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전에,
희양봉을 다녀왔는데...
몸이 찌뿌둥해서,
산성산을 가려고,
여기에 왔습니다.
역시,
도심에 있는 산이다 보니,
찾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
관악공원의 느낌이고...
어째튼,
찌뿌둥한 날씨에,
공원을 둘러보려 하는데...
오늘 산행은,
물이 없는 능선을 따라서,
삼성산 정상으로...
여기는,
이른 봄에 오고,
4개월이 지나서야 찾아온 듯...
암튼,
너무 오랜만에 왔더니,
벌써 가을이 성큼 다가와 있고...
여기도,
비교적 찾는 사람이 적은 것이지,
아예 없는 곳은 아닌데...
오늘은,
마치 약속이나 한 듯,
아무도 찾는 사람이 없고...
암튼,
한적한 시골길 같은 등산로를 따라서,
발걸음을 부지런히 옮겨보는데...
국기봉에 올 때까지,
산객은 두 사람뿐이었고...
등산객의 간섭이 적어서 인지,
바위를 지키고 있는 소나무는,
더욱더 푸르게 보여지고...
그런데,
해는 없지만,
날이 무더워서 땀은 제법 흘렸고...
국기봉에서,
도심을 바라보는데...
흐리다고 해야 할지,
아니면 먼지가 많다고 해야 할지...
암튼,
엄천 우중충한 날씨가,
도심을 옥죄고 있는 듯...
날씨가 뭐라 하든,
성큼 다가온 가을은,
참나무의 잎을,
노랗게 물들였고...
보름 남짓이면,
산 전체가,
알록달록해질 듯한데...
대간 산행도 좋지만,
관악산도 자주 둘러봐야 할 듯...
내친김에,
삼성산까지 가려고 마음먹고서,
다시 발길을 재촉하는데...
등산로가,
급한 구간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땀도 엄청 흘렸지만,
발걸음도 무겁기만..
어째튼,
오늘은 최대한 멀리 가는 것으로...
파란색,
아니 푸르디푸른,
달개비 꽃이 이상한 모습으로...
푸른 잎이 2장이어야 하는데,
3장인 달개비는 처음이라 사진으로...
참고로,
달개비는 닭의장풀이라 하는데,
닭의 내장을 닮아서 그렇다고...
(아무리 생각해도 공감할 수 없고...)
화마가 할퀴고 지난 지,
어언 4년이 되었지만...
아직도,
산은 휑한 느낌이고...
더구나,
가을이 찾아와서,
산벚나무가 유독 노랗게 물들어 가고...
지금부터는,
지난한 계단이 이어지는데...
날씨 탓인지,
사람도 많지 않고...
가을이 왔으면,
선선한 바람도 함께 올 것이지,
바람은 어딜 보내고 홀로 찾아왔는지...
땀이 비오 듯 을러 내리지만,
어찌어찌하여 칼바위까지 도착을...
바람이 불면,
칼바위 태극기가 휘날릴 텐데...
바람이 없으니,
국기봉이라는 사실도 잊게 해 주고...
삼성산을 포기하고,
이쯤에서 주저앉기로...
시간도 1시가 다돼가는데,
기력이 다해서 걸을 수도 없어서...
암튼,
먹고살자고 하는 산행인데,
이러다 힘들어 죽을 듯... ㅎㅎ
소소한 반찬과,
시원한 막걸리로,
조촐한 밥상을...
친구들이 왔다면,
이런저런 반찬으로,
돗자리가 가득할 텐데..
그나마,
머릿고기 조금과,
열무김치를 안주 삼아서,
막걸리로 목을 축이고...
시간이 흘러,
땀이 가실 쯤에...
시원한 소주와,
얼큰한 국물로 한잔...
암튼,
먹기 위해 왔으니,
제대로 즐기고 갑니다.
소나무 그늘에,
깔판을 베개 삼고,
잠시 동안 눈을 붙였는데...
그사이에,
사진까지 찍어주고...
암튼,
30분 남짓 졸다가,
어슬렁거리며 정리를...
여기는,
삼성산으로 가는,
주 등산로인데...
산객들이,
어딜 가고 텅 빈 등산로만...
너무 자주 다니던 길이,
사람이 없으니 생소하게 느껴지고...
날씨는,
하루 종일 구름만 가득하고,
좀처럼 풀릴 기미가 없어 보이고...
덕분에,
뙤약볕은 피했지만,
습한 상황이라 땀은 줄줄 흘렸고...
암튼,
과도한 식사로 인해,
산행을 조금 더 오래 했고...
맞은편,
나즈막한 언덕이,
장군봉이라 하는데...
저곳에서,
식사도 즐기고,
낮잠도 한순 즐기고서,
이제 삼성산으로 갑니다.
날만 좋으면,
이곳에서 인천 바다까지 조망이 되는데,
오늘은 구름이 많아서 아쉽기만...
국기봉 가는 길인데,
누군가 밧줄을 없애 버렸네요...
사고가 많아서,
통행을 하지 말라는 것처럼 보이는데,
그래도 줄은 자르지 말지...
