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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팔고 사는 꽃바람 속에…….”로 이어지는 김영춘의 [홍도야 울지 마라!]는 1936년 발표된 노래로 추억의 영화주제곡이기도 하다.
이번 여름에는 대학복학생 동기 모임에서 부부가 함께
‘노래에 등장하는 [홍도]와 전라도에 실존하는 섬 [홍도]는 어떤 관계가 있을까?’
하는 궁금함을 가지고 인근에 위치한 [흑산도]까지 탐방하였다.
☞ 2004년 8월 5(목) ~ 7(토) 2박 3일 [홍도]와 [흑산도] 탐방기
▶ 1일차 : 5일(목)
♣ [탐방코스]
▶ 5일(목) : 효자주유소에서 8시 30분 출발 → 경산에서 경부고속도로에 진입 → 88올림픽 고속도로 → 담양IC → 메타쉐콰이어 가로수 길에서 중식 → 광주댐 → 담양 가사문학관 → 소쇄원 → 서해안 해변도로 → 목포 유달산 등산 → 1박
◆ 4가구 8명이 차량 2대에 분승하여 삼복더위에 출발을 하다.
담양에 가면 꼭 들러야 하는 곳 중에 한곳이 바로 ‘메타세콰이어 가로수길’이다.
이 길은 건교부에서 뽑은 우리나라 아름다운 길 100선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할 정도로 아름다운 곳이다.
과연 소문대로 메타쉐콰이어 나무로 조성된 국도가 일품이었다.
- '메타세콰이어' 가로수 길 -
이곳에서 준비해간 중식을 해결한 우리들은 ‘광주댐’을 잠시 둘러보았다.
이어서 담양에 소재한 [가사문학관]과 [소쇄원]을 둘러보다.
- '소쇄원'과 함께한 일행 -
오늘 도착지인 목포로 가기 위하여 서해안 해안도로를 이용하다.
저녁 무렵 낙조에 물든 서해안을 끼고 달리는 바닷길이 일품이었다.
드디어 목포의 상징인 ‘유달산’이 멀리서 보이기 시작했다.
‘목포의 눈물’, ‘목포는 항구다’ 등 수많은 노래에 등장하는 낭만적인 항구다.
누군가 목포에 가면 목포의 8경인 천연기념물 ‘갓바위’를 꼭 보고 오라고 했다.
해식작용과 풍화작용으로 삿갓을 쓴 사람의 형상을 하고 있는 바위다.
실제로 와 보니 왜 그렇게 말했는지 이해가 되었다.
- 목포의 명물 '갓바위' -
[유달산]을 오르기 위하여 석양 길에 등산을 시작하다.
이 산은 대학시절 제주도 수학여행 후 돌아올 때 같이 올라갈 동지를 못 구해서 포기를 한 곳이다. 그런데 이번에 거의 30여년 만에 나로서는 소원을 이룬 셈이다.
저녁때라지만 8월 염천 푹푹 찌는 무더위 속에 하는 산행은 쉬운 일이 아니다.
고생 끝에 드디어 정상을 정복하고 그곳에서 맞이한 저녁바람은 시원함을 한결 더해주었다.
오늘 숙박은 ‘시티모텔’로 정했다.
1실 1박 요금이 3만5천원인데 우리들이 홍도에 다녀올 때 까지 차량을 무료로 맡겨둘 수가 있다.
시설이 좋은 곳에서 아주 싸게 숙박을 잘한 셈이다.
▶ 2일차 : 6일(금)
♣ [탐방코스]
▶ 6일(금) : 여객선 터미널에서 홍도행 카페리에 승선 → 다도해 해상공원을 지나 흑산도 경유하여 홍도에 도착(약 2시간 30분소요) → 홍도일주 유람선으로 섬 일주관광(약 2시간 30분소요) → 하선 후 홍도 자생란 전시관과 ‘흑산도초등학교 홍도분교장’을 구경하고 중식 후에 흑산도행 카페리호에 승선 → 흑산도 도착 후 섬 일주 관광택시(테라칸 신형택시에 우리 일행 8명 모두가 1인당 1만원씩에 승차)로 섬 일주관광 → 흑산도에 소재한 ‘개천장’여관에서 1박
♣ [홍도]는?
