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레미야 31장]
1 여호와의 말씀이니라 그 때에 내가 이스라엘 모든 종족의 하나님이 되고 그들은 내 백성이 되리라 2 여호와께서 이같이 말씀하시니라 칼에서 벗어난 백성이 광야에서 은혜를 입었나니 곧 내가 이스라엘로 안식을 얻게 하러 갈 때에라 3 옛적에 여호와께서 나에게 나타나사 내가 영원한 사랑으로 너를 사랑하기에 인자함으로 너를 이끌었다 하였노라 4 처녀 이스라엘아 내가 다시 너를 세우리니 네가 세움을 입을 것이요 네가 다시 소고를 들고 즐거워하는 자들과 함께 춤추며 나오리라 5 네가 다시 사마리아 산들에 포도나무들을 심되 심는 자가 그 열매를 따기 시작하리라 6 에브라임 산 위에서 파수꾼이 외치는 날이 있을 것이라 이르기를 너희는 일어나라 우리가 시온에 올라가서 우리 하나님 여호와께로 나아가자 하리라 7 여호와께서 이와 같이 말씀하시니라 너희는 여러 민족의 앞에 서서 야곱을 위하여 기뻐 외치라 너희는 전파하며 찬양하며 말하라 여호와여 주의 백성 이스라엘의 남은 자를 구원하소서 하라 8 보라 나는 그들을 북쪽 땅에서 인도하며 땅 끝에서부터 모으리라 그들 중에는 맹인과 다리 저는 사람과 잉태한 여인과 해산하는 여인이 함께 있으며 큰 무리를 이루어 이 곳으로 돌아오리라 9 그들이 울며 돌아오리니 나의 인도함을 받고 간구할 때에 내가 그들을 넘어지지 아니하고 물 있는 계곡의 곧은 길로 가게 하리라 나는 이스라엘의 아버지요 에브라임은 나의 장자니라
[설교]
예레미야 31장 1~22절까지는 여호와께서 북 왕국 이스라엘을 회복시킬 것에 대한 약속이 담겨 있습니다. 오늘 본문을 보면 대부분 표현들이 모두 북 왕국 이스라엘을 떠올리게 하는 표현들입니다. 예를 들어 5절의 ‘사마리아 산들’, 6절의 ‘에브라임 산’, 9절의 ‘에브라임은 나의 장자.’ 이런 표현들이 모두 북 왕국 이스라엘을 떠올리게 하는 것들입니다.
그렇게 했을 때, 여호와께서는 맨 처음 남 유다가 아닌 북 왕국 이스라엘의 회복을 먼저 말씀하신다는 게 다소 의아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예레미야 31장에서 남 유다의 회복에 관한 말씀은 아주 짧게만 언급됩니다. 내일 본문인 23~26절까지가 그러한데, 북 왕국의 회복에 비해 남 유다의 회복에 관한 말씀은 굉장히 짧게 제시됩니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요? 그 이유에 관해서는 간략히 말하면 이런 것입니다. 우리가 알다시피, 예레미야가 예레미야서를 기록할 당시 북 왕국은 이미 오랜 전에 멸망한 후입니다. 아직까지 남 유다는 명맥을 이어오고 있지만, 북 왕국은 애초에 이미 멸망한 나라입니다. 때문에 어떻습니까? 지금 현재 상황만 놓고 보면 왕국의 회복에 관한 말씀이 더욱 절실한 나라는 바로 북 왕국 이스라엘입니다. 때문에 여호와께서는 바로 이러한 점을 고려하여, 먼저 북 왕국 이스라엘의 회복에 관한 말씀을 전하고 계십니다. 상황불문 무조건 남 유다만 챙기는 것이 아니라, 아무리 못난 자식이라도 여호와께서는 언제나 동일하게 북 왕국도 사랑하고 계신다는 사실을 여기서 알 수 있는 것이지요.
이러한 측면에서 오늘 본문을 보면, 하나님께서 북 왕국을 얼마나 사랑하시는지, 많은 부분에서 그 사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우선 본문 1절을 보면 이렇게 말씀합니다. “여호와의 말씀이니라. 그 때에 내가 이스라엘 모든 종족의 하나님이 되고 그들은 내 백성이 되리라.” 성경을 많이 공부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이 말씀은 꽤 중요한 말씀입니다. 구약성경에서 하나님께서는 자기 백성과 언약을 맺으실 때, 항상 이런 말씀을 반복합니다. “나는 너의 하나님이 되고, 너는 내 백성이 되리라.” 이 말씀은 소위 ‘언약 공식 문구’라고 불리는데, 이 말씀에서 하나님께서는 이미 망가진 자기 백성 북 왕국과 더불어 다시금 언약을 갱신하십니다.
