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선대 후기 올리라는 요청을 받은지가 오래 지났음에도 게으르고 글재주가 없는 탓에 늦었습니다.
처음 통선대를 결의 할 때 부터 이야기 하자면 제가 맡고 있는 일이 연대사업인데 여수는 연대사업 문제가 좀 복잡합니다. 전교조가 안끼어 있는 곳이 없다보니...
하여 뭔가 해 봐야 겠다 하고 생각을 했던게 통선대 였습니다. 물론 제가 생각했던 통선대는 한 5박 6일 쯤 되는 것이었는데 막상 알고보니 9박 10일의 중통이 있었습니다.
그래 결의 한 것 가자라고 출발한 것이 8월 2일 첫 출발을 하였습니다.(물론 9박 10일이 훨씬 넘었죠)
8월 2일 설레는 마음과 전남지부 동지들의 투쟁의 열의 담아 통일위 조직을 맡고 있는 이향화 선생님과 함께 서울 단국대로 (통선대 발대식) 출발하였습니다. 그런데 다들 촌에서 올라온 사람들인지라 단국대를 못 찾고 (이향화 샘이 자신있게 '내가 어디로 가는지 다 알아봤다'는 말만 믿고) 도착한 곳이 단대오거리 였습니다. 이놈의 단대 오거리가 어디냐면 단국대 오거리가 아닌 성남에 있는 단대동이었습니다. 2시간을 넘게 헤매다 도착한 단국대에서는 발대식이 거의 끝나가고 있더군요. 저녁에는 소대 배치를 받았습니다. 전교조는 2대대 (반전평화대) 인데 그중에서도 선봉인 1중대 1소대였습니다. (처음에는 5명으로 적은 숫자였지만 그 끝은 창대하리라~~)
8월 3일 백두한라 민족대행진 발대식을 가지고 기습적으로 삼성 본관 앞 시위를 가졌습니다. 끝나고 가려는데 kbs기자가 우리 대장님 인터뷰를 하는 것을 뒤에서 보는데 한 대 쥐어패고 싶었습니다. 내용인즉슨 '이거 이렇게 하는 것 불법아닙니까?' 콱 그 때 쥐어팼어야 하는건데...
2대대는 목포에서 첫 출발을 하였습니다. 목포 대행진 행사에 결합하여 목포역에서 집회를 하는 과정에 반가운 얼굴들이...(혁민, 수남, 공덕) 저를 환영해 주더군요. 음료수와 담배1보루를 격려품으로 받아든 저를 보는 시선들이 부러움에 눈이 반짝이고 있더군요.
잠은 조선대학교에서 자게 되었는데 시작한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큰 부상을 입고 말았습니다. 백두대를 무시하는 경상도 여성 동지들에게 나는 율동도 잘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다 그만 몸이 붕~~~ 꽈당하고 떨어지며 무르팍에 큰 부상을 으~~
8월 4일 목포에서 힘있게 출발한 우리는 오전에 망월동을 방문하였습니다. 오월의 빛 거 말잘하시는 분이 오셔서 말씀해 주는 설명을 들었는데 일정 상 우리 이경동, 한상용 열사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는데 못 해서 참 아쉬웠습니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용기내서 잠깐 이야기 해 볼건데 ㅜ.ㅜ
이후 광주 시내 선전전을 하고 밥 먹을 곳이 없다라는 말을 들었는데 뜻밖에도 점심 식사를 한 곳이 도청 구내 식당이었습니다. 앗 이 곳은 매일 집회만 하느라고 또 집회신고 할 때 안에들어와 본 도청, 그것도 선전전을 마치고 이 곳에서 밥을 먹게 될 줄이야... 세상 많이 좋아졌다~~
오후에는 기다리던 송정리 패트리어트철거투쟁 안에 있는 철조망까지 다 겆어버리고 싶었지만 아쉬움을 남겨야 했습니다. 글고 우리 반가운 추사 식구들을 만나서 예쁜 빤스를 격려품으로 받았습니다. 이 후기를 작성하고 있는 이 순간도 입고 있는 빤스를 보며 우리 추사 식구들을 생각해 봅니다.
