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 김해 신어산 등산길에
어떤 서울말씨 쓰는 노처녀가 어쩌다보니 같이
한동안 걸었는데 마치 어른 ADHD같았다
너무 수다스러워서 애써 도망갔다
그녀랑 한 얘기 한토막
운전 잘하세요?
아니요 운전적성 아니예요 남의차 타는거
좋아해요 왜요?
제가 옛날에 선본남자 보고 해운대가자니까
안간데요 왜요? 했더니 자기는 운전하기 싫어서
먼데는 안간다 하더라구요
남자는 여러모로 괜찮았는데 그날 이후 안만났어요
사위는 정말 운전해서 어디가는거 좋아한다
강원도도 당일치기로 갔다온적도 있다
딸애 친구 남편도 도대체 운전을 안하려 하고
일요일되면 진종일 잠만 자서 이남자랑 끝까지 살아야 하나 고민된다고 했다 한다
나도 집청소 깔끔하게 해놓고 먹고 자고 영화보고
이거 정말 좋아했다 요즘은 아니다 가리느까 콧구멍에 바람이 들어서 어디든 간다
예전엔 혼자서도 부산 통영 거제도는 갔는데 이젠
혼자선 지척의 가덕도도 안간다
별거할매가 타야 간다
혼자가는 길은 등짝에 얼음이 언듯 너무 썰렁해서 못간다
드뎌 오늘아침부터 별거할매는 아침에 딸네집으로 출근했다 딸과 사위가 봄방학이지만 새학기 준비 때문에 정상 출근하고 애들만 있기 때문이다
애들은 오후에 학원에 간다
아침에 볶음밥해주고 점심때는 에어프라이어에 고구마 구워주니 잘먹더라면서 씩씩거리기에
니 와그라노? 했더니 지금 청소중이라 한다
완전 오마이갓!! 이다
얄미운 딸ㄴ은
엄마 내가 갔다와서 다할께 손도 대지마라!! 하고 갔댄다 참으로 어이가 없도다이다
하루 왕복 90킬로 운전하던 사위가 동네 학교로
발령받아왔다 왕복운전시간이 남겠다
그럼 집안일 더 해야지
이젠 정말 애기들만 보살펴주고 집안일은 절대
너거 엄마가 하는거 용납 안한다!! 라고 못박으려해도 막상 글케 말하면 딸ㄴ은 그럴것이다
진짜 원하는바다 절대 집안일은 하지마세요
그리고 어디 여행가시려면 가세요 애들은
학원 과외 연결하면 됩니다!!
근데 그게 진짜 잘안된다
집은 그꼴보고 있자니 허파가 뒤비지고
애들은 저거끼리 학교마치고 오고 집에 있다가 학원가고 조심해서 다녀라 하기엔 우리가 불안하다
근데 별거할매는 나에게만 투덜대지 하루만 애들 안보면 보고싶고 딸집 치우면서도 표정이 밝다
뭐꼬? 이할매!!
가랑비오는데 혼자서 해양공원가서 걷다가 왔다
디게 쓸쓸하더라
아까 다른방에 올렸는데 올리고보니 삶방이더라
사진매수 때문에 깜짝 놀래서 지웠다
이토록 내가 범생이다 간도 생기다말았다
먼배, 먼섬과 가까운 갈매기가 동시에 찍히니
마치 조작한 사진같다
섬에서 운무에 가린 천자봉과 시루봉을 보았다
할배~ 말라꼬 부르요? 그냥 가던 길이나 가소!!
하는거 같다 두늠이 꼭 닮았다
첫댓글 네, 2월 하순, 한참 바쁠 때입니다.
해마다 이맘 때면 교원 인사이동으로 어수선하고
새 학년 준비로 꽃샘 추위 속에 분주하고 긴장되고 그랬었죠.
명퇴 이후 불과 삼 년 지났는데
제가 선생이던 시절이 벌써 까마득합니다.
사위가 가까이 전근 왔군요.
너무 너무 잘 되었습니다.
그동안 장거리 통근 무사히 하도록 지켜주신 하나님 은혜가 크네요.
몸님 따님 부부가 교직 후배에다가 같은 신앙 안에 있다 하니,
저는 제 존재조차 모를 몸님의 따님 부부가 혼자서 억쑤로 친근합니다. ㅎㅎ
별거할매님은 딸내미와 손녀들 돌보는 것이 낙이시니
그 또한 따님 부부의 복입니다.
저의 아끼는 후배(저의 대나무숲이라는 그 후배)가 전근을 가는데
그녀가 요즘 차가 없어서 교실 짐을 내일 제 차로 실어다 주기로 했는데
넘 짐보따리가 커서 저랑 갔다가는 제가 힘들까봐 용달차 불러서 어제 옮겼다 하네요.
수석교사도 했었고 수업에 아주 공을 들이는 친구라서 이런 저런 학습 자료 쟁인 것들을 용달차로 싣고서 전근을 다니네요.
