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문 : https://cafe.naver.com/seobu2017/3970
2023년 이웃 동아리 지원 사업 「몬딱 모이게 마씸」 사례나눔회 진행했습니다.
2023년 한 해 간 주민공모형 동아리 57개, 사회복지사의 주민제안형 동아리 25개를 합해 총 82개 이웃 동아리가 활동했습니다. 이날 사례나눔회에는 주민공모형 동아리에 참여하는 24개 동아리 66명의 이웃께서 찾아주셨습니다.
사례나눔회는 이야기를 나누고 응원받는 자리입니다. 한 해 간 이웃과 함께하면서 겪었던 에피소드, 추억 따위를 다른 이웃에게 소개하고 소개를 받은 이웃은 자연스럽게 감탄하고 격려, 응원합니다. 그 과정에서 이웃과 이웃이 새롭게 이어집니다. “내년에 함께 활동해요.” “저도 이 동아리에 함께하고 싶은데 어떻게 하면 되나요?”와 같은 얘기들이 오고 갑니다. 새로운 이웃 관계가 만들어질 수 있는 겁니다. 무엇보다도 사례나눔회의 뜻은 ‘나에게 이웃이란 어떤 존재였는가?’를 이 자리를 빌려서 되새겨보는 데에 있습니다.
올해는 작년보다 더 입체적으로 구성하고자 했는데 주민 활동을 세우는 일에 더 좋은 방법이 무엇일까 고민했습니다. 고민 끝에 뜨개질이나 공예, 사진을 주제로 모인 동아리는 직접 제작한 작품을 전시하고, 음악을 주제로 모인 동아리는 연습한 곡을 한두 곡 정도 연주하면 직관적으로 동아리의 활동을 세우는 데 더욱 좋으리라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곧바로 각 동아리 대표님께 연락을 드렸습니다. 작품 전시와 공연을 제안 드리니 많은 동아리에서 전시와 공연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혀오셨습니다. 적극적으로 응해 주신 주민 덕분에 많은 전시품이 모였고, 공연 무대가 꾸려졌습니다.
이웃에게 선보일 자리가 마련되자마자 옳거니 하며 곧장 준비하는 이웃들을 보니 왜 진작 이런 자리를 만들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 마을 안에도 끼와 재능을 가진 분들이 이렇게도 많습니다.
전시와 공연뿐만 아니라 모임을 소개할 때 핵심이 되는 부분에 대해서도 사전에 주민분들과 이야기 나눴습니다. 2022년의 경험이 있는 분들에게는 간단하게 전화로 설명 드렸고, 그 외의 주민분들과는 직접 만나거나 그러기 어려운 경우 2022년 기록 자료를 모바일로 보여드리며 전화로 설명 드렸습니다. 결국 모든 이야기의 중심이자 핵심은 위에서도 얘기했듯이 이웃입니다.
「이웃은 당신에게 어떤 존재였나요? 이웃과 함께했던 시간은 당신의 일상에서 어떤 의미였나요?」
담당자의 욕심과 호기심으로 들어보고 싶은 말이기도 했고 주민께서 그 의미와 그 말을 스스로 생각하고 새기시면서 이웃의 존재와 이웃과의 시간을 기껍게 여기시길 바랐습니다.
사례나눔회가 진행되기 40분 전부터 한두 분씩 오시기 시작했습니다. 주민분들은 사례나눔회 시작까지 천천히 전시된 작품들을 구경하셨습니다.
“선생님. 이건 파는 건가요?”
주민 한 분께서 전시된 작품을 보시고 판매하는 물품이냐고 물어보셨습니다. 니트, 수세미, 목도리, 캘리그라피, 사진과 액자 같은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었는데 정말 어딘가에 팔아도 손색없을 정도로 하나같이 완성도가 높았습니다. 충분히 판매하는 물품으로 생각하실 만큼 지역주민의 재능이 빛나 보였습니다.
