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하는 마음
원조/약천사 주지스님주지
Ⅰ. 기도란 무엇인가
Ⅱ. 기도할 때의 마음가짐
Ⅲ. 기도하는 방법과 절차
Ⅳ. 기도의 가피
Ⅴ. 기도의 궁극적인 목적
Ⅵ. 올바른 믿음과 무심심매
Ⅰ. 기도란 무엇인가
사람은 참으로 귀중한 존재입니다. 물론 범부들의 경우 미혹의 결과로써 과보신(果報身)을 받았으나 사람이라는 과보는 더 큰 성장의 토대가 되는 것이므로 아주 소중한 과보입니다.
사람은 들을 수 있고 볼 수 있고 또한 생각할 수 있으며 진리를 깨달을 수 있는 지혜를 가지고 태어났습니다.
지혜는 수행에 의해서 완성될 수 있는데 수행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으나 여기서는 기도에 대해서 이야기해 볼까 합니다.
기도란 자기실현의 수단이며 생사의 밤길을 밝혀주는 고마운 등불입니다.
정성스럽고 올바른 기도는 우리 생명에 깃든 부처님의 무한한 공덕을 드러나게 합니다.
다시 말하면 기도는 부처님께서 주신 공덕의 문을 여는 열쇠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기도를 함에 있어서 우리는 기도할 때의 마음가짐과 기도하는 방법을 올바르게 알아야 하겠습니다.
Ⅱ. 기도할 때의 마음가짐
첫째는 부처님의 한량없는 자비하신 위신력이 자신과 온 누리에 넘치고 있는 것을 깊이 믿고 감사하며 일심으로 기도하는 것입니다.
둘째는 매사에 자비한 마음으로 대하고 자비한 행을 할 것이고 결코 분노나 증오를 일으키지 말아야 합니다. 분노를 일으키면 마음의 불길을 일으키는 것과 같아서 애써 닦은 온갖 공덕을 모두 불살라 버리게 되고, 증오하고대립하는 마음을 가지면 마치 검은 구름이 덮인 것처럼 부처님 공덕의 햇살을 받지 못하게 됩니다.
셋째는 자신은 업보중생이고 죄 많은 중생이라는 생각을 가져서는 안됩니다.
이러한 비소(卑小)관념은 양심적이고 겸허하고 진실한 자세인 듯 보이지만 그런 생각으로는 기도 성취를 할 수 없습니다.
우리의 생명은 원래가 불성(佛性)인데 내가 죄인이다, 업보중생이다 하는 생각은 망념 일뿐입니다.
넷째는 이기적 생각을 가져서는 안됩니다.
자기 혼자만이 가피를 입고 자신만의 성취를 구하는 것은 참된 기도가 아닙니다. 진리는 원래 둘이 없고 대립이 없으며 모두와 함께하는 자타일시 성불도(自他一時 成佛道)에 있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에 어긋나는 이기적이고 배타적인 소망은 이루어질 수 없는 것입니다.
다섯째는 철저하게 믿는 마음을 가지되 과학적, 합리적이라는 말의 그물에 걸려서는 안됩니다.
만사를 과학이나 합리가 이루는 것은 아니며 진리가 이루는 것입니다. 합리와 과학에는 길도 있고, 모순도 있고, 막힘도 있지만 진리의 세계는 그 모두를 초월하고 있습니다. 모든 일을 과
학이나 합리가 이룬다는 생각은 자신의 눈을 어둡게 하고 기도 성취를 방해할 뿐입니다.
Ⅲ. 기도하는 방법과 절차
첫째는 일심으로 합장하고 삼귀의(三歸依)를 염합니다. “성스러운 부처님께 의지하옵고 천마, 외도를 따르지 않겠습니다. 부처님 법문에 의지하옵고 외도의 사설을 따르지 않겠습니다. 청정한 스님네를 의지하옵고 삿된 무리를 따르지 않겠습니다.”
둘째는 오계(五戒)를 염합니다. “살생하지 않고 자비심을 가지겠습니다. 도둑질하지 않고 복덕을 짓겠습니다. 사음 ․ 간음하지 않고 청정행을 지키겠습니다. 거짓말하지 않고 진실을 말하겠습니다. 술 마시지 않고 지혜를 키우겠습니다.”
셋째는 중생의 허물과 자신의 허물을 참회하고 큰 보살의 원(願)을 세우며 그 다음에 자신이 원하는 바를 염합니다.
넷째는 기도 정진을 시작합니다. 기도 정진에는 독경,사경,염불,진언 등 여러 가지 방법이 있
습니다.
다섯째는 사홍서원(四弘誓願)을 염합니다. “가없는 중생을 다 건지겠습니다. 다함없는 번뇌를 다 끊겠습니다. 한량없는 법문을 다 배우겠습니다. 위없는 불도를 다 이루겠습니다.”
Ⅳ. 기도의 가피
이와 같은 절차에 따라 일심으로 기도하면 분명한 부처님의 가피가 있는 것입니다.
기도를 한다는 것은 진리를 상대하는 것이므로 우리는 오직 일심으로 기도 정진할 뿐이지, 그 외는 진리의 흐름에 맡겨 두어야 합니다.
