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없는 첫 번째 봄입니다
悠悠희
아지랑이 아롱대는 언덕에 서면
햇살이 눈부신 봄하늘을 보면
눈물 글썽이는 내가 있습니다
단풍 들어 붉어진 지난 가을날
어머니는 주님의 초대장에 응하시고
가 본 적 없는 먼 길을 떠나셨습니다
가을 지나서 겨울 오고 겨울 가면
어김없이 또다시 봄은 돌아오는데
다시 오신다는 약속도 없이
언제쯤 돌아온다는 기별도 없이
당신은 가고 그리움만 남았습니다
내 안에서 저 멀리 수평선처럼
하나의 실금으로 남아 있는
그리움이 밀물처럼 밀려옵니다
들어낼 수도, 도려낼 수도 없는
그렇다고 딱히 처방전도 없는
가시로 박혀버린 그리움이란 병
이따금씩 도지는 아픔에
아스피린 삼키듯 그리움을 삼키면
어쩌다 목에라도 걸리는 날엔
생목으로 올라오는 쌉싸름한 맛
하루 종일 가슴이 뻐근합니다
"괜찮아, 내가 너라도 그랬을 거야"
언제나 긍정의 힘을 넣어주셨던 분
세상 사람들이 내게 등을 돌려도
끝끝내 내편이고야 마는 사람
인생의 저녁엔 버팀목이 되어 주셨던
나의 사랑! 나의 어머니!
당신 없는 첫 번째 봄입니다
이곳에는 복수초 산수유 생강나무가
지천인 노란 꽃물결 세상을 삽니다
어머니, 당신 계신 먼 그곳에도
자잘한 꽃송이들이 피었던가요
올망졸망 그리움으로 피었던가요
노랗게 샛노랗게 피어났던가요
오늘은
당신이 사무치게 보고 싶습니다
카페 게시글
─·‥… 자작♡창작글
당신 없는 첫 번째 봄입니다
悠悠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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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115
25.03.23 14:03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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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이 시를 읽으니,
"가시로 박혀버린 그리움이란 병"
우리 아버지 생각에 목이 메이는 듯.
어쩜 시가 이리도 마음에 와 닿을까요.
유희님의 글은 큰 울림이 있어요~~~^^*
어느 날인가.나의 절친의
어머님이 운명하셨다는 비보를 듣고
나도 모르게 울었던 적이 있었죠
나의 절친이 쉬이
자신의 모친 장례를 치룰 수 없는
그 사정을 알기에
마치 나의 일인양 먼저 눈물이 나왔죠
그리고 허둥대며 당황하여
이리저리 폰을 돌려 장례식장을
알아내고 조화를 두 개를
보냈던 기억이 납니다.
뒤 늦게 도착한 절친이
가슴 아프게 장례를 치루고
난 그 절친을 만나
온갖 위로의 말을 하려 했죠
그리고 슬픔에 잠긴 절친에게
맛난거 사주고 웃음을 주려고
나름의 애 써도
어머니를 잃은 절친의 눈물은
그칠 줄 모르더라구요.
인간이란 그런가 봅니다.
낳아주고 길러 주신 분의 마음을
다 헤아리지 못함이
그 절친은 서러웠던 것 같습니다
어찌도 이리
사모곡이 꼬부기 까지 서럽게 합니까
어머니의 나이가 되어도
어머니를 이해 못하는 자식이라 합니다
그래서 자식은 숨이
멎는 날까지 불효자식을
못 면한다 말하지요
이 시를 쓰실 때 유유희 님이
눈물을 많이 흘렸을 것 같습니다
그 마음에 위로를 드리며
부디부디 시인 님이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엄니없는...십수년째 봄이 왔네요..ㅜ
날이 더할수록 그리움만이...ㅠ
내세에 또 뵐 수 있을지...
내세는 과연 있는 것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