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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군참전 역사 담긴 설마리 충혼탑 앞에서 펼쳐진 군과 민 화합의 장
세계 유일의 분단국 접전 지역인 파주는 한국 전쟁 때 피해가 가장 컸던 곳입니다. 분단 상황에서 각종 규제와 질곡에 시달렸던 전쟁과 죽음의 땅이 평화와 생명의 땅으로 탈바꿈하고 있습니다. 임진강·한강·서해가 만나는 한반도의 중심으로 한국전쟁 60년이 되던 지난 2010년 평화시민 헌장이 공포되고 평화의 도시가 되었답니다. 통일이 오면 한반도의 중심지로 부상할 미래의 땅이자 통일의 전진기지입니다.
또 하나 파주하면 떠오르는 단어가 있습니다. 특히 이 가을의 대표적인 힐링 장소인 바로 경기도 5악 중의 하나인 '감악산'입니다. 파주시 적성면을 끼고 있는 이곳은 멀리서 보면 감의 색깔과 비슷하다고 해서 감악산이라 했답니다.
<경기 5악의 하나로 불리는 감악산을 매개로 한 단풍맞이 축제에서 장병들이 공연하고 있다>사진 =적성면
지난해에는 이 감악산 일대가 수해로 많은 어려움을 겪었으나 지역주민의 적극적인 참여로 안정을 찾았습니다. 그 중심에는 인근 부대가 있었습니다. 군이 지역의 어려운 일에 발 벗고 나서 해결하는 모습은 진정 정부가 추진 중인 개방, 공유,소통, 협력을 골자로 한 3.0정책의 한 사례라 여겨집니다.
보통 도시에 형성된 콘크리트 벽과는 달리 군부대가 많은 지역인 적성면과 감악산이 만나 매년 의미 있는 일을 합니다. 그 이름은 파주 감악산 단풍맞이 축제. 이 축제는 주민 화합과 감악산 홍보를 위한 방안으로 다양한 행사가 펼쳐집니다.
문화행사로 가족건강 걷기 대회, 임꺽정 선발대회, 나도 진짜사나이 등의 참여행사가 마련됩니다. 여기에 빼놓을 수 없는 군악대 공연은 군 특유의 웅장한 하모니로 시선을 모읍니다. 서바이벌, 국궁, 서예 등의 전시체험 속에서도 ‘군수용품 전시회’는 어느 축제에서도 볼 수 없는 모습입니다.
<민속놀이 체험 장면>
이런 사연을 담은 군과 민의 화합 감악산 축제가 지난 10월 16일 울산광역시 북구청에서 열린 제12회 전국주민자치박람회에 소개되어 눈길을 끌었습니다. 참여하는 주민, 함께하는 자치, 건강한 공동체를 주제로 전국의 230개 지방자치단체와 2,700여개 주민자치단체가 참여했습니다. 전국 주민자치센터 사업 중 우수사례를 선정해 주민자치의 경험과 정보를 나누는 주민자치 최고의 축제입니다.
1차 서류, 2차 인터뷰를 거쳐 본선에 진출한 적성면 우수사례전시관 앞에서 만난 적성면 주권순 주민자치위원은 “우리 마을은 군인, 군인가족이 우리의 이웃입니다. 그분들의 지역 경제활성화에 큰 도움을 주십니다. 특히 요즘은 신병대대수료식에 대한 규정이 완화되어 부대 외 출입이 가능해졌지요”라며 “신병들이 외지로 나가지 않고도 신세대 문화를 접할 수 있도록 지역이 발맞추고자야 합니다.”라고 했습니다.
<울산에서 열린 전국주민자치박람회에서 우수사례로 전시된 파주시 적성면 부스에서 만난 장병 어머니 문경희 씨. 아들이 파주에 있는 9사단에서 복무 중이라고 전했다>
이 자리에서 반가운 분을 만났습니다. 아들이 파주시에 위치한 9사단에서 군 복무 중이라는 문경희 씨(울산시 북구 연암동) 는 파주시 적성면 충혼탑(25사단 비룡교육대) 앞에서 열린다는 감악산 단풍맞이 축제 포스터를 보고 눈시울을 적셨습니다. 아들을 군에 보낸 엄마들은 군복 입은 모습 봐도 발걸음이 멈춰진다는 말이 있습니다. 저 역시 그랬습니다.
문 씨는 “지난 6월 18일 아들을 군에 보내고 잠이 오지 않습니다. 특히 울산에서 남한의 최북단 파주까지 보냈으니 말입니다. 전국 지방자치박람회가 우리고장에서 열린다고 해서 혹시 아들이 있는 고장 소식이라도 들을 수 있을까봐 왔는데 딱 만났다,”며 아들을 만난 것 마냥 좋아했습니다.
<감악산을 배경으로 개최된 단풍축제를 관람란하고 있는 장병들> 사진=적성면
한편 파주시 적성면 설마리고지 아래 암석에 건립된 설마리 전적비는 등록문화제 407호로 지정되었습니다. 6·25전쟁 때 설마리 전투에서 고지가 적군에게 완전히 포위된 상황에서도 최후까지 설전을 벌이다가 전사한 영국군들의 넋을 위로하고 공적을 기리기 위하여 1957년 6월 29일, 영국군과 한국군 보병 제25사단이 건립했습니다. 이 전투는 6·25전쟁에서 유엔군이 치른 대표적인 전투 중의 하나로, 고립방어의 대표적인 전투로 기록되는 등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영국다큐멘터리 감독이자 세계적 산업디자이너로 알려진 아널드 슈워츠먼이 당시 영국군으로 한국에 파병되었던 1957년에 디자인한 작품입니다. 다. 당시 유엔군의 참전 상황을 실증적으로 보여주는 중요한 유적입니다. 파주시가 소유 및 관리합니다.
<파주시 적성면의 군과 민이 함께하는 다양한 활동이 2013 전국주민자치박람회 지역활성화분야 우수사례로 선정되는데 한몫했다. 아들을 군에 보낸 어머니들과 적성면 직원이 포즈를 취했다>
<취재:청춘예찬 최정애 어머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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