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한 공사로 성탄절 준비가 늦어졌다.
그 사이에 형제들 모임도 있어서 분주하게 가이드를 다녀왔다.
형제 모임에 우선순위를 두니 작업이 자꾸 밀렸다.
마음이 바쁘니 성탄 장식도 급하게 서두르게 되고 마무리도 깔끔하지 않다.
현관 칸막이 내부에 LED 형광등을 설치하는 것도 힘겹다.
아내는 태양열 꼬마전구를 구해놓고 얼른 벽화 위쪽을 장식하라고 성화다.
주일날 형제들과 함께 예배드리고 식사를 나눈 후
각자 삶의 터전으로 돌아간 뒤에야 현실감을 느꼈다.
창고에 보관해 둔 성탄 장식물을 몽땅 꺼내어 놓고 무엇부터 할지 궁리만 했다.
쓸만한 것으로 활용하여 트리에 장식하고 나머지는 버렸다.
오래된 색바랜 장식물은 교회 앞 나무에다 덕지덕지 묶어 트리를 만들었다.
밤에도 벽화가 보일까 싶어서
아내가 사 놓은 태양열 전구를 달았는데 불빛이 영 시원찮다.
교회 지붕 십자가에 네온 플렉스 작업도 해야 하는데~
현관문 옆 꽃밭도 길을 내고 다듬어야 하는데~
쌓아둔 마른 풀과 가지도 태워야 하는데 자꾸 눈에 거슬린다.
시멘트 바닥 작업도 해야 하고 방한벽지도 발라야 하고
신발장도 놓아야 하는데 언제쯤 마무리될까?
떠밀려 가는 일거리에 조바심은 나지만 그래도 마음만은 부자다.
언제 이런 호사를 누려보나 싶어 허술한 성탄 장식을 만지작거려 본다.
내 형제들아 영광의 주 곧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믿음을 너희가 가졌으니
사람을 차별하여 대하지 말라 하였다.
믿음으로 보고 사람과 세상일에 외모로 판단하지 않았으면 한다.
성탄 장식이 멋있으면 좋겠지만 조촐하여도 좋다.
내 형제들아 영광의 주 곧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믿음을 너희가 가졌으니 사람을 차별하여 대하지 말라[약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