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시 수정구가 약진로 복정동 인근과 창곡동 상무로 등에 2억 6천만원의 예산을 들여 설치한 스테인레스 가로등주가 불과 1년 반이 지난 상황에서 일부 또는 전부가 녹이 스는 등 부실시공을 한 것으로 드러나 관련 공무원에 대한 구상권 청구가 검토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대통합민주신당 김유석 의원은 29일 오전 성남시의회 도시건설위원회 소관 수정구청에 대한 행정사무감사에서 최근 5년간 가로등주 교체현황에 대한 자료를 통해 부실하게 시공되어 1년반 만에 녹이 슬어 도시미관을 저해하고 있는 예산낭비 사례를 질타하며 사업과정의 의혹을 제기했다.
▲ 대통합민주신당 김유석 의원은 29일 성남시의회 도시건설위원회 소관 수정구청 행정사무감사에서 최근 5년간 가로등주 교체현황에 대한 자료를 통해 부실시공의문제점을 지적했다. © 성남투데이 | |
김유석 의원이 이날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중원구청은 가로등주 공사에 검사증명서를 비롯해 시방서와 일치된 배관용 스테인레스강관 KSD3576 재질을 사용해 공사를 진행해 현재 스테인레스 가로등주에 녹이 슬지 않고 있다.
그러나 수정구청이 가로등주 공사에 사용한 구조용 스테인레스강관 KSD3536 재질을 이용해 청백리길, 우남로 등에 시공을 한 가로등주는 불과 1년 반만에 가로등주에 녹이 스는 등 부실시공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 김유석 의원은 “수정구가 당초 제출을 요구했던 자료에는 구조용 스테인레스강관 KSD3536 재질이었다가, 2차로 제출한 자료에는 배관용 스테인레스강관 KSD3576 재질로 바뀌었고, 검사증명서에는 스테인레스강관 KSD3576 재질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시방서에는 또 스테인레스강관 KSD3536 재질로 바뀌어 시공이 되었다”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김 의원은 “이러한 수정구의 자료 불일치는 허위자료를 제출했거나 시공과정에서 당초 검사증명서를 비롯해 시방서와 달리 공사를 진행해 결국 녹이 슬지 말아야 할 스테인레스 가로등주가 녹이 스는 등 부실시공과 예산낭비를 초래한 결과를 낳았다”며 “반드시누군가는 이 건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 대통합민주신당 김유석 의원이 최근 5년간 가로등주 교체현황에 대한 자료를 통해 부실하게 시공되어 1년반 만에 녹이 슬어 도시미관을 저해하고 있는 예산낭비 사례를 질타하며 사업과정의 의혹을 제기했다. © 성남투데이 | |
김 의원은 특히 “이 스테인레스 가로등주에 대한 부실시공과 관련해 결론적으로 시방서가 잘못되었거나 검사증명서의 잘못 또는 시공과정에서 제품이 잘못되었던 간에 명백한 것은 문제점이 드러난 것은 사실이다”며 “예산낭비에 대해서는 구상권을 청구한다거나 수사권 발동해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사법처리 요구를 시사했다.
김 의원은 이러한 주장을 뒷받침 하기위해 자신이 직접 현장을 다니면서 촬영한 사진자료와 서울에 있는 철강협회까지 다녀오면서 스테인레스강관의 두 가지 재질에 대해 자문을 받은 결과 검사증명서에 명시된 배관용 스테인레스강관 KSD3576으로 시공을 했으면 녹이 슬지 않았을 텐데, 실제로 가로등주에 녹이 슬었다면 제품의 하자가 있는 것이라는 의견을 참고로 제시했다.
김 의원이 이날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스테인레스강관 KSD3536 재질로 시공인 된 곳은 수정구 약진로를 비롯해 차량이 많이 다니지 않는 창곡동 상무로 등에 2억 6천만원의 예산을 들여 141주를 설치한 가로등주가 거의 모두 다 녹이 슬었다.
이에 대해 장민호 청장을 대신해 수정구 조경철 건축과장은 “시방서에는 스테인레스강관 KSD3536 또는 동등 이상의 재질을 사용하여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어 전혀 하자가 있는 것은 아니고 겨울철 제설용 염화칼슘에 의해 녹이 슨 것이고 오히려 김유석 의원이 잘못알고 있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 김유석 의원의 질의에 장민호 수정구청장(사진 오른쪽)이 조경철 건설과장에게 답변 내용을 물어보고 있다. © 성남투데이 | | 그러나 김유석 의원은 “시방서에는 명백히 ‘가로등주는 미관을 해칠 정도의 변형이 있어서는 안되고 표면은 녹이나 그 외의 부착물이 있어서는 안된다’고 명시되어 있다”며 “중원구는 검사증명서와 시방서와 일치되게 공사를 진행했고 제설용 염화칼슘에도 녹이 슬지 않은 것은 무엇 때문이냐”며 질타한 뒤 “강철협회의 자문내용을 인용하면서 검사증명서는 녹이 슬지 않는 정품이고 시방서는 이와 다른 재질로 공사를 했기 때문에 녹이 슨 것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김 의원은 또 “가로등주에 대한 스테인레스 납품은 2004년부터 2007년 초 특정회사가 100% 납품을 했고, 최근에는 이대엽 시장 최측근 실세의 지인이 납품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수정구의 허위자료 제출을 비롯해 공사업체 선정 등에 대해 위원회 차원에서 명백한 사실관계 조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장대훈 위원장은 “담당 공무원은 검사증명서와 시공제품과의 차이가 없다는 것이고 김 의원이 조사를 잘못 한 것이라는 것인데, 김 의원은 결과적으로 검사증명서와 시방서에 명시된 제품의 차이 때문에 녹이 스는 등 부실시공이라는 것으로 서로 말이 다르다”며 “스테인레스 가로등주 재질에 대한 성분 테스트는 나중에 하더라도 1년 만만에 결과적으로 스테인레스가 녹이 슬었다는 것은 막대한 예산을 투자해서 부실시공이 이루어진 부분에 대해서는 구상권을 비롯해 징계 등을 요청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장 위원장의 이러한 지적에 대해 조 과장은 “가로등주 스테인레스 재질을 속이고 사실로 드러나면 책임을 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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