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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 06
씬1. 화장실 (밤)
6회 연결...
해진 : 그분이 제 아빤가요?
나경 : (당황스럽다) 은희야... 저기
해진 : 이렇게 생기셨으리라...생각하지 않았어요.
나경 : (눈물 계속 주체 못하겠다...)
해진 : (목소리톤이 높지는 않다) 어린 자식을 떼어 놨다면... 자식을 버린 엄마라면...어딘가 모질게 생겼을거다...생각했어요.
나경 : ...
해진 : (냉정하다) 미인이시네요...
나경 : 미안하다... (눈물로...손을 잡으려면...)
해진 : (손을 뺀다) 20년 세월을 보상하는 말인가요?
나경 : 뭐라 할말이 없구나...
해진 : 말씀해주세요...저분이 제 아빤가요?
나경 눈물 닦고 있는데... 여자 들어온다. 그 광경 보고 주춤한다.
나경, 다시 해진 손을 잡는데.. 해진, 여자와 눈마주치면서 갑자기 자기도 울음이 복받쳐 나온다.
해진 나경의 손을 뿌리치고 화장실에서 뛰쳐나간다...
나경 : (울음...해진을 쫓아나가며) 은희야...
여자 : ...
씬2. 호텔앞 (밤)
해진 뛰쳐나오고... 쫓아오는 나경...
해진 서있는 택시에 새치기해서 오르고... 출발하는 택시...새치기 당한 손님...벙...
나경..해진을 놓치고 허탈..
씬2-1. 호텔라운지
나경 : (울먹이고 있고) ...
성호의 놀란 얼굴...
씬3. 택시 안 (밤)
나직히 울먹이고 있는 해진.
씬4. 호텔라운지 (밤)
성호와 나경... 나경은 여전히 긴장한 얼굴로...
성호 : (찬물을 건네며) 한잔 마셔.
나경 : (찬물을 몇모금 마신다)
성호 : 거부하는거 당연하지... 20년만에 엄마다...하는 사람을 갑자기 만났는데...이해해...
나경 : (다시 울먹...) 그래두 너무 냉정해요.
성호 : 시간을 두고 천천히 수습해...괜찮아.
나경 : 오히려 당신이 무슨 내 엄마냐...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면 더 낫겠어요. (억장 무너지듯) 나보구 미인이래요.
성호 : (달래려는듯...) 잘봤네.
나경 : 자식 떼어논 사람이라면 헐크처럼 생겼을줄 알았나봐요.
성호 : 진정하라니까...그래 이쁘게 자랐어?
나경 : (다시 콧물 흠치고) 네 정말 이뻐요...
성호 : 그래 우리집에 왔을때도 박꽃처럼 화사했지...
나경 : 어떡해요? 나 이제...
성호 : 시간을 갖고 생각해... 그리고 나한테 의논할일 있거나 마음 추스리고 싶다거나 할때 언제든 연락해.
나경 : 그래두 돼요?
성호 : 일요일에두 연구실에 있을때가 많아...연구소로 연락해...
나경 : 고마워요.
씬5. 방송국 복도 (밤)
진우, 방송이 끝난 음반이나 테잎들 들고 복도 지나오는데 작가실 문이 조금 열려있고 불이 켜져있다.
의아해서 문을 열어본다.
씬6. 작가실 (밤)
해진...등을 보이고 멀거니 앉아있다. 컴퓨터 앞에 그냥 멀거니...
진우...?
진우 : (들어서며) 해진씨 언제 왔어요?
해진 : (사이두고...눈물 얼른 찍고 돌아본다) 네 저기...
진우 : (?해...) 해진씨 무슨 일있어요?
해진 : 잠깐 바람 좀 쐬두 돼요?
진우 : ...
씬7. 공원 (밤)
해진, 진우 앉아있다. 진우 해진에게 쥬스캔의 꼭지를 따서 준다.. 해진 받고...
해진 : 왜 가끔은 그냥 자기 감정 다 솔직히 드러내고 투정을 부리고 싶은 사춘기 때가 그리운거 같애요.
진우 : 뭐 할말 있어요?
해진 : 저기...진우씬 언제 철이 들었다고 생각해요?
진우 : 음...비누칠을 하고 눈을 뜰 수 있었을때요. 어느 순간 맵지 않더라구요. 그리고 알약을 가루약처럼 먹을 수 있었을때요.
해진 : ...
진우 : (분위기 바꿔주려는듯) 알약이 왜이렇게 안넘어가던지... 어릴땐 알약보면 너무 겁났어요.
해진 : ...난 어릴때 친구들이 엄마 손 쥐고 어디 놀러가구 그런거 보면... 아 나는 엄마가 없다... 그렇치만 티내지 말아야지...
이렇게 다짐을 했는데...그때가 철이 들었던 때 같아요.
진우 : (해진의 고민 어떤 짐작... 그러나 티는 안내고...)
씬8. 호텔방 (밤)
나경...술장을 들고 창밖을 보고 있다. 안절부절 도무지 마음이 잡히지 않는다...
그때 울리는 전화벨... 나경 전화를 받는다.
나경 : 여보세요.
남자 : (필) 윤나경선생님이세요?
나경 : 네.
남자 : (필) 저 밤늦게 죄송합니다 계속 안들어오셔서요. 전 TV객석의 김세한 피딥니다.
나경 : 아 네...저 출연 내용이라면 개인사정이 있어서요.
남자 : (필) 저...정기영 부장님 아시죠? 부장님 이름 팔면 거절 못하실거라구 하시던데요.
나경 : (어쩔 수 없이 황망한 표정...)
씬9. 공원 (밤)
해진 : (걷다가 서서) 저 오늘은 집까지 꼭 데려다 주세요.
진우 : (뜻밖이다...)
해진 : 오늘은 혼자서 버스타고 가기 싫어요.
진우 : (좋다...) 좋아요.
씬10. 호텔방 (밤)
나경 : (전화를 걸고있다...) 언니, 오빠 좀 바꿔 주세요.
숙모 : (필) 어쩌지 서울 댕겨 와서 피곤헌지 벌써 골아떨어지셨어유.
나경 : 그럼 언니...저 은희집 전화번호 하고 주소 적어 놓은거 있으면 좀 가르쳐줘요.
씬11. 사택 (밤)
현석 비디오를 보고 있다.. 전화벨...
현석 : 여보세요?
씬12. 안방 (밤)
이불 펴 있고... 지선, 전화중...
지선 : 어 현석이구나...우리 진우 아직이니? 모레 진우랑 인경이랑 함께 내려와서 저녁 먹자...
씬13. 사택 (밤)
현석 : 네...아 참 어머니 생신이죠... 진우한테 무슨 선물 사갖고 가라 그럴까요?
씬14. 안방 (밤)
지선 : 아이구 선물은 무슨... 그냥 여자친구나 떡하니 데리고 내려왔음 원이 없겠다... (화들짝) 뭐라구?
