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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
문화심리학자인 저자가 일본에서 지내는 동안 자신이 관심을 가졌던 일본 문화의 키워드, 일본의 정체성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 저자의 글은 “왜 일본 만화에 나오는 여자는 항상 하얀 빤스를 살짝 보여주는가?” “왜 일본의 불륜 영화에서는 꼭 기차가 나오는가?”와 같은 사소하고 기발한 호기심에서 출발한다. 그리고 그것은 곧 그 밑바탕에 깔려 있는 문화심리학적 메커니즘으로 심화되어 나간다. 서점, 라부호테루(러브호텔) 단지, 정원, 전통 여관, 온천, 명품 거리, 기차…… 그렇게 일본이라는 땅을 걷고 또 걸으며 직조한 생각의 궤적을 직접 찍은 사진들과 함께 고스란히 담아냈다.이제는 문화가 의식을 결정하는 시대 김정운은 독일에서 ‘문화심리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고 베를린 자유대학 전임강사를 역임했다. 온 나라가 문화의 시대를 외쳐온 지 10년 세월이 지났지만, 과연 문화가 어떤 것인가의 각론에 들어가면 다들 허탈한 대답뿐인 게 현실이다. 저자는 문화란 ‘정서 공유의 리추얼(ritual)’이라고 생각한다. 놀이와 축제는 대표적인 정서 공유의 방식이다. 이 땅에서 살아가기가 갈수록 어려워지는 까닭은 바로 이 놀이와 축제의 문화가 사라졌기 때문이라고 설파하고 다니느라, 정작 자신은 과로로 쓰러질 지경으로 바빴던 그가 교환교수를 빌미로 날아간 곳이 일본. 철저한 유학(遊學) 속에서 그가 바라본 일본에는 가능한 모든 것이 다 존재했다. 한일 과거사로 모든 것을 환원시키는 방식으로는 그 심층을 도저히 읽어낼 수가 없음을 절감했다. 그렇게 문화심리학자의 날카로운 시선으로 그가 찾아낸 일본 사회의 배면에 깔린 대표적인 정서 공유의 방식은 바로 배려, 결핍, 자학이라는 세 가지 키워드였다. 일본은 배려와 결핍, 그리고 자학의 나라다 문화를 정서공유의 리추얼로 정의하는 저자는 일본인들의 정서적 키워드를 다양한 각도에서 찾아낸다. 한국인의 정서적 상호작용의 핵심에 정(情)이 있다면, 일본인에게는 ‘아마에(甘え)’가 있다. 응석부림을 뜻하는 아마에가 문화적으로 구조화된 형태가 배려다. 일본을 방문하는 모든 외국인이 감탄해 마지않는 섬세한 배려의 깊은 이면에는 어머니에 대한 끊임없는 사랑을 갈구하는 응석부림과 주체적 자아로 서지 못하는 자의식의 결핍이 깔려 있다. 장렬하기 그지없는 사무라이의 할복도 따지고 보면 엄마 치마 폭 안에서의 응석부림에 지나지 않는다고 저자는 해석한다. 주체적 자아의 결핍은 일본의 특이한 근대성에서 기인한다. 서구적 근대성이란 이전 시대의 가치와 철저하게 절연하는 방식 즉, ‘친부살해’라는 정신분석학적 해석의 틀로 설명된다. 그러나 일본의 근대에는 이 ‘친부살해’의 핵심 플롯이 생략되어 있다. 이전 시대의 가치와 결별해 본 적이 없는 일본이 취할 수 있는 문화적 전략이 바로 자학이라는 것이다. 배려, 결핍, 자학은 독특한 전통여관에서부터 사무라이정신에 이르기까지 일본인의 일상문화를 관통하는 핵심기제이다. 바로 이 때문에 일본이 강하고 매력적인 나라가 되었다고 저자는 파악한다. 배려, 결핍, 자학으로 인해 일본은 서방의 모든 것을 다 받아들이는 나라가 되었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결국은 하나도 안 받아들인 것이 되기도 한다. 모든 것을 거부감 없이 다 받아들이되 그것을 매번 다르게 편집하는 나라. 그래서 일본의 또 다른 이름은 ‘편집국가’다. 그런데 그 점이 바로 일본의 경쟁력이라고 저자는 깨달은 것이다. 일본이라는 타자를 통해 우리를 되돌아보기 고매한 국화와 잔혹한 칼이라는 은유를 통해 일본의 겉마음과 속마음을 해부하여 인류학의 고전이 된 『국화와 칼』(루스 베네딕트), ‘축소’라는 키워드로 일본 문화의 결을 켜켜이 들여다보며 일본이라는 국가의 ‘확대’를 주목한 일본론의 새로운 고전 『축소 지향의 일본인』(이어령) …… 일본에 대한 온 국민의 반감을 격발했던 『일본은 없다』(전여옥)와 『맞아죽을 각오로 쓴 친일선언』(조영남) …… 그리고 일본 문화의 트렌드와 계보를 정리한 다양한 문화비평서까지, 한국 역시 일본에 대한 책이 유난히 많은 나라에 속할 것이다. 일본은 근대 이후 한국인의 정체성 형성에 절대 타자로서 존재해왔고, 선발주자이자 반면교사로서 지속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한일관계는 나날이 중층적이고 다차원적이 되어 가는 반면, 일본을 바라보는 한국의 시선은 여전히 자의적이고 감정적인 경직성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일본열광』은 일본에 관한 책이 보다 많아지고 더욱 다양해져야 한다는 충정에서 시작됐다. 그리고 앞서 언급한 책들의 다양한 스펙트럼 가운데 균형감과 깊이가 필요함을 독자에게 자분자분 설득한다. 일본 문화를 현상적으로 일별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그 이면을 다시점(多視點)으로 분해하여 입체적으로 재구성해 보여주는 것이 이 책의 의도이다. [예스24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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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소개 |
저자 | 김정운 |
1962년 생으로, 고려대학교 심리학과를 졸업했다. 독일 베를린 자유대학에서 석?박사 학위를 취득한 후, 독일 베를린 자유대학의 전임강사로 초빙되어 강의와 더불어 발달심리학, 문화심리학과 관련된 여러 연구프로젝트에 참여했다. 이때 문화심리학의 세계적 석학들과 함께 <문화심리학kultur in der Psychologie>이라는 책을 책임집필하기도 했다. 이후 문화심리학의 실용적 통합영역으로 여가학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2000년 귀국해 명지대학교 기록대학과학원에 국내 최초의 여가학석사MLS 과정인 여가정보학과를 개설했다. 현재 명지대학교 여가문화연구센터 소장으로 여가산업과 관련된 다양한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동아일보>, <중앙일보> 등의 고정칼럼 기고를 비롯해 각종 언론매체와 방송에서 휴테크의 중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모닝365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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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
프롤로그 - 슈프레 강가에서 일본 열광으로 [알라딘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