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향고래科 Physeteridae (향고래科)
◎ 말향고래 : Physeter catodon (Linnaeus) (=Physeter macrocephalus)
► 이 명 : 향고래, 향유고래
► 외국명 : (영) Sperm whale, Cachalot, (일) Makkokujira (マッコウクジラ)
► 형 태 : 크기는 수컷은 전장 15.8~18.5m, 체중 45~70톤, 암컷은 전장 10.9~12m, 체중 15~20톤 정도로 이빨고래류 중에서는 최대종이다. 이빨을 가진 동물로는 지구상에 존재했던 그 어떤 종보다도 크다. 머리가 전체 길이의 1/3 또는 1/4을 차지한다. 옆에서 보면 위에서 벤 듯이 각을 이루고 있다. 아래턱은 가늘고 마치 달려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S자 모양의 분기공이 머리 앞 좌측에 하나 있다. 향유고래는 물위로 몸체를 많이 드러내며 커다란 통나무와 같은 머리 끝에서부터 45˚전방을 향해 물을 뿜어내기 때문에 바다에서 쉽게 알아볼 수 있다. 몸은 어두운 회색이거나 갈색 빛이 나는 회색이다.
크기는 몸길이가 수컷 17m~21m, 암컷 18m, 몸무게는 수컷 35~74톤, 암컷 20~36톤이다. 머리에 밀랍으로 가득찬 경랍기관이 있으며, 거대한 사각형 머리가 특징적이다. 지구상에서 가장 큰 동물이다. 온몸이 회색이고 배쪽에는 담색의 얼룩점이 있으며, 몸 빛깔은 나이와 더불어 흰색으로 변하는 경향이 있다. 머리는 성장에 따라 커져서 몸길이의 3분의 1 정도를 차지하게 된다. 뇌의 무게는 8 kg 정도이다. 등지느러미는 없지만 파도 모양의 피부돌기가 있다. 아래턱은 통나무처럼 가늘고 길며 한쪽에 20~28개의 큰 이빨이 있다. 위턱의 이빨은 퇴화되어 작아져서 눈에 띄지 않는다. 가슴지느러미는 몸에 비해 대단히 작다.
► 설 명 : 허먼 멜빌(Herman Melville)의 소설 “백경”에 나오는 “모비 딕(Moby Dick)”으로 유명한 고래이다. 원래 향고래는 등이 검고 배가 회색이지만 소설에 나오는 모비 딕은 멜라닌 색소를 만들지 못하는 백변종(albino)으로 흰색이다. 먹이는 오징어나 커다란 대왕오징어를 주식으로 하며 낙지, 홍어, 대구나 다른 어류 등 다양하다. 어류의 경우에는 가오리, 산갈치나 거대한 넓은주둥이상어 같은 대형종들을 사냥한다고 알려져 있다. 몸에 있는 두족류 빨판의 흉터 때문에 대왕오징어가 고래를 잡아먹는 초대형 두족류로 오해를 받았으나 실제로는 대왕오징어가 향유고래에게 잡아 먹히기 직전 최후의 발버둥이 남긴 흉터였다. 수중에서 최대 시속 40km의 속도로 1시간 이상 지속적으로 헤엄칠 수 있다. 예전에는 약 1,900,000마리 정도의 비교적 많은 향유고래가 살고 있었지만 현재는 훨씬 적은 수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암컷과 수컷의 이동이 다르며, 수컷이 더 극 쪽으로 향한다. 봄과 여름에 이동을 시작하여 가을에 돌아온다. 수명은 50~70년 이상이며, 짝짓기는 4월에 시작하고 임신기간은 지역에 따라 14~15개월 또는 16~17개월이다. 4년마다 한배에 1마리를 낳는다. 고래류 중에서 가장 오랫동안 호흡을 정지할 수 있으며, 한 번에 2시간 정도 잠수한다. 최소 수심 1,100m까지 잠수하며 3,000m까지도 잠수할 수 있다. 나이가 많은 수컷은 주로 혼자 생활하나 대개는 6마리 정도씩 작은 무리를 이루어 행동한다. 