씬15. 사택 (밤)
현석 : 아 요즘 진우 연애 하느라 정신 없어요... 같이 일하는 스탭인데요... 아마 지금 집까지 데려다 주고 있을 거에요.
씬16. 안방 (밤)
지선 : (기쁘다...) 뭐 정말?...
씬17. 호텔방 (밤)
나경, 전화를 잠시 내려다보다가...수화기 든다. 누른다...
안녕하세요?...윤해진입니다...지금은 외출중입니다. 메모를 해주시면 곧 연락 드리겠습니다... 메시지 나온다...
잠시 듣다가 끊는다. 다시 전화를 돌리고... 메시지를 또 듣는다. 목소리 듣고 싶다... 다시 듣는다...세번쯤....
씬18. 해진아파트 앞 (밤)
진우 차 와서 선다. 해진 창밖을 그냥 무심히 보고 있다가...
진우 : ...
해진 : (다온거 알고...) 너무 늦었죠? 고마워요.
진우 : (내린다...)
해진 : (?해 내린다)
진우 : 오늘은 문앞까지 데려다줄께요.
해진 : ...
진우 : 계단 올라가다 픽 쓰러질 얼굴이에요.
해진 : 아녜요.
진우 : 나 오늘 해진씨 눈물 두번이나 봤어요.
해진 : ...
진우 : 해진씬 오늘 슬펐는지 몰라두 난 오늘 기뻤어요.
해진 : 왜요?
진우 : 기대고 싶을때 나를 생각해줘서 고마워요... 올라가요.
밖에서 보이는 계단 올라가는 복도.
씬19. 현관앞 (밤)
진우 : 여기까지 온적은 처음이죠?
해진 : 네.
진우 : 저기 아파트 앞에서 여기까지 이만큼... 해진씨한테 가까워진거 같아서 전 기분 좋은데요.
해진 : ....
진우 : 들어가요 그리고 푹 자요.
해진 : 네.
진우 내려가고, 해진 들어간다.
씬20. 마루 (밤)
해진..들어와서 응답전화기 누른다.
삼촌 : (필) 삼촌이여... 기다리다가 그냥 내려간다. 너무 상심 말어...만나고 싶으면 만나고 싫으믄 말고...
니가 마음 먹은대로 혀...전화 혀라...
삼촌말 끝나고...연거푸 세번 끊기는 자동응답메시지..
해진...
에프.오
씬21. 인서트 (아침)
나무숲 사이의 햇살.
씬22. 사택 (아침)
식사중이다.. 샌드위치에 우유 정도.
현석 : 야 어머니 생신이라구 내일 인경이랑 우리 다 내려오라구 전화하셨다.
진우 : 그래 가자.. 근데 너 내일 일요일이라 시간 안되잖아.
현석 : 어 이번주는 공연 취소됐어.. 야 임마 내가 빠지면 어머니가 섭하시지.
진우 : 인경이도 괜찮겠지?
현석 : (눈치보며..) 해진씨두 같이 가자 그래라.
진우 : 에이 녀석...
현석 : 내가 어머니한테 다 말씀드렸다.. 너 요새 연애사업 바쁘다구.
진우 : 너?... 안돼 그럼 우리 엄마 벌써 날잡자구 난리 나실꺼야... 그렇지 않아두 빨리 며느리 보자하시는데.
현석 : 그래 빨리 날잡어..
진우 : (어깨를 툭치며)...
씬23. 인경방 (아침)
인경...비디오테잎을 이거저거 넣었다 뺐다..보고 있다. 메모해가면서..스텔라.. 비밀과 거짓말.. 애정의 조건1,2...
진숙 들어온다...
진숙 : 아니 넌 비디오도 공부해가면서 보냐.
인경 : 그럼 직업인데 어떡해? 방송있어.
진숙 : 니가 비디오평론가냐.
인경 : 어차피 문화계니까 섞어찌게루 다하는거지 뭐..
진숙 : 아이구 시집이나 가라니까 이 고생은...
인경 : 아이구 엄만 딱 저 애정의 조건에 나오는 괴팍한 엄마 셜리멕클레인같애.
진숙 : 아이구 나두 저영화 봤지만 그래두 딸을 얼마나 생각하냐 괴팍스런 죽은 딸래미 손자들까지 다 맡아서 키우더라.
인경 : 치이~
그때 전화벨...
인경...비디오 테잎...정리하고 나갈 준비하고 있다..진숙 받고.
진숙 : 여보세요...네?...박형규씨라구요?
인경 : (관심없다..)
진숙 : (반색하고...반갑게..) 아 네..네 형규씨요? 아이구 네..그럼요...잠깐만요..
(수화기 손으로 막고..) 야 인경아...박형규씨 박형규씨야.
인경 : (나갈 준비..핸드백 달랑 메고..) 나 그런 사람 몰라.
진숙 : 아 저번에 선본 남자..빨랑 받아봐.
인경 : (밥맛이다..) 아 그렇담 더 재미없구... (화들짝 나간다..) 갔다올께.
진숙 : 야 야..인경아...
씬24. 조선일보사 자료부
해진 빌딩에 들어선다. 위치를 살피다가 자료부쪽으로 이동..
해진 : 사람을 좀 찾고싶은데요. 인터뷰 기사 좀 볼 수 있을까요.
직원(여) : 여기 종이에다 적으세요.
창구에 놓여진 종이를 보는 해진. 이름과 직업을 적는 난이 있다.
윤나경...그리고 직업난에 화가...라고 적는다.
씬25. 푸른나라
공연장을 돌아보고 있는 송희와 현석. 사무적인 얘기들과 손짓...
송희 : 우리 동물 구경 잠깐 하구가요.
현석 : 뭐 애들같이 동물구경을 다 해요?
송희 현석의 팔을 잡아끌고.
씬26. 푸른나라 원숭이 우리 앞..
송희 : 얘네들 귀엽죠? 귀엽죠?
하는 소리 위로
현석 문득 해진과 키스씬. 전에 귀엽죠?...하던 장면이 생각난다. 혼자 약간 짜안~
송희 : (원숭이에게 팝콘을 주며) 얘들이 얼마나 깨끗한지 알아요? 바나나를 껍질 벗겨서 줘두 저기 웅덩이 물에다 꼭 씻어먹어요.
현석 : (다시 퍼뜩 장난기로 돌아와서..) 구정물에다 씻으면 더 지저분하지.. 얘네들이 승질머리가 얼마나 고약스런지 알아요?
송희 : 왜요?
현석 : 과자 갖고 줄까 말까 장난치다가 머리 디밀구서 머리카락이 다 뽑혔단 사람도 봤어요.
송희 : 어머 깔깔깔...
현석 : 그게 뭐가 우습다구 참..
두사람 움직이며.
송희 : 마이클 잭슨이 대규모 테마파크를 연다는 얘기 들었어요?
현석 : 어휴 마이클잭슨은 남자가 화장을 덕지덕지 하고, 햇빛아래선 양산을 쓰고 다니더라구요. 아휴 내취향이 아녜요.
