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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7일 프라하 -> 비엔나
아침에 부스스 눈을 떴다. 여기는 체코.. 여기는 체코... 눈을 뜨자마자 천정에 거꾸로 달린 TV가 눈에 들어왔다.
(유럽 숙소에는 침대에 누워서 보라고 tv가 천장에 거꾸로 내려와 붙어 있는 경우가 많았다.) 헉.. 저 TV는....!!
그랬다. 체코에서 본 TV는 바로 goldstar..... 골드스타 금성이었다. LG도 아니고 분명히 골드스타라고 쓰여 있었다. -.-
이럴수가 나 국민학교 댕기던 시절의 그 골드스타를 호텔에서 보게 되다니... 아이러니 하지 않을수 없다. 그랬다. 체코는 확실히
내가 먼저 다녀온 선진국서유럽과는 확실히 달랐다. 아직 체 아물지 않은 동구권의 냄새가 느껴지는 듯 했다.
체코의 아침은 모처럼만에 뷔페식이었다. 이야.. 신난다.
우걱우걱 바게뜨 빵에 오렌지, 딸기쨈만 먹던 나날들.... (얼마나 먹었다고 그러냐 -.- )
과일 샐러드이며 요플레, 베이컨에 우유에 오렌지 주스에 ... 시리얼 만땅 넣어 .... ^^
여전히 밥이 그립긴 했지만 그래도 모처럼만에 풍족한? 아침식사를 할수 있었다.
프라하 흘라브니 역으로 오는 그 길은 어제밤과 너무도 달랐다. 어제밤은 온통 우리일행 모두 공포에 ? 휩싸여 오던 길이었는데.
언제 그랬냐는 듯 평화롭다. 아 무서운 집시 언니들 -0.-
체코 화폐인 코루나에 대한 화폐감각이 없었기에 상당수의 코루나가 내 주머니 안에 있었다. 어차피 여길 뜨게 되면 사용하고 싶어도
사용할수 없는 돈 아닌가? 환전소에 가서 유로로 바꾸어 달라고 하니 바꾸어준다. 그러나 자그마치 수수로를 6%씩 잡아 먹는다.
유로를 코루나로 바꿀땐 전혀 수수료가 없었지만... -.- 어찌할 일인가? 다 내 잘못인 것을...-.-
오전 10:38분 비엔나행 열차에 올랐다.
오르기전 역안의 매점?에서 남은 코루나 동전들을 싹쓸이 할 계획으로 콜라와 스프라이트 한병씩 사기로 했다.
매점에는 할머니 두분이 계셨는데.. 이런... 내 영어를 단 한마디 조차도 못알아들으신다 -.-
‘저는 코카콜라를 원해요 c o k e....'
'#Q$%^%$^&^%^@#^^%$#^#%$%$%#@$@#SDEWW$%@#?????'
체코어는 절대로 단 한마디조차도 알아들을수가 없다. 나이 많으신 분들이다 보니 영어를 못하시나 보다. 그래도 그렇지... 여기서 몇십년 장사하셨을텐데...
답답한 할머니, 갑자기 종이를 부욱 찢으시더니 펜을 주며 여기다 쓰라고 한다.
그제서야 할머니 고개를 끄떡이시며 콜라와 스프라이트를 건네주신다 -.-
부르노 역에서 갈아탄뒤 오후 3:30분경에 비엔나 남역에 도착했다. 뮌헨에서 프라하로 들어가는 열차는 분명히 체코 열차이고
부르노에서 갈아탄 열차는 오스트리아 열차이다. 전에도 이야기했듯이 분명히 큰 차이를 보인다. ~
열차는 잠시 체코 - 오스트리아 국경에 멈추는데 이때 오스트리아 경찰들이 국경에서 기차에 탄다. 경찰들이 일일이
기차를 돌면서 여권검사를 하고 ~쾅~! 도장을 찍어준다.
내 도장을 찍어주던 수염많던 오스트리아 경찰.... ‘ 웰컴투 오스트리아~!“ 하며 내 어깨를 툭 ~ 쳐주고 간다 %%^^
비엔나로 가는 열차안에서 바라보는 오스트리아 풍경은 너무도 아름다웠다. 밖을 보지 않을래야 않을수 없는...
