훼손하고 개발주의 효율성에 편향된 메가시티 프레임을 작동시킴으로써 소수 정당의 제도 진입 장벽을 한층 높이는 부작용을 동반했다.
- 내란 사태 이전과 내란 사태 과정의 공론장에서 불평등, 차별, 젠더 의제가 차지하던 비중은, 사태 직후에는 정치사법 의제의 압도로 인해 급감한 것으로 보인다. 복지 및 돌봄 의제 역시 현저히 축소되면서, 사회대개혁을 바라는 풀뿌리 유권자들의 구체적인 요구는 선거 국면에서 소외되는 구조적 왜곡을 보였다.
선거 결과 양당 독점은 더욱 강화되었다. 광역자치단체장, 기초자치단체장, 광역·기초의회 의원 등 정당별 당선자 수를 보면, 민주당이 2295석(54.6%), 국민의힘이 1692석(40.3%)으로 전체 당선자의 94.9%를 차지했다. 2022년 지방선거(93.6%)보다 양당의 독과점이 심화된 것이다. 양당 정치 독점의 강화를 달리 말하면 내란 이후 청산의 대상이었던 국민의힘이 부활하는 전조가 된 선거였다고도 할 수 있다. 이는 내란 종식이 사회변화로 이어지지 않고 양당 대결 정치로 축소되었기 때문이며, 그런 의미에서 민주당의 광장 배신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양당이 부동산-주거권 문제와 같은 선거의 정책적 쟁점에서는 거의 차이를 드러내지도 않았다는 것도 중요한 특징이라고 할 것이다.
특히 일부 성과에도 불구하고, 정의당과 신호등연대 등 독자적 진보정치의 존재감이 거의 드러나지 않았다. 분립된 형태의 진보정당 운동에 대한 사회운동과 대중의 파탄적 평가 앞에서 독자적 진보정치 진영의 의미있는 변화와 새로운 시도가 절실하다고 하겠다.
개표 과정에서 선관위에 의해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있었으며 이로 인해 선거제도의 신뢰성에 강한 의문이 제기되었다. 올림픽공원 시위 현장에서 (부정선거) 재선거를 주장하는 흐름이 형성되었고 이는 국민의힘의 서울시장 당선 등 선거결과와 함께 극우 내란 세력이 다시 일어설 빌미가 될 수도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2. 지방선거 주요 결과와 정당별 득표 실증 분석
- 국회 정개특위의 뒤늦은 구성과 인구 편차 허용 한계(3:1) 초과에 따른 선거구 획정 지연 등 혼란스러운 제도적 환경 속에서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치러졌다. 정의당은 노동당, 녹색당과의 '신호등연대' 공동 실천 방향에 따라 전국적인 공천 작업을 단행했으며, 아래와 같은 득표 결과를 기록했다.
1) 제9회 지방선거 정의당 출마 후보자별 상세 성적표
- 정의당은 광역단체장 2곳, 기초단체장 2곳을 비롯해 기초의원 지역구 및 비례대표 선거에 후보를 출마시켰다. 공식 집계된 후보자별 득표 현황은 다음과 같다.
