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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고 지나치곤 하지만 알고 보면 우리 둘레에 토박이말을 살려 쓴 이름들이 적지 않습니다. 이런 이름들을 모아 보고, 그런 이름을 지은 분들을 추어 올려 드리는 자리가 되었으면 합니다. 여러분들과 함께 만들어 가는 뜻 깊은 일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많은 분들이 함께 했으면 합니다.
1. 더좋은집
경남 창원시 의창구 도계동에 있는 높무리집(아파트)이름입니다. '원창건설'에서 지었다고 하는데 아직도 집 짓는 일을 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그 옆에 '밝은집'도 있었답니다.
2. 돌실나이
고쳐 지은 우리옷(생활한복) 가게 이름입니다. 전남 곡성 돌실(석곡)에서 만든 것으로 으뜸 삼베 하면 '돌실'이고 돌실에서 낳았다 하면 알아주었다고 합니다. 돌실+낳이>돌실나이
3. 수레와 바퀴
'수레(차)를 고쳐 주는 가게 이름입니다. 바퀴도 손봐 준다는 것 아시겠지요? '00카센타'라는 이름이 많으 쓰이는데 남다른 생각을 하고 지은 이름이 아닐까 싶습니다.
4. 금난새
'난새'='하늘을 나는 새'라는 뜻이랍니다. 이 분의 아버지 금수현 선생님은 아이들 이름을 토박이말로 지어 한글로 신고하신 것뿐만 아니라, 우리가 음악 시간에 쓰는 '높은음자리표, 낮은음자리표, 도돌이표, 으뜸화음, 버금화음, 딸림화음', '가장조' 같은 갈말을 토박이말로 바꾸신 분입니다. 금난새 선생님에 따르면 '금난새'라는 이름이 한글로 신고된 첫이름이라고 합니다. 그렇다고 하면 더 뜻깊은 이름이라고 생각합니다.
5. 누비자
창원시에서 만들어 두루 타고 다니는 자전거의 이름이랍니다. 이 말대로 요즘 창원 사람들은 이 누비자를 타고 여기저기를 누비고 다닙니다. 이보다 앞서 수레 이름으로 '누비라'가 있었다는 것도 잘 아시죠? 그렇게 좋은 이름을 가진 수레가 오래오래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지 못한 것이 아쉽기만 합니다. 태어난지 두 돌을 맞은 '누비자'는 창원 사람들이 아주 아주 좋아한답니다. '누비자'가 창원 사람들의 사랑을 받으며 오래 오래 쓰이길 빌어 봅니다.
6. 숲속 자람터 어린이집
창원시 내서읍에 자리잡고 있는 어린이집입니다. 오늘 창원 MBC 라디오를 듣고 알았습니다. 어린 새싹들에게 모내기, 벼베기, 벼훑기를 해 보게 함으로써 먹거리의 종요로움을 몸소 깨치도록 한다고 합니다. 훑개로 벼이삭을 하나하나 훑고 있는 아이들의 모습이 그려졌습니다. 좋은 이름을 가진 어린이집에서 좋은 가르침을 받아 좋은 어른으로 자랄 거란 생각이 듭니다.
7. 누리마루
부산광역시 해운대구 우동에 있으며, 2005년 11월, 제3차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담이 열린 곳입니다. 누리(세상, 세계)+마루(꼭대기)로 여러 나라에서 으뜸으로 높은 사람들이 모임을 한 곳이라는 뜻으로 참 잘 지은 이름이라고 생각합니다.
8. 온누리/이세돌
하고 있는 일과 참 잘 어울리게 지은 이름을 가진 사람들이 있습니다. 제가 알고 있는 사람 가운데 일간스포츠 기자이신 '온누리'님, 그리고 일삼아 바둑을 두는 '이세돌'님이 있습니다. 여러분이 알고 계신 좋은 이름은 없는지요?
9. 소섬바라기
북제주군 우도면 연평중학교 뒷편 생선조림(小)집 이름입니다. 해바라기는 국화과의 한해살이풀이지만, '해+바라기'의 구조로 돼 있습니다. 해바라기의 동음이의어는 "추울 때 양지바른 곳에 나와 햇볕을 쬐는 일"을 말하는데, 여기에 착안해 "소섬+바라기"로 지었습니다. '소섬'이란 '우도'로 알려진 성산일출봉 옆의 섬인데, 우리말로 풀이하면 소섬입니다. 소섬(우도)에 놀러 가면 '소섬바라기'에 가서 식사하시죠?
10. 들뫼바다
들, 뫼, 바다에서 나온 먹거리만 만들어 주는 밥집이랍니다. 2004해 한글학회에서 아름다운 우리말 가게 이름으로 뽑기도 했답니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14-5 아크로폴리스빌딩 1층에 있으며 번 돈을 쪼개 어려운 이웃을 돕는 일도 한다고 합니다. 가까이 있는 분들 많이 가셔서 몸에 좋은 밥도 드시고 남을 돕는 데도 보탬이 될 수도 있겠습니다. 가게 이름처럼 좋은 마음을 가지신 분이 해 주시는 밥 참 맛있겠지요?
