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과학기술계의 강력한 목소리 전달 아쉬워 -
과학기술정책 분과 위원회(위원장 장재열)는 11월 13일 (월요일) 협회 사무실에서 정부의 연구개발 예산의 대규모 삭감에 따른 현장의 충격을 알아보기 위한 긴급 좌담회를 가졌다.
이날 모임에는 채종서 교수(성균관대 전자전기공학부), 김범준 교수(성균관대 물리학과), 남상문 회장(한국과학 언론인회)이 참석했으며, 장재열 위원장이 사회를 보았다. 또 강신성 협회 감사와 홍종선 위원(시니어과협 매거진 편집위원)이 배석하였다. 좌담회에 흔쾌히 참여해 주신 분들께 깊은 감사를 드리며, 지적된 핵심 내용을 요약해 본다.
채종서: 이번 사태로 대학에서는 학생연구원과의 재계약을 꺼리는 상황이다. 기본인건비를 지원하는 것이 어렵게 되었기 때문이다. 특히 새로 시작하는 신진연구자에게 불안을 주어 2~3년 후 심각한 악영향이 우려된다.
김범준: 일부에서 선도연구, 순수연구자들의 성과를 두고 매도하는 경향이 있어 아쉽다. 대안으로 정부에서 해외 우수 기관과 협력 연구를 추진 하려 하는데 이는 연구 실상을 잘 모르는 탁상공론의 수준이다. 사전에 준비와 협력 과정이 없이 제대로 진행되겠는가?
강신성: 일부에서 나눠 먹기식 연구비 집행도 있었다고 보는데 어떻게 보시는지?
채종서: 정부 연구비를 집행하는 것이 그렇게 만만하지 않다. 기자재 구입도 안 되는 등 연구비 관리는 엄격한 편이다. 나눠 먹는다는 것은 과도한 평가로 이해된다.
남상문: 정부의 R&D 예산 관리는 제도적으로 자리 잡고 있다. 정책결정자들이 과학기술 분야의 특성을 올바르게 이해하지 못해 사태가 터진 것 같다. 합리적이지 못한 정책 수행은 우수 인력의 진입과 양성에도 변화를 줄 것이다.
장재열 : 지금은 한국의 발전 과정에서 중요한 시기이다. 우리의 잠재 성장 역량이 1% 대로 추정되고 있다. 학생들의 이공계 진로 선정에 부작용도 예상된다. 비전문가 집단이 과학기술계를 흔드는 것은 심각한 일이다. 앞으로 우리가 유의해야 할 점은 무엇인가?
김범준: 가장 불안한 것은 대학원으로 진학하려는 학부생의 반응이다. 학부생들은 선배들의 조언에 큰 영향을 받는 데 바람직한 목소리가 나오겠는가? 인재 양성에 바탕이 흔들리는 셈이다.
채종서: 우리의 연구평가 제도하에서는 국제 교류 연구가 쉽지 않다. 또한 연구원이 컴퓨터 앞에만 앉아 과제 따는 기술자로 전락할 수도 있다. 이제 R&D 집행에 혁신이 절실하다. 이는 연구비 삭감으로 해결될 일이 아니다. 한 예로 10만 명의 과학자를 양성한다는 비전과 의식이 더 중요하다.
강신성 : R&D 정책을 집행하는 기관이 의지와 의욕을 보여야 한다. 강한 신념과 철학을 가지고 대응해야 한다. 유관 과학기술계 단체들이 모여 문제점이 무엇이며 어떻게 대응할지 목소리를 내야 할 것이다.
남상문 : 한때 정책에서 선택과 집중을 강조했으나 이제는 융합과 네트워크로 가는 시대이다. 대학 간의 교류, 클러스터의 형성 등으로 새로운 변화가 일어나야 한다.
장재열 : 정부의 무분별한 예산삭감은 연구 현장뿐 아니라 과학기술 NGO들의 역할도 크게 위축시키고 있다. 과학기술의 저변을 확대하고 즐기는 과학문화의 확산 활동도 힘을 잃을 것 같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과학기술계가 새롭게 변신하여 미래로 나가는 모습을 보이길기대한다.
<간담회 참석자들: 왼쪽부터 장재열 위원장, 강신성 감사,
채종서 교수, 김범준 교수, 홍종선 위원, 남상문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