송희 : 마이클잭슨 외모를 얘기하는게 아니구요. 이런 놀이공원에 테마파크 같은거 해보구 싶은 생각 없냐구요.
현석 : 그거 송희씨 아버지가 그렇게 능력있단 얘기에요?
송희 : (당당하다..)
현석 : 나 그렇게 뻔뻔한 남자 질색이에요. 남자가 좀 못났으면 여자 언덕에 비벼볼까 해요?
현석 먼저 앞서면..송희 쫓아가며.
송희 : (기분 좋다..) 우리 놀이기구도 한번 타봐요.
현석 : 지금 사무실 비었어요.
씬27. 조선일보사 자료실
직원...자료를 찾아서..
직원 : 저 윤나경씨 자료 나왔는데요.. (해진없다..직원...?)
씬28. 거리
그냥 허탈히 걷는 해진..
씬29. 사무실(낮)
해진 들어온다. 점심시간..사람들 없다. 진우자리에 앉는다... 울리는 전화벨.
해진 : 네..방송국입니다.
씬30. 안방
지선 : 하진우피디 부탁합니다.
해진 : (필)(친절하고 다소곳하다..) 저 지금 점심시간이라서요 식사하러 가서 아직 안들어오셨나봐요.
지선 : 아 오늘 벌써 출근했나요?
씬31. 방송국
해진 : 원래 오후에 출근하시는데요. 오늘은 녹음이 있어서 일찍 나오셨어요. 어디라고 메모남겨 드릴까요?
씬32. 안방
지선 : (친절해서 기분좋다..) 네 엄마한테 전화왔었다고 전해주세요.
(혹시나 현석이 말한 그 스탭?..) 그런데 아가씬.. 혹시 우리 진우하고 같이 일하는 분인가요?
씬33. 사무실
해진 : 네. 하진우피디하고 같이 일하는 작가 윤해진이라고 합니다. 안녕하세요?
씬34. 안방
지선 : (너무나 반갑다. 다소곳함 마음에 든다..) 아 그래요? 안녕하세요?
씬35. 사무실
그때 진우가 들어온다.
해진 : 잠깐만 기다리세요. 진우씨 들어오시네요. (전화기 건네며) 어머니세요.
진우 : (받는다) 엄마..
지선 : (필) 야 너 같이 일하는 작가 그 아가씨랑 사귄다며?
진우 : 에이 현석이가 괜히 그런거죠.
지선 : (필) 야 아가씨가 아주 친절하고 다소곳하고 여자다운게 맘에 쏙든다. 너 내일 꼭 같이 와야돼.
진우 : 아..아직 아녜요.
해진 : (진우가 말하는거 무심코 시선 마무치고..)
지선 : (필) 너 다른 생일 선물 필요없다. 꼭 데리구와.
진우 : (황망하다..) 아 엄마.. 아뇨 좀 있으면 어련히 알아서 할까봐요.
지선 : (필) 엄마 기다린다.
진우 : 저 엄마.. (하는데 전화 끊겼다)
해진 : 왜요?
진우 : 아..아뇨 해진씨 목소리가 참 친절하구 이뻤다구요.
해진 : (피식..)
진우 : (얼른 같이 가잔 말은 아직 안떨어진다..)
해진 : 저 자료 좀 보구올께요.. 녹음원고는 서피디님 책상에 올려놨어요.
진우 : 네.
씬36. 방송국 안
다른 로비.. 사람들 좀 번잡한..
나경.. 스튜디오를 찾는지 두리번 거리고 있다. 그때 인경이 나경을 보고는 다가와서..
인경 : 어머 선생님 여기 웬일이세요?
나경 : 어 인경씨.. TV쪽 인터뷰가 하나 있어서.
인경 : 에이.. 저하구만 인터뷰한다 하시구선.
나경 : 어 그게 아녜요. 옛인연이 무섭네.. 거절할 수 없는 사람이라서.. 아직 시간 있는데 차한잔 할까요?
인경 : 좋아요.
그때 해진이 스쳐지나간다. 나경은 못보고 인경이 보고서..
인경 : 어머 해진씨?
해진 : (돌아본다. 인경보다 나경의 얼굴을 먼저 보고 놀란다)
나경 : (놀라고..)
인경 : 어머 죄졌어요? 왜 그렇게 놀래요? 여기 웬일이에요?
나경 : (놀라고..)
해진 : 네 자료 좀 볼게있어서요.
인경 : 아 저 제가 패널로 있는 라디오 밤프로에 작가 윤해진씨에요. 그리고 이쪽은 화가 윤나경 선생님.
어머 같은 윤씨성이네요. 그러구 보니까.
해진과 나경.. 어쩔 수 없이 인사를 나눈다.
인경 : 어 우리 차한잔 마시기루 했는데 해진씨 같이 마셔요.
나경 : (어렵게.. 그러나 애절한 기분이다) 그래요.
해진 : (단호히) 아녜요 조금 바빠서요.
인경 : 그래요? 그럼 조금 이따 녹음때 봐요.
해진 : (가볍게 눈인사하고 당당히 걸어간다)
나경 : (아련함)
씬37. 방송국 앞
해진.. 감정을 추스리지 못한듯.. 야외로 나와서 공기를 들이마시는 듯.. 공원쪽으로..
씬38. 방송국 아이비씨 커피숍 정도..
나경 : 인경씬 어머니가 참 잘 키우셨나봐요. 밝고 쾌활해서 좋아요.
인경 : 아이구 아녜요. 우리 엄만 여자애가 선머슴 같아서 어디다 쓰냐구 구박이 자심하세요.
나경 : 아냐 보기좋아요. 활력이 있잖아.
인경 : 아녜요. 해진씨처럼 여잔 좀 다소곳해야 남자가 봐두 이쁠거 같애요.
나경 : (조심스럽게) 같은 프로를 한다구요?
인경 : 네. 밤 10시부터 밤이 있는 곳에..라구요. 음악프로에요.
나경 : (조심스럽다) 인경씨 오늘 저녁시간 어때요?
인경 : 녹음이 3시부터니까 괜찮아요. 저녁 먹구 생방 10시까지만 들어오면돼요.
나경 : 맛있는거 사줄께요.
인경 : 근데.. 염치없이 얻어먹어두 되나요.
나경 : 아녜요. 오랜만에 젊은사람 만나니까 젊어지는거 같구 좋아요.. 그리구 서먹하면 아까 그. 친구.
인경 : 해진씨요?
나경 : 아..예..같이 ..나와두 좋구요.
인경 : 좋아요. 제가 이따 가서 얘기해볼께요. 워낙 착해서 거절하지 못할거에요.
나경 : (어떤 기대..)
씬39. 스튜디오 (낮)
녹음중이다.. 해진 멍하니 서있다. 진우의 시선이 간다.
음악 Seal-Kiss from a rose
봉대우 콘솔 위에 놓인 휴지통 집어내고.. 미화 테잎 걸고..