11. 나무별의 슬기주머니
부산시 해운대구 좌동 1479-1 웅신시네아트 A동 4층에 있는 미술학원이랍니다. 2009 부산 동아대학교 국어문화원에서 준 아름다운 가게 이름에 뽑히기도 했답니다. 이야기에 나오는 '나무별'에 남다른 재주를 가진 사람을 빗대어 이르는 '슬기주머니'를 더한 말로, 여기서 그림을 배우는 아이들은 남다른 솜씨를 뽐낼 수 있게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이렇게 예쁜 이름을 누가 지으셨는지 참 궁금합니다.
부산광역시 해운대구 좌동 1479-1 웅신시네아트 A동 4층 411호
12. 그림과 테두리
무슨 가게 이름일까요? 바로 알 수 있겠지요? 그렇습니다. 그림이나 글에 테두리를 해주는 곳 흔히 '액자'라고 하지만 이 가게 이름에는 '액자'라는 말이 없어도 무슨 일을 하는 집인지 바로 알 수가 있네요. 경남 진주시 신안동 755-7에 있는 가게입니다. 온나라를 다 뒤져도 이 이름을 걸고 있는 가게는 이곳뿐입니다. 그림이나 글에 테두리를 해야 할 일이 있을 때 찾아 가셔서 좋은 가게 이름을 지으셨다고 많이 추어 올려 주세요~
13. 논두렁밭두렁
"우리집 제일 높은 곳 조그만 다락방 넓고 큰 방도 있지만 난 그곳이 좋아요~"라는 노랫말을 가진 '다락방'이라는 노래를 부른 노래패 이름이 '눈두렁밭두렁'이었습니다. 이런 이름이 있었다는 걸 아는 사람도 많이 없을 것입니다. 요즘 노래를 부르는 사람들의 이름과 견주어 보면 참 많이 다르지요.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라디오 풀그림을 이끄는 사람이 '어니언스'라는 노래패가 있었는데 한 때 다른 나라말로 된 이름을 쓰지 못하게 할 때 '양파들'이라고 했었던 적이 있었다면서 엄청 웃기다는 말을 하는 걸 들었습니다. 어쩌다 이렇게 되었는지 안타깝기만 했습니다. 이름이란 것이 뜻만을 담는 것이 아닌 소리결도 생각해야 하는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어니언스'는 좋은데 '양파들'은 웃기다고 여기는 것이 아무렇지도 않은 것이 안타까웠습니다.
찾아보니 '논두렁밭두렁'이라는 이름을 가진 가게들이 많습니다. '밥집', '술집', '어린이집', '쌀'이름이 있네요. 모든 분들이 다 좋아할 수는 없겠지요. 하지만 이런 이름이 좋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은 그런 곳들을 자주 찾아주시면 좋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13. 한구자리 채울
경남 하동에 사는 여러 겨레 사람들의 나눔 장사 동아리(마을기업)로 "한 자리에 모여 서로 도우며 든든한 울타리를 만들어 채워가자"는 뜻을 가진 이름이라고 합니다. 하동공설시장에 있으며 지난 1월 17일 문을 열었다고 합니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2시까지 대통밥․하동골동반(비빔밥)․산나물 반찬을 주는 밥집과 여러 가지 차를 파는 찻집으로 꾸려지며, 장날이나 다른 행사 때는 여러 겨레 먹거리, 볼거리, 재밋거리도 보여 줄 것이라고 합니다. 뿐만아니라, 도시사람들이 고향의 참맛을 느낄 수 있도록 누리그물장터(인터넷 쇼핑몰)를 마련해서 봄(나물․매실․녹차), 여름(메밀면․소면), 가을(감․밤․고추), 겨울(된장․고추장), 철따라 나는 먹거리도 판다고 합니다. 무엇보다 이렇게 해서 번 돈으로 결혼이민여성의 일자리 잡기 도움을 비롯 홀로 사시는 어르신, 한어버이집(한부모가정) 같은 곳에 반찬과 밥을 주는 일도 할 거라고 하네요.
하동 가시는 걸음 있으면 '한구자리 채울'을 찾아 주시면 좋아하겠죠?
14. 미음이 이응이, 소리모아 사랑
몇 날이 지났습니다. 지난 엿날(토요일) 아침마당에 나온 아이의 이름이 '최미음, 최이응'이었습니다. 아버지의 이름 풀이는 이랬습니다. '미음'이는 글자모양처럼 반듯하게 살길 바라는 마음에서, '이응'이는 모나지 않고 둥글둥글 살길 바라는 마음에서 그렇게 지었답니다. 참 좋은 풀이와 이름이다 싶었는데 바로 글을 쓰지 못해서 이제야 올립니다.
같이 나온 '노래 모임'이름은 '소리모아 사랑'이었습니다. 똑똑하게 생각나지는 않지만 한 사람 한 사람의 노래 소리를 모아 사랑을 나누는 일을 하고 싶다는 뜻이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참 잘 지은 이름이라고 생각하지 않으십니까? 그러고 보니 '아침마당'이란 풀그림 이름도 토박이말입니다. 여러 가지로 저를 웃음 짓게 만들었던 이름들입니다.