전라남도 신안군 서부 해상에 있는 섬으로 행정구역은 흑산면에 속한다.
목포에서 서쪽으로 약 107km 지점에 있다.
주변에는 크고 작은 20여 개의 부속 섬이 있다.
해질 무렵이면 섬 전체를 둘러 싼 바위가 석양에 붉게 물든다고 해서 [홍도]라고 한다.
섬의 전체적인 모양은 북북동에서 남남서 방향으로 길게 뻗어 있으며, 기반암은 규암과 사암이 대부분이다.
최고봉은 깃대봉(367.8m)이며, 남서쪽으로 양산봉(231m)이 솟아 있고, 섬 전체가 200m 내외의 급경사의 산지로 되어 있다.
해안선은 드나듦이 비교적 심한 편으로 남쪽과 북쪽이 깊게 만입되어 있다.
해안은 대부분 암석해안으로 해식애와 해식동굴 등의 해안지형이 발달하여 뛰어난 경관을 이루고 있다.
‘흰동백’과 ‘풍란’ 등의 자생지로 약 274종의 다양한 식물이 분포하며, 동물은 남방계의 나비와 새 종류가 많다.
현재까지 알려진 새 종류는 모두 54종이다.
‘흑비둘기’와 ‘염주비둘기’ 등은 육지에서는 아직 발견되지 않은 희귀종이라서 보호되고 있다.
농지는 거의 없어, 주민은 주로 어업에 종사하지만, 매년 관광수입이 더 많다고 한다.
연근해에서는 홍어와 우럭, 광어, 장어, 돔 등이 잡힌다.
취락은 남쪽 ‘죽항’ 마을과 북쪽 ‘석촌’ 마을이 있으며, 두 마을 간에는 능선을 따라 작은 길이 나 있다.
섬 내에 원시림처럼 잘 보존되어 있는 당산림(堂山林)은 예로부터 주민들의 신앙생활 중심지로 매년 음력 섣달그믐이면 ‘풍어제’를 지내기도 한다.
섬 전체가 아름다워 남해의 소금강이라 불리는 명승지라서 [천연기념물 제170호]로 지정되어 있다.
다도해해상국립공원에 속하며 각종 이름이 붙여진 기이한 암석들이 주요 관광 코스이다.
목포항을 뒤로 하고 드디어 쾌속여객선이 출항을 하다.
이 배는 [비금도]와 [흑산도]를 경유하여 홍도를 오가는 카페리이다.
아름다운 사람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가운데 배는 [비금도]를 거쳐 [흑산도]에서 승객들을 내려주고는 홍도에 도착했다.
목포에서 홍도까지는 2시간 30분 정도 걸린다.
홍도는 섬 전체가 천연기념물로 지정이 된 신비의 섬이다.
아름다운 자연의 조각들이 바다위에 옅게 드리운 안개 속에 ‘숨었다 나왔다’ 숨바꼭질을 한다.
홍도여행길은 망망대해가 계속되는 울릉도 여행과는 다르게 다도해를 지나는 운항길인지라 계속 섬들이 이어져서 지루하지를 않았다.
선창 밖으로는 섬섬옥수 아름다운 섬들이 서해바다에 풍덩 빠져있다.
- 홍 도 -
바위들이 홍갈색으로 보인다고 해서 홍도라고 한다는데 실제로 홍도 바위는 붉은 색조를 띠고 있었다.
[홍도]하면 떠오르는 노래가 있다.
‘홍도야 울지 마라’
일찍 어머니를 여읜 여동생 홍도는 오빠를 공부시키기 위해 기생이 된다는 애절한 노랫말이다.
그러나 노랫말의 주인공 [홍도]는 실제 [홍도]라는 섬과는 관련이 없다고 한다.
홍도에 도착한 후 첫눈에 들어온 것은 방파제에 있는 홍도 토박이 해녀들이 잡아서 파는 해산물이었다.
배에서 내리니 전복과 소라, 해삼 등으로 유혹을 하고있다.
유혹에 못 이겨 선착장에서 자연산 해삼과 낙지, 고동 회를 안주삼아 일잔을 들이키다.
