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 누나의 순례일기4(세월호 십자가 순례단 5일째-7월 11일(금))

[가을구름]

(누나의 순례 일기4) 7월 11일 금요일

도보순례 할 생각을 어떻게 하셨냐고 많이들 물어 보시는데 그래서 어떻게 두 아버지께서 이 땡볕에 이 길을 걷게 되셨는지 여러분들께 말씀드리고 더불어 저희가 진짜 원하는 후원은 어떤건지 말씀을 드리려고 해요.
먼저 간단하게 말씀드리면 두 아버지들의 만남은 운명이었어요.
마음이 잘 맞았죠. 아이들을 사랑해서 그 아이들의 억울함을 풀어주는 것, 단지 이것 하나로 통하셨거든요.
아이들때문에 만나 많은 이야기들을 나누시면서 그걸 서로 느끼셨겠죠.
그래서 우리 아빠(이승현아버지)가 아저씨(김웅기아버지)께 말씀드렸죠. 억울한 우리 아이들을 위해서 우리가 십자가를 짊어지자고..
아빠가 전부터 생각은 하고 있었는데 막상 혼자하려니 두렵기도 하고 걱정도 됬었는데 그래도 아저씨니...까 말씀을 드린거... 같아요.
아저씨의 대답은 '고맙다'였어요. 이제야 아저씨가 할일을 찾은 것 같다고 그 이후로 일은 일사천리로 진행이 됬죠.
함께 깃발의 문구를 고민하고 아저씨 아는 동생의 가게에 가서 깃발을 제작하고, 아저씨가 아는 형님이 십자가를 만들어 주시고, 함께 와동 성당에 가서 이 십자가에 축성을 받고 이 모든 것이 준비된 후 저희에게 필요한 건 주변사람들의 격려와 응원이었어요. 그래서 어느정도 준비가 된 후 주변분들에게 알리고 많은 격려와 응원을 받으며 이 길을 나서게 되었어요.
사실 이 두 아버지들이 만났을 때 이미 반 이상은 준비가 되었다고 생각해요. 불쌍한 아이들을 위해 뭔가를 해주고 싶은 마음 하나로.. 나머지 깃발이나 십자가는 어떻게 보면 부수적인 준비물들이었죠.
그렇게 단원고를 출발하고 첫날은 여섯명이서 매송면사무소에 도착했죠. 아저씨와 우리아빠, 나, <한겨레21> 기자님 두 분에 <한겨레21> 페북을 보고 오신 이상길 님까지 이렇게 도착한 후 이상길님은 집으로 가셨지만 지금까지 페북을 통해 저희를 응원해주고 계세요. 그래서 첫날에는 너무 늦게 도착해서 묵을 수 있는 성당이나 교회를 찾을 수가 없어서 모텔에서 첫날을 보냈어요.. 저는 두분의 기자님과 방을 함께 쓰며 내일 일정을 정하고 일기를 썼죠. 저희를 도와주고 싶다는 많은 분들은 거의 <한겨레21> 페북을 보고 연락을 주신 것 같아요. 삼일동안 우리의 길잡이는 기자님이셨어요.
두 아버지들은 이렇게 시작하셨어요. 어찌보면 정말 소박하지만 달리보면 너무나 위대한 마음으로 두 아버지들은 이렇게 지금까지 오셨어요.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이렇게 빨리 관심을 가져주셔서 너무나 감사하지만 옆에서 두 아버지을 가장 가까이서 지켜보는 저는 우려되는 부분이 있어요.
이 분들이 원하는 것은 단지 이것 하나에요. 아이들의 억울함을 조금이라도, 이제라도 풀어주는 것. 다른 말로는 진상규명이죠. 그리고 두 아버지들께서 진정으로 원하시는 후원을 제가 대신해서 말씀드리고 싶어요.
여러분들이 혹시 차를 타고 지나 가시다가 땡볕에 하염없이 걷고 있는 두 아버지들을 보신다면 창문을 내리고 말씀해주세요. '힘내시라'고 잊지않겠다고 큰소리로 말씀해주세요. 조금 더 사치스러운 후원을 바란다면 아버지들이 목말라 하실 때 시원하게 드실 수 있는 생수 한 병이면 족해요 두병도 아닌 단 한병이면 족해요.
이따금씩 오셔서 드릴 것이 없다고 지갑에서 돈을 꺼내 주시는 분들이 있으세요. 여기까지 오신 분 성의를 생각해서 극구 사양하다 이걸 받는다고 해도 저희는 마음이 편치 못해요. 그 돈을 쓰지 않고 그것을 좋은 일에 쓴다해도 저희는 지금 그럴 처지가 되지 못해요. 누구보다 우리 아버지들이 힘드시거든요.
저희가 정말 원하는 아니 우리 두 아버지들이 원하는 후원은 여러분의 관심과 격려에요. 이거면 정말 충분하고 힘이나요.
가장 아버지들께서 고마워 하시고 위안 받으신 분들이 어떤 분인지 여러분들은 아시나요? 눈물을 글썽이시며 얼음물을 주시고는 성함도 말씀해 주시지 않고 도망치듯 가버리신 둘쨋날 만난 어느 아저씨세요. 물론 도움주신 고마운 분들이 너무나도 많지만 아버지께서 여러분들께 바라는 후원의 정도는 이정도에요.
기자님께서 페북에서 연락을 받을 때 하시는 말씀이 있어요 물도 한 병이면 된다고 물통도 이분들에겐 짐이라고 사실 맞는 말이죠. 물통이 무거워서가 아니라 지금 우리 아버지들의 어깨는 너무나도 무겁거든요.걷는내내 아이들을 생각하실 아버지들께 깃털 한장이라도 결코 가볍지 않을거라 생각해요.
너무나 여러가지 방법으로 도와주시는 모든 분들 너무나 감사해요.하지만 응원해 주시기 전에 이것 하나만 꼭 기억해주세요. 두 아버지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건 우리 아이들을 삼켜버린 거짓의 규명이라는 것. 두 아버지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후원은 큰소리로 외쳐주시는 격려와 응원 이라는 것. 조금 더 욕심을 낸다면 살짝 녹은 얼음물 한 병 이라는 것을요.
두 아버지들이 상처 안 받으시고 무사히 이 긴 여정을 마칠 수 있게 여러분들이 도와주세요.