15. 춤추는 머리나라/빗과 가위소리
몇 날 앞에 점심을 먹고 마실을 나갔었습니다. 한 바퀴 돌다 보니 창원대 앞 가게들이 늘어 서 있는 곳을 지나게 되었습니다. 여러 가지 이름들이 있었지만 남다른 이름하나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같이 갔던 사람들한테 어떠냐고 물었더니 여느 가게 이름과는 다르다고 했습니다. '춤추는 머리나라'라는 이름이었습니다. 머리를 자르는 사람이 신나게 춤을 추듯 머리를 잘라 준다? 아니면 머리를 멋지게 만들어 줘서 손님들이 춤을 추게 되는 가게? 혼자 뜻을 생각해 보았지요. 들어가서 물어보지는 못했지만 저로서는 좋은 이름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 가게 이름을 보고 머리를 잘라주는 가게 이름으로 뭘 하면 좋을까 생각을 하다가 머리를 자를 때 꼭 있어야 할 '빗'과 '가위'를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누리그물에 '빗 가위'를 찾아 보니 뜻밖에 '빛과 가위소리'라는 가게가 서울에 있었습니다. 이름을 지을 때 사람들은 이렇게 비슷한 생각을 한다는 것, 또 그렇게 지은 이름이 쉽고 기억하기 좋지 않나 싶습니다. 그러고 보니 '머리하는 날'이란 가게 이름도 본 적이 있네요~
여러분들이 보신 머리 가게 이름 가운데 남다른 이름 어떤 게 기억나시는지요?
16. 어울림누리
두 해가 훌쩍 지났군요. 아무개 학교에서 체육관을 지었는데 좋은 이름을 찾는다는 기별을 받고 저도 이름을 하나 생각해서 보냈습니다. 아이들이 함께 어울려 놀 수 있는 마당이라는 뜻으로 '어울마당'이라고 지어 봤습니다. 그런데 체육관 이름은 학교 이름을 앞에 넣고 '00체육관'이라고 붙였습니다. 저는 아쉬웠지만 많은 사람들이 토박이말 이름을 낯설어 하니 어쩔 수가 없었지요.
그런데 알고 보니 멋진 이름을 지어 부르는 곳이 있었습니다. 바로 고양시에서 세운 '어울림누리'입니다.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성사동 779-4에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어울릴 수 있는 누리(세상)'라서 가보지 않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즐겨 찾는 곳일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큰 이름뿐만 아니라 그 속에 있는 작은 곳들의 이름도 별무리경기장, 얼음마루, 꽃우물수영장, 몸과마음닦음터, 어울림극장,별모래극장, 별따기배움터 같이 예쁘게 지었습니다. 어떤 분들이 이런 이름을 붙였는지 모르지만 그 분들을 높이 추어올려 드리고 싶습니다. 더 많은 곳에 이런 예쁜 이름들이 붙여지길 바라는 마음을 글에 가득 담아 봅니다.
4344. 3. 30. ㅂㄷㅁㅈㄱ
17. 참밥
집에 들어오는 데 문앞에 붙은 알림종이 하나. 버릇처럼 툭 떼어서 종이 모으는 곳에 넣으려다 스치듯이 보이는 이름은 '찬밥'. 앵? 다시 보니 '참밥'이었습니다. 어디 밥집이 새로 생겼나 생각하고 읽어 보니 몸에 좋은 먹거리를 파는 가게랍니다. 걱정없이 '참밥'을 먹을 수 있게 토박이 먹거리를 판다고 합니다. 어떠세요? 저는 참 좋은 이름이다 싶습니다. 누리그물에 찾아 보니 다른 곳에는 없고 제가 사는 창원에서 처음 여는 가게인데 '우리가 먹는 것이 우리 몸을 만든다'는 말을 앞세우고 있습니다. 좋은 이름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믿을 수 있는 참먹거리를 주는 좋은 가게로 돈도 많이 벌기를 바랍니다.
4344. 4. 12. ㅂㄷㅁㅈㄱ
18. 그리고 만들고
제가 사는 높무리집은 나들문이 두 곳에 있습니다. 제가 살고 있는 집과 가까운 문으로 나고 들다 보니 다른 문으로 갈 일이 많이 없습니다. 그래서 그쪽 가게에 갈 일도 가게 이름을 볼 일도 없었지요. 어제 고쳐 달라고 맡긴 옷을 찾으러 갔다가 놀라운 이름을 봤습니다. “그리고 만들고”라는 이름을 붙이고 있는 가게, 무슨 가게일까요? 얼른 알아차릴 수가 있는지요? 저는 얼른 알아보고 이런 이름을 가진 가게가 가까이 있었다는 데 놀랐습니다. 좀 일찍 알았더라면 우리 아이들을 이곳에 보냈을 텐데 라는 생각도 들었고 다음에 그림을 배우고 싶다면 꼭 보내고 싶은 곳입니다. 창원시 성주동 유니온빌리지 앞쪽 나들문 가까이 있는 그림배움집입니다.