그림그리는것에 대해 전혀 문외한인 나도 할수만 있다면 잠시 달리는 기차를 멈추게 한뒤 앉아서 붓을 들고 그림을 그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으니...^^
아이러니한 것은 나라와 나라가 바뀌니 체코열차에서 보던 암울해 보이는듯하던 프라하시의 모습과 광대하게 펼쳐진
오스트리아 평지가 그렇게 서로 다른 ‘신세계’를 보여준다는 것...
영국에서 벨기에로 넘어오던 길에 보던 벨기에 농지의 모습과 지금 바라보는 비엔나 시골 농지의 모습의 공통점...
바로 산이 없다는 것이다. 가도가도 끝이 없는 넓은 농지....
외국사람들이 우리나라 와서 산이 많다는것에 대해 좋다고 하던데....
나는 달리는 열차에서 보이는 저 광활한 농지를 보며 그 예기가 떠올라 웃음이 나왔다.
난 산하나도 없는 이 광활한 땅이 그렇게 좋아보였으니까.. ^^
남역에 도착하니 한인식당집 아저씨 열차에서 쏟아져 나오는 한국인 대학생 관광객들에게 여신 자기집 홍보물을 나누어준다.
분명 남역의 안은 독일어로 도배되어 있는 오스트리아가 맞는데 내 주위엔 전부 코리안들이니... 고개가 갸우뚱 갸우뚱... ~
아저씨가 나누어준 식당 홍보물의 일부 내용이다.
‘ 특별서비스 : 밥, 반찬리필, 보리차 무료제공, 시내지도 무료제공
여행정보 리필, 음악회 입장권 초 특가 판매...‘
나중에 들은 예기인데 한인식당을 갔던 일행중 한명... 육개장을 비싼돈주고 사먹었는데 주방장 아저씨가 오랜만에 맛보는
한식 먹는 걸 보고 서비스로 공기밥 하나 더주며 ‘많이 먹어’ 함과 동시에 눈가에서 닭똥같이 눈물이 떨어졌다는... ^^
이것이 한국인의 모습일까? ^^ 참고 - 본인은 비엔나에서 한식을 먹진 않았다. ^^
비엔나는 음악의 도시답게 정말 좋다. 거리 곳곳에 정말 많은 거리 예술인들이 말 그대로의 거리 공연을 펼치고 있고 저 유명하던
음악가들의 활동중심지였으며 합스부르크 왕가의 영화가 보존되어 있는 도시..~! 체코에선 전혀 단 한단어조차도 이해할수 없었던
거리의 간판 문구라던지 안내판 이었지만 비엔나에 오니 그나마 독일어라 알아볼수는 있어서 좋다 ^^
<비엔나
시 모습 - 오른쪽은 우리나라 옛 전차같은 트램이 다니는 길 >
오후 늦게 도착해서 다른것들은 볼수 없었고 카를 교회와 모차르트 동상을 찾으러 갔다.
모차르트... 물론 많은 음악가들이 이 지구에 존재했었지만 그만큼 상상을 초월하던 천부적인 천재성을 지녔던 음악가는 없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모차르트
와 괴테 동상>
(자세한 것은 직접 모차르트 전기를 읽어보시길... ^^) 그의 동상앞에 서니 계속해서 어릴때 치던 소나타들이 떼굴 떼굴 내 머릿속을 돌아다니고 있다. %%^^
모차르트 동상앞에는 높은음자리표로 예쁘게 화단을 꾸며 놨는데 정말 감탄을 금치 못할 수가 없다 ^^ (음악전공생의 유일한 관심거리여서인가? ^^)
어느덧 저녁시간이 되었다. 세계어느나라를 가던 중국집은 있게 마련이지만, 유독 우리가 머물던 비엔나 남역쪽에서 중국집들을 많이 봤다. 이상하기도 하지? ^^
동해반점이라고 쓰여진 곳을 들어갔다. 동해반점이라고 해서 한국인이 운영하는 중국식당인줄 알았는데 -.-
오리지널 중국인이 운영하는 오리지널 집이다. -.-
전부 Fried with chicken rice를 시켰다. 말 그대로 닭살과 계란프라이로 볶음밥해서 주는건데 헉.. 볶음밥 6.6 유로에 콜라 0.9 유로...
