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장 환경의 빈곤화: 여성과 어린이는 마지막으로 -반다나 시바
*타이태닉호
현재의 세계경제는 타이태닉호다.
번쩍번쩍하고 호사스러우며 침몰할 것 같지 않다. 재난이 닥쳤을 경우 모두를 위한 구명보트는 준비되어 있지 않다. 잠겨진 문, 고립된 간판. 삼등석에 타고 있었던 대부분의 여성과 어린이는 살아남지 못했다.(147)
환경악화와 빈곤의 창출
로자 룩셈부르크, GNP, 시장, <가난:민중의 재산>
로자:서유럽의 초기 산업화는 식민 권력에 의한 영구적인 식민지점유와 지역적인 '자연경제'의 파괴를 필요로 했다.
식민주의란 자본주의 성장의 지속적이고도 필연적인 조건이다. 식민지가 없다면 자본축적은 멈출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148)
개발은, GNP와 같은 재정지표만을 강조한다.
GNP계산법으로는 숲의 벌목이 경제성장이다. 벌목 때문에 생태계가 파괴되어 더이상 생물자원과 물이 생산되지 못하고 숲과 농업공동체가 빈궁해지더라도 말이다.(149)
자연과 인간의 욕구는 시장메커니즘을 통해 관리된다.
생계와 살림을 위해 여성들이 이용하는 이들 자원을 시장경제로 전용할 경우, 생태적 안정에 악조건이 생기고 모든 사람들, 특히 여성과 어린이에게 새로운 형태의 빈곤이 야기된다.(149)
<가난:민중의 재산>에서 아프리카인 필자는 생계로서의 가난과 박탈로서의 가난을 구별한다.
문화적으로 이해되는 가난인 자급적 생계가 반드시 물질적으로 낮은 질의 삶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개발은 건전하고 지속가능한 생활양식을 파괴하며, 자원을 다양하게 이용하는 생존수단을 부정하고 자원집약적 상품생산으로 대체함으로써 실제적인 물질적 빈곤을 낳았다.
자급에 필요한 토지와 물을 환금작물의 생산과 식품가공에 전용함으로써 더 많은 사람들에게서 식량수급권의 충족수단을 박탈하고 있다.
자연의 경제, 특히 여성의 생존경제의 기반을 이루는 이 자연자원의 부족은 여성과 모든 주변화된 민족들을 전례없는 지경으로 빈곤화하고 있다.(151)
여성. 어린이. 환경의 빈곤화
UN, 배제, 자유 혹은 열린, 여성가장, 뉴욕, 어린이
UN의 '여성을 위한 10년'이 끝날 무렵 여성운동가와 조직가, 연구자들은 집단 보고서를 발표했다.
[경제적 자원, 소득, 고용에 대한 여성의 상대적인 접근 기회는 줄어든 반면, 노동의 부담은 늘어났고 상대적인 건강 혹은 심지어 절대적 건강과 영양상태는 악화되었으며 교육수준은 낮아졌다는 것이다](153)
배제의 과정은 통계상으로는 '보이지 않는'여성과 어린이를 포괄할 수가 없다.
여성, 어린이,환경에 미치는 경제 개발과 성장의 부정적 영향은 인정되지 않거나 기록되지 않는다.
악개발에서 더 많은 성장이란 생명과 생명유지 체계를 덜 돌보게 된다는 뜻이다.(154)
경제학자와 정치가들이 '자유' '열린'경제라고 부르는 것은 여성의 눈으로 보자면 '속박'경제이다.
