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웃고 울리는 반집승부. 홍성지 9단(왼쪽)이 조한승 9단에게 반집패하면서 최근
두었던 자신의 세 판을 전부 반집으로 지는 아픔을 겪었다.
제19기 맥심커피배 입신최강전 16강전
조한승,
홍성지에게 반집승 거두고 8강
반집승부는 심술궂다. 이긴
사람은 짜릿하고 진 사람은 애통하다. 반상에 반집은 존재하지 않는 집이지만 반집으로 희비가 갈리는 것은 무승부를 방지하기 위해 인위적으로 만들어
놓았기 때문이다.
'신산(神算)' 이창호가 등장하기 전까지 반집승부는 '운'으로
돌리고 '신의 영역'으로 바라보는 인식이 강했다. 사력을 다한 열전의 끝이 실체가 없는 집에 의해, 가공의 최소 단위로 갈리는 것은
아프다.
그러한데 한두 판도 아니고 세 판, 그것도 연속적으로 반집패를 당했다면?
3연패를 당하는 것도 몹시 아플 텐데 3연속 반집패를 당하면 그 심정은 오죽할까.
▲ 1995년 입단하고 2006년 입신에 오른 조한승 9단. 입단동기는 이세돌
9단.
보기 드문 기록(?)이 나왔다. 지독한 불운이라고 설명해야 할까.
12일 밤 바둑TV 스튜디오에서 열린 제19기 맥심커피배 입신최강전 8강전에서 홍성지 9단이 조한승 9단에게 반집패함으로써 3연속 반집패에
빠지는 쓰라림을 겪었다.
1월 13일 JTBC 챌린지매치 8강전에서 최재영
3단에게, 2월 2일 GS칼텍스배 24강전에서 윤찬희 7단에게 각각 반집패한 후의 대국이었다. 첫 번째 반집패를 당하기 전까지 올해 6연승을
포함해 지난해 12월부터 10연승을 달리던 중이었다.
▲ 계가 결과 흑 53집, 백 46집으로 백이 덤 6.5집을 받고도 반집 졌다. 승리한
조한승은 홍성지와의 상대전적에서 최근 2연패를 끊으며 5승7패.
조한승과 홍성지는 '부드러운 바둑'의 대명사. 반짝 충돌한 장면도 있었지만 국면은 예상대로 미세한 끝내기 승부로 흘러
개시 1시간 55분, 254수 만에 조한승이 반집을 남겼다.
또 한 번
반집패에 고개를 숙인 홍성지는 "세 판 연속 반집을 지긴 했는데 반집도 실력의 일부라서 좀 더 열심히 해야겠고, 승패에는 크게 신경 쓰지 않기
때문에 평소처럼 지내겠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 2001년 입단하고 2013년 입신에 오른 홍성지 9단. 입단동기는 윤준상
9단.
조한승은 15기 8강 이후 4년 만에 다시 8강 무대에 올랐다.
대회 최고 성적은 8기 때의 4강. 8강에선 박정환-이정우의 승자와 대결한다. "박정환 선수가 워낙 잘 두기 때문에 배움의 기회를 가졌으면
좋겠다"는 소감을 밝혔다.
입신에 오른 9단 기사 중에서도 성적 상위를
중심의 32강 초청전으로 치르는 제19기 맥심커피배 입신최강전의 상금은 우승 5000만원, 준우승 2000만원이다.
▲ 2011~2013년 국수전 3연패 등 프로 통산 8회 우승의 조한승. 맥심커피배
최고 성적은 8기 때의 4강.
▲ 2008년 제4기 한국물가정보배 결승에서 이세돌을 2-1로 꺾고 프로 첫 우승을
이뤘던 홍성지. 맥심커피배에선 16기 때의 준우승이 최고 성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