특별히 여기서 우리가 주목할 것은 언약이 갱신되는 시점입니다. 앞서도 말씀드렸듯이, 지금 현재 북 왕국의 상태는 이미 패망한지 오래입니다. 이것을 혹 비유하자면, 북 왕국은 이미 해변의 모래성처럼 무너진 집입니다. 사실상 무너진 집은 애초에 회생시킬 이유나 가치조차 없는 집이죠. 무너진 집을 다시 지을 바에야 차라리 새 집을 짓는 것이 훨씬 더 낫습니다.
하지만 오늘 본문에서 하나님께서는 어떻게 하십니까? 이미 다 무너지고 흔적조차 남지 않은 집, 북 왕국을 다시금 세우려 하십니다. 이것은 말하자면 정말 어리석은 일입니다. 만일 세상적인 관점에서 이 일을 해석한다면, 사실 하나님께서는 북 왕국이 아니라 완전히 다른 민족과 언약을 맺으셔야 합니다. 이미 실패한 옛 백성이 아닌, 아예 새로운 민족과 언약을 맺는 것이지요.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결코 그렇게 하지 않으십니다. 이미 다 무너지고 흔적조차 남지 않은 집이지만, 하나님께서는 결코 자기가 택한 백성을 버리지 않으십니다. 오히려 모든 것이 다 끝나버린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하나님께서는 바로 이러한 상태에서조차 자기 백성을 기억하고 저들을 회복하십니다.
그래서 본문 3절에서 하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시죠. “옛적에 여호와께서 나에게 나타나사 내가 영원한 사랑으로 너를 사랑하기에 인자함으로 너를 이끌었다 하였노라.” 이 말씀에서도 표현했듯이, 하나님의 사랑은 곧 ‘영원한 사랑’입니다. 바꿔 말해 하나님의 사랑은 결코 변치 않는 사랑이죠.
북 왕국은 이미 패망했습니다. 그리고 그 패망의 이유는 곧 저들의 죄악 때문입니다. 따라서 사실상 이 왕국은 더 이상 하나님께 사랑 받을 만한 자격이 없는 나라입니다. 하지만 하나님의 사랑은 어떻습니까? 그야말로 영원한 사랑입니다. 변치 않는 사랑입니다. 때문에 하나님께서는 이러한 패망한 자기 백성조차 끝까지 포기하지 않으시고, 저들을 다시금 사랑하십니다.
그래서 말씀하시기를, 본문 7절 이하에서 하나님께서는 이제 주의 백성 이스라엘 가운데 남은 자를 반드시 구원할 것이라고 말씀합니다. 8절, “보라 나는 그들을 북쪽 땅에서 인도하며 땅 끝에서부터 모으리라. 그들 중에는 맹인과 다리 저는 사람과 잉태한 여인과 해산하는 여인이 함께 있으며 큰 무리를 이루어 이곳으로 돌아오리라.” 이 말씀에서 북 왕국의 남은 자는 모두 정상이 아닙니다. 모두 다 아프고 병들고 해산하는 여인입니다. 말하자면 지금 현재 북 왕국의 남은 자의 상태는 여전히 형편없습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는 이제 이러한 자기 백성을 다시금 모으고자 하십니다. 비록 죄와 악으로 인해 패망하고, 각종 환난으로 인해 형편없이 무너진 백성이지만, 하나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본문 9절, “나는 이스라엘의 아버지요 에브라임은 나의 장자니라.” 이 말씀을 하심으로써, 하나님께서는 다시금 자기 장자 에브라임, 북 왕국을 향한 사랑을 나타내십니다.
그리고 동일하게 오늘 우리에게 있어서도 하나님께서는 여전히 변치 않는 사랑으로 우리를 돌보고 계십니다. 그러니 이러한 사실을 기억하며, 오늘 하루 하나님의 이 풍성하신 사랑 안에서 하루를 살아가시길 바랍니다. 하나님의 사랑은 결코 변치 않는 영원한 사랑입니다. 이러한 사랑이 오늘 우리에게도 역시 동일하게 부어지길 소망하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