각 개체가 내는 독특한 음향으로 다른 고래를 식별하는 데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향유고래는 유대감이 깊어 동료 중 1마리만 낙오되어도 무리 전체가 기다려 준다. 그래서 얕은 물에서 허우적거리는 동료를 돕다 무리 전체가 대참사를 당하는 일도 있다. 그리고 향유고래가 기형 돌고래를 자기 무리에 입양시킨 동영상도 공개되었다. 세상에서 가장 큰 뇌를 가진 동물로 뇌 무게가 8kg 정도로 인간보다 약 6배 크다. 다만 근연종인 꼬마향유고래의 분석 결과 오래 잠수하는 특성상 뇌 손상을 막기 위해 뉴런 밀도는 낮을 것으로 예측된다. 다른 고래류와는 상반되게 소뇌가 상대적으로 작아서 대뇌 대 소뇌 크기 비율이 가장 낮은 포유류이기도 하다. 뇌량이 인간보다 약간 작다. 성체 수컷과 암컷에겐 이빨이 아래턱에만 존재한다. 암컷 향유고래는 이빨이 매우 작아서 마치 아래턱에 피부가 툭 튀어나온 것 같다. 수심 3,000m가 되는 심해까지 잠수할 수 있는 것은 폐의 크기가 작고 잠수 중에는 거의 공기를 흡입하지 않아서 강한 수압에도 견딜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보통 포유류와는 달리 헤모글로빈보단 미오글로빈을 이용한다. 육상동물에 비해 10배 가까이 미오글로빈 함유량이 높은 덕분에 근육에 산소를 다량으로 저장해 둘 수 있는 능력이 상대적으로 크다. 머리 부분에 있는 경뇌유라고 부르는 기관은 냉각되면 고체화하여 비중이 높아지는 성질이 있다. 그래서 물을 한껏 빨아들여 이 기름통을 식혀 고체로 만들면 비중이 커져 무게추의 역할을 하게 된다. 또한 잠수병의 발병 원인은 물 속에서 올라올 때 급격한 압력 저하로 혈액 속의 질소가 기포화하는 것인데 향유고래는 이를 억제할 수 있다. 경뇌유는 매우 독특한 모양과 위치로 인해 향유고래의 음성을 더욱 멀리까지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다. 또한 향유고래가 상대방에게 들이받는 박치기 공격에서 완충 작용을 하기도 하며, 경뇌유를 경화시켜 타격력을 증폭시킨다.
등화용이나 윤활유로 쓰는 질 좋은 고래기름 때문에 매우 많이 포획된 동물 중 하나이며, 이름 자체도 고래기름 때문에 붙여진 것이다. 기름의 품질이 매우 우수해서 정제만 잘하면 헬기 등에 사용되는 고급 항공유로도 사용할 수 있다. 기름 외에도 내장 안에 덩어리처럼 몰려있는 분(糞, 똥)은 용연향(龍延香)이라고 불리며, 같은 무게의 금보다 비쌀 정도로 아주 귀하게 취급되는 향수의 원료다. 용연향은 주로 위장 속에서 소화되지 않고 남은 대왕오징어의 주둥이 등 찌꺼기가 뭉친 것이라고 하며, 최대 1,000파운드에 달하는 큰 덩어리가 발견된 적이 있다. 이 용연향 때문에 향유고래를 '말향고래'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빨은 코끼리의 상아처럼 각종 공예품의 재료로 이용된다.
► 분 포 : 한국에도 나타날 수 있다. 북위 60도, 남위 70도 사이의 깊은 바다 속에 분포하며, 비교적 전 세계에 넓게 분포되어 있다.
► 비 고 : 울산 반구대 암각화에 두 마리가 새겨져 있으며, 2004년 동해안에서 70년 만에 발견된 바 있다. 세계 각지의 바다에 분포하며 브리그모파이세터(Brygmophyseter)가 조상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