다시 말하면 무아(無我)가 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무아로써 기도할 때 참으로 크신 부처님의 위신력을 감응 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기도할 때 어떤 형상이나 소리, 빛을 부처님으로 아는 것은 잘못이며 설사 기도 중에 그러한 현상이 나타나더라도 집착은 절대 금물입니다.
그래서 금강경(金剛經)에
약이색견아(若以色見我)
이음성구아(以音聲求我)
시인행사도(是人行邪道)
불능견여래(不能見如來)
만일 모양으로 나를 보려하거나 음성으로 나를 찾으려 하면 이 사람은 곧 삿된 도(道)를 행하는 사람이라서 능히 여래(如來)를 볼 수 없으리라.
고 한 것입니다.
기도는 우리가 본래 갖고 있는 청정자성(淸淨自性) 즉 불성(佛性)을 드러내는 일입니다.
망념을 버리고 진리를 믿고 일심 기도할 때 일체 악한 그림자는 사라지고 밝음이 찾아들며 기쁨과 건강이 솟아나 일체의 성취를 이루는 것입니다.
모든 일에 자비한 마음으로 대하고 결코 분노나 원망을 품지 않으며 항상 감사하는 마음으로 쉼 없이 기도해 나간다면 분명한 부처님의 가피가 있는 것입니다.
Ⅴ. 기도의 궁극적인 목적
불교에서의 기도는 "어떻게 어떻게 해주십시오". 하는 기원(祈願)의 의미보다"어떻게 어떻게 하겠습니다".하는 발원(發願) ,서원(誓願)의 의미가 더 강합니다.
그러나 기도하는 불자(佛子)들을 보며 느끼는 것은 올바른 기도가 쉽지만은 않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수십 년을 절에 다닌 신도들조차도 요행수를 바라며 기도를 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기도에는 요행수가 통하지 않습니다. 같은 햇빛 아래에 있다고 할지라도 형상이 바르면 그림자가 바르고, 형상이 길면 그림자도 길고 형상이 짧으면 그림자도 짧은 법입니다. 이처럼 부처님의 광명정대(光明正大)한 자비는 언제나 우리들의 정성과 함께 하지만, 우리들은 요행수를 바라고 기도하는 일이 많습니다.
요행수를 바라고 하는 기도는 마음에 잔뜩 때를 끼게 하고, 언젠가는 사도(邪道)로 빠져들게 만들어 버립니다.
이렇게 되면 기도 성취는커녕 무명번뇌(無明煩惱)만 더욱 두터워질 뿐입니다.
"진성연기(眞性緣起)"라는 말이 있습니다.
우리들이 흔히 일컫는"참 마음자리"가 진성(眞性)입니다.
그리고 연기(緣起)는 인연소기(因緣所起)의 준말입니다. 혼자서 존재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인(因)과 연(緣)이 만날 때 비로소 생겨나게 되는 것이라는 뜻입니다.
진성은 특별한 모습이나 실체가 없지만 인연이 화합하면 갖가지 작용을 일으키게 마련입니다. 곧 기도를 올바르게 제대로 하면 진성에서 묘한 힘이 흘러나와 기도를 이루게 하는 것일 뿐이지, 다른 특별한 존재가 있어서 감응을 하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가 기도를 하는 궁극적인 목적은 미망(迷妄)을 깨고 진성연기의 도리를 바로 알아 바른 신심을 세워 무심삼매(無心三昧)에 나아가기 위한 것입니다.
Ⅵ. 올바른 믿음과 무심삼매
기도를 비롯한 어떠한 수행도 무심삼매에 이를 때까지는 열심히 매진해야 합니다.
그런데 이 무심삼매에 이르려면 무엇보다 올바른 믿음, 곧 정신(正信)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세상에는 여러 종류의 믿음이 있습니다. 틀린 줄 알면서도 버리지 못하고 믿는 것을 사신(邪信)이라 하고, 알지도 못하면서 덮어놓고 믿는 것을 미신(迷信)이라하며, 다른 사람이 믿으니까 그저 믿는 것을 맹신(盲信)이라 합니다.
그렇다면 정신(正信)이란 무엇인가? 마음이 모든 것의 근본이 된다는 진성연기(眞性緣起), 곧 자기의 마음자리를 굳게 믿는 것을 바른 믿음이라고 합니다.
다른 종교와 달리 불교는 신심(信心)으로 이루어진 종교입니다.
불교에서는 신앙(信仰)을 불문(佛門)으로 인도하기 위한 하나의 방편으로 보고 있습니다. 따라서 불문 안으로 들어서기 위해서는 단순한 신앙이 아니라 철저한 신심이 있어야 합니다. 곧 바른 신심을 세우기 위해 기도를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일단 바른 신심이 생겨나면 자신감과 기쁨이 생겨나고 그로 인해 무심삼매에 도달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우리 불자들은 이러한 사실을 깊이 인식하고 정법(正法)에 의지하여 하루하루를 기도하는 마음으로 살아가기를 간절히 발원해 봅니다.
참고서적
1. 일타「시작하는 마음」 효림
2. 광덕「생의 의문에서 그 해결까지」불광출판부
3. 광덕「삶의 빛을 찾아」불광출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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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기도중이거든요 많은도움이될것같읍니다
가끔은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은게 인간의 마음인지라~~기도로 마음자리 달래보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