| 광역 시도 | 선거구 및 직책 | 후보자명 | 전체 득표수(표) | 후보 득표수(표) | 득표율 (%) | 순위 | 당락 여부 |
| 서울특별시 | 광역의원 비례 (서울) | 김혜정 | 5,214,958 | 60,974 | 1.16 | 6 | 낙선 |
| 서울특별시장 | 권영국 | 5,232,982 | 54,315 | 1.03 | 3 | 낙선 | |
| 기초의원 (관악구 마) | 왕복근 | 37,157 | 4,447 | 11.96 | 4 | 낙선 | |
| 기초의원 비례 (관악구) | 김진희 | 258,514 | 12,837 | 4.96 | 3 | 낙선 | |
| 기초의원 (서대문구 마) | 황경산 | 51,852 | 848 | 1.63 | 7 | 낙선 | |
| 기초의원 (은평구 라) | 이호영 | 37,475 | 621 | 1.65 | 6 | 낙선 | |
| 기초의원 (강서구 나) | 이상욱 | 30,657 | 1,580 | 5.15 | 3 | 낙선 | |
| 경기도 | 광역의원 비례 | 신현자/서민준 | 6,832,325 | 34,173 | 0.50 | 8 | 낙선 |
| 기초의원 (파주 마) | 김찬우 | 35,759 | 2,494 | 6.97 | 4 | 낙선 | |
| 인천광역시 | 광역의원 비례 | 박인숙 | 1,523,951 | 14,292 | 0.93 | 5 | 낙선 |
| 기초의원 (미추홀구 가) | 박경수 | 41,006 | 3,998 | 9.74 | 4 | 낙선 | |
| 기초의원 (제물포구 나) | 김종호 | 15,261 | 2,560 | 16.77 | 3 | 당선 | |
| 대구광역시 | 광역의원 비례 | 한민정 | 1,294,257 | 9,730 | 0.75 | 4 | 낙선 |
| 기초단체장 (동구청장) | 양희 | 187,131 | 5,081 | 2.71 | - | 낙선 | |
| 기초의원 (수성구 라) | 김성년 | 48,698 | 3,460 | 7.10 | 6 | 낙선 | |
| 기초의원 (북구 바) | 정유진 | 43,523 | 2,096 | 4.81 | 5 | 낙선 | |
| 경상북도 | 광역의원 비례 | 진태영 | 1,302,845 | 8,259 | 0.63 | 5 | 낙선 |
| 부산광역시 | 광역의원 비례 | 박수정 | 1,748,978 | 13,017 | 0.74 | 5 | 낙선 |
| 기초의원 (수영구 라) | 서동욱 | 21,798 | 403 | 1.84 | 4 | 낙선 | |
| 울산광역시 | 광역의원 비례 | 박민자 | 588,949 | 4,792 | 0.81 | 6 | 낙선 |
| 경상남도 | 광역의원 비례 | 김경옥/권현우 | 1,759,406 | 18,082 | 1.02 | 6 | 낙선 |
| 기초의원 비례 (창원) | 이소정 | 539,499 | 8,713 | 1.61 | 6 | 낙선 | |
| 기초의원 (진주시 라) | 김용국 | 38,954 | 1,871 | 4.80 | 5 | 낙선 | |
| 전라북도 | 광역의원 비례 | 강윤희 | 921,709 | 16,391 | 1.77 | 6 | 낙선 |
| 기초의원 (전주시 차) | 오현숙 | 21,224 | 4,635 | 21.83 | 3 | 낙선 | |
| 기초의원 (전주시 마) | 한승우 | 28,482 | 4,075 | 14.30 | 4 | 낙선 | |
| 전남광주 특별시 | 전남광주시장 | 강은미 | 1,624,232 | 62,616 | 3.85 | 3 | 낙선 |
| 광역의원 비례 | 박선아/노형태 | 1,629,268 | 27,278 | 1.67 | 6 | 낙선 | |
| 기초의원 (목포 사) | 백동규 | 20,213 | 3,782 | 18.71 | 2 | 당선 | |
| 기초의원 (목포 마) | 최현주 | 16,203 | 4,897 | 30.22 | 1 | 당선 | |
| 기초의원 비례 (목포) | 홍숙정/김남곤 | 95,394 | 6,731 | 7.05 | 3 | 낙선 | |
| 기초의원 (무안 나) | 김미경 | 22,780 | 4,030 | 17.69 | 4 | 당선 | |
| 기초의원 (영암 나) | 장문규 | 9,159 | 1,480 | 16.15 | 4 | 낙선 | |
| 기초의원 (영암 다) | 김기천 | 6,287 | 2,045 | 32.52 | 2 | 당선 | |