4344. 4. 19. ㅂㄷㅁㅈㄱ
19. 해나루/해따지
고장마다 제 고장에서 나오는 온갖 먹거리들에 좋은 이름을 붙여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려고 힘을 쓰고 있다는 것을 잘 알 것입니다. 어떤 이름을 붙이느냐에 따라서 많이 팔리기도 하고 적게 팔리기도 하겠지요. 많은 곳에서 다른 나라 말이나 한자말을 가지고 이름을 붙이는데 얼른 눈에 들어오는 이름이 있어서 여러분과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충남 당진군에서 낳은 쌀의 이름을 ‘해나루’라고 지었습니다. ‘해가 뜨고 지는 나루’라는 뜻으로 예부터 나루였던 ‘당진’을 뜻하기도 하고 해넘이가 아름다운 곳도 있다는 걸 자랑도 하는 뜻도 담았다고 합니다. 참 지은 이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경남 거창군 고제면에서 나오는 먹거리들은 ‘해따지’라는 이름을 달고 나온다고 합니다. ‘해’와 ‘따다’에서 가져온 ‘따지’를 더한 말이라고 합니다. ‘해를 따 담은 먹거리’니 걱정말고 먹으라는 숨은 뜻을 알 수 있는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밖에도 토박이말로 된 먹거리 이름들이 많을 것입니다. 여러분들이 알고 계신 이름들 나누어 알려주세요~
4344. 4. 22. ㅂㄷㅁㅈㄱ
20. 참바다 횟집
저녁 모임이 있습니다. 지난 해 같이 일을 했던 사내들이 얼굴 보자고 기별이 왔지요. 그런데 모이는 횟집 이름에 ‘사시미’가 들어 있네요. 많고 많은 말 가운데 하필이면 그 말을 넣어서 지었을까 싶습니다. 살고 있는 동네 횟집 이름들을 찾아보니 좋은 이름들이 많습니다. 가장 눈에 띄는 이름은 ‘참바다 횟집’입니다. 여러 가지 뜻을 담을 수 있겠지만 ‘맑고 깨끗한 바다 가운데 바다’라는 뜻의 ‘참바다’란 뜻을 담았을 듯합니다. 그 밖에도 ‘회사랑 횟집’, ‘푸짐한 횟집’, ‘바다 회나라’, ‘산고기 횟집’, ‘바다속으로 횟집’ 같은 좋은 이름들이 있었습니다. 가게 이름을 지을 때 파는 먹거리를 생각하고 지으면 더 좋은 이름을 지을 수 있다는 걸 여러분도 잘 아시죠? 또 다른 좋은 횟집 이름 있으면 알려주세요~
4344. 4. 26. ㅂㄷㅁㅈㄱ
21. 온터
어제 진주에 갈 일이 있어 갔었습니다. 남가람을 따라 난 길을 달리는 데 못 보던 가게가 보였습니다. 이름은 '온터'라는 말만 보였습니다. 수레를 세울 수 없어서 그냥 지나쳤고 집에 와서 찾아보니 '문화예술그룹'이라고 합니다. '그룹'이라는 말보다 '동아리'라고 했으면 좋겠다 싶지만 제가 지은 이름이 아니니 어쩔 수 없습니다. '온터'라는 이름을 가진 '어린이집', '봉사동아리', '부동산', '출판사', '조경회사'도 있네요. 저처럼 이렇게 오가다 눈에 띄는 좋은 이름들 있으면 함께 나누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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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피우미
지난해 하나가 된 창원시는 창원을 나타내는 것들을 마련해 널리 알리고 있습니다. 그 가운데 창원을 나타내는 사람으로 ‘피우미’라는 걸 만들었답니다. 시꽃인 벚꽃의 모습을 닮았으며 새롭게 하나가 된 창원시에서 많은 사람들의 바람을 ‘꽃피우는 길라잡이’ 구실을 한다는 뜻을 담았다고 합니다. 이제부터 ‘창원’하면 ‘피우미’를 떠올려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4344. 5. 6. ㅂㄷㅁㅈㄱ
23. 먹돌/ 밝은빛 누리예
함께 만들어 가자고 했는데 자꾸 저만 글을 남기게 되어 조금 아쉽지만 제가 이어 갑니다. 지난 이레 제주섬에 갔었습니다. 제가 사는 곳과 다른 것을 알게 되는 재미가 좋았습니다. 가장 눈에 들어온 말은 '현무암'과 같은 뜻을 가진 '먹돌'이었습니다. 까막돌도 아니고 검정돌도 아닌 '먹돌'이란 말이 돌 빛깔을 참 잘 드러내는 말이라 느껴졌습니다.
여느 이름과 다른 가게 이름도 많았습니다. 그 가운데 가장 먼저 눈에 띈 이름은 '밝은빛 누리예'라는 집이었습니다. 제주시 애월읍 광평리 97에 있는데 차도 팔고 밥도 파는 듯했습니다. 수레를 타고 지나면서 봤기 때문에 들어가 보지는 못했지만 다음에 가면 꼭 가 봐야겠습니다.