미화 : 영석씨 둘째애 또 돌이라며?
봉대우 : 아이구 요샌 자식도 웬수고, 주식도 웬순데 참 잘들도 낳아.
미화 : 참 이거 결혼축의금이다 돌 백일 챙긴거 아까워서라두 한번 가야될텐데 말야.
봉대우 : 축의금을 추수하는 차원에서 시집을 간다.. 치이..
서희 나온다.
미화 : 서희씨 거 원고 넘길때 종이소리 좀 부스럭 부스럭 거리지마. 아주 사라호 태풍소리가 난다구.
서희 : 그래서 누런 갱지가 더 좋은데.. 소리두 안나구.
미화 : (작은 소리로) 꼭 한마디씩 덧붙여요.
CD 껍데기를 보면서.. Seal의 남자얼굴 사진 울퉁불퉁 여드름 복숭이 얼굴.. CD속지에 있음..
진우에게.. 말 시키고 싶다.
서희 : 어머 진우씨 이남잔 어떻게 이렇게 울퉁불퉁 얼굴이 노래하군 정반대루 생겼어요.
진우 : 그러네요.
미화 : 해진씨?
해진 : 네.
미화 : 무슨일 있나봐? 원고가 축 쳐지네.
진우 : ..
미화 : 작가는 원고만 보면 자기마음들 다 들키잖아.
진우 : (의식한다)
서희 : 요새 뭐 재밌는거 본 영화있어요?
진우 : ..
서희 : 진우씨.
진우 : 아 예.
미화 : 이 서희씨 뭐해? 노래 다 됐어..
서희 : 네. (들어가고)
미화 : 차 인경씨 왜 안오지?
하는데 인경 불쑥 들어선다.
미화 : 어휴 양반되긴 틀렸어.
해진.. 인경에게 눈인사 하면서도 나경을 의식하고..
씬40. 스튜디오
녹음끝난 마무리들..
서희 : (나오면서) 수고하셨습니다. 진우씨 수고 했어요.
진우 : 네 수고하셨어요.
미화 : 오랜만에 저녁들 같이 할까?
서희 : 전 촬영이 있어서요 먼저 가보겠습니다. (나간다)
인경 : 아 전 어쩌죠.. 저녁 약속이 있어서요.
미화 : 남자야?
인경 : 아뇨 왜 파리에서 활동하는 화가 윤나경씨 아시죠.
해진 : ..
미화 : 어 그래 그림이 아주 정열적이라서 좋은데 귀국했어?
인경 : 제가 인터뷰를 했는데 저녁을 사고싶으시다구요.
미화 : 그래 좋아 갔다와 그럼.
인경 : (해진에게 다가가서.. 작은 소리로..) 해진씨 아까 윤나경씨가 해진씨도 같이 와도 된다던데..
해진 : 아뇨 전.
인경 : 같이 가요 나두 심심해요.
해진 : 아녜요 저 약속이 있어서요. 다녀오세요 정말요.
진우 : ...
인경 : 그럼 먼저 가볼께요. 이따 생방때 봐요.
씬41. 공연부
현석이 혼자 앉아있다. 큰상자에서 기다란 풍선막대.. (콘서트때 관객들이 응원용으로 휘두르는거..)를 정리하고 있다.
그때 송희 커피를 두잔 빼서 들고온다.
송희 : (커피주며..) 히히 우리 둘이만 있으니까 좋은데요.
현석 : 뭐가 좋아요?
송희 : 오붓하잖아요.
현석 : (픽-)
송희 : 아니 근데 공연기획부에서 이런 응원용 판촉물까지 챙겨야돼요.
현석 : 이것두 공연때 필요하잖아요.
송희 기다란 풍선막대 바람 들어간거 두개, 집어서 콘서트응원때 처럼 위로 쳐들고 두드려본다.
송희 : 휴우, 공연 끝날때까지 이거 계속 두드리는 것두 농담이나겠네 아휴, 팔아퍼.
현석 : 세상에 농담인 일은 없어요.
송희, 그옆에 역시 응원용 판촉물중에서 약간 콘서트에서 쓰는 붙들어오는 조명 판촉물을
약간 작은것.. 주머니에 들어가는것.. 들어본다.
송희 : 난 이게 이쁘더라.. 야간 콘서트할때 흔들면 꼭 반딧불 같이 반짝이잖아요.
현석 : 그래요?
송희 : 우리 하나씩 가져요.
현석 : 뭐하게요.
송희 : 이거 들고 요기 야간 놀이기구 한번 타러가요. 엎어지면 코앞인데 나 한번두 못 가봤어요.
현석 : 지금 근무시간이에요.
송희 : (당당) 퇴근시간이잖아요.
현석 : (시계보면 퇴근시간이다)
미화 앞서 걸어가고.. 진우와 해진 그뒤로.. 해진 아직도 기분 그렇다.
진우 : 저녁약속 있는거 아니죠?
해진 : (대답없다)
진우 : 저 서선배?
미화 : (돌아보고) 어 왜?
진우 : 저 해진씨랑 두시간만 있다가 들어올게요.
해진 : ...
미화 : 아휴 어린것들끼리 가겠다 이거지.. 좋아.. 밤프로 하면서 영화래두 한편 보는 재미 있어야지.. 갔다 와.
씬43. 방송국 앞
진우 : (걸으며) 해진씨 계속 우울한거 같애요.
해진 : 아녜요.
진우 : 어제 여자의 눈물을 두번이나 봤는데 그건 나한테 즐겁게 해줘라.. 막중한 책임이 있다고 생각해요.
해진 : (피식) 아녜요.
진우 : 제가 해진씨한테 악- 소리 나게 해볼께요.
해진 : (기분은 그렇치만 고맙다)
그 위- 악- 하는 비명소리..
씬44. 놀이공원 (저녁무렵)
롤러코스터를 타는 진우와 해진의 비명소리.
씬45. 푸른나라 (저녁무렵)
해진과 진우.. 무서운듯.. 정신없는 얼굴로 롤러코스터에서 내려서 흐트러진 머리와 옷들 챙기며 숨돌린다.
흐트러진 해진의 머리카락 진우가 넘겨주고.. 해진..
진우 : 기분 좀 나아졌어요?
해진 : 네.
진우 : 나두 여자랑 이런거 타는 날 있을까 했는데...
해진 : 저두 오랜만에 처음 타봐요.
진우 : (바이킹 정도) 저거 한번 더 탈래요?
해진 : (질렸다.. 의 표정) 아뇨 안탈래요, 됐어요.
진우 : 그거 이제 우울한 기분이 풀렸다.. 됐다..로 받아들여도 되죠?
해진 : (그런 마음이 고맙다) 네.
그때 저만치에서 마주 걸어오고 있는 현석과 송희.
현석이 먼저 진우랑 해진을 보고는..
현석 : 아니 진우야 너 너.. 이거 근무시간에 뭐냐?
진우 : (다소 쑥스럽다) 아냐 지금은 저녁시간야.