| 기초단체장 (목포시장) | 여인두 | 96,736 | 3,742 | 3.86 | 4 | 낙선 | |
| 기초의원 (광산 마) | 한윤희 | 40,148 | 2,482 | 6.18 | 6 | 낙선 | |
| 강원특별자치도 | 광역의원 비례 | 심원남 | 840,428 | 10,418 | 1.23 | 4 | 낙선 |
| 기초의원 (춘천 라) | 윤민섭 | 22,711 | 4,977 | 21.91 | 2 | 당선 | |
| 제주특별자치도 | 광역의원 (일도이동) | 강순아 | 14,649 | 2,251 | 15.36 | 3 | 낙선 |
| 대전광역시 | 광역의원 비례 | 정은희 | 730,514 | 9,534 | 1.30 | 4 | 낙선 |
| 기초의원 (유성구 다) | 신민기 | 44,485 | 5,514 | 12.39 | 4 | 낙선 | |
| 충청남도 | 광역의원 비례 | 이선숙 | 1,067,551 | 11,145 | 1.04 | 5 | 낙선 |
| 충청북도 | 광역의원 비례 | 이인선 | 815,089 | 9,845 | 1.20 | 4 | 낙선 |
| 기초의원 (청주시 차) | 길한샘 | 31,098 | 605 | 1.94 | 6 | 낙선 | |
| 기초의원 (음성군 가) | 이천규 | 18,037 | 308 | 1.70 | 5 | 낙선 | |
| 기초의원 (청주시 파) | 이병주 | 15,895 | 191 | 1.20 | 6 | 낙선 | |
| 세종특별자치시 | 광역의원 비례 | 김혜란 | 190,865 | 3,180 | 1.66 | 6 | 낙선 |
| 전국 | 정당득표 | 정의당 | 26,461,093 | 251,110 | 0.94 | 3(5)% 이하 |
<노동당 출마 후보자 득표 결과>
| 지역 | 후보자 | 투표수 | 득표수 | 득표율 | 순위 | 당락 | |
| 서울 | 강북구청장 | 윤정현 | 153,012 | 2,435 | 1.62 | 3 | |
| 부산 | 진구기초 | 김상희 | 22,180 | 643 | 3.01 | 4 | |
| 경기 | 파주기초 | 소경준 | 1,192 | 1,192 | 2.17 | 5 | |
| 경남 | 창원기초 | 안혜린 | 39,519 | 1,600 | 4.22 | 6 | |
| 충북 | 청주기초 | 유진영 | 32,777 | 489 | 1.58 | 6 | |
| 울산 | 동구청장 | 이장우 | 80,389 | 11,072 | 14.05 | 3 | |
| 전주 | 기초비례 | 317,265 | 3,716 | 1.19 | 5 | ||
| 인천 | 검단광역 | 정성용 | 34,071 | 975 | 2.89 | 3 | |
| 인천 | 광역비례 | 최효 | 1,548,583 | 3,114 | 0.20 | 8 | |
<녹색당 출마 후보자 득표 결과>
| 지역 | 후보자 | 투표수 | 득표수 | 득표율 | 순위 | 당락 | |
| 제주 | 광역비례 | 김순애 | 318,988 | 9,449 | 3.01 | 5 | |
| 서울 | 강서기초 | 김유리 | 50,005 | 982 | 2.05 | 6 | |
| 경북 | 안동기초 | 허승규 | 8,524 | 3,040 | 36.86 | 1 | 당선 |
< 탈시설 장애인당 출마 후보자 득표 결과>
| 지역 | 후보자 | 투표수 | 득표수 | 득표율 | 순위 | 당락 | |
| 서울 | 종로광역 | 조상지 | 39,718 | 831 | 2.13 | 4 | |
2) 정당별 선거 결과 및 진보 진영 지형 변화
- 지방선거 개표 결과는 거대 양당의 독점 속에 진보 소수정당 간의 극명한 지형 재편을 드러냈다.
- 정의당은 이번 선거에서 총 6명의 당선자를 배출하는 데 그쳤으며, 이들은 모두 기초의원 단위에 국한되었다. 전남 영암 다선거구의 김기천 당선인을 제외하면 제물포구 김종호, 목포 백동규, 목포 최현주, 춘천 윤민섭 등 나머지 5명은 전원 탄탄한 지역적 지지 기반을 다져왔던 현역의원의 재선 성과였다. 김기천 당선인도 연속 당선은 아니지만 재선인 점을 고려한다면 당선 경험있는 출마자들이 당선되었다. 이는 다르게 말하면 처음 당선된 후보자는 전무하다는 것을 말한다. 재선, 삼선을 목표로 하는 출마는 후보 경쟁력과 지역구 관리의 성과에 힘입는 비중이 크지만, 초선 당선을 목표로 하는 경우에는 당의 경쟁력에 의존하는 비중이 크다는 점에서 당 차원의 평가가 필요한 대목이다.
