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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 50년, 고희 70년 (5070) 35회, 옛 은사님 모시고 5070 기념축제
졸업 50년과 인생 70년 세월을 누가 흘러간 옛날이라 하는가. 아직도 춘고 학창생활 같은 젊음으로 뭉쳐진 우리를 누가 지나간 세대라 부르는가. 아니다. 이미 지난 6월, 30명이 넘는 대부대가 70고개를 넘어 대한민국 최고봉인 한라산 정상을 등반한 사실이 증명 하듯 적어도
우리 춘고 35회는 여기에 해당되지 않는다.
50년은 반세기의 짧지 않은 세월이고, 70년은 杜甫가 그의 詩에서 人生七十古來稀라며 기대와 한스러움을 함께 토로했지만 이제는 그게 아니다. 그가 했던 말처럼 인생 70이 지금 그렇게 드문가? 나이 70 이 된 우리, 졸업 50년을 맞은 우리 35회는 지금도 50년전 춘고 교복 입고
교모 썼던 때의 젊은 우리들이다.
무더위가 정점을 치던 지난 8월, 청아한 계곡물 소리와 새소리, 매미소리 어우러지는 수락산 자락 한자리에 우리 삼오(35)회 멤버들이 모였다. 33명. 오랫동안 못 보던 얼굴들도 있었다. 모두가 졸업 50년과 7순을 기념하는 ‘5070 축제’ 자리에 모인 것이다. 그뿐이 아니다. 이 자리를 더욱 뜻 깊고 빛나게 한 것은 비록 단 한 분이지만 모교시절의 옛 은사님을 모실 수 있었던 일이다.
우리가 모교 3학년 이었던 1962년, 당시 3학년 1반 담임을 맡으시고 세계사를 가르쳐 주셨던 한용근 선생님! 그분이 이제 70줄에 든 옛 제자들을 보시기 위해 먼 원주에서 새벽 열차편으로 자리를 함께 해주신 것이었다. 50년 세월이 몇몇 제자들에게 선생님을 못 알아보게 하고 선생님이 제자를 못 알아보시게 하는 해프닝도 있었지만 그건 잠시뿐, 일순간 모두가 즐거운 웃음 속에 옛날로 돌아갔다. 선생님의 기억력은 ‘젊은’ 제자들의 상상을 한참 뛰어 넘었다.
“ 아 ! 1번 누구. 어 저기 몇 번 누구네 !”
선생님 주변을 둘러싸고 모두가 추억 속에 빠져 들었다.
김성하 동문의 사회로 우리는 우선 우리와 자리를 함께하지 못하고
저세상에서 내려다보고 있을 동문들을 추념하는
묵념을 시작으로 기념행사에 들어갔다. 그 친구들이 있었더라면 더욱 좋았을 것을 어찌하랴, 그것이 되돌릴 수 없는 자연의 이치인 것을... 축하 떡 커팅에 이어 우리는 은사님으로부터 노년기에 갖추어야 할 마음가짐에 관해 깊은 뜻이 담긴 조언을 들을 수 있었다. 선생님은 당신의 경험에서 나온 개인의 생각일 뿐이니 너무 깊이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면서도 중후하고 품위 있는 노년을 보내기 위한 길잡이로
‘十無生活’을 설명하셨다.
그리고 無學(배웠다고 아는 척 하지 말라),
無慾(욕심 부리지 말라), 無官(관직을 내세우지 말라),
無位(직위를 내세우지 말라), 無休(몸을 편히 두지 말고 항상 움직여라),
無怒(화내지 말라), 無恥(비록 험한 일을 하더라도 부끄러워 말고 당당하라), 無言(말하지 말고 들어라)을 예로 들어 주셨다.
이 길잡이는 듣고 보니 노년기만이 아니라
그야말로 평생의 길잡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35회 전체 동문들의 깊은 감사의 뜻을 담아 이상규 회장이 은사님의 건안 하심을 염원하는 선물을 증정 했다. , 이어 계속된 행사는 말 그대로 즐거운 잔치였다. 나이가 숫자에 불과하다는 것이 여실히 증명된 셈. 50년 동안이나 묵혀 두어온 학창 시절의 비밀스런 얘기들, 여학생 따라 다니던 얘기, 선배들 한테 기합 받던 얘기, 토끼사냥, 개교기념일 마라톤, 커닝 치던 얘기, 선생님 별명 등등... 이게 어디 아무데서나 주고 받는 대화인가? 거기다 노래자랑까지... 고교시절부터 들어오던 손용주 동문의 ‘바닷가에서’는 이날도 압권 이었다. 낮 12시에 시작된 우리의 5070 축제는 절제와 질서 속에 흐트러짐 없는 모습으로 이렇게 저녁까지 이어졌다. 그리고 모교 교가로 마무리 되었다.
흔히 국적은 바꿀 수 있어도 바꿀 수 없는 게 모교라고 한다. 그렇다. 우리가 태어난 어머니 뱃속 같이 우리를 키워 내보내 준 춘고는 바로 우리의 ‘어머니 학교,’ 母校다. 그 母校를 바꿀 수 있겠는가? 그 모교에서 한날 한시에 태어난 우리 35회는 그래서 친구이고 형제들이다. 모교를 바꿀 수 없듯 35회 동문들도 모두가 바꿀 수 없는 혈맥들이다. 이것이 우리 35회가 아직도 젊고 강한 이유이다.
춘고 파이팅! 35회 파이팅!
(재경 춘고 동창회보에 이상규 회장이 올린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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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50년전 청춘의 꿈을 도리켜 준 참 기획력이 참 좋았습니다
춘고의 자랑! 우정어린 한마당 잔치 한용근 선생님의 정정한모습 과 소중한 말씀 되새기며
우리는 이제무엇을 할가 고민하는 마음입니다 고형곤박사 수고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