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비 4000만 원 넘어고 시어머니도 뇌출혈로 가족 생계 막막
| ▲ 이외숙(왼쪽)씨가 15일 성 빈센트병원 사회사업팀 장영주(오른쪽)씨와 이야기를 나누다 눈물을 닦고 있다. 한 아기는 기저귀를 가느라 거실에 있어 사진에는 없다. 이힘 기자 |
아기를 갖고 싶어 한국에 와서 인공수정으로 임신해 귀국했으나 현지 병원에서 낙태를 권해 다시 한국에 와 세쌍둥이를 출산한 30대 초반 중국 교포 부부가 진료비 부족으로 애태우고 있다.
중국동포 이용강(31)ㆍ이외숙(32)씨 부부는 지난 3월 18일 한국에서 세쌍둥이를 출산했다. 신혼집은 중국 칭다오(靑島)에 있지만, 결혼 3년이 되도록 임신 소식이 없자 지난해 부천의 한 산부인과에서 인공수정으로 아기를 가졌다.
귀국한 부부는 중국에서 아기를 낳으려 했다. 임신 9주에 접어들자 현지 산부인과에서 세쌍둥이임을 알고는 태아의 낙태를 권했다. 의료 기술이 부족한 현지 병원에서 산모의 안전을 장담할 수 없다며 내린 조치였다.
“(낙태) 수술 날짜까지 잡았었어요. 초음파 영상 속에서 태아들이 움직이며 노는 걸 봤는데 도저히 못 하겠더라고요.”
이외숙씨는 낙태 이야기를 꺼내며 몇 번이나 눈물을 보였다. 부부는 한국에서는 세쌍둥이를 무사히 낳을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으로 올해 초 시어머니가 사는 수원으로 무작정 왔다. 시어머니는 10여 년 전 한국에 와서 식당 등에서 일하며 체류하고 있다.
세쌍둥이는 예정보다 빨리 태어났다. 33주 만에 나온 것이다. 출생 당시 몸무게는 1.5~2㎏에 불과했다. 그래서 한동안 인큐베이터에서 지냈다.
아기들의 목숨은 건졌지만, 부부 앞으로는 그동안 발생한 4000만 원이 넘는 진료비가 청구됐다. 입국 한 달여 만에 출산했기에 통상적으로 체류 3개월이 지나야 받을 수 있는 외국인 건강보험 혜택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부부는 직장도 포기하고 아기를 살리려 한국에 왔지만, 남은 건 빚뿐이다. 남편 이씨는 중국에서 청바지 제조공장에서 일했다. 매달 우리 돈으로 70만 원가량을 벌었다. 중국에서도 아기 셋을 키울 수 없는 적은 수입이었다.
설상가상으로 부부의 버팀목인 시어머니가 뇌출혈로 쓰러져 4개월째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부부는 매달 60만 원에 이르는 월세와 세쌍둥이 양육비, 생활비를 구할 길이 없어 막막해 하고 있다. 그동안은 저축한 돈과 중국의 친인척들에게 빌린 돈으로 버텼지만, 이제는 그들도 부부에게 더 빌려줄 돈이 없다고 한다. 부부는 이틀에 한 통씩 들어가는 분유값과 기저귀값부터 구해야 한다. 세쌍둥이들이 아프지 않은 것이 그나마 다행이다.
이힘 기자 lensman@pbc.co.kr
▨후견인 박희숙(루치오사 성 빈센트병원 사회사업팀장) 수녀
“이용강씨는 현재 일자리를 구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어려운 형편 속에서 생명을 살리려는 이 부부를 도와주십시오.”
성금계좌(예금주 : 평화방송)
국민 004-25-0021-108
농협 001-01-306122
우리 454-000383-13-102
※이용강씨 가족에게 도움 주실 독자는 24일부터 30일까지 송금해 주셔야 합니다. 이전에 소개된 이웃에게 도움 주실 분은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담당자(02-2270-2436)에게 문의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