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군대 문화 )
GOP 근무는 항상 실탄을 장전하고 근무하기 때문에
우발적 사고에 꽤 신경을 씁니다.
한 사람의 실수가 본인 뿐만 아니라 주변 동료에게도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사고예방 차원인지 가끔 군기를 잡습니다.
이유같지 않은 이유를 갖다 붙여서 구타가 이루어 집니다.
그때는 구타라는 것이 어쩌면 당연한 군대문화 라는
인식을 하고 있었습니다.
소초 자체에서의 군기 교육에 더해서, 가끔 중대장이 순찰차 지나가다가 소초에 들러 왕고참에게 한 마디 하고 갑니다.
" 요즘 애들이 좀 풀어진거 같아 "
즉 군기 좀 잡으라는 얘기죠.
왕고참이 출동합니다.
제일 위쪽 초소부터 몽둥이 찜질 소리가 울려 퍼집니다.
철책은 항상 고요해서 낮이나 밤이나 작은소리도 잘 들립니다.
잠시 조용하다 다음초소. 또 다음초소 점점 다가오는
' 맑은소리~ 고운소리~영창피아노' 같은 아름다운 소리에 마지막 초소 근무자는 점점 멘붕상태.
역시 매 는 먼저 맞아야....
생활의 지혜랄까?
내무반 공기가 다르게 느껴지거나 왠지 쎄한 느낌이 들때는 눈에 안띄게 내복과 츄리닝하의를 얼른 입습니다.
쿠션 효과가 꽤 있는 편 입니다.
어쩌다 소대장이 이성을 잃은듯 할 땐, 문제를 일으켜 소대장앞에 서기라도 하면, 복근에 힘을주고 여차하면 몸을
우측으로 틀 준비를 합니다.
소대장이 한체대 출신의 오른손잡이 복싱 국가대표 였거든요.
' 맞아도 왼손에 맞자 '.
( 주먹을 쓴적은 없지만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서 ).
( 비 목 )
강원도 화천은 6.25 전에는 북한 땅 이었습니다.
전쟁 막바지 휴전 협상이 활발할 때, 조금 이라도
땅을 더 차지 하려고 치열한 전투가 벌어 지던곳.
6.25 마지막 전투로 기록된, 영화 ' 고지전 ' 의 현장이 화천 백암산 일대 였죠.
화천댐을 차지하려는 김일성의 집념으로 화력을 집중하여 엄청난 사상자가 발생한 곳 입니다.
이 곳 백암산 GOP 로 ROTC 출신 초급장교 한명희 소위가 배치되어 옵니다.
1960년대 로 알고 있습니다.
전쟁이 끝나고 오래 지나지 않은 시기 인지라 여기저기서 유골이 자주 발견 되었다고 합니다.
어느날 GOP 를 순찰하던 한명희 소위가 발견한 돌 무덤과 녹슨 철모.
그리고 돌 무덤 안에서 발견된 유골, 한 소위는 그 곳을 떠나지 못하고 한참을 울었다고 합니다.
누구인지 모르지만, 고향을 떠나 낯선 산 기슭에 묻혀 고향을 그리워했을 무명 용사를 생각하며, 훗날 비목이라는 시 를 쓰게 되지요.
장일남씨가 곡을 붙여 가곡으로 만들어진 비목.
입대전 부터 좋아하던 곡 인데, 우연히 그 시 가 탄생한 자리에서 군복무를 하게 되었습니다.
어쩌다 비목을 듣게되면 남다른 감회에 빠지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