- 반면, 가장 비약적인 성장을 이룬 세력은 진보당이다. 진보당은 선거 초반부터 공세적인 대중 조직화 전략을 구사하여 광역의원 7명, 기초의원 34명 등 총 41명(광역의원 7명, 기초 34명)의 당선자를 배출하며, 2022년 지방선거 당시 21명에서 약 두 배 가까운 원내 교두보 확장을 달성했다. 다만 양적 성장에도 불구하고 방송토론 초청 요건인 전국 3% 득표에 실패했고, 위성정당적 한계와 이를 둘러싼 논란은 계속해서 당의 독자적 성장을 저해하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다.
- 녹색당은 경북 안동 마선거구에서 세 번째 도전한 허승규 후보가 36.9%라는 압도적인 지지로 1위 당선됨으로써, 2012년 창당 이후 14년 만에 최초의 선출직 지방의원을 배출하는 기념비적인 풀뿌리 승리를 일구었다.
- 이에 반해 보수 진영의 신당인 개혁신당은 전국에 190명의 후보를 배출하며 양강 정치를 타파하고자 나섰으나, 경기 화성시의원(김기현) 단 1명 당선이라는 참담한 성적표를 남기며 제3지대 자립 가능성의 붕괴를 맞이했다.
- 또한 조국혁신당은 전국에 총 261명의 후보자를 냈고 39명이 당선되었다. 호남 쟁탈전을 선포하며 이 지역에 22명의 기초자치단체장 후보를 공천하며 공격적으로 나섰지만 전남 장흥군수(사순문)·신안군수(김태성) 등 두 곳에서만 승리했다. 2년 전 22대 총선에서 호남 지역 정당 득표율 45.53%를 얻었던 것에 비하면 초라한 성적이다. 결정적으로 평택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했던 조국 대표의 3위 낙선과 그에 따른 대표직 사퇴로 인해 존립 가능성에 의문을 맞게 되었다.
3. 정의당의 선거목표 및 방침에 따른 결과 평가
정의당은 제8기 제13차 및 제14차 전국위원회에서 지방선거의 전략 목표와 구체적 방침을 의결하며 제도정당 지위 확립을 도모했으나, 선거 결과와 당의 방침 실행 간에는 극심한 구조적 괴리가 컸다.
1) 전략방침 이행 평가 : 유효정당 위상 회복 실패와 목표 미달
- 당 전국위원회는 “광역비례 3% 이상 정당득표로 제도정당의 지위를 확보한다. 이를 토대로 2028년 총선에서 독자적 진보정치세력의 원내 재진입을 실현한다. 지방선거 공동 대응 기구 참여 단체 및 다양한 선거연대로 새로운 진보정당 창당의 디딤돌을 마련한다.”는 것을 제1의 전략 목표로 천명했다. 그러나 실제 광역비례대표 선거 결과 정의당은 서울 1.19%, 경기 0.50%, 인천 0.93% 등 전국 평균 1% 대 안팎의 정당 득표율에 고착되었다.
- 지방선거 전 정의당이 진행한 자체 여론조사에서는 “새로운 대중적 진보정당 지지 의사층(잠재 지지층)”이 30%대 초반(1차 30.8%, 2차 30.6%)으로 일정하게 측정되었으며, 대선 과정을 거치며 권영국 대표 개인의 대중적 인지도 역시 뚜렷하게 상승한 것으로 파악되었다. 하지만 이 잠재적 호감도가 실질적 정당 투표로 전이되는 비율은 매우 낮았다. 이는 유권자들이 원외 정당인 정의당에 투표하는 것을 사표로 인식하고, 양강 대립 정국에서 민주당 계열 정당으로 결집하는 전략적 선택을 취했기 때문이다.
신호등연대를 통한 공동선거대책기구 구성으로 전국적으로 단일한 기호를 갖는 집단적 후보군을 내세운다는 것이 이번 선거 최대의 전략적 목표였다. 그러나 공동선거대책기구를 구성하기는 했지만 각고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명실상부한 신호등 연대를 만들지는 못했고, 각 정당별로 서로 다른 기호로 선거에 임했다. 이는 신호등연대의 궁극적 목표에 대한 합의가 뚜렷하지 않은 것의 다른 표현이기도 했다. 공동 선거평가 과정에서 이에 대한 포괄적인 토론과 합의를 마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하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호등연대를 만들어 가는 과정에서 광역비례후보의 출마를 녹색당에 양보하고 제주 지역에서 노동당, 녹색당, 정의당, 제2공항 반대운동의 단단한 연대를 실현한 제주도당의 결단과 행보는 빛나는 정치적 결단이었으며, 전국적인 연대의 성사를 위해서도 긍정적인 작용을 했다.