현석 : 어쮸 사랑은 사람을 변화시킨다더니 캬- 하진우가 여자손 쥐고 놀이공원엘 다 오고..
해진 : (쑥스럽다)
현석 : 해진씨 에이 쑥쓰러워 할 거 없어요.
송희 : 안녕하세요?
진우 : 네 안녕하세요?
해진 : (고개만 끄덕)
송희 : (괜히 신나) 어머 그러니까 강선배하구 (해진에게) 이쪽하구 그러니까 애인이 아닌거구 여기 진우씨랑 이렇게 돼는거네요.
현석 : 지금 뭐해요?
송희 : (괜히 신나) 어머 그런거죠?
현석 : 야 야 우리 그럼 저 바이킹이나 한번 합석으로 타보자.
해진과 진우를 끌고 가면 둘은 됐다고 질린 듯한 표정으로.. 송희는 재밌고 신나서 따라가고.
씬46. 바이킹 (저녁무렵)
기절하듯 소리치는 네 사람.
씬48. 고급레스토랑 (저녁)
나경과 인경 음식 다 먹고, 보이, 음식 치우고 있다.
인경 : 너무 맛있게 먹었어요.
나경 : 고마워요. 맛있게 먹어줘서..
인경 : 아휴, 해진씨도 왔으면 맛있게 먹었을텐데 아깝다..
나경 : (아쉽다) ..왜요?.. 그 친군 바.. 바빴나부죠.
인경 : 뭐 약속이 있다구요.
나경 : 작가는 무슨 일을 하는거죠?
인경 : 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진행자가 말하는거요, 그거 듣기엔 그냥 진행자가 하는말인가 하는데요, 작가가 다 써주는거에요.
나경 : 아 그래요?... 그 친구랑 친해요?
인경 : 같은 프로를 하다보니까.. (얘기하다보니까 그렇다) 어머 근데 선생님 해진씨 마음에 드셨나부다..
나경 : 아.. 아니..
인경 : 아참.. 누구 찾는 여자분 계시다 그랬죠.
나경 : (서먹) 아... 어.. 참 우리 커피해야지.
인경 : (아직 농노짙은 의아..는 아니다..그냥)
씬48. 푸른나라 (저녁)
나무아래 벤치 같은 곳.. 현석과 해진 앉아있다.
현석 : (약간 서먹..아까 송희가 준 콘서트때 붙들어 오는 조명 판촉물 손에 잡고 흔들고 있다)
해진 : (보면 씨익- )
현석 : 아니 커피를 어디까지 뽑으러 갔지?
해진 : (피식) 송희씨 이쁘던데요.
현석 : 저 해진씨한테 여기 한번 놀러오라구 한거 기억해요?
해진 : 네 기억나요.
현석 : (조명 판촉물.. 불빛) 그때만해도 난 해진씨 손잡구 놀이기구도 타구.. 그럴려구 했는데.
해진 : (미안하다)
현석 : 근데..
해진 : ...
저만치서 송희와 진우 커피 빼들고 걸어온다.
현석 : (얼른 나름의 장난기로 돌아와서) 진우랑 해진씨랑 있는 모습이 더 잘어울려요.
해진 : (짜안하다)
송희 기분좋다.. 해진에게 커피주고..
진우 : (시계본다) 어 이게 들어가야겠다.
송희 : 어머 재미없어. 더 놀다가면 안돼요?
현석 : 생방있어요.
송희 : 그럼 해진씬 더 놀다가요.
해진 : 저두 들어가봐야돼요.
씬49. 푸른나라 주차장 (저녁)
진우랑 해진..인사하고 탄다. 차에 타는 해진에게 방긋 웃어주고 손올려주는 현석.. 그런 현석 보는 해진.. 마음 그렇다..
송희 인사하고.. 차 부웅 떠나면.
현석 : (그런 기분 이어지고)
송희 : (팔짱 탁 끼고) 어머 해진씨가 진우씨 애인인게 얼머나 다행이에요?
현석 : (약간 해진의 생각)
송희 : 우리 어디 가서 한잔해요?
현석 : 그래요 나두 오늘 술생각 나요.
송희 : 좋아요.
현석 : (다시 진우랑 해진이 떠난 택시.. 한번 더 돌아보고)
씬50. 차안 (저녁)
진우 : 정말 기분 좀 괜찮아졌어요?
해진 : 엄마를 만났어요..
진우 : (약간 짐작은 했지만) 아 그랬구나..
해진 : 그날은 말이 안나왔어요..
진우 : 해진씨 표정보구 짐작은 했었어요.. 그정도로 큰일이 있는거구나..
해진 : ...
진우 : 혼란스러운거 당연한 거에요.
해진 : 이런 날이 올거.. 생각 안한건 아니지만 더 혼란스러워요.
진우 : 날 낳아주신 분이다.. 날 세상에 있게 한 분이다 생각하면 혼란스러운게 가벼워질 거에요.
해진 : ..나 좀 어디 데려가 줄래요?
진우 : ..저.. 내일 엄마 생신이에요.. 현석이랑 인경이랑 같이 가기루 했는데 바람 쐴겸 같이 갈래요?
해진 : ...(긍정적인)
씬51. 방송국으로 접어드는 길 (밤)
나경이 운전하고 인경 그옆에...
인경 : 아뇨 됐어요 여기서 내릴께요.
나경 : 됐어요 방송국앞까지 가요.
인경 : 어머 제가 모셔야되는데 차가 고장이라서요.
나경 : 길은 잘 몰라도 택시 잡는거 보다 렌터카가 더 편해요.
인경 : 오늘 정말 고마웠어요.
나경 : 방송 안늦겠어요?
인경 : 그럼요 어머 그러구보니까 오늘 수다를 너무 떨었나봐요... 여기 세워주시면 고맙겠습니다.
나경 : 또 봐요.
인경 : 며칠이면 책 나오니까 그땐 제가 대접할께요.
나경 : 그래요.
인경 : (내리고...) 제가 채널 맞춰놨거든요. 전 1부니까 가다가 트시면 제 목소리 들으실 수 있어요.
나경 : 알았어요 들을께요.
인경 : 그럼 안녕히 가세요.
나경 : (떠나고...)
씬52. 술집 (밤)
현석...좀 취했다... 송희 그옆에 앉아있고...
송희 어깨로 현석 척 술김에 기대고... 송희 즐겁다...
씬53. 스튜디오 (밤)
서희와 인경 방송중이다.
인경 : 요샌 문화비 지출이 줄었잖아요. 그러니까 새영화가 비디오테잎으로 나오기 기다리구요.
또 신프로가 구프로로 5백원이 될때까지 기다린대요.
서희 : 구프론 여유있게 볼 수도 있잖아요. 아휴 정말 비디오 빌려다놓구 비디오가게 아저씨랑 빨랑 갖고 오라구 전화하면
고문이잖아요.
인경 : 고문 정돈 괜찮죠, 아주 빨간줄이 그어져서 다른 동네루 원정가서 빌리기도 하잖아요.