한 접시에 1만원인데, 아주 싱싱한 것이 맛도 일품이고 가격도 저렴한 편이다.
홍도의 신선한 바다향이 몸속으로 들어오는 느낌이다.
- '홍도선착장'에서 맛 본 싱싱한 회-
초요기를 마쳐서 알딸딸하게 기분이 좋아진 우리들은 홍도를 일주하는 유람선에 승선하다.
섬을 한 바퀴 돌고 있다.
천연기념물의 섬이라는 말이 정말 실감이 난다.
각양각색의 기암절벽이 정말로 볼 만하였다.
- '홍도'의 절경 -
그런데 일주를 하던 유람선이 바다 한가운데 멈추어 선다.
가이드 왈
“여러분 앞에는 지금 고기를 잡는 모습이 보입니다.
금방 잡은 자연산 고기로 만든 회를 드실 수 있는 기회를 드리겠습니다.
시간 관계상 긴 시간을 드릴 수가 없으니 유람선이 어선 옆에 정박을 하면 선착순으로 드시고 싶은 회를 드시면 됩니다.
물량이 한정된 관계로 늦게 가시면 드시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하면서 안내를 한다.
색다른 경험이라 우리들은 배가 정박하자 잽싸게 구입을 하였다.
접시 당 가격은 2만 5천원!
바로 앞에 보이는 배에서 방금 낚시를 해서 잡은 자연산이라고 안내를 했으므로 가이드를 믿고 사먹었는데 아닌 것 같다.
자세히 정황을 살펴보니 바가지를 쓴 것 같다.
첫째, 선착장에서는 비슷한 종류와 양의 접시 당 가격이 1만원인데 이곳은 2만 5천원이다.
둘째, 금방 잡아 올린 자연산이라고 했는데, 어선에서는 사전에 준비한 회를 주는데 자세히 보니 선착장에서 파는 것보다 선도가 떨어진 회를 팔고 있다.
셋째, 유람을 하면서 살펴보니, 우리가 떠난 후에도 고기 잡는 모습은 보이지를 않고 다음 유람선이 연이어 정박을 하고 있었고, 그들을 상대로 열심히 장사를 하고 있었다.
넷째, 이러한 전후 사정을 미루어 보니 어선에서 전문적으로 하는 장사임에 분명하다.
데리고 오는 관광객 숫자에 따라 가이드에게 일정 비율을 떼어주는 공생관계의 장사인 셈이다.
그러나 맛있게 먹은 회는 이미 배속에서 자리를 잡고 있으니 물릴 수도 없고…….
그들도 먹고 사는 하나의 방편이라 생각하고 유람선 일주를 마무리 하였다.
유명한 섬들을 여러 곳 다녀봤지만 이처럼 아름다운 섬은 처음이고 또 다시 찾고 싶은 섬이다.
다시 선착장에 도착한 우리들은 섬 탐방에 나서다.
마을에 도착하니 [흑산도초등학교 홍도분교장]이라는 교표가 눈에 보인다.
몇 명되지 않은 학생 수에 비하여 분교장의 시설이나 사택시설이 아주 잘 되어 있었다.
- 흑산초등학교 홍도분교장 -
- '홍도' 전경 -
이어서 [홍도자생란전시관]을 둘러보는 것을 마지막으로 이미자가 불러서 유명한 “검게 타버린 흑산도아가씨”를 만나러 [흑산도]로 향하다.
♣ [흑산도]는?
우리나라 행정구역상 최 서남단 해역에 위치한 섬으로 목포에서 서남방 해상 92.7㎞ 떨어진 곳에 있다.
바닷물이 푸르다 못해 검다 해서 [흑산도]라 불리는데 면적은 19.7㎢, 해안선의 길이는 41.8㎞에 달하는 제법 큰 섬이다.
산지가 대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에 논농사는 전혀 없는 실정이고, 수산업과 관광산업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흑산도 [예리 항]은 동지나해와 서남단 인근 어장의 전진기지로 중국 어선들이 많이 입출항하고 있고 대규모 관광개발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으며, 최 서남단 소흑산도(가거도)는 어업전진기지로 개발되고 있다.