- 당이 목표한 정당 득표율 3% 이상(차기 선거에서 TV토론 초청 대상기준) 및 5%(봉쇄조항) 선에 미치지 못하면서, 비례대표 의석 배분 기준수 공식에 진입하지 못했다. 정의당은 TV토론 초청 대상 정당의 요건과 봉쇄조항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제도적 기회를 상실했다.
2) 출마방침 평가: '삼각 출마 전략'의 축소와 후보군 기근
- 전국위원회가 설정한 출마 방침은 "주요 전략지역 광역시도지사 출마, 광역비례대표 전 선거구 출마, 국회의원 보궐선거 전략 공천"이라는 삼각 구도를 축으로 전국적 파급 효과를 거두는 기획이었다.
- 그러나 선거를 앞두고 당의 인적 자원 소실과 기탁금 장벽 등으로 인해 광역단체장 공천은 서울시장(권영국 1.04%)과 전남광주시장(강은미 3.85%) 단 두 권역으로 극소화되었다.
- 또한 수도권 보궐선거(안산, 평택 등)에 전략적 대응을 모색하겠다는 기획 역시 자금 및 대중적 후보 발굴 실패로 추진 동력을 유실했다.
- 지방의원 출마 규모 또한 과거 제8회 지방선거 대비 극도로 위축되어, 대다수 지역위원회에서 후보 공천이 아예 이루어지지 않는 심각한 조직 공동화가 노출되었다.
출마방침 등 지방선거 방침을 비교적 이른 시점부터 논의했지만(25년 9월), 출마방침을 구체화하는데 너무 많은 시간을 보냈다. 특히 서울과 경기의 후보출마를 둘러싼 결정이 지연되면서 다른 광역단체장 후보를 세우는데 충분한 만큼의 토론과 지원책을 마련하는데 실패했다는 점은 반성적 평가가 필요하다. 이는 다시 3인 선거구 중심 기초후보 발굴을 전당적으로 시행하는데 어려움이 되기도 했다.
3) 연대방침 평가: '신호등연대'의 상층 중심성과 실질적 사표 구조
- 연대 방침의 핵심은 노동당, 녹색당 및 민주노총 산별노조 등과의 선거 공동대책 기구 구성을 통한 '신호등연대' 출범이었다. 신호등연대는 “부자들의 성장 대신 모두의 존엄을”이라는 슬로건 하에 대중교통 3만 원 상한제, 병원비 100만 원 상한제, 주택 공공선매제 등 주거·교통·의료·돌봄의 '10대 필수재 보장 공약'을 공동 전면에 내세웠다.
- 그러나 세 정당의 가치적 연합은 유의미했으나, 현 정당법상 '선거연합정당'의 등재가 불가능한 제도적 장벽을 넘지 못하고, 개별 정당 후보로 나뉘어 등록하게 되어 대선 선거연대로부터 후퇴할 수 밖에 없었다.
- 결과적으로 단일한 투표용지 기호 조율과 조직 역량 결합에서 한계를 보여 대중적 투표 시너지를 가시화하지 못했으며, 정당 투표의 거대한 사표 구도를 막아내지 못했다.
이는 지난 대선 신호등연대를 대선 이후에 진일보한 전국적 연대로 재조직하는 것에 실패한 것에 기인한 측면이 있다. 또 기본적으로 우호적인 정치적 관계를 맺고 있는 연대체 안에서 다양한 공식/비공식적 노력을 통해 더 시도할 수 있는 가능성은 없었는지에 대한 반성과 성찰이 필요하다고 하겠다.
4) 재정방침 평가: 누적 부채와 극단적 선거 재정 압박
- 정의당은 지난 21대 대선(권영국 후보 0.98% 득표)을 경유하면서 당과 대선후보 후원금이 답지했음에도 불구하고 구조적 경상 적자와 부채 문제라는 문제에 봉착했다. 2025년 말 기준 농협은행 차입금 잔액이 24억 7,800만 원, 정의정책연구소 차입금이 1억 6,000만 원에 달하는 재정적 한계 상태였다.