?-수출, 수입품과의 경쟁을 위한 대량생산이다. 조건은 시장경제에 의해 좌우되는데 종속적이고 취약하며 부득이하게 경쟁적이다.(155)
뉴욕시에서는 40%의 어린이(70만명)가 정부가 빈곤층이라 분류된 가정에서 살고 있으며 해마다 7천명이 마약에 중독된 상태로 태어나고 1만 2천명의 어린이가 학대나 무관심 때문에 고아원으로 옮겨진다(157)
빈곤이란 제한된 편견에서 벗어나
식량. 물.거처에 대한 접근을 부정하는 데서 기인하든, 유독물질과 핵위협이란 형태의 재난으로부터 보호하지 못하는 데서 기인하든, 안전하고 건강한 삶의 위협이라는 견지에서 빈곤이라는 문제를 파악해야 한다.(158)
가장 높은 수준에서, 기본욕구란 생존, 보호, 애정,지식, 참여, 여가, 창조, 정체성, 자유로 여겨져왔다. 이러한 욕구들은 어린이에게서 가장 명백하게 나타난다. 어린이는 우리를 인간적이며 정의롭고 지속가능한 사회조직으로 이끌고 '개발'이라 해석되는 파괴성으로부터 벗어나게 할 안내자가 될 수 있다.(158)
식량과 영양 위기
인도,에티오피아, 외채사망률, 페루, 아르헨티나, 브라질, 자마이까, 바투아
어린 소녀들의 영양실조의 결과는 성인기로 이어지며 이것은 다음 세대에까지 연결된다. 어머니가 영양이 부족하면 임신 중의 합병증, 조산, 생존율이 희박한 저체중아 출산 등이 나타난다. 임신과 출산시의 사망은 빈혈이 그 직접적인 원인이며 빈혈의 원인은 유년기의 영양부족이기 십상이다. 여성과 어린이가 영양을 취할 권리를 부정하는 것은 그들의 생명에 가장 큰 위협이 된다(159)
세계 도처에서 이뤄진 조사에 의하면 지금 이 순간에도 약 1천만명가량의 어린이가 심각한 영양실조에 시달리고 있으며 2억명가량의 어린이가 제대로 영양을 섭취하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어린이의 영양결핍은 토양의 영양결핍을 낳은 바로 그 정책 때문에 증가한다. 수출목표를 달성하고 외환소득을 늘릴 잉여농산물을 얻어내려는 농업정책은 여성. 어린이. 환경의 영양상태를 전례없이 악화시켜 그 잉여를 만들어내다.(161)
바투아라는 밀밭에서 자라며 매우 영양가 높은 녹색채소가 있다. 그래서 여성들은 밀밭의 김을 매면서 밀 생산성을 높일 뿐 아니라 식구들에게 풍부한 영양원을 제공할 수 있었다. 그러나 화학비료를 강도 높게 사용하면서 바투아는 밀의 주요 경쟁식물이 되었고 제초제를 써서 제거해야 할 잡초라 규정되었다. 그리하여 식량순환은 파괴되고 여성들은 일자리를, 아이들은 공짜 영양원을 잃었다.(162)
물의 위기
제3세계, 수도체계, 콜레라, 수영장
제3세계 아동사망의 36.6%는 식수위기가 그 원인이다.
매해 500만명의 어린이가 설사병으로 사망한다. 공업용수나 산업적 농업용수로의 전용과 산림벌채, 사막화, 가뭄 등에 관계된 복잡한 요인으로 인한 수자원의 감소는 어린이의 건강과 생존에 심각한 위협이 된다.
개발이란 물을 더욱 집중적으로 낭비한다는 의미이다.(163)
멕시코시티의 수도체계를 이용하는 사람들은 부유한 중산층이다. 이들은 실제 비용의 10분의 1밖에 받지 않는 수도요금으로 인해 낭비를 장려받고 있는 실정이다.
가난한 사람들은 수요에 따라 가격을 결정하는 장사꾼인 삐삐라스에게 물을 사야만 한다.
1988년 델리
2천명의 사람들(주로 어린이)가 빈민지역에 출몰한 콜레라로 사망했다. 이 곳은 수도 델리의 환경미화를 위해 철거되어 '재정착'된 곳이었다. 이 사람들에게는 안전한 마실 물도 없고 적절한 하수도시설도 없었다.
야무나 강 건너편의 수영장에는 관광객과 외교관, 엘리뜨층을 보호하기 위해 염소소독한 물이 가득했다.(164)
유독물질의 위험
과학체계, 러브운하, 일본, 가스 피해자들, 통증
모든 재난들은 마치 일상적으로 생산되고 사용되는 유독물질이 어떤 결과를 낳는지, 어린이들을 실험재료로 사용하여 가르치려는 실험과도 같다.(164)
러브운하는 수십년 동안 후커화학공업사가 화학폐기물을 버리던 장소였다가 그후 주택들이 들어섰다.
일본 찟소화학공장에서 30년간 방출한 메틸수은에 심하게 오염된 물고기를 먹은 미나마따만의 어부들과 그 가족들은 끔찍한 재난을 당했다.
1984년 보빨에서는 유니언카바이드사의 공장에서 유독가스가 새어 나와 수천명이 즉사했다.(165)
가스사고 몇달 후 나는 아들을 낳았다. 그 아이는 정상이었다. 그후 나는 병원에서 아이를 하나 더 낳았는데 그애는 몸이 다 갖추어지지도 않았다. 다리도 없고 눈도 없이 죽어서 나왔다. 그리고 아이 하나를 더 낳았는데 태어나자 곧 죽었다. 한달 반 전에 나는 아이를 또 낳았다. 피부는 화상을 입은 듯 했고 뇌는 절반만 만들어져 있었다. 나머지는 물로 차 있었다. 죽어서 나온 그 아이의 몸은 온통 하얬다. 출산 두달 전부터 심한 통증이 있었다. 다리가 너무 아파 앉지도 걷지도 못했다. 온몸에는 발진이 생겼다. 의사는 아이를 낳으면 낫는다고 했지만 여전히 통증은 사라지지 않는다.(166)
핵위험
히로시마, 스리마일섬, 퍼시픽섬, 체르노빌
이 모든 핵 재난은 핵위협이 우리들보다 우리 후손에게 더욱 치명적이라는 점을 일깨워준다.
