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4월 세계 최초로 5G를 상용화했다. 언론을 통해 5G의 근간이 되는 기술 용어가 자주 나오지만, 초저지연, 초연결 등 5G 관련 용어 자체가 생소하게 들리거나 낯선 느낌을 줄 수 있다.
조선 DB
◇ 5G시대, 네트워크 슬라이싱 왜 필요한가?
네트워크 슬라이싱은 말 그대로 네트워크를 쪼개서 사용한다는 의미다. PC나 노트북에 장착한 하드디스크 한 개를 C드라이브, D드라이브 등으로 나눠 독립적인 영역으로 활용하는 것과 비슷하다. 이통사는 1개의 유선망(Core Network)을 다수의 독립된 가상 네트워크로 분리해 온디맨드(소비자의 수요에 맞춰 즉각적으로 맞춤형 제품 및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제 활동) 형태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4G(LTE)에서는 이동통신망(이하 이통망)이 담당하는 단말기가 스마트폰밖에 없었다. 통신망이 스마트폰에 최적화 되기만 하면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5G에서는 서로 다른 속성을 갖는 다양한 단말에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네트워크를 사용처에 맞게 나눠 사용할 필요성이 높다.
예를 들어 상수도 회사는 수천개 장치에서 소량 데이터를 동시에 전송할 수 있는 '초대용량' 연결 성능이 중요하다. 하지만 자율주행차는 수천분의 1초단위로 빠르게 반응할 수 있는 ‘초저지연’ 성능이 중요하다.
GSMA 제공
네트워크 슬라이싱을 활용하면 데이터 트래픽을 많이 필요로 하는 서비스에 보다 많은 네트워크 자원을 할당하고, 서비스가 폭증할 때는 다른 네트워크 리소스를 끌어당겨 쓸 수 있다.
하지만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네트워크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해 서비스별로 차별화된 속도와 품질을 제공하는 것이 망 중립성 원칙을 위반한다는 주장이 있다. 망 중립성은 통신망 제공사업자가 모든 콘텐츠 사업자의 서비스를 차별 없이 제공해야 한다는 원칙이다.
정부는 5G 연구반을 통해 네트워크 슬라이싱 기술과 망 중립성 원칙 관련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 고주파 5G에 안성맞춤 ‘스몰셀’
5G는 850㎒~2.6㎓ 주파수 대역을 사용하는 LTE와 달리 3.5㎓~28㎓의 고주파수(밀리미터파) 대역을 사용한다.
고주파는 전파 도달거리가 짧아 실내에서도 통신 사각지대가 발생할 수 있다. 밀리미터파는 벽·나무·건물 등 구조물 조차 통과하지 못할 수 있다. 원활한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촘촘한 기지국 구성이 필요하다. 작은 기지국인 스몰셀의 중요성이 높아지는 이유다.
스몰셀은 기술이라기 보다 장치다. 기존의 높은 전송파워와 넓은 커버리지를 갖는 매크로셀과 달리 낮은 전송파워와 좁은 커버리지를 가진 소형 기지국이다. 일반적으로 안테나 당 10W급 이하의 소출력 기지국 장비나 피코셀, 펨토셀 등을 통칭한다.
셀의 크기 및 영도에 따른 스몰셀의 분류. / 2018 스몰셀 기술시장 백서 갈무리
국내 스몰셀 장비 제조업체는 콘텔라, 주니, 유캐스트 이노와이어리스, 삼지전자 등이 있다. 이들 기업은 고주파수를 사용하는 5G 덕분에 수혜 기업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SK텔레콤은 2018년 국내 이통사 최초로 콘텔라, 유캐스트 등과 함께 5G 스몰셀 공동 개발에 나서기도 했다.
◇ ‘빔포밍’ 기술로 또렷하게 잡히는 신호
안테나는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는 필수 설비로 꼽힌다. 기존 안테나를 사용하면 신호는 모든 방향으로 균일하게 방사된다. 만약 다른 신호와 겹치게 되면 신호가 손상될 수 있다.
대용량 미모(MIMO) 다중 안테나 기술에 빔포밍을 결합하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MIMO는 무선 통신의 용량을 높이기 위한 스마트 안테나 기술이다. MIMO는 기지국과 단말기에 여러 안테나를 사용해 사용된 안테나 수에 비례해 용량을 높인다.