- 중앙예산결산위원회는 지방선거 준비를 위해 가용 가능한 재원 관리에 만전을 기할 것을 강력히 권고했으며, 당은 선거지원금 약 6억 5,500만 원, 특별당비 목표 1억 원, 후원금 목표 2억 원 등 총 9억 5,568만 원 규모의 예산 특별회계를 책정했다.
- 그러나 경상수지 약화와 당권당원 수 감소(1만 명 유지 실패)로 후보별 기탁금과 비례대표 공보물 제작(16절 2p 단 14곳 지원), 전략 지역 지원에 그칠 수 밖에 없었다. 이는 다시 광역 단체장 후보의 출마를 제약하는 조건으로 작용하기도 했다.
- 이처럼 영세하고 고착화된 재정 상태는 전국 단위 정당 투표에서 득표를 가로막는 어려움으로 작용했다.
4. 선거 과정 운용에 대한 평가
당의 주요 메시지와 홍보 결과물 등 외적 요소들을 최종 확정하는 과정에서 최종 결정의 책임이 후보이기도 했던 당대표에게 맡겨진 것은 선거운동본부의 체계적 운용과 의사결정의 민주성과 효율성의 문제를 일으켰다. 분명한 권한을 갖는 선대위원장이 꼭 필요한 선거였다.
선거에 투입할 수 있는 가용자원이 제한된 상황에서 당과 후보의 핵심 정체성을 규정하려고 했던 초기의 시도가 집행과정에서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고, 최우선적으로 공략해야 할 핵심 유권자층을 구체화하지 못한 채 전선을 넓히는 우를 범했다.
선거의 시기별 전략 중 특히 선거 막판 정당득표 호소 전략은 당 전체가 집중해야 했으나 이에 대한 뚜렷한 전략이 부족했다. 지역구 선거에서는 거대 양당의 사표 방지 심리가 강하게 작동하더라도, 정당 투표에서는 분할 투표와 소신 투표가 활성화될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정당투표를 통한 ‘진보 독자 야당의 보루 확보’와 ‘새로운 진보정치의 시작’이라는 메시지를 선거 마지막에 인상 깊게 남기지 못한 것은 반성적 평가가 필요하다.
5. 정의당과 신호등연대의 향후 구조적 당면 과제
이번 지방선거 결과는 정의당이 명분과 담론 중심의 중앙 마이크 정치만이 아니라, 아래로부터 노동자와 기후 위기 당사자들의 생존권을 실천적으로 대변하고, 보수파와 자유파에 대당하는 '사회파 정당'으로 구조적 노선을 전환할 것을 엄중히 명령하고 있다. 또 정의당이라는 형식 자체에 대한 근본적인 변화를 통해 독자적 진보정당의 새로운 활로를 모색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1) 현장 기반의 '3대 기획 사업'을 통한 노동/생태/공간 정의의 복원 추진
일회성 메시지 정치를 지양하고, 삶의 현장에서 당원과 대중이 효능감을 체감할 수 있는 상설 기획사업 체제로 전면 전환하는 것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정의당이 이미 검토한 바 있는 아래의 세 가지 사업을 지속할 방안을 찾을 필요가 있다.
334플랜. 당은 4대 보험과 근로기준법 사각지대에 놓인 가짜 3.3% 사업소득 계약직 노동자 약 860만 명의 실질적 노동권을 보장하기 위한 조직 활동에 당력을 집중해야 한다. 당은 '일하는 사람들의 334 플랜'(노동자에게 3.3% 소득세 대신 4대 보험 보장) 실태 조사를 이끌어야 한다. 조선소 물량팀, 편의점 아르바이트, 가전통신 서비스 노동자들과 함께 가짜 3.3 계약 전수 조사를 진행하고, 이들의 법률 구제 및 단체 교섭권을 일상적으로 획득하는 노동 정치를 정립해야 한다.