 

현정수 added 4 new photos.

[20140711(금)] 오늘은 20140416 세월호참사 88일째되는날이고, 희생자가족의 안산에서 팽목항,그리고 아시아청년대회(AYD) 프란치스코교황 만남을 향한 기나긴여정(세월호 십자가 순례단) 5일째 되는 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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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일 일정: 천안시 남파 사거리에서 출발(05:00)하여 대전 가톨릭 대학교에서 점심(12:00)을 하고 정안 차령터널에서 마무리(18:00)할 예정입니다.

* 금일 휴식: 대전교구 전의 성당 입니다.

 * 13일(일)~14일(월) 여정 총 코디네이터: 정춘교 가타리나(010.3270.7301)

* 가면 갈수록 많은 스탭진 (의료-운전- 안내 등)이 필요합니다. 순례를 향한 각각의 코디네이터 역활에 참여하실 분들께서는 청소년사목 실천연대 페이스북 참여의 글을 남겨주시거나 john1026@hanmail.net으로 문자를, 010.2796.1990에 문자나 카톡을 남겨주십시요. 해당일 21시 ~22시에는 익일 스탭회의가 있습니다.

* 협조: 본 여정은 유가족분들의 도보여정에 최대한 집중할 수 있도록 매일 정리될 것입니다. 소식은 지속적으로 공유하도록 하겠습니다. 본 여정은 대전교구 정의평화위원회에서 함께 합니다.

유가족분들의 도보여정에 기도로서 함께 해주시 부탁드리며, 여정에 관심을 두고 계신분들은 해당일 여정 총 코디네이터를 통하여 문의하시기 바랍니다. 여러분 모두 댓글로서 이들의 여정에 동참해주시기 바라며, 응원의 060.700.1026 한통화 부탁드립니다.

[ 하느님, 이들의 여정에 축복을 청합니다. 아멘.!!! ]

[햄토리]

주님의 뜻을 이루소서.
이들의 뜻을 이루게하소서.
우리의 뜻을 이루게 하소서...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