서희 : 맞아요 깔깔...
인경 : 그리구 비디오테잎 빌리는 값 5백원도 아깝다...하면 주말의 명화를 기다리기도 한대요.
서희 : 어휴 그럼 인내심이 좀 있어야 겠네요.
인경 : 네 그렇죠.
서희 : 오늘 소개해주실 비디오의 주제는 뭐죠?
씬54. 차안 (밤)
나경 라디오를 켠다... 인경의 목소리...
인경 : 스텔라와 애정의 조건... 그리고 비밀과 거짓말... 제가 오늘 소개한 비디오...
엄마와 딸 사이의 뭉클한 사랑을 느낄 수 있는 비디오였습니다.
서희 : 차 인경씨 고맙습니다...
나경 : ...
서희 : (음악 배경으로...멘트...) 세상에 딸을 내놓을 때 어머니는...당신과 같은 인생을 살까봐... 병원에서 딸이라고 하는 순간..
눈물을 흘린다고 하죠? 그건 아들이 아니라서 흘리는 눈물이 아니라고 합니다.
나경 : ...
서희 : (멘트...) 어릴때 아침마다 방울 고무줄로 긴머리를 묶어 줬던 내 딸인데... 이젠 하얀 내머리의 염색을 해줍니다...
엄마와 딸이 두다리 쭈욱 펴고 앉아서 아버지의 흉과 사위의 흉을 서로 보고 있습니다...
그래도 정겹게만 보이는 것이 모녀지간입니다...
나경 : (눈시울 젖는다...)
나경 어느 순간 자동차를 휘익~ 유턴을 한다.
씬55. 스튜디오 (밤)
음악 나오고 있고...
미화 : 인경씨 수고했어.
인경 : 수고하셨어요. 나 먼저 간다.
진우 : 왜 나 끝나구 같이 가지... 차두 없다며.
인경 : 오늘 좀 공사다망했더니 피곤하다...더 못기다려...택시 타구 갈련다...
해진 : 안녕히 가세요.
인경 : 아휴 해진씨 오늘 나랑 같이 갔으면 잘 먹었을텐데...
해진 : ...
인경 : 먼저 갑니다.
씬56. 술집 (밤)
현석 화장실을 갔다... 그때 울리는 현석의 핸드폰.
송희 : 여보세요.
씬57. 방송국 현관 (밤)
인경 : (걸으며 핸드폰...) 강현석씨 핸드폰 아닌가요?
씬58. 술집(밤)
송희 : (인경인줄 알고...송곳톤...) 맞는데요.
인경 : (필)(한송희 인줄 안다...) 좀 바꿔줘요.
송희 : 못 바꿔주겠는데요.
씬59. 방송국 현관 (밤)
인경 : (기막혀...) 뭐요?
씬60. 술집 (밤)
송희 : 저보구 어떻게 남자화장실까지 가서 바꿔주란 말예요?
그때 현석이 걸어온다... 송희 전화 딱 끊는다.
씬61. 방송국 현관 (밤)
인경 기가 막혀서 핸드폰 딱 덮고 다시 누르려는데 전화벨...
인경 : (대뜸...) 야 너?
형규 : (필) 저 차 인경씨죠?
인경 : 누구세요?
형규 : (필) 저 박형규(입)니다.
인경 : 누구요? (선본 남자...느끼고...)
인경 방송국 현관을 막 나서는데...
형규 : (필) 오늘 차 안가져오셨죠?
인경 : 그건 왜죠?
그때 헤드라이트 번쩍이고...인경 순간 눈부시고...
형규 : (필) 여깁니다.
인경 : ...
씬62. 차안 (밤)
형규 : 아침에 전화 드렸었는데, 일부러 안받으셨죠?
인경 : 눈치는 있으시네요, 잠깐 신세 지는걸루 하죠. 들어오는 택시 잡으려면 한참 기다려야 하거든요.
형규 : (CD 플레이어 클래식으로 바꿔주고...) 클래식 좋아하세요?
인경 : (꼭 그런건 아니지만...) 아뇨 대중가요요...
형규 : (대중가요 CD로 바꿔준다)
인경 : (치이 그래도 매너있네...의...) 여자한테 매너가 좋으시나부네요. 근데 우리 얘기 끝난거 아닌가요?
형규 : 언제 부터 나한테 맛이 갔죠?
인경 : 명퇴금을 많이 받았냐?... 첫마디에서요.
형규 : 하하...인경씨 솔직해서 난 맘에 들었어요.
인경 : 전...아녜요.
씬63. 방송국 복도 (밤)
미화 진우 해진 서희 나오며 수고했다고 인사...
씬64. 방송국현관 (밤)
진우 해진 주차장으로 움직이려는데..누군가 서 있다.
해진이 본다...나경이다...긴장하는 해진.. 진우...뭔가를 안다..
진우 : 나 먼저 갈께요.. (주차장으로 이동..)
나경 : (차문 열고..) 타..데려다줄께.
해진 : (아직도 단호하다..) 아뇨 됐어요, 버스탈래요.
나경 : 은희야.
해진 : (그냥 어둠속으로 등보이고 걸어가고...)
진우 저편에서 멈춰서 혼자 등보이고 걷는 해진을 보지만 어쩔 수 없다.
씬65. 버스정류장(밤)
해진 버스를 탄다. 그뒤에 자동차안의 나경..허탈한 얼굴이다.
씬66. 사택앞으로 접어드는 길 (밤)
인경 : 여기서 세워주세요.
형규 : (차세우고...)
인경 : 어쨌든 편하게 왔어요 고마워요.
형규 : 다음에 빚갚아요.
인경 : 제가 자청한거 아닌데요.
인경 문을 열려면 형규 매너있게 제지하며 자기가 내린다.
인경..?
저편에서 진우 차에서 내리고.. 현석 약간 비틀...거리고 걸어온다..
진우 : 지금 오냐 너 술했구나.
현석 : 어 그래? 해진씨 데려다주구 오는구나..
진우 : 어 근데 쟤 인경이 아냐?
현석 : 어디?
형규 매너있게 차문을 열어주면 인경 분위기있게 내리고.. 기분 뭐 그런대로 괜찮다.
현석 : 어쭈?
형규 인경에게 손을 정중히 내민다. 인경 악수한다.
현석 : 아니 어디 함부로 외간남자한테 손을 맡기구 쟤 왜저러냐?
진우 : 야 들리겠다...너 왜그러냐? 인경이가 남자 사귀면 좋은일이지 뭐 매너두 있게 생겼다 야.
현석 : 야 매너는 꼭 기생오라비같이 생겨서...저 분명히 플레이보일거다.
진우 : (피식..) 넌 아니냐.
현석 : 어 나야...그래두 꽈가 틀리지... 아니 근데 지문에 땀띠나게 악수를 왜 저렇게 오래 하는거냐.
진우 : 근데 너 정말 이상하다...왜 이렇게 과민반응야?
