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의 택배근로자 월 급여 300만원 그쳐, 가격 정상화 이뤄야 택배 배송 근로자들의 연봉 1 억원이란 소식 덕에 물류시장이 들썩인다. 지금까지 열악한 노동환경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생활물류시장에서 이 같은 뉴스로 택배현장을 바라보는 시각도 색안경을 끼게 됐다. 그럼 택배 배송근로자(개인 사업자)들이 연봉 1억 원(월 평균 833만원)의 수입을 얻으려면 과연 어느 정도의 노동 강도로 일 해야 할까? 또 하루 배송물량은 얼마나 되며, 전체 근로자들 중 얼마나 1억원의 연봉을 받을까? 사실 국내 급여생활자들 가운데 1억원의 연봉을 받는 비율은 5% 정도에 달한다. 반면 몇몇 대기업을 제외하고 대졸 초임 평균 연봉의 경우 3천 만원에도 못 미치는 것이 현실이다. 이처럼 최근 모 경제지에서 택배근로자들의 평균 연봉이 1억 원에 달한다고 보도하면서, 이에 대한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하지만 대다수 택배업계 관계자들은 이 같은 논란이 소모적일 뿐이라고 일축한다. 보통의 택배 근로자들에겐 그저 꿈같은 일 뿐 연봉 1억원의 수입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이유에서 다. 물론 몇몇 근로자들에겐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하지만 이는 소수의 택배근로자일 뿐 대다수의 평균수입은 택배 노동 강도와 대비해 여전히 너무 열악하다. 국내 전체 5만여 명의 택배 근로자 연봉 1억원의 실체를 조목조목 따져 봤다. 월 655만원 = 455개/일, 53개/1시간당 배송해야 연봉 1억 유튜브 1개 프로그램으로 월 150만원 가량의 광고수익을 얻으려면 얼마나 클릭을 받아야 할까? 이 정도의 수입을 얻으려면 약 100만 번의 클릭을 받아야 가능 하단다. 통상 일선 택배 배송근로자 연봉 1억 원에 연봉자 실 수령액은 약 700만원/월 가량이다. 일반 급여자와 비교해 소득세부분은 절반에 그쳐 각종 세금을 제외하면 순수하게 손에 쥐는 급여액은 예상보다 적은 액수다. 여기다 차량운영비와 소모성 비용을 제외하면 그 액수는 더욱 초라해 진다. 반면 1인 택배근로자가 이 정도의 수입을 얻으려면 하루 배송물량은 무려 400개에 달한다. 하루 수입은 28만원이다. 예전처럼 배송지역이 넓었다면 슈퍼맨만 가능할 수치다. 그렇다고 배송구역의 밀도가 높고, 배송상품의 크기가 작아도 이 정도의 물량을 보통의 근로자가 소화하려면 물리적으로 쉽지 않은 양이다. 따라서 1인 택배사업자가 연봉 1억 원의 수입은 액수도 적을 뿐 아니라 노동의 강도도 높다. 결국 연봉 1억 원이란 뉴스는 성실히 일하는 보통의 택배근로자들에 대한 비뚤어진 프레임이며, 소수 고수익 배송근로자들에 대한 이야기일 뿐 택배서비스 시장의 현실을 왜곡시킬 수 있는 뉴스 다. 그럼 좀 더 세밀하게 택배근로자들의 연봉 1억원에 대해 역산 해 보자. 통상 택배화물 1개당 수배송 수수료의 경우 700원 가량으로 책정하자. 이렇게 가정했을 경우, 월간 약 1만 박스(반올림)를 집하하거나 배달해야 월 700만원 가량을 벌 수 있다.이 수치를 월간 근무일수인 25일로 가정해 계산해 보면 1인 택배근로자들의 하루 배송물량은 400여 개에 이른다. 이들의 노동시간을 14시간으로 가정하면,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분류작업 시간을 약 6시간으로 약식 계산할 경우 오롯이 8시간을 배송과 집하작업에 매달려야 가능한 숫자가 된다. 점심시간을 10~20분 정도로 겨우 해결해야 할 시간이며, 화장실도 좀처럼 편히 갈 수 없을 만큼의 수치다. 특히 하루 400개를 8시간 내 배송하려면 1시간 당 50개, 이를 1분당으로 나눠 역산해 계산하면 약 택배근로자들은 거의 분당 0.83개를 배송해야 한다는 물리적 결과를 얻는다. 