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이승엽을 꿈꾼다.' 삼성 이승엽을 빼놓고 경북고 야구부를 얘기할 수 없다. 한국최고의 타자인 이승엽의 모교라는 자부심 때문인지 선수들은 하나같이 큰 꿈을 안고 플레이 하나하나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경북고는 대구 야구를 대표하는 선두주자로 꼽혀왔다. 하지만 올시즌 황금사자기 8강, 대붕기 4강의 전적에서 보듯 최근 몇년간 전국대회에서 특별한 성적을 내지 못해 예전의 명성이 약해진 것이 사실이다.
경북고는 내년을 '제2의 창단'의 해로 선언하며 명예회복을 위한 야심찬 계획을 세웠다. 우선 동문들의 적극적인 지지를 바탕으로 과감한 스카우트를 통해 탄탄한 신입생을 확보했다.
또 창단 이후 처음으로 동계훈련을 태국에서 실시하기로 했다. 이규옥 교장은 가뜩이나 경제 상황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해외전지훈련을 계획하며 주위의 비난을 우려했지만 학부형들의 적극적 지지와 동문들의 지원을 받아 해외전훈을 선택했다.
팀 전력도 2004년을 경북고의 해로 만들기에 충분하다. 몸이 아파 일년 유급이 결정된 장 찬과 김현엽이 동계훈련 동안 컨디션을 회복하면 든든한 원-투 펀치를 기대할 수 있고 변화구가 뛰어난 유승겸과 김승원이 두드러진 기량 향상을 보이고 있어 마운드의 높이를 높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또 왼손 김기현과 윤찬수의 활약은 벌써부터 코치진을 흥분시키기에 충분하다.
공격에서는 주장 김태범이 앞장선다. 김태범은 올해 2학년임에도 불구하고 경북고의 중심타선을 책임질 정도로 파워를 자랑하고 있다. 또 1m90의 신장에서 품어나오는 파괴력을 자랑하는 내야수 김종효는 벌써부터 프로구단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밖에 빠른발을 자랑하는 이상훈 백상원 김창우 이영성 조용우 최진규 남종우 등 공을 맞히는 능력이 뛰어난 선수들이 타선을 받치고 있어 어느팀에 부럽지 않다.
4년째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는 박상길 감독은 올해 든든한 후원자를 곁에 두게 됐다. 초등학교때부터 같이 운동을 했던 최창호 전 LG 투수가 코치로 합류한 것. 박감독은 '고른 타격에 비해 약점으로 지적되던 투수진이 최코치의 조련으로 새롭게 태어나기 시작했다'며 '동기생이 힘을 합친 만큼 경북고 야구의 부활은 반드시 달성될 것'이라며 자신감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