현석 : (큰소리..) 야 인(경아..하려는데)
진우 : (놀라서 현석일 데리고 사택현관속으로 들어온다)
씬67. 해진아파트앞 (밤)
해진 힘없이 온다. 그런데 나경..차에서 내린다.
해진...?
해진 : (그냥 들어가려면...)
나경 : 길도 모르는데 여기까지 물어물어 왔다.
해진 : (멈춰서고...)
나경 : 나한테 용서를 빌 시간이라두 줘야하는거 아니니?
해진 : (감정 진하다...) 내가 홍역으로 죽을뻔했을 때 어디 파티장에 계셨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면 미칠거 같애요.
나경 : ....
해진 : (눈물 주루룩...) 내가 환경조사서에 엄마이름 석자를 써넣지 못해서 참담했던 시절을 아세요?
나경 : (눈물 난다...)
해진 : (눈물...) 입학식, 졸업식, 소풍날..내가 얼마나 서러웠나..생각하면 도저히 용서가 안돼요. (그냥 뛰쳐들어가려면..)
나경 : (눈물..) 그동안 기뻤을때두.. 돌아서면 기쁘지 못했던 에미심정은 모르니?
해진 잠깐 생각하다가 그냥 뛰쳐올라간다. 나경 또 황망히 혼자 남고...
씬68. 해진방 (밤)
문열고 들어와서 마루에 퍽 주저앉는다. 눈물..그위로..
진우 : (소리) 날 낳아준 분이다...날 세상에 있게한 분이다...생각하면 혼란스러운게 가벼워질거에요.
잠시후..해진...뛰쳐나가는...
씬69. 아파트앞 (밤)
일말의 분노와 그리움의 교차감정.. 그리움으로 와서면... 나경 이미 떠난 텅빈 자리.. 에프.오
씬70. 인서트 (아침)
나무숲 사이로의 햇살..
씬71. 마루 (아침)
성호 마당에 물을 주고있다.
지선 : (앞치마 두르며 나오다가 투덜..) 아이구 마누라 생일 아침에두 마누라 보다 꽃이 먼저에요?
성호 : 나 원래 표현 못하잖아.
지선 : 생일 축하해 사랑해 여보...하면 어디가 덧난대?
성호 : (피식...)
지선 : 애들 온다그랬으니까 오늘은 집에 있어요.
성호 : 이따 잠깐 연구소에 일이 있는데...
지선 : 으휴...
씬72. 해진방 (낮)
해진 푸석한 얼굴이다.. 커피를 내리고 있다. 무릎에 얼굴 묻고 생각에 빠져있다.. 전화벨..
해진 : 여보세요?
진우 : (필) 해진씨 저에요 빨랑 내려와요...지금 출발 하려구요.
해진 : 저...못갈거같애요.
진우 : (필)(실망이다..) 무슨 소리에요. 어젠 간다구 해놓구서..
해진 : 근데 오늘은...
그때 현석과 인경이가 큰소리로.. 해진씨 안나오면 쳐들어가서 끌고 내려올거에요...
씬73. 차안 (낮)
진우가 운전하고 그 옆에 해진..뒤에는 인경과 현석..
진우 : 그래두 나오니까 좋죠.
해진 : 네.
현석 : 야 넌 수준이 그거밖에 안되냐.
인경 : 뭐가?
현석 : 꼭 기생오라비같이 생겨가지구...
인경 : 아이구 매너만 됐드라 뭐. 넌 언제 내가 차탈때 문이라도 한번 열어줘 봤냐.
현석 : 아이구 너는 손이 없냐.
인경 : 왜 한 송흰지 두송흰지는 왜 안따라왔냐. 이젠 핸드폰두 아주 함께 쓰나부던데...
진우 : 야 야..늬들 사랑싸움 하냐?
현석과 인경...동시에.. 아이구 사랑싸움...체~
씬74. 연구소
빈 연구소에서 울리는 전화벨.
씬75. 마루
지선 음식준비하다가 전화와서 받으면 아무소리없이 끊긴다. 그냥 부엌으로 움직이다가..뭔가..의식 잠깐 한다..
씬76. 호텔방
나경 수화기 내려놓는다. 안절부절 못하겠다. 일단 외출준비.. 화장을 한다.
씬77. 마당
진우 현석 해진 인경 들어온다.
진우 : 엄마 생신 축하해요. (선물주고)
현석 : (포옹을 하며 장미꽃다발 준다) 어머니 생신 축하합니다.
지선 : 어이구 이 능청은 여전해.
인경 : 맛있는거 축내러 왔습니다.
지선 : 어휴 인경인 솔직해서 언제나 더 이뻐.
해진 : ..(꾸벅 인사)..
지선 : (눈이 반짝 반짝..)
진우 : 우리 작가에요.
해진 : (다소곳 다시 인사..) 처음 뵙겠습니다. 윤해진입니다.
지선 : (한눈에도 맘에 든다) 아 그래요. 이쁘다. 내정신 좀 봐. 어서 올라와요.
씬78. 차안
나경 운전을 하고 있다.
씬79. 부엌
음식 준비.. 해진과 인경 들어오며..
인경 : 저희두 이거 좀 거들어드려야 되는거 아녜요?
지선 : 아니야 손님인데 나가.
해진 : (어느새 옆에 다듬다 만 대파를 얌전히 다듬고..)
인경 : 아줌마 그럼 전 설거지를 도와드릴께요.
지선 : 아니 됐어 손에 물묻히지마.
인경 : 됐어요. (하다가 접시를 벌써 땡그랑 떨어뜨린다) 어머어머 어떡해?
(얼른 집는다) 어머 좋은건가봐요. 히이 다행히 안깨졌어요.
지선 : 어이구.
해진 : (파를 다듬는다)
지선 : (보기에 해진.. 얌전하다..)
씬80. 수목원으로 접어드는 길
나경 운전하다가 차를 세우고 지나가는 사람에게 길을 묻는다.
지나는 사람.. 손짓으로 가르쳐주고 나경 인사하고 출발시킨다.
씬81. 연구소
성호..무슨 재배작물을 보고 있다. 그때 전화벨..
성호 : 하 성홉니다.
지선 : (필) 애들 내려왔어요. 밥먹게 빨리 들어와요.
성호 : 알았어.
지선 : (필) 어휴 월요일까지 무슨 청승야.
성호 : 알았다니까.
성호 윗옷쯤 걸치고 나가려는데 전화벨..
성호 : 하 성홉니다.
나경 : (필) 윤 나경이에요.
성호 : ..? 아 그래요?.. 괜찮아졌소?
나경 : (필) 나 지금 연구소 앞이에요.
성호 : ..
씬82. 마루
진우와 현석.. 마당에서 이것저것 나무들 구경하며 장난치고 있고.. 해진과 인경.. 마루에..
지선 과일을 내온다. 인경 자기가 과일을 딱 잡고는..
인경 : 제가 깍을께요. (하다가) 해진씨가 깍아요.