다시 내려가기 싫어서,
바위를 올랐는데,
날 더운데 용을 쓰며 올랐고...
전에는,
국기가 낡으면,
새것으로 바꿔 달았는데...
지금은,
기존 것은 그냥 두고서,
그 아래에 새 국기를...
누군지 모르지만,
이렇게 달고 다닌 사람이 대단해 보이고...
몇 걸음만 걸으면,
삼성상 정상인데...
오늘은,
귀찮아서 이쯤에서 마무리를...
갈 수는 있는데,
길이 너무 편해서 가지 않았고... ㅎㅎ
국기봉 근처에는,
수줍게 숨어 있는 고래(??) 한 마리가 있는데...
오늘도,
고래 얼굴을 보기 위하여,
여기저기 둘러보았는데...
오랜만에 와서 그런지,
이 친구 얼굴 보기가,
쉽지는 않았고...
도토리 삼 형제는,
올여름 태풍을 견뎌내고,
갈색으로 물들었고...
다람쥐와 청설모보다는,
사람들의 호기심에 희생될까 염려스럽지만,
잘 지내고 내년 봄에 새싹이 띄었으면...
암튼,
그러기를 바라면서,
여기저기 전화해서 술 먹자고 협박을... ㅎㅎ
몇 해 전에는,
바위 사이를,
밧줄에 의지해서 내려왔는데...
지급은,
너무 튼튼한 계단이 있어서,
여유롭게 하산을...
참고로,
일부 사람들은,
튼튼한 계단을 버리고,
비스듬하게 휘어진 절벽을 맨손으로 오르기도...
내려가는 길은,
가운데 능선을 따라가면,
1시간 남짓이면 산행을 마무리하는데...
날씨도 꾸물하고,
술도 깨는 듯해서,
부지런히 전화를 돌렸으나...
일요일이라 그런지,
선뜻 나서는 사람이 없어서,
신림동 주정뱅이 클럽에 긴급하게 도움을 요청했고...
기다려보라는 전화에,
다소 안심을 하고서,
조금은 여유롭게 하산을 하는데...
등산로에는,
산초나무에 토실한 열매가 달렸고...
살짝 맛을 본 결과,
역신 산초일 뿐,
젠피와는(제피, 초피 등등) 격이 달랐고... ㅎㅎ
한참을 내려왔는데,
전화기는 아무런 반응이 없고...
그래서,
다시 연락을 돌려보는데...
멀리서 지켜보던 연주대와 멋진 소나무가,
너무 초초해하면 될 일도 안 된다고...
그래서,
묵묵히 산을 내려가는데...
나뭇잎은,
형체를 분간할 수가 없는데...
나무 열매를 보니,
화려한 꽃을 자랑하는,
철쭉이 분명하고...
철쭉과 잠시 노는 도중에,
손에 들린 전화기에서 술 먹자는 응답이... ㅋㅋ
싸리나무 꽃이,
같이 놀자며 내 길을 막아 서지만...
아는 척도 안 하고서,
내립다 술집으로... ㅋㅋ
홀로 먹어야 한다는 부담이 있었는데,
신림동 주정뱅이 클럽에서,
같이 먹는다기에 너무 반가워서... ㅋㅋ
관악산은,
바위가 많아서,
이 녀석들이 많이 살 듯 하지만...
의외로,
찾아보기 힘든,
바위에서 사는 고사리입니다.
정식 명칭은,
넉줄고사리이고,
골쇄보라 하여 한약재로도...
술 먹으러 가는데,
코주부 아저씨가,
같이 놀자고...
어림없는 소리 말라하고,
단숨에 내려갔는데...
참고로,
이 바위의 이름은,
얼굴바위로 시작하여,
번뇌바위, 도사바위, 큰바위 얼굴 등등...
참나무 종류는,
아직 단풍이 들면 안 되는데...
여기저기에서,
노랗게 단풍이 시작되고...
역시,
가을이 멀지 않아서,
부지런한 녀석들은 미리미리 준비를 하는 듯...
산을 출발할 때는,
정말 많은 사람이 있었는데...
가을이라 그런지,
다들 서둘러 집으로 돌아가는데...
나는,
지금부터 주님을 만나기 위하여,
부지런히 술집으로 갑니다.
여름이 지나고,
가을이 시작되니,
본격적으로 노란 꽃이 피고...
노랑상사화라고 보여지는데,
상사화인지 꽃무릇인지 모르겠고...
이름이야 어찌 됐든,
이렇게 귀한 꽃을,
주변에서 볼 수 있어 좋았고...
주정뱅이 클럽이,
이런 안주를 준비하여,
나를 기다리고 있었고...
감사하고 고마워서,
소주 한잔에 안주 한 점씩...
결국,
고주망태가 되어,
비틀거리며 집으로... ㅋㅋ
===================
의미 있는 주말이,
삶에 활력소가 되는데...
나의 활력소는,
산과 술인데,
둘을 한방에 해결했고...
더구나,
좋은 사람과 함께해서,
더 즐거웠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