몸님의 따님 부부도, 제 아끼는 후배도, 새 학년 새 출발 홧팅입니다! ^^
울달님 처럼 몸님 따님과 사위분이 교육 공무원이신가 봅니다.
울달님과 공통점이 많아 보이네요. ^^♡
ㅋㅋ 동거할매가 별거할매 된 사연 잼나게 잘 읽었습니다
가장 평범하고 인간스러운 이웃이자 우리네 세대의 현실을 담은 이야기 에 온기를 느낍니다 ~~ 그정도에 의기소침할 몸부림 님이 아니기에 화이팅!! 보냅니다 ㅎㅎ
강원도에서 부산까지 가서 잠깐 조문하고 다시 강원도로 와서 밤낚시를 했을정도로 체력과
운전을 지루하지 않게 했는데 지금은 30분거리 운전도 하기 싫고
어디가자면 우선 꾀부터 내게 되었네요
나이도 있고 앉아있으면 엉덩이 살이 없는 비비꼬이기 시작합니다
눈오과 비오면 생각은 드라이브나 해야지 하는데 그게 잘 않되니 나이를 먹긴 먹었나봐요
서류상으로만 별거인 마나님이 계신데 왜 고독해진다 하시는지요
저는 지금도 여행을 무지 좋아해 지난주에도 영월과 평창을 운전해서 다녀왔지요
날풀리면 오대산 월정사를 거쳐 강릉에 다녀오고 싶네요
두분이서 섬진강 매화와 구례산수유 보고오실것을 권해드립니다
몸님은 안방마님의 고생이 무지무지 안타깝군요.
아내 사랑이 고스란히 느껴지네요
부인께서 자녀 사랑이 지극해서 고생을 낙으로 삼으시니 어쩔 도리 없지요.
부디 병나지 안게 몸님이 잘살펴주세요.
안마도 좀 해드리고.
참. 저 까만 섬은
어린왕자에 나오는 코끼리 삼킨 보아뱀 같아요.
까만 섬 옆에 몸님 서계시면 어린왕자님 되시는거죠?
'별거할매 없이 해양공원 걸었는데 디게 쓸쓸하더라.'
위 글만 보아도 몸 님과 별거할매는 찰떡궁합! 입니당.
몸부림 님, 따님과 사위가 교사군요.
사위가 가까운 곳으로 전근와서
좋으시겠어요.
몸부림 님은 마님을 엄청 생각해 주시는 듯요.
울남편은 일도 해주라 합니다.ㅎ
사실 딸집에 애봐주러 가면
일을 안 할 수가 없더군요.
저도 딸집에 가서 손자도 봐주고
주방일도 하면 몸은 고되지만
마음은 즐겁습니다.
남편은 운전 하기를 좋아 합니다.
8시간씩 해도 저한테 운전대를 넘겨주지
않아요.저도 베스트드라이버.
운전을 즐깁니다.
같이 어디가면 저한테 운전대를
주지않아 저는 불만입니다.
하여 각자 차 끌고 나가는걸 좋아 합니다.
바람직 하죠?
별거할매도 따님 도와 주는거 몸부림도
혼자 바람쐬는거 바람직한 일입니다.
우리나이 부부는 친구같이
가까운듯 먼듯 먼듯 가까운듯
그렇게 살아야 바람직 합니다~^^
저는 참 매정한 어미인가봅니다 ㅎ
딸집에 음식해서 나르지도 않고
손주는 봐줘도
살림 일절 노터치입니다
건조기서 건조된 빨래가 옷방에 널부러져 있어도 손안댑니다
저거 입는것들 장롱 여기저기 뒤적이고 이런게
내키지도 않구요
내집도 허리 휘겠는데요ㅠ.ㅠ
손주도 이제껏 시터이모님이 6살까지 키웠어요
매정한 어미 대표쯤 되겠네요
고명딸 동지 울정아님 참 잘 살고 계십니다.
울정아님 멋진 삶 늘 응원합니다. ^^♡
부산 꼼장어가 땡기면 5시간도 마다않고
통영 고등어가 땡기면 4시간도 마다않고
서산 새조개가 땡기면 3시간도 마다않고
갔었는데
지금은 가기는 가겠는데
올 일이 걱정이라 선뜻 못 나섭니다~^^
운전이야기, 손주들이야기,
손주들 돌보는 별거할매님 얘기
서로 섞여서 조금 어지럽지만
사람 살아가는 얘기가 재미 있습니다
참 재미있게 사시네요
운전 많이 하던 사위님께서
가까운 곳으로 발령을 받으셔서
앞으로는 손주들 건사하기가
좀 쉬워질 듯하다는 그런 얘기?
그래도 할머니는 애들 건사하는게 즐겁고
그걸 바라보시는 몸부림님도 맘이 흐뭇하시네요
단란한 가족이야기 잘 읽고 갑니다
늘 화목하시고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이제 호칭이 별거할매로 바뀌나요?'
라고한거 취소하고싶어요.
멋진 해양공원 혼자걷고 쓸쓸해 하시니 제탓같지 뭐예요.
멋진 바다풍경! 감동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