해진 : (칼과 과일을 받아들고)
지선 : ...
진우와 현석.. 마루에 와서 앉고.. 지선.. 해진을 이쁘게 쳐다보면..
현석 : 에이 어머니 해진씨 얼굴 닮겠어요.
지선 : 어머 그랬나?
해진 : (수줍다)
현석 : 넌 벌써 배부르겠다. 그릇하나 깨먹었지? 것두 세수대야만한 걸루?
인경 : 좋은 그릇이 그정도루 깨지냐.
현석 : 너같이 덜렁거리는 애 누가 데려갈지 참 걱정이다.
인경 : 야 니 걱정이나 해라..
현석 : 아이구 그 매너?
인경 : 아이구 한송희?
진우 : 야야. 늬들?
지선 : (웃음) 어머 역시 젊은게 좋다. 어머 재밌어. 이렇게 앉혀놓구 보니까 둘이 잘어울린다.
현석 : 아니 어머니 무슨 말씀을 그렇게 살벌하게 하세요?
인경 : 이하동문입니다.
지선 : 어머어머.. 정말 둘이 부부싸움 하는거 같애.
인경 : 아줌마.
현석 : 어머니.
지선 : (웃음 참지못하고)
해진 : (과일 예쁘게 깍아서 썰어놓았다)
지선 : 어머 해진씬 참 반듯한 집안에서 잘 자랐나봐요.
해진 : 아니에요.
지선 : (진우에게) 너 눈썰미 참 괜찮다 얘.
해진 : 어머.
지선 : 그래. 부모님은 뭘 하세요?
해진 : (당황)
진우 : 아 어머니..
지선 : 왜?
진우 : 아 근데 아버지 왜 아직 안오시죠?
지선 : 아 그러게말이다.
씬83. 수목원
성호 : (걸으며) 길을 모를텐데 어떻게 차까지 직접 끌구왔어?
나경 : 그래두 물어 물어서 렌트카 갖고다니는게 편해요.
성호 : 어땠어? 마음 좀 추스렸어?
나경 : (한숨..)
성호 : 전시회 준비는?
나경 : (선채..) 나 어떡해요?
성호 : 왜?
나경 : 아무것두 못하겠어요. 손에 아무것두 안잡혀요.
성호 : 진정해.. 시간이 해결해줄거야.
나경 : 지금 나한테 너 그림을 포기할래? 은희를 포기할래? 한다면 나 아무렇지 않게 그림을 팽개칠수도 있을거 같애요.
성호 : (걱정이다) 이사람 참...
나경 : (울먹) 나 그냥 그림이구 뭐구 다 포기하고 은희가 용서해준다면
걔 뒷바라지나 하면서 남은 세월.. 속죄하며 그애 곁에서 살고싶어요.
성호 : 왜이래?.. 이러려구 들어온거 아니잖아.
나경 : (감정 짙어지고) ..나 그냥 영구귀국해서 그애랑 여기서 살까봐요.
성호 : (다가가 어깨를 안아준다)
나경 : (성호 어깨에 기대 들썩이며 흐느낀다)
씬84. 마루 (저녁)
마루에 생일상 차려져있다. 지선.. 음식 나르고 있고.. 해진과 인경 숟가락 정도 놓고있다.
씬85. 차안 (저녁)
나경 운전석에 그냥 앉아있고..성호 그옆에 타고 있다.
나경 : 자식을 낳아 옆에서 자식 커가는 모습.. 다 지켜보며 사는거.. 얼마나 큰 행복인가..생각이 들어요.
성호 : 부모하고 자식도 인연이 있어야 한다고 들었어.
나경 : 그래요 인연이 아니었나봐요.. 이렇게 서로 아파하는 사이로 세상에서 만난거 보면...
성호 : 내생각엔 은희 생각에 맡기는게 좋다구 봐.
나경 : 그래요 영구귀국해서 은희곁에서 살겠다.. 하는것두 내생각이죠, 걔가 거부할 거에요.
성호 : 어린거 떼어놓구도 살았잖아.. 마음 강하게 먹어.
나경 : (눈물 닦고 많이 진정됐다) 됐어요.. 늘 고마워요, 이렇게 털어놓구 나니까 많이 시원해졌어요. 저녁 같이 할 시간 없죠?
성호 : (어렵다) 어..오늘은 좀 그러네..
나경 : 그래요 생활에 묻혀살면 다 그렇지 뭐.. (시동건다) 집은 어디에요? 가다가 내려줄게요.
성호 : ...
씬86. 부엌 (저녁)
인경 : 이거 소스만 만들면 되죠? 아줌마.
지선 : 어 간장에 식초만 넣으면 돼.
해진 : 내가 할께요.
인경 : 그럴래요? (하면서 간장종지 건네다가 해진 치마에다 간장을 쏟는다) 어머...
지선 : 어머 어떡해? 물들겠다..
해진 : 괜찮아요, 빨면 돼요...
지선 : 어 그래요 저쪽에 욕실..빨리.
해진 : 됐어요..(나간다)
씬87. 마을어귀 (저녁)
나경 : 어디쯤이에요?
성호 : 어 저기 세번째집...
나경 : 그럼 여기쯤에서 내려야겠네요. (지선의식)
성호 : 그래.
나경 : 우리 가까웠을때가 아주 잠깐이었던거 같죠?
성호 : 그래두 그감정이 평생을 가잖아, (어깨 다독이며) 기운내구 전시회 준비 잘해.
나경 : 네 연락할께요.
성호 : 은희한테 맡겨.. 걔두 이제 성인이잖아.
나경 : 네...
성호 내리고.. 손흔들어주고.. 차떠난다.
나경의 백미러로 멀어지는 성호의 모습.
씬88. 마당 (저녁)
마루에 상이 차려져있다. 성호 들어서면.. 마당에 있던 진우와 현석, 인경..
진우 : 이제 오세요?
현석 : 안녕하세요?
인경 : (내려와서) 안녕하세요?
성호 : 아이구 더 이뻐졌네.
현석 : (인경을 향해서 빼쭉)
지선 : (마루에서 상보다가) 어휴 뭐하다 이제 와요?
성호 : 어 저기...
씬89. 욕실 (저녁)
해진 치마를 부분 빨고.. 거울 한번 본다.
씬90. 마루 (저녁)
성호 현석과 진우 인경과 둘러싸여.. 즐겁게...
현석 : 아버님은 더 젊어지신거 같애요.
성호 : 듣기 나쁘지 않은데...
인경 : 연애하면 젊어진대요.
진우 : 아버지 그러세요?
성호 : 어이쿠..
지선 : 아 빨리 올라와요. 음식 식어요. (하고는 다시 부엌으로 이동)
현석 진우 인경... 같이 마루쪽으로 이동하고 해진 욕실에서 나온다.
마루에서 볼대 등보이고 서있던 성호, 마지막으로 얼굴을 돌리는데.
해진이 성호의 그 얼굴 보고.. 벙?! 하는데서 스톱모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