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요약》 유박사, 『탈주범 신창원이 만난 예수』
신창원이 탈옥한지 1년8개월 되었을 때 생활비가 궁해서 외딴 아파트 문을 따고 들어서니 젊은 여성이 혼자 살고 있었습니다. 순간 정욕이 발동하여 칼로 위협해서 욕망을 채웠지만, 남자를 모르고 살아온 처녀의 몸이었기에 죄책감이 들었습니다.
신창원은 지니고 있던 칼을 그녀 앞에 던지며 그 칼로 자신을 찌르라고 했지만 그녀는 그럴 수 없다며 고개를 가로 저었습니다. 오히려 비에 젖은 옷을 벗으라고 하여 세탁기에 빨아서 말린 후 새옷같이 입혀 주고, 3일간 아무 것도 먹지 못한 신창원에게 따뜻한 밥을 지어 주었습니다.
“미안해 아가씨, 내가 끓어오르는 욕정을 이기지 못해 실수를 하고 말았는데, 아가씨한테 평생 씻을 수 없는 죄를 지은 거 같아서 너무 미안해, 내가 되돌릴 수는 없지만 아가씨한테 조금이라도 보상해주고 싶어, 이미 내 얼굴을 보고 눈치 챘겠지만, 난 경찰이 찾고 있는 탈주범 신창원이야, 지금 당장 경찰서로 가서 내가 여기 있다고 신고해, 그러면 아가씨는 탈주범을 잡은 영웅이 되어 메스컴에도 나올 테고, 3천만 원의 현상금도 받을 수 있을 거야. 정말 내가 도망가지 않고 여기 그대로 있을 테니까 빨리 가서 신고해!”
그러고는 처녀를 밀어서 집밖으로 보내었다. 약속을 지키려고 그 집에 앉아서 기다리고 있는데 잠시 후 아파트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아, 이제 다시 감옥에 들어가는 구나!” 하고 체념하고 있을 때 처녀가 “아저씨는 내가 신고할 사람 같아 보여요?”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상황이라 신창원이 “마지막으로 아가씨가 나한테 해줄 말은 없나?”라고 하자, “제 부탁 하나만 들어주시겠어요?”
놀란 신창원이 뭐냐고 묻는 말에, 그녀는 “아저씨도 예수 믿으세요” 라고 간절히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김신웅, 『날마다 교도소로 출근하는 수의사』, 킹덤북스,2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