대흑산도(흑산도)를 중심으로 한 인근의 영산도, 다물도, 대둔도, 홍도 등은 천혜의 관광보고로 섬에는 특유의 문화유적이 많으며, 다도해해상국립공원에 속해 있다.
또한, 해안을 따라 연장 24km의 일주도로가 닦여져 있어 섬 전역을 한 바퀴 돌면서 흑산도의 아름다운 자연과 문화유적을 거의 다 볼 수 있다.
섬 여행의 제 맛인 해상관광을 하려면 [예리 항]에서 출발하는 유람선을 타고 열목동굴 - 홍어마을 - 범마을 - 칠성동굴 - 돌고래바위 - 스님바위 - 촛대바위 - 남근석 - 거북이바위 등을 돌아보면 되는데 2시간 30분 정도가 소요된다.
[흑산도]는 육지와 멀리 떨어져 있어서 옛날에는 많은 인물들이 유배생활을 하던 섬이다.
다산 정약용의 둘째 형인 정약전 선생이 유배생활 15년 동안 근해에 있는 물고기와 해산물 등 155종을 채집하여 명칭과 형태, 분포, 실태 등을 기록한 [자산어보]를 남겼다.
또한 학자이며 의병장인 면암 최익현 선생의 [기봉강산 홍무일월]이라는 친필은 흑산면 촌리에 있는 ‘손바닥 바위’에 새겨져 있다.
한때 천연기념물로 지정되기도 했던 ‘초령목’은 가지를 꺾어 불전에 놓으면 귀신을 부른다는 나무이다.
섬에는 상록수림과 성황당이 있으며 수많은 문화유적이 있다.
인근 도서로는 섬 전체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홍도]가 있다.
바다낚시와 중국 땅에서 우는 닭의 울음소리가 들린다는 서해의 최고 서남단섬인 [가거도]가 있다.
- '흑산도' 입구 -
30분간의 운항 끝에 [흑산도]에 도착을 하였다.
선착장에 도착하니 제일 먼저 눈에 띄는 것은 [흑산도 안내석]이다.
- '흑산도' 안내석 -
우리국민들이 애국가를 떼어 놓을 수 없듯이 흑산도에서는 ‘흑산도 아가씨’를 떼어 놓고는 생각할 수 없을 만큼 흑산도의 상징이 되었다.
이곳에서 우리들은 관광택시를 타고 섬 일주를 하였다.
[테라칸] 신형 관광택시에 조금 복잡했지만 일행 8명이 모두 탑승을 하였다.(1인당 차비 1만원)
해안도로를 일주하니 배를 타고 하는 일주에서 느끼지 못했던 또 다른 감회를 느낄 수가 있었다.
‘상라봉’ 언덕에는 [흑산도아가씨 노래비]가 우뚝 서 있다.
이 노래비 제막식에는 가수 이미자가 직접 와서 노래를 불렀다고 한다.
- '흑산도아가씨 노래비'와 제막식에 참석한 이미자 -
흑산도 해안일주 도로는 24km인데 도로를 완성하는데 27년이 걸렸다고 한다.
- 흑산도 해안 일주도로 -
꼬불꼬불한 [한다령 고갯길]은 오르막과 내리막의 연속이다.
- '한다령 고갯길' -
차를 타고 다녀보니 정말로 실감이 난다.
해안에서 가까운 바다에는 전복 먹이로 사용하기 위한 다시마 양식장이 즐비하다.
[상라봉]에서 내려오는 길에는 교각이 없는 하늘도로가 절벽에 아슬아슬하게 걸려있다.
이곳에는 벽화가 예쁘게 그려져 있다.
- 하늘 도로 -
[심리마을]은 1969년에 고 박정희 대통령이 초등학생들을 청와대로 초청한 적이 있는 마을이다.
정약전 선생이 7년간 유배생활을 하며 [다산어보]를 저술한 마을이 산 아래로 보인다.
칠형제 바위가 내려다보이는 고개에서 유배생활을 했던 초가집을 바라보니 당시의 고초가 느껴진다.
- 칠형제 바위 -
- 초가집이 정약전 선생이 기거한 곳이다. -
- 구멍섬 -
흑산도의 바닷물은 물감을 뿌려 놓은 듯 옥빛이다.