복지관 강당 한쪽에 맛있는 간식을 준비한 채로 주민분들을 기다렸습니다. 저녁 7시가 되니 60명 넘는 주민분들이 모여 주셔서 곧바로 사례나눔회를 시작했습니다.
사전에 일정을 문자 메시지로 안내해 드릴 때 사례나눔회의 취지를 설명드렸지만 한 번 더 이날 행사의 취지를 주민분들에게 설명드렸습니다.
「사례나눔회는 자랑하고, 소개하는 자리입니다. 감탄하고 응원하는 자리입니다.」
편안하게 소통할 수 있는 자리이길 바랐습니다.
본격적으로 사례나눔회가 시작되고 동아리마다 차례대로 한 해 간 활동했던 사진을 토대로 동아리 소개, 이웃과의 추억, 소감을 이야기했습니다.
“동아리를 소개하라 그래서 나왔습니다. 우리는 알뜨르탐험대입니다. 내가 이 대정읍에서 8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살았고 문학을 하는 사람입니다.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시를 하나 읊어보려고 합니다.
(중략)
너 알뜨르 비행장아,
너의 존재가 폭격이 되어 30만의 난징 대학살을 불러왔는데
오늘날 너는 어찌 그리 평온하게 그곳에 머무를 수 있느냐.
(중략)”
알뜨르탐험대 강 어르신의 깊고 멋들어진 시구에 많은 분들이 큰 환호와 박수를 보내주셨습니다. 따로 부탁드리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어르신께서는 스스로의 의지로 너무도 훌륭한 시를 이웃들에게 들려주셨습니다. 사례나눔회를 빛내는 것은 결국 지역주민분들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발표는 계속해서 진행되었고 뜨개 동아리의 발표가 끝날 때마다 강당에 전시된 여러 뜨개 물품들이 해당 동아리에서 직접 만드신 작품들임을 담당자가 마이크로 다시 한번 알렸습니다. 그러자
“너무 예뻐요~”
“이야! 잘 만들었습니다!”
주민들께서 나긋하게, 우렁차게 뜨개 동아리 활동을 격려하고 응원해 주셨습니다. 응원 받고, 격려 받으니 뿌듯하시고 힘이 나실 겁니다. 이웃들과 또 모여 즐겁게 활동하시고 싶으실 겁니다.
“안녕하세요. 저희는 소리샘색소폰동아리입니다. 저희 동아리는 사정이 있어 오늘 공연에 참여하기 어려워서 말로 짧게 발표하고자 합니다.
저는 원래 색소폰을 아예 연주하지 못하는 사람이었습니다. 겉보기와 달리 마냥 불기만 한다고 소리가 나오는 게 아니더라고요. 그렇지만 계속하고 싶었습니다. 그게 즐거웠습니다.
다만 혼자 하기가 어렵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와중 복지관에 색소폰 동아리가 있다는 소식을 들었어요. 처음에는 고민을 많이 했어요. 내가 동아리에 들어가서 함께 잘 연주할 수 있을까.
주저됐지만 용기를 내서 동아리에 함께해 보았어요. 그때부터 삶에 행복이 찾아왔습니다. 너무도 좋은 분들이 도와주셨고 너무도 좋은 곳에서 즐겁게 연주하게 되었거든요. 감사한 마음이 한가득 입니다. 동아리로 새로운 인연을 만들 수 있게 추진해 주셔서 정말 고맙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복지관이 꿈꾼 뜻에 알맞게 주민과 주민이 만나 이웃이 되었고 이웃과 함께하는 일이 삶의 활력을 불어다 주셨다는 생생한 소감을 들려주셨습니다. 말씀을 듣고 참 감사하고 기뻤습니다. 지금도 지역 어딘가에서 우리가 하는 일이 우리가 뜻한 바대로 의미 있게 이루어지고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 힘이 샘솟았습니다.
