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구단이 안정환의 등번호를 미리 마련해
놓는 등 국내 복
귀에 대비한 움직임을 보여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사진은 안정
환이 페루자의 코스미 감독(오른쪽)과 나란히 앉아 경기를 관전
하는 모습.
"이탈리아에서 벤치에 앉아 있을 바에는 차라리 복귀하라!"
부산 아이콘스 구단이 해외 임대중인 안정환(26ㆍ이탈리아 페루자)의 등번호를 이미 마련해 놓은 것으로 확인돼 눈길을 모은다.
부산 구단은 올초 선수들의 등번호를 결정하면서 안정환이 사용하던 8번을 비워놨다.
이민성 등 팀의 간판급 선수들이 해당 번호의 사용을 요청하기도
했지만, 부산 구단은 이 번호만은 내주지 않았다.
이에 대해 부산 구단 관계자들은 "정환이의 처지가 어렵기 때문에, 그냥 막연히 돌아올 수 있다는 바람을 갖고 등번호를 준비해 놨다"며 "당사자가 이 사실을 알면 기분이 상할 것 같아 알리지도 않았다"고 조심스럽게 털어놨다.
정확한 이유야 어찌됐건, 상황은 부산 구단의 '희망'대로 진행중이다.
지난 1월27일 베로나전에서 결승골을 터트린 안정환은 이후 특별한 활약을 펼치지 못하며 벤치를 지키는 일이 잦아졌다.
안정환은 간간이 후반 교체 출전하더라도 공격 포인트를 올리지 못해 페루자로의 완전 이적이 불투명해 보인다. 페루자는 안정환의 완전 이적을 원할 경우, 5월말까지 부산 구단에 이 사실을 통보해야 한다.
부산 구단의 한 관계자는 "정환이가 월드컵 출전을 위해서라도 주전을 보장받을 수 있는 팀으로 이적하거나 국내에 돌아와 뛰면서 경기 감각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는 히딩크 감독의 말을 새겨 들을 필요가 있다"며 "본인의 열망이 강하지만, 무리를 해서까지 해외에 남기지는 않을 생각"이라고 밝혔다.
한편 부산은 대표팀 수비수 심재원(25ㆍ독일 프랑크푸르트)을 위해서도 등번호 5번을 비워놨다. 심재원도 프랑크푸르트가 완전이적 의사 표시 시한인 지난달 31일까지 아무런 통보를 하지 않음에 따라 부산으로의 복귀가 유력시되고 있다.
부산의 기이한 등번호 배정이 예상대로 결실을 맺을 수 있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 < 신남수 기자 delt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