4344. 5. 24. ㅂㄷㅁㅈㄱ
24. 하나로 국밥
제주섬 제주시 건입동 1310-2에 있는 국밥집 이름입니다. '국밥'이라는 것이 '국'과 '밥'을 '하나로' 만든 것이지 않습니까? 국밥집에 가면 '국'과 '밥'을 '따로'주는 '따로국밥'도 있지요. 그래서 딱 와 닿는 이름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집에도 들어가 먹어 보지는 못했는데 누리집에 찾아 보니 '제주 맛집'으로 널리 이름이 알려진 집이더라구요. 좋은 이름에 맛까지 좋다면 장사는 물어 보지 않아도 잘 되는 거겠죠?
4344. 6. 2. ㅂㄷㅁㅈㄱ
25. 빛과 소리
아이들이 다니는 배움터에 한마당 잔치가 있다고 해서 갔을 때 본 것입니다. 비가 부슬부슬 내리고 잔치를 할 수 있을까 걱정을 했는데 밤에 잔치가 있었기 때문(밤에 어버이와 함께 하는 별밤 운동회는 이곳에서는 알려진 잔치임)에 미루지 못하고 안에서 할 수 있는 것은 하더라구요. 밤에 있을 잔치 채비를 해 놓고 비를 맞지 않도록 가려 놓은 불빛과 소리통이 보이고 그 옆에 수레가 하나 있었는데 '빛과 소리'라는 이름이 보였습니다. 여기저기 잔치를 하는데 꼭 있어야 되는 불빛과 소리를 맡아 주는 가게 이름으로 '빛과 소리'보다 더 좋은 이름이 있을까 싶었습니다. 여러분 생각은 어떠세요? 누리그물에 찾아보니 창원시 대방동에 음악과 미술을 가르치는 학원 이름에 '빛과 소리 배움터'라는 곳도 있네요.
4344. 6. 6. ㅂㄷㅁㅈㄱ
26. 맛있는 그릇가게
경기도 여주군에는 예쁜 우리말 이름을 가진 가게들이 많이 있습니다.
세종대왕께서 묻혀계시기에 우리말에 대한 애정이 아무래도 더 강하겠지요.
여주군의 유명한 강변사찰인 신륵사 입구에는 도자기 갤러리가 몇 곳 있습니다. 그 중에는 어려운 한자 이름을 가진 가게들도 있고, 토박이말을 이용해 예쁜 이름을 지은 가게들도 많이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맛있는 그릇가게'는 이름 자체에서 많은 느낌을 주는 예쁜 이름으로 손꼽힙니다. 그릇이 맛있다니... 하지만 그릇에 음식이 담기는 순간 맛있는 그릇이 되겠죠.
간판도 아주 예쁩니다. 한글 손글씨(캘리그래피)를 쓰는 정민세님의 작품입니다. 간판 옆을 장식하고 있는 그릇들도 역시 정민세 작가의 붓터치로 그려진 그림들입니다.
27. 한살림
제가 다른 데 마음을 쏟는 동안 '큰그릇'님께서 좋은 이름을 알려주셨습니다. 더 많은 분들이 함께 했으면 하는 바람이 큽니다. 오늘은 좋은 먹거리, 믿을 수 있는 먹거리를 나눠 먹으면서 모든 살이(생명)를 살리고자 하는 '한살림'이란 동아리 이름을 알려드립니다. '한'은 '크다, 함께'의 뜻을 담고, '살림'은 '살려낸다'는 뜻으로 '모든 살이(생명)을 살리고자 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고 합니다. 1986년에 첫걸음을 뗀 뒤 모두 23만이 넘는 집이 모람이 되었다고 합니다. 이곳에서 파는 먹거리는 다른 곳의 먹거리보다 조금 비싸기는 합니다. 하지만 땅과 하늘 사이 모든 살이들을 살리는 데 뜻이 있는 분들은 함께 하는 것도 좋을 듯합니다. 좋은 뜻으로 좋은 일을 하면서 이름도 좋죠?
4344. 7. 6. ㅂㄷㅁㅈㄱ
28. 햇살 담는 어린이집/햇살 담는 아이들 어린이집
엊그제 아침 일터로 가는 길 노란 수레 옆에 길게 붙은 '햇살 담는 아이들 어린이집'이란 이름을 보고 참 괜찮다 싶어 얼른 적어 두었었습니다. 좋은 토박이말 이름이라 생각하고 여기에 올릴 참이었지요. 그러다가 서울에 갈 일이 있어 갔다가 참으로 비슷한 이름을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 이름은 '햇살 담은 어린이집'이었으니까요. 어린 아이들을 돌보는 곳이라 예쁜 이름을 지으려고 마음을 많이 썼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러고 보면 어린이집 이름들이 다 예쁘긴 합니다. '햇살마루, 고운햇살, 햇살나무.....' 예쁜 이름들 더 많이 알려주세요~
4344. 7. 11. ㅂㄷㅁㅈㄱ.
