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편에 붙여진 제목들에 관하여는 다소 복잡한 해석이 필요하다. 시편 84편은 개역성경에는 [고라의 시, 영장으로 깃딧에 맞춘 노래]라는 제목이 붙어 있고 기타 번역들은 그 자손 혹은 아들들을 위한 시로 붙어 있다. 고라가 누구인가? 그는 레위지파의 증손 고핫의 손자 이스할의 아들로 다단과 아비람 그리고 온과 함께 모세와 아론을 대적하여 반역을 꾀했던 반역의 괴수였다. 학자들은 이 시의 저자가 민수기 16장의 고라 자신은 아니라고 대체적으로 믿고 있다. 어떤 사람들은 그 다음 시편들처럼 고라 자손의 시라하기도 하고 다윗이 그 저자라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다.
고라는 자신의 직분에 불만을 품고 모세와 아론을 대적하였다. 그는 그가 하는 일보다 자리를 더 중요하게 여긴 인물이다. 그도 또한 레위지파의 한 수장으로 성막봉사의 거룩한 직분을 맡았음에도 자신의 지위에 불만을 품고 제사장직을 갈망하였다 그는 주장하기를 (민 16:3) “그들이 모여서 모세와 아론을 거스려 그들에게 이르되 너희가 분수에 지나도다 회중이 다 각각 거룩하고 여호와께서도 그들 중에 계시거늘 너희가 어찌하여 여호와의 총회 위에 스스로 높이느뇨”라고 소리쳤다. 자신이 하는 일 보다는 자리와 지위에 눈독을 들이는 정신은 철저히 사단의 정신이다. 그것이 비록 성직일지라도 자신의 성업에 집중하지 않고 자리에만 관심을 가지는 사람은 하늘에서 반역을 일으킨 루스벨의 전철을 밟는 것이다.
모세는 저들에게 (민 16:9) “이스라엘의 하나님이 이스라엘 회중에서 너희를 구별하여 자기에게 가까이 하게 하사 여호와의 성막에서 봉사하게 하시며 회중 앞에 서서 그들을 대신하여 섬기게 하심이 너희에게 작은 일이겠느냐”고 대답하였다. 고라는 오늘날 자신의 소중한 일은 제대로 하지 않으면서 자신의 지위와 처우에 불만을 품고 불평을 일삼는 사람들을 대표한다. 그의 관심은 하나님이 자신에게 주신 소중한 일이 아니라 자리와 직분 그리고 처우뿐이다. 제사에는 관심이 없고 젯밥에만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다. 하지만 시편 84편은 비록 제목은 고라의 시라고 기록되었지만 내용은 고라의 사상과 전혀 다르다.
(시 84:1) “만군의 여호와여 주의 장막이 어찌 그리 사랑스러운지요” (시 84:2) “내 영혼이 여호와의 궁정을 사모하여 쇠약함이여 내 마음과 육체가 살아 계시는 하나님께 부르짖나이다” (시 84:3) “나의 왕, 나의 하나님, 만군의 여호와여 주의 제단에서 참새도 제 집을 얻고 제비도 새끼 둘 보금자리를 얻었나이다” (시 84:4) “주의 집에 사는 자들은 복이 있나니 그들이 항상 주를 찬송하리이다 (셀라)”
시인은 자신을 참새와 제비 같은 존재로 묘사하면서 주의 제단에서 참새도 제집을 얻고 제비도 보금자리를 얻는다고 노래하였다. 하나님은 참새 한 마리도 기억하시는 하나님이시다. 그가 하는 일이 아무리 사소하고 작은 일일지라도 하나님의 눈에서 숨긴바 되지 않는다. 우리는 시인처럼 하나님이 우리에게 무엇을 맡기시던지 그 일은 천하에 오직 한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일인 것처럼 진지하고 성실하게 받들어야 한다. 직분을 맡고 자신의 직분에 성실하지 못하면서 다른 직분 맡은 사람들을 시기하고 질투하는 사람들을 종종 본다. 그런데 그런 사람들 십중팔구는 그 어떤 일을 맡겨도 성실하지 않는 사람들이다.
예수의 제자들은 "어떤 자리냐보다도 어떤 일이냐"에 더 깊은 관심을 가지는 사람들이다. 시인은 (시 84:10) “주의 궁정에서의 한 날이 다른 곳에서의 천 날보다 나은즉 악인의 장막에 사는 것보다 내 하나님의 성전 문지기로 있는 것이 좋사오니”라고 노래한다. 그는 성전 문지기라도 좋다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 우리가 하나님의 성전에서 무엇을 하던지 주의 전에서 일할 수 있음을 감사히 여기고 주어진 일에 성실한 종들이 되어야 한다.
이제 새해가 되어서 각 교회마다 제직이 선출되고 직분이 맡겨졌을 것이다. 자리에 초점을 맞출 것인가 아니면 주신 그 사역에 초점을 맞출 것인가 너무 지당한 질문이지만 던져 본다.
(마 25:21) 『그 주인이 이르되 잘 하였도다 착하고 충성된 종아 네가 작은 일에 충성하였으매 내가 많은 것으로 네게 맡기리니 네 주인의 즐거움에 참예 할지어다 하고』
하나님 우리 아버지!
주의 성업에는 작고 사소한 일이란 없습니다. 그런데 종종 저희가 주의 일을 사소하게 여기지는 않는지 반성합니다. "어떤 자리에서 일했느냐 보다는 어떤 일을 했느냐"를 주께서 보심을 기억합니다. 작은 일에 언제나 충성된 종이 되게 하시고 맡은 바를 충성스럽게 해내는 성실한 종이 되게 하옵소서! 주신 일을 즐겁고 기쁘게 하게 하시며 어떤 경우에라도 자리를 탐하여 사단의 길을 가지 않도록 주의 성신으로 지도하여 주옵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