말 그대로 청정바다다.
투어를 마치고 식당을 찾았다.
이곳 명물인 홍어회에 막걸리 한잔이 입을 즐겁게 하는 순간이다.
여행을 하는 목적은 볼거리도 중요하지만, 다른 곳에서는 맛을 보지 못하는 그 지방만의 특색 있는 음식을 맛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래서 나는 출발 전 이곳에서 유명한 것이 [홍어]라는 것을 알고 홍어에 관한 여러 문헌이나 자료를 검색하여 잔뜩 기대를 하고 있었다.
그러나 내 계획은 완전히 빗나가고 말았다.
"톡 쏘는 맛이 얼마나 강한지 눈물, 콧물을 흘려야 겨우 한 점을 먹을 수 있다.
또한 만드는 과정이 썩은 두엄에 홍어를 넣어서 썩혀서 만든다.”
하고 친구 한명이 잘못된 정보를 일행들에게 입력을 했다.
미리 선수를 친 친구 덕분에 일행들이 홍어는 절대로 먹지 못할 것이라며 다른 음식을 먹자고 한다.
그 친구는 평소에도 입이 짧은 친구다.
“내가 조사한 바로는 삭히는 과정을 거치므로 홍어특유의 냄새가 나기는 한다.
그러나 요즘은 육지 관광객들을 상대하므로 삭힌 정도를 상, 중, 하로 해서 홍어에 익숙한 전라도 사람에게는 가장 강한 ‘상’으로 다른 사람들에게는 손님의 취향대로 강도를 선택해서 먹게 한다.”
라고 하며 일행들에게 올바른 설명을 하며 홍어맛을 보자고 하였다.
그러나 미리 선수를 친 친구덕분에 한번 잘못된 정보가 입력이 된 사모님들이 먹기를 망설인다.
결정적인 것이
“홍어를 썩은 거름 더미 속에 넣어 발효를 시킨다.”
하는 말을 듣고는 더러워서 도저히 먹기가 싫다고 한다.
나라고 별수 있나?
여러 사람이 먹지 말자니 다수의 뜻에 따르는 수밖에…….
그러나 못 먹은 홍어 생각에 밤새 아쉬울 뿐이다.
숙소는 [개풍장 여관]인데 육지의 여인숙 급이다.
섬지역이라서 지은 지 오래된 건물이라 시설도 별로 인데 숙박비는 1박에 3만 5천원이니 다음에 또 올 기회가 있으면 민박을 알아보는 것이 좋을 듯하다.
들어올 때 차량까지 맡겨 두고 온 목포 시내 모텔 급의 숙박비도 3만 5천원으로 동일한 가격인데 거기에 비해서 시설이 너무 열악하다는 얘기이다.
▶ 3일차 : 7일(토)
♣ [탐방코스]
▶ 7일(토) : 목포행 카페리 호에 승선 → 목포 → 보성 녹차 재배단지 관광 후 중식 → 남해고속도로 → 경부고속도로 귀가
흑산도까지 와서 홍어 맛을 보지 못하다니…….
밤새 궁리한 끝에 드디어 [홍어]를 시식할 묘안을 찾아내다.
아침식사는 1만2천 원짜리 [전복죽]을 먹는단다.
전복죽은 포항에서도 얼마든지 맛 볼 수가 있는 메뉴이다.
주변을 찾아보니 [VJ특공대에 출연한 집]이라는 간판이 걸려있는 홍어전문집이 보였다.
- 홍어 전문 음식점 -
또다시 동참 할 일행들을 구해 보았다.
그러나 이미 홍어에 관한 잘못된 정보가 입력이 된 일행들은 선뜻 동조를 하지 않는다.
심지어 마누라도…….
할 수 없이 아침 식대 1만2천원에 개인적으로 8천원을 더하여 2만원에 혼자서 흑산도 명물 [홍어찜]을 시식하다.
일행 7명은 [전복죽]으로 하고 나는 다른 집에 혼자 가서 기어코 홍어 맛을 보았다.
“크!!!”
이곳까지 와서 이 맛을 보지 못하였다면 평생 동안 후회를 할 뻔했구나!
아주 잘한 선택이었다.