서태안플랜. 기후위기 시대 탄소 감축에 따라 2036년까지 전국 28기의 석탄화력발전소가 단계적으로 폐쇄될 예정이다. 정의당은 발전소 폐쇄 후 해당 지역의 인구 유출과 지역 경제 공동화에 맞서 재생에너지 전환 시 발전 노동자들의 고용 보장 및 지방에너지공사 건립을 골자로 하는 '서태안 플랜'과 같은 정의로운 전환 모델을 일상적이고 구체적인 지역 정치 활동으로 만들어야 한다. 이를 옹진, 보령, 하동 등 탄소 전환 거점 지역으로 전면 확장하여 기후위기와 고용위기의 유기적 결합을 정치적으로 해결하는 실천 주체로 기능해야 한다.
반도체산단 및 송전망 투쟁.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사업은 원전 10기 분량에 상응하는 10GW의 막대한 전력을 요구하고 있으며, 정부가 추진하는 초고압 송전망(에너지 고속도로) 사업은 전북 정읍, 충남 금산 등 한반도 남부의 수많은 지역 주민들에게 희생을 강요하고 있다. 정의당은 송전탑 예정지 주민들과 연대하여 전국적 토건 사업을 비판하고 한전 및 국가를 상대로 법적·대중적 투쟁 전선을 구축함으로써, 기후정의와 공간 정의를 동시에 확보하는 투쟁의 사령탑이 되어야 한다.
2) 당의 조직적 재창당 결의를 통한 조직력 증강이 절실
- 위 1), 2), 3)의 정치적 과제는 지방선거 이전에 당의 사업계획에 반영되어 추진계획이 제출되었던 내용들이다. 그러나 당의 조직력은 당의 정치 사회적 문제의식을 뒷받침하지 못했다. 원내 정당이던 때에도 지역위원장 선출 기준으로 기초지자체 수의 2/3에도 미치지 못했던 지역위원장 수는 원외 정당이 된 이후 급감하여 현재는 그 수의 1/2 이하 정도(약 98명. 공동위원장 비포함. 권한대행 및 직무대행 포함) 에 머무르고 있다. 운영위원회가 구성되어 있고 월 1회 이상 정치모임을 활성화하고 있는 지역은 그보다 훨씬 적다.
- 사실상 상무위-전국위를 통해 사업계획이 의결되어도 풀뿌리 정치 단위에서는 실행되지 않는 이와 같은 구조를 혁파하는 계기로서의 선거 평가와 9기 당직 선거가 절실하다.
3) 새 대중적 진보정당 창당과 정치 개혁 투쟁
대선 이후 제9회 지방선거를 준비했던 과정과 그 결과를 통해서 정의당을 포함한 노동당, 녹색당 등 기존 신호등 연대의 구조적 한계가 드러났다. 상층 연대, 구조적인 틀을 깨지 못한 단순 결합과 조정, 새로운 시대정신과 대중의 출현을 예비하지 못한 한계 등을 종합적으로 되돌아 보아야 한다. 상층 만이 아니라 기초조직들의 연대가 함께 추진되어야 하고, 독립적인 조직의 틀을 깨고 진보정치 전체의 한계를 사고하는 데까지 나아가야 한다. 양당체제의 강화와 진보정당 없는 시대는 풀뿌리 사회운동의 강화와 무권리 노동자와 신빈곤층과 함께 하는 새로운 대중적 진보정당의 창당을 통해서만 대안을 제시할 수 있다.
- 선거철마다 일시적으로 진행되는 ‘신호등연대’라는 연합 전선의 한계를 조속히 탈피해야 한다. 정의당, 노동당, 녹색당 및 사회대전환 연대회의는 지방선거에 대한 공동 평가를 통해 보다 견고한 정치세력화의 경로를 제시해야 한다. 새로운 대중적 진보정당의 창당의 구체적 경로와 새로운 창당에 걸맞는 이념과 조직 체계, 활동 방식을 구체화해야 한다. 다음 총선 전에 새로운 창당에 대한 합의와 대중적 제안, 창당의 대장정을 완성해야 한다.
- 동시에 지방의회 진입을 차단하는 2인 선거구 전면 폐지와 기초의회의 '3~5인 중대선거구제' 전면 개편, 그리고 광역단체장 선거 결선투표제 도입 등 비례성과 대표성을 확장하는 선거제도 개혁을 진보 소수 정당 및 시민사회 전체와 다각도로 협력하여 법제화 투쟁으로 완성해야 한다.