29. 신고메고
2001년 한글학회 진주지회의 '아름다운 우리말 가게 이름'으로 뽑혔던 신발과 가방 가게 이름입니다. 그때 이름 참 잘 지었다고 하는 사람들, 좋은 이름이라고 했던 사람들이 참 많았었습니다. 장사도 잘 된다고 했었는데 어느새 가게가 없어져서 얼마나 아쉬웠는지 모릅니다. 진주에서는 없어졌지만 부산 해운대, 경기도 이천에 같은 이름의 가게가 있다고 하니 다행이다 싶습니다. '신발 신고 가방 메고'라고 해도 괜찮았겠지만 '신고'와 '메고'를 떼어 내서 뒤풀이 되도록 하면서 가락도 느껴지게 한 참 좋은 이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뒤에 '신고벗고메고입고'라는 말도 만들어 쓰이더군요. 좋은 이름은 두고 두고 잊혀지지 않을 것입니다.
4344. 7. 14. ㅂㄷㅁㅈㄱ.
30. 에나 만나
2002년 한글학회 진주지회의 '아름다운 우리말 가게 이름'으로 뽑혔던 만두 가게 이름입니다.
'정말'이란 뜻을 가진 말로 진주사람들이 즐겨 쓰는 '에나'에다 '맛나'에서 온 '만나', '만나다'에서 온 '만나', '맞다'에서 온 '만나'를 아울러 나타내는 '만나'라는 말을 결합해서 만든 가게 이름이라고 합니다. 장사가 잘 되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4344. 7. 19. ㅂㄷㅁㅈㄱ.
31. 꿈에 그린
서울 가는 길. 흔들리는 수레 안에서 잠을 자다가 어디쯤 왔을까 싶은 생각에 눈을 뜨고 본 밖에 보인 높무리집 이름이 '꿈에 그린'이었습니다. 용인 못미처 어디였는데 그 집을 지은 회사 사람들이 그렇게 좋은 이야기로 말밥에 오른 것은 아니지만 이름은 잘 지었다 싶습니다. 꿈에 그린 집이니 얼마나 좋겠습니까 그죠? 이름처럼 좋은 이야기로 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렸으면 좋겠습니다.
4344. 7. 21. ㅂㄷㅁㅈㄱ.
32. 대게 좋은 날
지난 이레 서울 가다가 본 가게 이름입니다. 대게를 파는 집이라는 것은 잘 아시겠죠? '아주 몹시'라는 뜻을 가진 어찌씨 '되게'와 소리가 비슷하여 '아주 몹시 좋은 날'이라는 뜻으로도 새길 수도 있고 '대게가 좋은 날'이란 뜻도 담고 있어서 좋은 이름이라고 생각합니다. '되게'는 '되우'와 같은 말입니다. 경기 용인, 경남 진주, 경북 영덕, 광주에도 같은 이름의 가게가 있네요.
4344. 7. 27. ㅂㄷㅁㅈㄱ
33. 김 한빛나리/슬옹/두루한
한글갈모(한글학회) 가지모(지회) 이끔이 모임에 갔다왔습니다. 이끔이님(회장님)이 안 계서서 대신 갔다왔습니다. 큰비로 어수선한 서울로 가면서 모임이 있는 곳까지 탈없이 갈 수는 있을까 걱정을 하면서 갔습니다. 하지만 저를 반기듯 하늘은 비를 그쳤고 올 때까지 걱정할 만큼 많은 비가 오지 않았습니다. 그곳에서 뵌 살림이(총무부장)님의 이름이 참 좋았습니다. '한빛나리'. '크게 빛나라'라는 뜻을 담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아마도 한글갈모의 살림을 잘 살고 한글갈모가 더욱 나아지게 해서 그 분의 이름도 크게 빛나리라 믿습니다. 또 한글갈모에는 '슬옹(슬기롭고 옹골찬)님과 두루한(두루 하나 되자?)님도 있습니다. 토박이말 이름을 갖고 계신 분들이 더욱 잘 되고 훌륭한 일을 하실 때 토박이말로 이름을 짓는 사람들이 더 많아 질 것입니다. 여러분 둘레에 좋은 이름을 갖고 계신 분들 좀 알려주세요~
참, 토박이말 이름을 지어 쓰신 분 가운데 '밝한샘(밝고 큰 샘)'님도 있다는 것 알려드립니다~
4344. 7. 29. ㅂㄷㅁㅈㄱ
34. 늘채움
경상남도개발공사 사보 이름이 '늘채움'이랍니다. '새롭고 반가운 기별들로 늘 채운다'는 뜻이 아닐까 싶습니다. 누리집에 들어 가 봐도 뜻을 풀어 놓은 곳을 찾을 수가 없어서 제가 생각해 본 것입니다. '늘채움'을 누리그물에서 찾으면 높무리집(아파트) 이름에도 있고, 배움터 이름, 밥집 이름, 약 이름으로도 쓰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좋은 일들만 늘 채우는 높무리집', '알찬 배움을 늘 채우는 배움터', '맛있는 먹거리를 늘 채운 밥집', '몸에 좋고 병을 낫게 하는 것으로 늘 채운 약' 모두 다 좋은 이름이라고 생각합니다.