여러 개의 안테나를 활용해 동일한 신호를 시간차를 두고 전송한다. 트랜스미터(송신기)가 사용자를 향해 신호를 집중시키면 그에 맞게 전송 전력을 조정해 빔포밍을 형성한다. 빔포밍은 안테나에서 송수신되는 전파(빔)를 원하는 방향만 보내서 간섭을 줄이고 신호를 원하는 사용자에게만 도착하게 하는 기술이다.
인피니온 홈페이지 갈무리
대용량 MIMO와 빔포밍 기술을 통해 신호 간섭을 줄이면 자연스럽게 통신 품질이 향상된다. 많은 신호를 주고받는 5G의 필수 기술인 셈이다.
실제로 5G 상용화 시기가 다가오자 다중 안테나 기술 개발에 대한 관심도 함께 증가하기 시작했다. 다중 안테나 기술은 기지국에 설치된 100개 이상의 안테나를 활용해 데이터 전송 속도 및 전송 품질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키는 기술로 빔포밍 등이 포함된다.
특허청에 따르면 다중 안테나 관련 특허출원은 2013년 19건에 불과했으나, 2014년 43건으로 100%이상 증가했다. 2015년 78건, 2016년 100건으로 비약적으로 늘었다.
◇ 클라우드 단점 커버하는 ‘모바일 에지컴퓨팅’
5G 통신환경에서는 데이터 처리가 중앙에 집중된 방식의 클라우드 컴퓨팅보다 실시간 데이터 처리에 강점을 보이는 모바일 에지컴퓨팅(MEC)이 더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MEC는 고객과 물리적으로 가장 가까운 곳에 데이터센터나 솔루션 등을 설치하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술이다.
MEC는 유선망을 거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5G의 저지연 효과를 높이는 역할을 한다. 데이터가 수집되는 지점(에지)에서 데이터를 즉시 분석하고 적용하기 때문에 클라우드보다 처리시간이 빠르고, 안전한 데이터 처리가 가능하다.
모바일 에지 컴퓨팅 개념 구조도(오른쪽). / SK텔레콤 블로그 갈무리
일반 무선 네트워크에서 사물인터넷(IoT)과 클라우드 간 데이터는 IoT, 기지국, 유선망, 클라우드 등을 거친다. 반면 MEC에서는 IoT, 기지국 사이에서 데이터를 송수신하면 된다. 송수신 거리가 짧으니 속도가 더 빠를 수밖에 없다.
MEC는 5G 특성 중 하나인 초연결의 대처에도 용이하다. 클라우드에서만 네트워크를 처리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이러한 한계점을 기지국의 MEC로부터 지원받을 수 있다. 일부 네트워크 처리 부하를 MEC에서 대신 처리해주기 때문이다.
MEC는 5G의 처리 속도 한계점을 보완하는 역할로 주목받고 있다. 클라우드는 모든 정보가 한 곳에 집중돼 사이버 범죄의 표적이 되기 쉽지만 에지 컴퓨팅의 분산된 구조는 사이버 공격으로 수많은 사람의 데이터가 동시에 위협받은 확률을 낮춘다.
물론 단점도 있다. MEC의 컴퓨팅 성능 이슈다. 기지국의 서버를 활용하기 때문에 MEC의 컴퓨팅 성능이 높지 않다. 따라서 고 성능 컴퓨팅을 요구하는 인공지능(AI) 서비스 지원에는 한계가 있다.
◇ SA와 NSA의 차이는?
5G 스마트폰이 잘 안터지는 문제로 고객들의 불만이 늘고 있다. 5G 때문에 LTE가 느려졌다는 불만도 제기됐다. 하지만 기술적으로 봤을 때 불가능한 말이다. 현재 5G 기술 방식이 NSA LTE 네트워크와 5G를 연계하는 논스탠드얼론(NSA, 비단독모드)을 적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 최초 5G 스마트폰 갤럭시S10 5G도 NSA 방식을 쓴다. NSA는 신호가 LTE망으로 먼저 전송됐다가 데이터 전송 시 5G 기술이 적용되는 기술이다. 이 방식으로 5G를 서비스하려면 LTE망의 역할이 중요하다. LTE 속도가 느려지면 5G 속도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스탠다드얼론(SA, 단독모드) 방식은 5G만 단독으로 사용하는 방식이다. 이 방식을 쓰려면 SA 방식 5G 스마트폰이 있어야 하고, 전국망도 구축돼야 한다.
IT 조선
첫댓글 문통이 '오지'라고 읽었다고 하는 그 5G? ㅋ 저도 알고 싶었는데 감사합니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