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문(金文)에 비로소 보이는 복(伏)은 인(人)과 견(犬)의 결합으로 이루어진 회의(會意)에 속하는 글자이다. 왼쪽에는 사람이 허리를 구부린 모습, 오른쪽에는 개의 모습이 그려져 있다. 소전(小篆)에 이르러 대략 오늘날과 같은 모습이 갖추어졌다. 그러나 설문해자(說文解字)에서는 '엿보다'[伏, 司也]라고 하였다. 매복(埋伏), 잠복(潛伏), 복병(伏兵) 등에서처럼 쓰인다. 또 '엎드리다'에서 굴복하다, 조아리다, 죄를 인정하다 등의 의미로 파생되었다. 법의 집행을 받는 것을 복법(伏法), 죄를 시인하고 받아들이는 것을 복죄(伏罪)라 한다. 태평어람(太平御覽)의 복일조(伏日條)에 의하면 복날(伏日)은 금(金)의 기운이 숨어 드러나지 않는 날로, 금이 화(火)를 두려워 하므로 경일(庚日)이 되면 반드시 숨어버린다[伏者, 何也? 金氣伏藏之日也. … 金畏火, 故至庚日必伏]라고 기록되어 있다. 화(火)의 기운이 극성(極盛)하여 금(金)의 기운이 숨어(伏) 활동하지 않는 날이다. 하지(夏至)가 지난 후 세 번 째 경일(庚日)을 초복(初伏), 그 후 10일 간격으로 중복(中伏), 말복(末伏)이 이어진다. 조선시대의 열양세시기(洌陽歲時記),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에도 복날에 구탕(狗湯)을 먹으며 더위를 물리친다는 기록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