어느새 사례나눔회가 막바지에 접어들었습니다. 마지막은 음악을 주제로 모인 동아리 차례입니다. 여울림통기타, 어울림오카리나, 올레와우쿨렐레, 쪼로록색소폰, 장구난타 다섯 동아리에서 한 해 간 연습한 곡들을 연주해 주셨습니다.
“이야! 앵콜!”
여기저기서 앙코르 요청이 쇄도했습니다. 앙코르 요청을 받은 동아리는 기쁘실 겁니다. 즐거우실 겁니다. 관객석 요청에 신나게 앙코르까지 연주합니다.
한순간에 축제 분위기가 되어버려서 담당자도 박수 치며 신나게 즐겼습니다. 환호와 박수 소리 끝에 공연을 마무리하며 사례나눔회의 막을 내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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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과 함께한다는 일에 대해 생각해 봅니다. 어떤 의미를 지닐까요? 이것의 가치를 설명할 단어는 많습니다만 그중에서도 유독 이번 사례나눔회를 하며 느낀 부분이 한 가지 있습니다.
이웃과 함께하며 느끼는 즐거움은 부작용이 없고 오랫동안 머무는 즐거움이라는 것입니다.
요즘은 즐길 거리가 많은 세상이어서 과거보다 더 편하고 쉽게 즐거움을 느낄 수 있지만 쉽게 무뎌져서 금세 지루함을 느끼게 된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반면에 삶 속에서 이웃과 함께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입으로 말하며 느끼는 즐거움은 잔잔히 오랫동안 여운이 남습니다. 사람은 사람과 살아가는 존재이기에 그 DNA가 있기에 그런 것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지역사회 이웃들이 저와 같은 마음을 느끼셨길 바라봅니다. 이웃과 함께하는 즐거움을 느끼셔서 앞으로도 자주 소통하며 지내시길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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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관 홈페이지 사례나눔회 기록에 남겨진 주민 댓글
하하하하 님
"한 해 훌륭한 마무리가 되었네요. 지역주민들의 소통의 장이 되었고 혼자가 아닌 이웃들과 더불어 함께 살아간다는 데 큰 이음줄이 되었습니다. 복지관의 많은 프로그램이 크나큰 도움이 되었음을 고백하고요. 우리 지역 복지관 내년에도 파이팅입니다~~^^"
환희의정원 님
"혼디오카리나 팀도 복지관 사업 덕에 하마터면 흩어질 번 했던 회원들과 지금까지도 제주의 자연을 누비면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음을 10명이서 감사를 드립니다."
제주미숙 님
"일 년 동안 감사했습니다. 사회복지관의 마을모임이 걸을 수 있는 시작점이 되었고, 마을 분들이 걸으면서 마음을 좀 더 열고 서로를 바라보는 시간이 된 것 같아 좀 뿌듯합니다. 물론 걷는 분들의 건강도 챙길 수 있었고요~ 사회복지관의 여러 혜택을 본 한 해였습니다. 해물파전 나눔, 김장김치 나눔 행사가 너무 좋았기에 자체적으로 김치 담그기 행사를 부녀회 차원에서 해볼까 하고 고민 중입니다. 너무 감사합니다."
난드르통나무집 님
"복지관 관계자 한 분 한 분 고생해 주셔서 저희가 행복한 23년도를 보내고 즐겁고 보람된 한 해를 보낼 수 있었습니다. 담당 지찬영 선생님 덕분에 많은 도움을 받았고 너무 열심히 일하시는 모습에 박수를 보냅니다. 젊은 선생님들의 준비와 수고로 저희 중년, 노년의 여가 생활이 즐겁고 행복합니다. 너무 감사드립니다. 덕분에 행복합니다~^^"
첫댓글 와!
사람 사는 것 같겠습니다.
그 동네 정붙이고 살 만하겠습니다.
감탄하고 감동합니다
사진과 글 속으로 퐁당 빠져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