8월 5일 전남지부 통일한마당에 참가하기 위하여 완도로 가야하나 그 전에 군산과 전주를 거쳤습니다. 군산 미군기지는 예전에도 한 번 가봤던 곳이고 세아 특수강 지지 방문을 하였습니다. 그곳에는 힘들게 투쟁하고 있는 한 동지가 있었습니다. 그 동지는 해고되었으나 노동부에서 다시 복직시키라는 명령이 있었음에도 복직이 안되고 있었습니다. 통선대를 3번이나 갔다 온 우리 통일 일꾼이었습니다. 집행위원장님께서 명예 통선대원으로서 붉은색 스카프를 전달할 때는 다들 눈시울을 붉혔답니다. 역시 통선대의 동지애는 멋지구리구리하다~~~ 완도로 와서는 전남지부의 역량에 모든 동지들이 깜짝 놀래야 했습니다. (지부 차원에서 이렇게 멋지고 큰 통일행사를 할 수 있다는 것에...) 역시 자랑스러운 전남지부^^
앗 그리고 송민정, 김상현 동지가 이때부터 결합하였습니다.
8월 6일 완도에서 대전으로 바로 뛰어갔습니다. 율동을 잘 하는데 어리버리 하다는 소리를 들으며 어쨌든 소대 문예 주체를 맡아서 차안에서 문예교양을 하였습니다. 어찌나 떨리던지... 대전에서 대행진 행사와 시민 선전전을 가졌습니다.
8월 7일 청주에서 대시민 선전전을 하고 쌍용자동차로 숙소를 정하였습니다. 대학의 조그만 화장실에서 샤워하다 대형 목욕탕에 따뜻한 물을 만난 감동이란 주르르~~
저녁에는 권낙기 선생님 강연이 있었습니다. 참 인상 깊은 말씀과 또 내 자신을 돌아보게 하는 말씀을 많이 하여 주셨습니다. “나는 통선대에 왜 왔는가? 양심 때문에? 조국의 부름에? 현 정세에 가장 올바르게 복무하기 때문에? 닮고 싶지 않은 사람을 닮아가는 내 모습을 보았기 때문에?” 다양한 고민속에 나 자신에 대해 다시 한 번 살펴볼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8월 8일 그 유명한 평택 미군기지로 향하였습니다. 통선대의 기개로 노동자의 기세로 열심히 싸웠지만 전경들에게 밀리면서 논두렁에 떨어지는 부상을 입었습니다. 나쁜놈들 “미군기지 철거하자는데 폭력경찰 웬 말이냐? 폭력경찰 물러가라!!!” 그리고 평택에 한광학원이라는 사립학교가 있습니다. 이 놈들이 쌍둥이 장부가 나오고 비리가 판치고 있지만 평택경찰놈들이 이 한광학원 출신이라 제대로 수사를 안하고 있는 상태였습니다. 8월처럼산다 노래처럼 비가 장대같이 오는 속에서 평택 경찰서 앞에서 항의 집회를 가졌고 재수사하겠다는 다짐을 받았습니다. 역시 통선대가 짱이야~~
8월 9일 우리는 다시 청주로 향하였습니다. 자본과 정권을 앞세워 비정규직을 탄압하고 있는 하이닉스 매그나칩스 동지들을 지원하기 위해서였습니다. 혹시 나도 VJ던가 하는 방송에서 매그나칩스 동지가 촬영한 것을 방영한 적이 있는데 본 적이 있는지 나중에 시간나면 찾아서 한 번 보십시오. 우리 비정규직 동지들이 얼마나 힘들게 생활하고 있는지, 자신의 권리를 찾기 위해 얼마나 치열하게 싸우고 있는지... 이 날도 치열한 몸싸움을 하고 전경 방패 앞에 앉아 실갱이를 하고 있는데 갑자기 머리에서 퍽~~ 퍽~~ 이런 뒤에서 계란을 던졌는데 전경들 방패 맞고 튕긴 것이 내 머리로 다 떨어졌습니다.
8월 10일 화성, 안산, 의왕, 광명, 안산을 돌았습니다. 기아차 화성공장에서 잠을 잤었는데 통닭에 자두, 복숭아, 음료를 준비해주신 기아 동지들 정말 감사했습니다. 안산 동서공업을 갔는데 대학을 나와 위장취업을 했다는 이유로 해고당한 동지가 있었습니다. 그 동지를 복직시키라는 노동부 명령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공장을 가로막고 있는 것은 전투경찰이 아닌 동서의 사무직 노동자들이었습니다. 팔짱끼고 서서 우리 대열을 보고 웃는 모습에서 정말 슬프고 가슴아팠습니다. 같은 노동자인데... 같이 일하는 사람들끼리... 이런 현실을 만들어 놓은 자본과 정권을 반듯이 타도해야 한다라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다음은 의왕에 있는 기차를 만드는 의왕 로템사업장을 방문하여 비속에서 따뜻한 밥과 국을 얻어먹고 서로 힘내라는 악수를 하며 마주보는 눈빛에서 느꼈습니다. 반듯이 승리할 것이라는 것을...