이 때 처음으로 접한 [홍어]맛에 반해서 나는 요즘도 가끔씩 시식을 한다.
요즘에는 포항에도 홍어를 취급하는 식당이 생겼기 때문이다.
오광장 [미르치과 병원]뒤에 가면 [오광장맷돌순두부]집이 있다.
이곳에서 홍어를 접할 수 있는데, 삭힌 정도가 너무 순하여 내입에는 좀 섭섭하지만 그래도 어쩌랴?
포항에는 취급하는 식당이 많지가 않으니…….
아침 식사 후 선착장으로 이동하여 목포행 카페리에 승선을 하였다.
‘살아생전 다시 이곳을 찾을 수 있을까?’
하는 상념에 잠긴 순간 배는 부지런히 달린다.
목포에 도착하여 맡겨둔 차를 찾아서 다음 행선지인 [보성녹차밭]으로 달리다.
이곳 녹차 밭은 한번쯤은 들릴 만한 곳이었다.
인근 식당에서 중식을 해결한 우리들은 [남해고속도로]를 경유하여 [경부고속도로]를 타고 귀가 길에 올랐다.
토요일이라 도로사정을 걱정했는데 생각 외로 소통이 원활해서 수월하게 올 수가 있었다.
섬진강휴게소에서 이곳에서 유명한 ‘재첩국’을 곁들여 저녁을 먹고 집에는 11시를 조금 넘긴 시간에 도착을 하다.
이번 여행은 3일 연속으로 35 ~ 6도를 오르내리는 수은주에 혹서기 여행의 진수를 느낀 일정이었다.
2박3일간의 여행을 아무 탈 없이 건강하게 마무리하고, 본래의 자리로 돌아 올수 있음에 감사한다.
과일도 맛이 있을 때가 있듯이 삶도 행복할 때가 있다.
여행은 즐거움도 있지만 여유로움을 찾는다는 말에 새삼스러움을 느끼며 다음을 기약해본다.
♣ [보너스 스토리] - 흑산도 [홍어]
삭힌 홍어의 역사적 배경
홍어가 발효식품이란 사실을 일찍이 발견한 우리민족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홍어를 삭혀서 먹고 있다.
발효식품이란 것을 발견한 것은 고려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고려시대의 나주는 전국 8목의 하나로 행정, 경제, 문화, 군사의 중심지 역할을 해온 곳이다.
흑산도를 비롯한 신안군의 여러 섬들이 이 나주목 관할이었다.
왜구들의 잦은 침범으로 인하여 주민들을 내륙으로 집단 이주시킴에 따라 흑산도 주민들은 지금의 영산포 지역으로 이주를 하게 되어 마을 이름을 "영산현"이라 하였다.
영산 현이라 한 까닭은 고향인 흑산도 인근의 "영산도"라는 섬의 이름에서 따 왔다,
영산 현 앞을 지나는 강이기에 "영산강"이라 부르게 되었으며, 그 포구를 "영산포"라 부르게 되었다.
1364년 영산포에 국가의 주요시설인 '영산조창'이 세워짐에 따라, 홍어를 내륙지역으로 반입하는 거점으로서의 영산포구는 점차 서해안의 모든 어종들이 모여드는 풍요한 유통시장이 되었다.
흑산도를 비롯한 섬 주민들은 영산 현으로 이주는 했지만 물때와 조류 흐름을 잘 알고 어장 정보에 밝은, 고향 흑산도 인근으로 고기잡이를 떠났다.
영산포에서 흑산도까지 뱃길은 당시로는 왕복 2∼3일이 소요됐으며 고기를 잡는 시간까지 합하면 그 기간은 훨씬 길어진다.
흑산도에서 잡은 홍어를 영산포까지 싣고 오면 운반과정에서 자연히 발효가 되었는데 이 맛이 갓 잡은 싱싱한 홍어보다 훨씬 뛰어났다.
홍어는 여름철에 발효된 것을 먹어도 탈이 없다는 사실이 발견되었고 그 후 초상집이나 잔치집 등 많은 손님을 치르는 행사엔 전라도 지역에선 오늘날도 필수품이 되었다.
경상도 지역에서 잘하는 잔치에 소나 돼지를 잡는 것과 같은 의미의 필수품이다.