4344. 8. 16. ㅂㄷㅁㅈㄱ
35. 모두다오리
여러분들과 함께 만들어 가고 싶은데 아직은 제 마음과 달리 함께 해 주시는 분들이 많이 없습니다. 언젠가 좋은 토박이말 이름들을 알려 주시는 분들이 많아지리라 믿고 오늘도 좋은 이름 하나 알려드립니다. 오늘 알려드리는 이름은 '모두다오리'입니다. 전북 익산시 망성면 장선리 496 에 있는 오리집이름입니다. '모두 다 오리만 있는 집에 오리를 드시러 모두 다 올 것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소리가 같은 말을 써서 기가 막히게 잘 지은 이름이지요? 제가 살고 있는 곳에도 뒤에 '식당'만 붙인 가게가 있는데 아마도 같은 이름을 쓸 수 없기 때문에 그렇게 하지 않았나 싶었습니다.
4344. 8. 17. ㅂㄷㅁㅈㄱ
36. 따로 또 같이
"내 님의 사랑은 철따라 흘러간다...
봄바람에 나부끼는 언덕 저 편 아지랑이...
내 님의 사랑은 철따라 흘러간다...
푸른 물결 흰 파도 곱게 물든 저녁노을..."
이런 노랫말을 가진 노래를 아시는지 모르겠습니다. '내 님의 사랑은'이라는 노래인데 이 노래를 부른 사람들이 '따로 또 같이'입니다. 요즘 노래를 부르는 사람들이 모여 붙인 이름과 참 많이 다르지요. 저 마다 빛깔을 가지고 살되 둘레 있는 사람들과 같이 살 수 있는 사람이 되자는 뜻도 담을 수 있고, 따로 따로 노래를 부르지만 그게 어울려 아름다운 노래가 된다는 뜻도 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참 좋은 이름입니다.
4344. 8. 23. ㅂㄷㅁㅈㄱ.
37. 새미골 모꼬지
지난 이레끝 가시아버지, 어머니를 모시고 갔던 칼국수집 이름입니다. 그림에도 보이듯이 바지락 칼국수와 바지락 지짐, 소주와 막걸리만 차려 내는 그런 집이었습니다. 비도 꼽꼽하게 오는 날이었는데 칼국수와 지짐이 어찌나 맛이 있었는지 모릅니다. 경남 진주시 장재동 284에 있는 이 집은 처음에 시인이자 경상대학교 교수를 하신 강희근 선생님께서 지어 주셨다는 이야기가 있네요. 칼국수집이 자리한 곳이 '새미골'이요, 모꼬지(놀이나 잔치 또는 그 밖의 일로 여러 사람이 모이는 일)를 하는 사람들이 그곳을 많이 찾으니 딱 맞는 이름입니다.
4344. 8. 25. ㅂㄷㅁㅈㄱ.
38. 나들목 칼국수
아내와 마실을 나갔다 본 칼국수집 이름입니다. 버스가 마지막에 닿는 곳 앞에 있어서 하루에 많은 버스가 나고 드는 곳으로서 자리한 곳에 어울리는 이름이다 싶었습니다. 경남 창원시 성산구 남양동 44-9 (대방 버스 종점)에 있습니다. 아직 가서 맛을 보지는 못했는데 자리에 어울리는 좋은 이름을 지었고 많은 기사님들이 칼국수를 드시면 장사는 안 봐도 잘 될 거라 믿습니다.
39. 새색시 시집오는 날
수레를 타고 지날 때는 보이지 않던 가게 이름들이 걸어서 가 보면 눈에 확 들어와 반가울 때가 있습니다. 이 가게도 아내와 바람을 쐬러 나갔다가 본 것이랍니다. "국수집인데 왜 새색시 시집오는 날이지?"라는 제 물음에 아내가 "시집 장가 갈 때 국수 먹여 달라고 하잖아요." 참 기가 막힌 이름이었습니다. 제 집 가까이 이렇게 좋은 이름의 가게가 많아서 참 좋습니다. 가서 먹거리 맛볼 곳도 많아졌습니다.
4344. 9. 1. ㅂㄷㅁㅈㄱ
40. 키큰나무 작은풀숲
진주 갈 일이 있어 갔다가 동무를 만나 저녁을 같이 먹었습니다. 아쉬울 때 도움만 받고 고마운 마음을 밥 한 끼로 다 갚을 수는 없지만, 훌쩍 자란 아이들도 보고 맛있는 먹거리도 먹었습니다. 말로만 듣던 곤드레나물밥을 먹었죠. 맞는 말인지 모르지만 '곤드레'가 바람에 흔들리는 모습이 술을 취한 사람처럼 흐느적거린다고 그렇게 이름을 붙였다는 이야기도 있지요. 처음 먹어 본 곤드레밥을 김에 싸 먹는 맛이 좋았습니다. 돌아 오는 길에 만난 '키큰나무 작은풀숲'은 2009 한글학회 진주지회에서 한글날을 맞아 아름다운 가게 이름으로 뽑혀 보람을 달아 준 곳이기도 해서 참으로 반가웠습니다. 진주시 금산면에 있는 찻집으로 차뿐만 아니라 맛있는 먹거리를 같이 팔고 있으며, 가게 앞 마당을 나무와 풀로 예쁘게 꾸며 놓아서 그걸 보면서 뭘 먹으면 맛이 없을 수가 없지 싶습니다.