창당은 상층의 합의로 완성되지 않기 때문에 지역과 부문을 아우르는 다양한 창당 주체의 발굴과 결의가 필요하다. 지역적 주체와 다양한 사회운동 영역의 주체를 형성하고 이들이 대중적 과정을 통해 지역조직과 정치적 사회운동을 건설하는 과정의 총합이 창당이어야 한다. 특히 당면한 당직 선거에서 이를 더욱 강조해야 한다.
6. 구조적 성찰 및 독자적 생존을 위한 기타 시사점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는 정의당과 진보정치 진영 전체의 독자적 노선을 향해 몇 가지 본질적인 성찰과 중대한 구조적 방향성을 시사하고 있다. 객관성을 위해 다른 정당의 사례도 수집했다.
1) ‘최현주-김인애-허승규 현상‘이 제시하는 풀뿌리 독자성의 유효성
정의당 최현주 당선인은 광역 비례대표 도의원 출신으로 지난 8회 지방선거에서 지역구 시의원 후보로 나서 3위 당선이 된 이후 9회 지방선거에서는 1위로 지역구 당선됨으로서 흔치 않은 비례대표-지역구 개척의 사례로 의미가 크다 할 것이다. 복지, 돌봄, 노동 영역에서 전문성을 인정받은 최현주 당선인은 현장성, 전문성을 갖춘 의정활동으로 지역 주민들에게 인정을 받았으며, 특히 해결하지 못하는 민원이라 하더라도 24시간 안에 반드시 민원 회신을 하는 성실함으로도 인구에 회자되었다.
- 진보당이 경남 창원에서 배출한 유일한 기초의원인 김인애 당선자의 사례는 소수 정당이 거대 양강 구도를 돌파하는 가장 강력한 무기가 정교한 정국 논평이 아닌 주민 밀착형 일상 조직력에 있음을 일깨운다. 3년 전부터 소답시장에 매일 상주하며 상인들의 민원을 해결하고 아픈 아이 돌봄, 어린이 물놀이터 등 젊은 부모들의 생생한 요구를 직접 생활 정치로 조직해 낸 성과는 중앙 정당의 명색이나 프레임에 의존하지 않는 자립적 독자성의 좋은 사례이다.
- 또한 경북 안동에서 당선된 허승규 녹색당 의원은 보수적인 텃밭 한복판에서 대형 산불 재난 이후 지역 공동체 복원과 기후위기 대응을 주민들과 함께 직접 생활 실천으로 녹여냄으로써 역사적 당선을 쟁취했다.
- 이 세 사례는 거대 양당의 적대적 공생 구도를 향한 단순한 외침을 넘어, 지역 주민의 삶에 소외되었던 '구체적 필요'를 조직한 아래로부터의 정치 모델만이 독자 생존의 유일한 활로임을 입증한다.
2) 현역 의원의 개인기 중심 생존과 정당 지지율 붕괴의 통계적 괴리
- 정의당 소속으로 당선된 기초의원들의 득표율과 정의당이 얻은 해당 지역의 광역비례대표 정당 득표율 간의 심각한 격차는 당이 지닌 치명적인 구조적 취약성을 가감 없이 보여 준다.
- 이 같은 극단적인 괴리는 기초와 광역의 득표율을 비교하는 데에서 오기도 하지만, 범위를 좁히더라도 정도의 차이에 불과하다. 유권자들이 정의당이라는 브랜드나 그들이 주장하는 추상적 정당 강령에 투표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실증한다. 개별 정치인이 지역에서 보여준 눈부신 생활 의정과 헌신적 활동이라는 ‘개인적 신용’에 기초하여 사표 인식을 무력화한 것에 불과하다.
- 정당 투표가 1% 안팎으로 무너진 상황에서 당선된 현역의원 중심의 생존은 정당의 재생산력과 미래 가치를 보장하지 못한다. 해당 현역의원의 정치적 영향력이 줄거나 소멸하는 즉시 지역 거점 전체가 도미노처럼 붕괴하는 한계를 노정하기 때문이다.
정의당은 이러한 ‘개인기 생존의 역설’을 직시하고, 개별 후보자의 역량에 의존하는 방어적 정치에서 벗어나 정당 그 자체가 주민들의 지적·물적 연합체로서 효용성과 구체적인 생존 비전을 제공하는 당원 주도의 ‘사회적 기구’로 전면 재편되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