8월 11일 인천으로 향하였습니다. 인천교육청을 방문하여 ‘장애인 교육권 확보 투쟁’을 벌이고 있는 동지들을 지원하였습니다. 후에 들은 소식으로는 인천에서 승리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인천 매카더 동상 철거하기 위하여 자유공원으로 향하였는데 그 곳에는 보수, 우익세력들이 전경들의 보호속에서 집회를 하고 있더군요. 맘 같아서는 확 쓸어버리고 싶었지만 9월 11일 다시 매카더 동상 철거투쟁이 잡혀 있기 때문에 그 때를 기약하며 참았습니다.
8월 12일 의정부로 가기 위하여 지하철을 탔습니다. 그냥 타고 가는게 아니라 소대별로 노선을 정하여 선전전을 하면서 가는데 2시간이 넘는 시간동안 빡쎈 선전전이었습니다. 의정부역앞에서 집회를 마치고 또 선전전을 하는데 저는 옥규형과 남아서 차량 마이크 선전을 하였습니다. 처음에는 버벅대고 진땀나더군요. 저녁에는 ‘통일조국의 미래와 노동자’라는 주제로 정광훈 의장님 강연이 있었습니다. 아 그리고 인국이가 이날 결합했습니다.
8월 13일 서울에서 선전전을 벌이고 미대사관 타격투쟁을 힘차게 전개하였습니다. 그리고 서울지역 통일 행사에 결합하였는데 초대가수 중에서 ‘거북이’가 있더군요. 뭔지 모르겠지만 자기들은 작가연대 소속이랍니다.
8월 14일 죽기 살기로 뛰어서 북녘대표단 환영식에 참가하고 상암 경기장에서 축구를 보았습니다. 남측의 첫 골이 터지자 함성이 터지는 가운데 노동자 통선대가 모여있는 곳만 조용하더군요. 앗 우리가 한 골 먹었다. 박주영의 두 번째 골이 터지자 더 침울 우리가 지고있다. 이게 바로 노동자 통선대의 정서이자 분위기나 봅니다. 저녁에는 경희대에서 통일 문화제를 가졌습니다. 3일을 1시간씩 잤더니 꾸벅꾸벅 졸다가 노동자 통선대의 해단식을 가졌습니다. 1대대는 끝났지만 우리 2대대는 16일 상봉모임까지 결의하고 이날 구현이랑 소주한잔 했네요.
8월 15일 자주평화통일을 위한 8∙15민족대축전을 참가하였습니다. 이 날 저녁 우리 2대대도 총화대회 및 뒤풀이를 가졌는데 정말 재미있었습니다. 전 참고로 우리 소대 모범대원으로 뽑혔습니다. ^^Y
8월 16일 노동부문 상봉모임을 마치고 광주에서 전남지부 뒤풀이를 하였습니다.
이렇게 기나긴 일정동안 그런 생각을 하였습니다. 통선대는 단순한 통일운동이 아니다. 통선대가 외치고 다니는 것은 우리가 가야할 우리 운동의 목적을 외치고 다녔습니다. 반미와 통일만이 이 시대 최고의 도덕이며, 기조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여 앞으로 많은 동지들이 통선대를 가서 몸으로 느끼고 가슴으로 생각하며 심장에 새겼으면 합니다.
후기가 너무 늦고 글재주가 없어 일지 형식으로 적은 것을 양해해 주십시오.
아 그리고 사진은 앨범에 올려 놓겠습니다.
첫댓글 얼동지, 너무 수고 많으셨소^^ 이 시대 최고의 애국 반미, 통일 , 비정규직 철폐 투쟁!
어라~~ '얼동지'는 내 멘튼데... "얼동무!! 다시 한 번 욕봤다." 민정이도,, 옥규형도....
형...고생 정말 많았네...문자 보고도 답장도 못해주고...미안하네...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