비키니섬에서 브라보실험이 있던 당시 7살이었던 리온은 이렇게 적고 있다.
나는 일곱번이나 유산과 사산을 했다. 섬에는 아이를 낳은 여자가 8명이 더 있었는데 그 아기들은 모두 젤리덩어리 같았다. 이들 중 몇은 8달 9달씩이나 엄마 뱃속에 있었지만 다리도 팔도 머리도 없고 아무것도 없었다. 다른 아이들도 태어났지만 바깥 세상은 물론 자신의 부모조차 알아보지 못할 것이었다. 그들은 불구의 팔과 다리를 달고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그저 누워있을 뿐이었다.(167)
세대 간의 정의 문제는 성별 간의 정의를 통해서만 이루어질 수 있다는 사실은 종종 간과된다. 엄마들이 보살핌과 관심의 대상에서 밀려난다면 그 아이들이 관심의 중심에 놓일 수가 없는 것이다.(167)
여성과 어린이의 생존전략
새로운 길, 히말라야의 칩꼬부족 여인들, 러브운하 거주민연합, 보빨 참사 7년째 투쟁, 간디.
온갖 난관에 맞서 그들은 자신의 생명을 자녀의 생명 및 지구의 생명과 연결시키는 망을 다시 짜려고 시도한다. (169)
미래는 누구의 것인가?
간디: 당신이 아는 가장 혜택받지 못한 사람의 얼굴을 떠올리시오. 그리고 당신의 행동이 그/그녀에게 해를 줄 것인지 아니면 혜택을 줄 것인지를 질문하시오
'마지막 사람' 이라는 기준은 '마지막 아이'로까지 확장되어야 한다.(170)
없어도 되는 마지막 아이: 주류 패러다임
희생자가 악당, 수치 강조, 언어, 해체
정부와 정부 간 기구, 권력엘리뜨의 관점에서 보자면 '마지막 아이'에게는 구명보트가 필요없다.(170)
세계은행의 열대행동계획, 기후협약, 몬트리올 의정서 등은 삼림과 대기와 생물적 공유재산을 '지키기'위해 가난한 사람들을 내쫓는 새로운 수단으로 여겨진다. 이들 환경계획에서는 희생자가 악당으로 변모한다. 환경위협으로부터 자녀를 보호하기 위해 누구보다 열심히 싸우는 여성들이 도리어 지구를 보호하기 위해 단속해야 할 요소가 되는 것이다.(171)
'인구폭발'은 만들어진 이미지
수치 강조로 사실이 감춰지게 된다.
지구 전체로 보자면 최빈곤지역(아시아.아프리카.라틴아메리카 등)에서 인구를 급격히 줄인다 해도 그 영향력은 현재 최고 소비수준을 기록하는 10개국이 인구를 5% 줄이는 것보다 훨씬 미미하다.(172)
경영자. 기술관료층 언어
엄마의 자궁은 아이의 '환경'이라 불리게 되었다.
아기의 건강상태와 긴밀히 연결되어 있는 엄마의 건강이 '태아환경 내의 한 요소'로 환원되었기 때문이다. '태아보호 정책'은 여성을 위험지역에서 내보냄으로써 '태어나지 않은 아기를 보호' 한다는 것으로 고용주들은 위험한 생산에서 초점을 옮길 수단으로 이를 활용한다.
극단적인 경우, 여성들은 자신의 일자리를 지키고 식탁에 올릴 음식을 얻기 위해 불임수술에 동의하기도 한다. 생리주기 감시, 고용전 유산유도.
이것은 병 자체가 아니라 증상에 대한 대응일 뿐 인 것이다.(173)
민중들의 대응
케냐 그린벨트운동, 말레이시아 부족.농민.어촌 공동체 연계, 브라질 지속가능한 농업.토작민의 권리. 부채와 구조조정 쟁점 활동, 스웨덴, 리우세계포럼
'마지막 아이'를 중심에 놓고 여성에게 권한을 부여하고 자연을 보호하는 일을 동시에 이루려는 전략을 구사한다는 것이다. 어린이. 여성. 자연의 본모습을 파편적인 것으로서가 아니라 전체적인 것으로 인식하려는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174)
여성과 어린이를 제일 먼저
마음속에서 사라진 것, 창조
정책결정자들의 마음 속에서 사라진 것은 어린이와 미래세대의 얼굴이다.
그래서 어머니와 부족 등의 공동체로부터 어린이의 복지에 초점을 맞추는 법을 배우는 것이야말로 이들에 대한 도전장이다.
생명의 파괴가 아닌 생명의 창조를 인간의 진정한 임무로 인식, 인간됨의 본질이 전세계 다양한 종들의 삶에 대한 권리를 인정하고 존중하고 보호하는 우리의 능력에 있음을 깨달아야 할 것이다.(1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