따라서 1인 근로자는 하루 14시간의 노동시간에서 6시간의 분류작업을 거쳐 택배차량에 배송해야 할 택배상품을 적재하고, 하루 400개를 시간 당 50개, 분당 0.83 배달하는 노동을 고작 일요일 하루만 제외하고 매일 해야 하는 셈이다. 만약 요일 별 물동량의 변화되면 수배송 물량이 작은 월요일의 경우 노동 강도는 낮지만, 화요일부터 금요일까지는 앞서 예시한 물량을 넘어서고, 택배현장에서의 과도한 노동은 불가피한 상황을 맞는다. 따라서 통상 1억원의 연봉 택배사업자의 경우 혼자가 아니라 별도의 아르바이트를 고용하거나 부부 혹은 가족과 함께 일하는 것이 상식이다. 일한 만큼 수익, 가격 정상화되면 ‘인기’직업 될 것 택배 배송 직업에 대한 관심이 MZ세대들에게 조용히 확대되고 있다. 이 같은 배경에는 택배서비스 특성 때문이다. 택배배송 기사의 경우 일반 기업의 회사원들처럼 직원간 상하관계에 대한 스트레스가 없고, 일한 만큼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정직한 직업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CJ대한통운은 올해 상반기 기준, 자사 소속 택배기사들의 연령대를 분석한 결과, MZ세대(1980~2000년대 출생) 택배기사만 8,101명이 일하고 있다. 이는 전체 택배기사 2만2천여명 중 37%에 달하는 수치다. 이처럼 택배배송 근로자가 MZ세대에게 인기 있는 이유는 “일한 만큼 수입을 가져가는 괜찮은 일자리”라는 인식 때문이다. 특히 개인사업자 특성상 일반 직장인과 같이 연공서열이나 상하관계로 겪을 수 있는 스트레스가 거의 없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히고 있다. 여기다 또래에 비해 열심히 일을 할 경우 수입 또한 높다는 점도 이들에겐 매력 포인트 다. 실제 올해 상반기 기준 CJ대한통운 MZ세대 택배기사들의 비용 공제 전 월평균 수입은 694만원(연평균 8,328만원) 수준인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 2월 통계청에서 발표한 2019년 임금근로자일자리 월평균 소득 309만원(연평균 3,708만원)과 비교하면 두배 이상을 웃도는 금액이다. 특히 새로운 자동화시설 도입과 분류지원인력 투입 등 택배현장의 작업환경이 개선되면서 수입은 계속해서 오르는 반면, 업무 노동 강도는 낮아지고 있다. 이와 함께 코로나19로 물량은 늘었지만, 비대면 배송이 정착되면서 상자 당 배송 시간은 오히려 줄어들었다. 또한 물량이 증가한 만큼 한집에 2~3개씩 배송되는 중복배송이 많아지고, 담당하는 배송 구역도 좁아져 배송 효율도 극대화 되고 있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택배기사 수입과 작업환경이 좋아지면서 새롭게 직장을 찾는 가족이나 지인에게 권유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며 “특히 택배업무 특성상 인간관계에서 받는 스트레스가 적고, 개인존중, 공정성 등을 중요시하는 MZ세대의 가치관과 맞물려 젊은 세대에게 조용한 인기를 끌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여타 택배기업들도 MZ세대들이 관심들이 높아지고 있다. 롯데택배 관계자도 “최근 들어 젊은이들의 택배배송 업무에 대한 문의가 많아지고 있다”며 “일한 만큼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직업특성 덕분인 것 같다”고 전했다. 택배전문가들은 “택배요금만 정상화되면 근로환경도 빠르게 개선되고, 향후 물량도 확대될 것으로 보여 젊은 세대들에게 나쁘지 않은 직업이 될 수 있다”며 “합리적인 수준에서 성실한 근로에 대한 대가를 얻을 수 있는 직업이 되기 위해선 하루 빨리 택배가격의 정상화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족 모두 택배업에 올인, 수익성은 가격 정상화 되어야 가능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택배현장에서의 인력구하기는 여전히 어려운 게 현실이다. 