날씨가 추워 발효가 잘 안 되는 겨울철엔 홍어를 두엄자리에 묻어 발효시켜서 먹었으며 날씨가 따뜻한 계절엔 옹기 항아리에 짚을 깔고 홍어를 토막 내어 발효시켰다고 한다.
홍탁과 삼합(洪濁三合)
홍어는 밥반찬보다는 술안주로 더 사랑받았다.
'잔치 집'하면 으레 떠오르는 것이 흥겨운 분위기의 술이다.
술이 나오면 안주가 필요하다.
홍어의 ‘홍’과 막걸리(탁주)의 ‘탁’에서 한자씩 따와서 ‘홍탁’이라고 한다.
홍어의 찬 성질과 막걸리의 뜨거운 성질이 어울려 맛이 조화를 이루므로 안주로서는 제격이다.
‘홍어’에 잘 숙성된 ‘김치’와 삶은 ‘돼지고기’ 한 덩어리 올리면 [삼합]이 된다.
삼합에 막걸리를 곁들이면 홍어의 진수를 더 맛볼 수 있다.
발효된 홍어는 코를 찌르는 독특한 냄새 때문에 홍어를 싫어하는 사람들이 많다.
비위 약한 사람은 헛구역질까지 하며 홍어라고 하면 손 사레를 친다.
어패류에는 몸 안의 수분이 바닷물로 빠져나가지 않도록 삼투압조절을 하는 여러 물질이 들어 있다.
이 중 홍어나 상어의 살에는 포유동물의 오줌 성분인 요소가 특히 많은데 톡 쏘는 맛의 근원이 바로 이것이다.
다른 어패류를 숙성시켜도 이 맛이 안 나는 것은 요소가 적기 때문이며, 홍어를 발효시키면 요소는 암모니아로 바뀐다.
다시 찜을 하면 미처 바뀌지 않은 요소까지 암모니아로 바뀌면서 냄새는 더욱 자극적이다.
암모니아는 어류가 부패할 때 냄새를 유발시키는 독성 물질이다.
그런데도 홍어는 삭힐수록 맛이 있다.
다른 어류에서 암모니아는 단백질 분해과정에서 발생하지만 홍어는 요소로부터 생성되기 때문이다.
오히려 단백질은 필수아미노산으로 변해 그대로 우리 몸에 영양으로 흡수된다.
잘 발효된 홍어는 찜으로 조리해 먹고 내장은 따로 떼어내 애(간)와 함께 이른 봄에 보리 싹을 넣어 국을 끓이는데, 이 국을 "홍어앳국" 이라고 부른다.
톡 쏘는 매운 맛과 시원한 맛이 일품인 남도의 별미로 꼽힌다.
숙취에 효과가 크다.
Ps : 위의 글은 여행 전 홍어에 관해서 조사한 내용입니다.
그런데도 그 좋은 홍어를 못 먹을 음식이라고 매도를 하다니…….
혹시 이 글을 읽고 난 후 ‘홍어’를 맛보시고 싶은 분은 연락주세요.
'포항 오거리 미르치과' 뒤편 [오광장맷돌순두부]에서 맛 한번 보입시더……. ㅎㅎㅎ
- 맛깔스러운 '홍어' -
▶ [홍도]와 [흑산도]에 관련한 [노래 따라 사연 따라]는 글이 너무 길어서 다음 기회로 미루겠습니다.
너무 긴 글은 읽기에 부담이 될까봐서…….
▶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배경음악 : 이미자의 '황포돛대'
하모니카 연주 : 송이골
마지막 석양 빛을 기폭에 걸고
흘러가는 저 배는 어데로 가는냐
해풍아 비바람아 불지를 마라
파도소리 구슬프면 이마음도 구슬퍼
아~아 어데로 가는 배냐
어데로 가는 배냐 황포돛 배야
♩♪♬ ~ ♩♪♬ ~
순풍에 돛을 달고 황혼 바람에
떠나가는 저 사공 고향이 어데냐
사공아 말해다오 떠나는 뱃길
갈매기야 울지마라 이마음도 서럽다
아~아 어데로 가는 배냐
어데로 가는 배냐 황포돛 배야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