4344. 9. 6. ㅂㄷㅁㅈㄱ
41. 고운손누리
책상 위에 종이 한 장이 있었습니다. 화장품을 알리는 종이였습니다. 이게 왜 여기 있어 하면서 아내에게 물었더니 "이름을 참 예쁘게 지어서 당신 보라고 올려 놓았지."라고 했습니다. 그 말을 듣고 보니 이건 참으로 남다른 이름들이 많았습니다. 여느 것과 참으로 다른 이름들에 놀라고 말았습니다. 그 가운데 가장 먼저 본 것이 '고운손누리'입니다. 손에 바르도록 만든 것인데 이름에 잘 담겨 있지요? 손을 곱게 해 준다는 거 아니겠습니까? (주)자연의 벗에서 만든 것인데 앞으로 이 일터 잘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좋은 이름에 많은 사람들이 찾게 되길 빕니다.
4344. 9. 10. ㅂㄷㅁㅈㄱ
42. 참이슬모아담아/꽃구름
우리들 입과 귀에 익은 '스킨'과 '로션'은 우리말이지 않은가? 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 만큼 되어 있습니다. 게다가 그 이름도 어느 나라 말인지 모를 것들이 거의 다인 요즘 참 반가운 이름들로 저를 기쁘게 해 주었습니다. (주)자연의 벗에서 만든 살결물(북녘에서 쓰는 말) 이름이 '참이슬모아담아'와 '꽃구름'입니다. 이슬을 모아 담아 살결에 바르는 분들 살결이 꽃구름처럼 활짝 피어나면 참 좋으시겠다 그죠?
4344. 9. 19. ㅂㄷㅁㅈㄱ
43. 보리돌/우리아기몸에/아기바라기
'보리돌'이란 말을 들어보셨는지요? 아마 처음 들으셨을 겁니다. '맥반석'이란 말을 많이 쓰는 까닭이지요.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맥반석'이란 이름이 생긴 모양새가 '보리밥을 뭉친 것'과 비슷해서 그렇게 된 거라는 것입니다. 이 보리돌은 물을 맑히는 힘이 있다고 하는데 이 돌을 얼굴에 바를 수 있도록 만든 것들은 거의 모두 '맥반석'이란 이름을 썼는데 '자연의 벗'에서는 '보리돌'이라 이름 붙였습니다. 남다르지 않습니까?
아이들 몸에 바르는 것은 '우리아기몸에', '아기바라기'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그 이름에 아기를 생각하고 만들었다는 느낌이 팍팍 오는데 저만 그런가요?
앞으로도 좋은 토박이말로 이름 지은 것들이 더 많이 나오길 바랍니다.
'자연의 벗' 추어올림!
4344. 9. 21. ㅂㄷㅁㅈㄱ
44. 공때리네
진주에 볼 일이 있어 갔었습니다. 때를 맞춰 가야 하는 것도 아니라서 좀 천천히 갔습니다. 기름도 아끼고 길삯도 아끼려고 말입니다. 다른 때는 빠른 길로 바로 가면 가지 않는 길로 가는데 눈에 띄는 가게 이름이 있었습니다. 한 때 많은 사람들이 즐겨 찾는 곳이었다가 얼마 동안 내리막을 걷던 당구장이 요즘은 또 많이 찾는 곳이 되었다고 하더라구요. 그런데 그 이름도 '공때리네'로 눈에 확 들어오지 가게가 있는 곳도 시청 옆 네거리에 있어서 손님이 많이 오지 싶었습니다.
처음 이 글을 올리면서 제가 그린 것은 온나라 구석구석에 있는 토박이말 이름들을 더 많은 사람들이 보실 수 있도록 하는 것이었습니다. 글을 올릴 때마다 저 혼자 좀 외롭답니다. 되재잘 해주시는 분들, 좋아요를 눌러 주시는 분들 참 고맙습니다. 하지만 님들이 계신 곳에 있는 좋은 이름들 함께 나눌 수 있으면 더 고맙겠습니다. 길게 쓰시지 않아도 됩니다. 그저 어디에 이런 이름도 있더라 적어 주셔도 됩니다. 앞으로 많은 분들이 함께 하는 글이 되길 바라고 바라옵니다.
4344. 9. 22. ㅂㄷㅁㅈㄱ
45. 알딸딸
시골 갔다가 와서 장을 보러 가는 길에 옆에 있던 아내가 "술집이름이 알딸딸이네?"라고 말하였습니다. 그 말을 듣고 괜찮다 싶어서 집에 와서 찾아 보니 제가 사는 곳에는 그런 이름을 가진 술집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강원도, 전주, 광주, 익산, 순천, 여러 곳에 이 이름을 걸고 술을 파는 곳이 많은 걸 알았습니다. 남다른 이름을 가진 것 만으로도 많은 사람들에게 오래 기억될 수 있다는 걸 아는 분들이 아닐까 싶습니다. 누구나 말합니다. 술은 지나치게 많이 마시는 게 좋지 않다고, 알딸딸하게 기분 좋을 만큼 마시고 집으로 가는 분들만 이 술집에 가지 않을까요? 장사 잘 되길 빕니다.
4344. 9. 26. ㅂㄷㅁㅈ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