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흘분교
선흘의 교육은 일제강점기에 시작되었습니다. 1925년 현재 리사무소 자리에 개량 서당인 ‘선명사숙이’이 개교하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문맹퇴치운동 및 계몽운동이 싹트게 되었고, 일본으로 유학을 시도하는 젊은이도 있었다. 일본으로 건너간 선흘 출신 인사들의 주도로 1936년 5월 1일 ‘선흘간이학교’가 선흘리 1019번지에 개교하게 되었습니다. 이 시기에 선흘의 인구가 함덕과 유사할 정도로 증가한 상태였고 간이학교가 일찍 생긴 이유로 조천에서도 등교를 하는 학생들이 있었습니다. 1944년 5월 15일 선흘공립학교로 승격했으나, 1948년 4.3을 겪으며 폐교가 되는 설움을 겪게 됩니다.
마을이 새롭게 재건되는 시기에 마을주민들은 역시 학교에 대한 노력을 아끼지 않아 동백동산에서 숯을 구워 학교 기금에 보태는 모범을 보였고, 이를 계기로 선흘국민학교로 승격돼 국민학교로서의 모습을 확립하게 되었습니다. 이후 1953년부터 1990년대 초반까지 선흘국민학교는 가장 활발한 전성기였습니다.
하지만 목축업의 감소와 더불어 아이들의 교육과 일자리를 찾아 젊은층이 마을을 떠나 이주하기 시작하면서 학교 역시 쇠퇴의 길로 접어들게 되었고, 마을 주민들의 걱정과 만류에도 학생 정원의 문제로 1995년에 선흘초등학교는 함덕초등학교 분교장으로 개편되기에 이르렀습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제주 열풍이 불며, 제주의 자연에서 아이를 키우고 싶어하는 젊은이들이 많아지면서 폐교위기였던 선흘분교는 6학급을 이루며 탄탄한 학교의 모습을 갖추며 활기를 찾고 있습니다. 2014년 건강생태학교로 지정되어 몸과 마음이 건강한 교육을 지향하고 있으며, 브라스밴드 선흘울림 또한 아이들과 학교에 자부심을 주고 있습니다. 해마다 열리는 학교 운동회에도 마을 분들을 초대해 감사와 어우러지는 값진 시간을 가지고 있기도 합니다. ‘차츰차츰’이라고 쓰여있는 학교의 글귀처럼 그렇게 차츰차츰 내실을 쌓고 진정한 교육이 이루어지는 학교로 앞으로도 사랑이 넘치는 학교가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