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12일 토요일
인천시립 승화원에 갔다왔습니다
세상에 잠시 머물다 떠나가는 한 사람을 배웅하기 위해서요
30여분의 대기시간이 지나고 15구의 시신이 불 화구를 향해 가고있었습니다
눈물과 비명과 통곡소리가 콘크리트 건물 벽에 부디 치며 찢어 질 때
나는 내가 배웅하는 사람 뒤의 낮선 그들의 절규에 고개를 돌렸습니다
아버지... 아버지...
내 나이 또래의 말끔한 사진을 앞에 들고
불구덩이 속으로 밀려들어가는 아비의 시체를 유리너머로 바라보며
세상과 말없이 작별을 고하며 냉정하게 떠나가는 아비를 원망하며
그렇게... 그렇게 울부짓는 분신들의 끝없는 슬픔에 고개를 돌렸습니다
아들 둘 딸 하나 그리고 지어미
아직 어린애들인데 지어미도 한참 젊은데
아~ 저리도 슬플 수가...
목이 메어왔습니다
눈물이 왈칵 쏘다졌습니다
내가 배웅하는 이는 이들이 아닌데
『화장시간 약2시간』 안내 모니터에 빨간 글씨가 씌어있었습니다
세상에서의 한 생애가 이렇게 2시간의 불 속에서 겨울날 연기로 사라지다니...
나는 언제 이곳을 스쳐 연기되어 지워 질까...
돌아오는 길 내내 후 사경에 얼굴을 비춰보았습니다
집에 와서 작은아이에게
『아빠가 오늘 사람 죽은 곳에 갔었는데 어느 아빠가 죽었어 그런데
아들이 아버지... 아버지... 하면서 너무 슬프게 울더라, 너도 아빠가 죽으면
그렇게 울거니?』
나는 말도 안 되는 소리를 중학생 아들한테 물었습니다
고개를 끄덕이며 응,
『그래 우리아들이 그렇게 슬퍼 할까봐 아빠는 오래 오래 살아야하겠다』
아들과 나는 철없는 대화를 나눴습니다
갑자기 산골의 엄마가 걱정됩니다
얼마나 사실까
나는 지금 엄마에게 달려갈 채비를 하고있습니다.
첫댓글 누구나 한번은 당하는 것, 너무 상심 마십시오. 이런 일 통해 우리 모두는 어쩌면 "잘 죽을 자격을 얻기 위해 사는 것"이라는 철학을 깨닫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고인께서 후회없는 삶을 살다 가셨기를 빕니다.
가신님의 명복을 빕니다...()... 우리는 어쩌면 모두가 어떻게 죽을 것인가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요?
그래요 우린 누구나 생의 목표를 위해 달려가지만 또 다른 한가지 자신도 모르게 그 길을 향해 달려 가지요 ~~ 늘 준비 하며 살아야 겠씁니다...ㅎㅎ
동감!! 어서 다녀 오세요^^ 보고도 해 주시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