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 많고 탈도 많은 음바페의 부진에 대한 가벼운 글을 써봅니다. 이것을 논하기 위해서는 지금이 아니라 시간을 좀 당겨서 과거 이야기를 함께 곁들이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한 때 프랑스 대표팀 캡틴의 자리를 오래 지켰던 수문장 휴고 요리스가 대표팀 은퇴를 선언한 뒤 누가 다음 주장을 맡을지 주목되었습니다.
분명 음바페는 프랑스 유니폼을 입고 대표팀에서 돋보이는 존재감을 선보였던 것이 사실입니다.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는 프랑스의 우승과 함께 영플레이어상을 수상했습니다. 이어 치른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는 준우승에 그쳤지만 득점왕을 거머쥐었습니다.
실력만이 아니었습니다. 1998년생으로 어린 나이지만 강한 승부욕과 카리스마를 가지고 있어서 아르헨티나와의 결승전에서 하프타임 때 자신보다 나이가 많은 선수들을 앞에 두고도 호통을 치는 모습이 잡혀 큰 화제가 됐었습니다.
결국 프랑스는 현재와 미래를 책임질 음바페에게 주장 완장을 넘겨 팀을 이끌게 하였습니다. 음바페는 요리스에게 주장 완장을 물려 받으면서 프랑스 대표팀 역대 최연소 주장이 됐던 것입니다.
하지만 이 결정에 한 선수가 분노했습니다. 숨은 에이스 역할을 하던 앙투안 그리즈만이었습니다. 언론 매체는 "그리즈만은 음바페가 주장으로 임명된 것에 대해 깊은 분노를 느꼈다"면서 "심지어 대표팀 은퇴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그러자 디디에 데샹 프랑스 대표팀 감독은 킬리안 음바페를 새 주장으로 임명한 이유를 밝혔습니다. 데샹이 곧바로 반박에 나선 것입니다.
데샹은 "음바페도 대표팀에서 중요한 부분을 담당하고 있다. 음바페가 주장에 오른 건 자연스러우면서도 논리적인 일"이라며 "큰 양복을 입기 위해서는 큰 어깨가 필요하다. 그 부분에 있어서는 문제가 없다"고 음바페가 대표팀 주장직을 잘 수행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리고 그리즈만과도 충분히 상의한 후 내린 결정이었다고 해명했습니다. 데샹은 "그리즈만에게서 빼앗은 게 아니다. 그리즈만은 자신에게도 가능성이 있다는 걸 잘 알고 있었고, 충분히 의견을 교환했다"면서 "그리즈만 또한 많은 능력을 가지고 있다. 언제나 중요한 선수였다. 지금보다 훨씬 더 어려운 시기에도 자신감을 유지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경기장 안에서는 완벽한 조율자였다. 지금까지 그랬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며 은퇴는 말도 안 된다고 강조했죠.
하지만 그리즈만의 분노는 실제로 있었고 음바페는 자신이 주장이 된 후 그리즈만의 마음을 풀어주었습니다. 그러나 그리즈만은 이후 대표팀에서 활동할 때 기복이 심해졌습니다. 그리고 결국 최근 대표팀 은퇴를 실제로 하였습니다.
이런 것을 보면 그리즈만을 거치지 않고 음바페에게 곧바로 주어진 주장 완장으로 인해 음바페는 상당히 부정적인 영향을 받은 것 같습니다.
파리에서 뛸 때 레알 이적이 실현화되는지 아닌지에 대해 도대체 얼마만큼의 시간이 걸렸는지 축구팬 입장에서 어이가 없기도 했고 음바페가 축구 자체를 사랑하기보다는 발롱도르 수상이나 금전적인 부분에 집착하는 것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자신이 바라는대로 몸값은 최대치로 치솟고 레알에 간 지금 음바페는 대표팀과 클럽 모두에서 기대 이하의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저는 이 대표팀 주장 완장을 그리즈만을 거치지 않고 최연소로 차게 된 것이 음바페의 부진에 최악의 트리거가 된 것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너무 일찍 큰 자리를 맡게 된 것이 도리어 부작용으로 작용한 것 같습니다.
제가 제일 궁금한 것은 음바페가 최근 대표팀에는 소집도 되지 않고 있고 클럽에서도 부진 중인데 앞으로 이 선수가 예전에 저에게 주었던 기대를 계속 주는 선수로 남을지 아니면 지금까지의 잘했던 모습이 설마 피크였는지 입니다.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알게 되겠지만 큰 성장은 이제 기대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고 저는 조심스럽게 예상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