이 같은 상황이 개선되지 못하는 가장 원인은 투입되는 노동력에 비해 얻는 결과물이 너무 작기 때문이다. 적어도 택배 1개에 서비스 비용은 1천원 정도가 되어야 하고, 배송밀도는 좁아야 하며, 택배상품의 크기도 소화물 위주가 되어야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택배현장의 과도한 노동환경을 어느 정도 바꿀 수 있다. 이렇게만 되면 현재 과로사 대책을 위한 사회적 합의기구에서 논의한 하루 10시간의 노동도 가능해 진다. 그럼 이 같은 상황을 거꾸로 역산해 가정해 보자. 택배 수배송 수수료를 1천원으로 가정하고, 하루 10시간(오전 7시 출근해서 오후 6시 퇴근, 1시간의 점심 및 휴식시간)의 노동시간에 200개 정도를 배송한다. 전체 10시간의 노동시간 중 4시간은 택배 분류 작업시간으로 제외하고, 6시간을 배송할 경우 1시간 당 배송물량은 33개, 1분당 0.55개 정도다. 이렇게 약식 계산을 해 보면 하루 수입은 20만원 가량이다. 지금의 수수료에서 1개당 300원 정도를 인상하면 배송물량을 줄이고, 노동시간을 감소시켜도 월 수입은 500만원 가량이다. 여기서 유류비와 차량 유지비 기타 소요비용을 제외하면 일반 급여생활자의 연봉 5400만원 수준에 이른다. 육체노동자들의 급여치고는 그리 많은 편도 아니지만, 적지도 아닌 셈이다. 정상화될 택배가격, 수천억 투자비 회수도 어려워 추가 인상 불가피 유통 물류시장은 코로나19를 계기로 시작된 e커머스(전자상거래) 열풍에 생활물류업에 대한 인식을 180도 바꿨다. 여전히 기피하는 직업군 이지만, 처우가 개선 될 경우 장기근속뿐 아니라 인력수급에도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연봉 1억원 가량의 택배사업자는 CJ대한통운의 경우 소속 택배근로자 2만여 명 중 2692명(부부, 1346쌍)을 포함해 부모, 자녀, 형제, 친척 등 가족이 함께 일하고 있는 택배근로 사업자만 지난해보다 14.4% 늘어난 4002명에 달한다. 한편 지난 5월 CJ대한통운 택배기사들의 가족관계를 조사한 결과 부부 택배기사가 2,692명(1,346쌍)이며, 부부를 포함해 부모, 자녀, 형제, 친척 등 가족과 함께 일하고 있는 택배기사만 4,002명인 것으로 조사됐다 택배업계에 따르면 CJ대한통운 소속 택배기사의 연평균 수입은 8000만원, 수입 1억원 이상의 택배사업자도 약 20%에 달한다. 이들이 수령하는 월평균 수입은 700만원 안팎에 달하지만, 이를 2인으로 나누면 1인당 손에 쥘 수 있는 비용은 350만원에 그치는 수준이다. 현 노동 강도에 비하면 큰 액수도 아니다. 그나마 이 정도의 수치는 CJ대한통운 정도다. 물론 CJ대한통운 조차도 이 정도의 일자리를 더 이상 만들지 못한다. 따라서 보통의 대한민국 택배근로자 평균 수입은 주당 72시간의 육체노동으로 평균 300만 원 초중반 정도 수준에 그치고 있으며, 이는 사실상 법정 최저 임금에 겨우 턱걸이 하는 셈이다. 택배근로자 김모씨는 “택배노조의 ‘분류작업= 택배기업 몫’의 주장은 택배 수배송 수수료 인상을 통해 정상적인 노동환경으로의 회귀를 위한 첫걸음 일 뿐”이라며 “지금의 택배가격에서 이미 인상되거나 향후 인상되어야 하는 일정 부분만 정상화 해도 지금보단 훨씬 낳은 노동환경을 만들 수 있으며, 인력 수급에도 숨통이 트일 것”이라고 말했다. 단순히 택배근로자 1억 연봉을 통해 현재의 택배노동 환경을 억지로 고액 연봉자 프레임으로 해 갈등을 유발하지 말고, 현실에서 무엇을 우선 실행해야 과로로 추정되는 사망사고를 방지하고, 보통의 근로자들처럼 생활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는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출처 : 물류신문(http://www.kl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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