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음악회, 화합과 일치를 지향하다 부산종교인대화아카데미 18일 부산가톨릭대서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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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종교인대화아카데미는 2002년부터 종교인음악회를 본격 시작했다. 사진은 당시 음악회에서 기도하는 종교인들 모습. | | 교리와 역사가 다른 종교들이 서로 하나가 될 수 있을까마는, 그래도 '하나 됨'을 추구하는 종교인 모임이 있다. 부산종교인대화아카데미도 그중 하나인데, 18일 오후 7시 부산가톨릭대 안에 있는 한국외방선교수녀원 강당에서 '부산 종교인 음악회'를 연다. '우리는 하나다'라는 주제를 내세웠다. 종교인들이 먼저 화합과 일치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의미다.
경주 향림사 주지인 법명 스님이 진행을 맡고, 부산 주예교회 김상훈 목사, 범어사 주지 정여 스님, 허성 한국외방선교수녀원 지도신부, 대한성공회 부산교구장 윤종모 주교 등이 개회사나 축사 등을 통해 참여한다. 천주교 수녀합창단, 개신교 성직자의 독창, 불교 범어사합창단, 부산 금강암합창단, 천주교 가야성당합창단 등의 프로그램이 준비되고 있다.
부산종교인대화아카데미는 꽤 오래 운영돼 온 모임이다. 천주교, 불교, 개신교 등 각 종단의 종교인들이 '열린 대화'를 주창하며 2001년 8월 발족했다. 여러 활동 중 음악회도 자주 열었는데, 이번에 '우리는 하나다'를 주제로 특별히 내세운 것은 최근 종교간 알력이 심상치 않다고 봤기 때문이다. 현 정부 들어 불거지고 있는 특정 종교 편향 문제 등이 그 예다.
김상훈 목사는 "각 자의 종교와 신앙이 다를지라도 그 다름이 차별의 구실이 될 수는 없다"며 "사회평화와 공동의 선을 이루기 위해 건강한 종교의 틀 안에서 언제나 화합과 일치를 도모하자는 차원에서 이번 음악회를 마련한다"고 밝혔다. 019-216-5034. 임광명 기자
/ 입력시간: 2008. 12.16.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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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오전 부산 중구 대청동 대한성공회 부산주교좌성당에 일단의 사람들이 모였다. 성공회 부산교구장 윤종모 주교, 성공회 부산교구 교무국장 홍병현 신부, 김상훈 주예교회 목사, 원형은 빛과소금교회 목사, 안하원 새날교회 목사, 부산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 김경태 목사, 방영식 한사랑교회 목사, 김홍술 애빈교회 목사, 이승 동부감리교회 권사 등 부산 지역 기독교인 9명에 별도로 초청된 김일상 원불교 부산교구장, 경주 향림사 법명 스님 등 모두 11명이었다.
공식적이지 않은 간담회 형식이었지만, 한국 종교계에 큰 이슈가 되고 있는 현 불교 사태를 어떻게 볼 것인지, 기독교인 스스로 고민해보는 자리였다.
지난달 27일 서울 범불교도대회에 참석했던 법명 스님은 "현재 한국 불교의 스님은 모두 2만여 명인데 그때 대회에 참여한 스님이 무려 1만여 명이었다"며 "이번 사태를 보는 불교계의 시선은 그만큼 엄중하다"고 말했다. 법명 스님은 그러나 "종교 간의 문제로 보고 싶지는 않고 위정자의 종교관이나 정치 철학의 문제가 아닐까
생각한다"고 했다.
김일상 원불교 부산교구장도 "현 시점에서 논의가 종교 간 갈등으로 몰려서는 안될 일이며, 자칫 기독교인들의 역반발을 초래하는 우를 범해서는 더더욱 안될 일"이라며 사안을 신중히 볼 것을 주문했다.
하지만 윤종모 주교는 "일반의 많은 기독교인들이 원하지 않음에도 종교 간 갈등으로 비쳐질 수 있는 모습을 일부 기독교 세력이 보여 주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윤 주교는 "이번 일을 계기로 기독교가 갖는 독선과 배타성의 문제를 진지하게 고민해 보자"고 제안했다.
안하원 목사도 "단순히 대통령의 사과라는 정치적 제스처로 해결될 문제는 아니고, 기독교의 공격적이고 독선적인 행태가 오랜 기간 누적된 모순이 이번에 촉발된 것으로 본다"고 했고, 김경태 목사도 "기독교 내의 극우적이고 정복적인 일부 성향을 먼저 반성해야 한다"고 했다.
이제는 뜻있는 기독교인들이 나서 종교 차별을 비판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았다. 방영식 목사는 "보수 대형 교회들이 입다물고, 기독교라 해서 무조건 감싸는 현실은 옳지 않다"며 "불교계의 계속되는 항의는 본의아니게 종교 갈등을 부추길 수 있으니 이제는 기독교가 먼저 나서서 종교 평화를 주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승 권사도 "불교 세력이 크고 기독교도 보수교단이 우세한 영남 지역이 우려스럽다. 최소한 영남권만이라도 문제가 커지기 전에 기독교가 먼저 반성하고 타 종교를 포용하는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상훈 목사는 "불교와 기독교의 문제뿐만 아니라 기독교 내부에서도 분파별로 차별과 편애가 존재한다. 근본적이고 독선적인 선교관 때문이다. 이웃 종교를 존중하면 자기 종교도 존중받고, 이웃 종교를 폄하하면 자기 종교에 무덤을 파는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기독교는 상대방을 안으려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했다.
이날 모인 기독교인들은 앞으로 부산기독교교회협의회를 통해 불교계를 비롯한 종교 간 대화 채널을 공식화하는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임광명 기자 kmyim@busa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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