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겨울 추위는 많이도 추웠다.
2층 난방 수도가 얼어서 3번이나 2층 난간에서 헤어드라이기로 녹이고 있었고,
(나중에 보니 배관보온 열선이 설치 되어 있는데 연결선을 연결하지 않아서)
하수도가 막혀서 결국 가장 추운 어제 날 굿이를 종일 했다.
아침부터 안방마님은 딸과 함께 영화 관람을 할테니 하수구를 해결하라는 명령이 떨어졌다.
큰아들과 둘이서 하수구 뚫는 기계로 죽기 살기 노력 중 기진맥진, SOS를 쳤다.
전진흥건설 임원, 현대건설 친구, 2층 건축공사 업자, 일산 설비업자, 하늘설비 이진황 사장
모두가 나를 잘 아는 건축의 대가들이며, 나를 도우려 쏨살 같이 일 팽겨 치고 달려왔다.
문제는 일산 설비업자의 미숙한 상황판단과 장비부족으로 인하여,
안쪽에서 하수구를 뚫고 바깥 맨홀에서 거꾸로 뚫어야 되는데 맨홀을 찾지 못했다.
이 집에서 13년을 살았는데 맨홀 하수구가 어디 있는지 모르는 주인.
이곳이 맞는데 업자들이 정화조라며 찾은 다음에 연락하라고 가버리니,
눈이 잔뜩 쌓인 다른 곳을 찾으려고, 이곳 저곳 이사람 저사람 모두 동원되었다.
도면을 보고 물이 안 나오니 하수도가 얼어서 빨리 뚫어야 된다고 판단하며 난리가 났다.
결국 해결사는 마지막에 나타나서 10분 만에 해결한 초딩 후배 하늘설비 이진황(17회) 사장.
이 사장은 우리 집 하수구를 전에 작업한 적이 있었다.
법원리에서 일이 밀려서 올 수 없다고 했는데,
작업하던 중 맨홀을 못찾는 다고 헤메는 전화를 받고,
하던 일을 멈추고 단숨에 달려와 시원스레 콸콸콸 해결해 버렸다.
반복되는 세상살이 속의 관심 없이 대충 스쳐가는 일들이 우리를 더 힘들게 하고,
돈도 싫고 추운 날 힘들 것 같은 작업을 쉽게 포기하는 일산 설비업자들의 무능도,
주위에서 달려와 추운 날 내일 같이 애쓰셨던 분들과
먼 길 시간도 없으면서 단숨에 달려 온 후배 하늘설비 이진황사장의 마음이 따듯하게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