(계산해보세요 1유로 = 1400원꼴)비싸다 -.-
유럽의 식당문화는 어떤 것을 시켜논뒤 그 기다리는 시간동안 음료를 따로 시키고 주문해야 하는 것이 일반적인 에티켓이라고 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우리가 그걸 알 리가 없다.
한푼이라도 더 아껴야 하는 배낭족의 입장이니.... 벨기에에서 100년된 홍합집 레옹에서도
우리는 뻔뻔히 10명이 들어가 5명분의 음식을 시키고 음료는 단 두명이 주문했었던 경험도 있었으니... ^^
음료를 시키지 않으니 지배인의 얼굴색이 변한다. 저녁을 먹으러온 7명의 일행중 단 한명만 콜라를 시켰으니..-.- 잠시후 나온 볶음밥.... 헉.. 이렇게 짤수가....
첨엔 고개를 갸우뚱 했다. 오스트리아식 중국볶음밥은 이렇게 짠것인가?
그러나 지금 생각해보니 음료를 시키지 않은것에 대한 답례? 로 주방장이 소금을 왕창 뿌려놓은 듯 싶다. ^^
그후에 볶음밥을 정말 많이 먹었는데 그렇게 짠 볶음밥은 단 한번도 없었으니까... (물론 그 후에는 꼭 음료를 시켜먹었다. ^^)
- 참고, 직접 식당에서 먹지 않으면 값이 싸진다. 그들은 꼭 자릿세를 받더라 -.-
가장 좋은건 take out 하여 동네 벤치같은데서 먹는게 최고의 돈아끼는 방법~! -
여름에는 비엔나에서 음악회를 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런... 비엔나에서 음악회를 보지 않는다면 무엇이 볼수 있다는 말인가?
실망을 가득 품던 나에게... 우리 일행에게.. 가이드 북이 말해주는 것,... 비엔나 필름 페스티벌 ~! ^-^font>
<비엔나
시청 앞 필름페스티벌>
‘필름 페스티벌’ - 비엔나 시청앞에 대형스크린을 걸어놓고 여름마다 희귀한 우수영화나
각종 영상들을 보여준다. 허나 그 영상들이 매우 귀한것들이라고 하니
영상매니아들에겐 , 그리고 음악팬들에겐 더할나위 없는... 선물 ^^
아직 행사가 시작하려면 멀었는데 참 일찍 사람들이 와 있었다.
우리는 이날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이 1987년 베를린 쳄버 오케스트라와 함께 비발디의 사계를 연주한 필름을 볼수 있었다. 바이올린 협연은 지금도
왕성한 활동을 펼치는 명바이올리니스트 안네 소피 무터였고 카라얀은 직접 쳄발로를 연주하며 지휘까지 하는 정말 ‘보기 어려운’ 모습의 필름이었다.
카라얀의 지휘하는 음악들은 하나같이 탄탄하고 체계적인 느낌을 보여주게 마련이다. 그의 지휘로 만들어진 음악들은 꽉꽉 차여진 음악들이여서 좋아한다.
안네소피무터 역시 당시 87년도 아마 막 데뷔하던 시점이었을텐데도 천부적인 그의 연주솜씨는 나와 더불어 비엔나시청앞 에 모인 수많은 음악팬들의 마음속을 울렸으리라...
연주를 보다가 뒤를 힐끔 보았다.. 우리일행은 앞에서 4-5째줄 정도에 앉았는데 뒤에서 본 그 수많은 사람들... 물론 상당수의 사람들이 나같은 관광객이었겠지만
그 중에선 이곳 비엔나 시민들도 있었으리라.... 진지하게 손으로 턱을 괴고 하나하나 한음한음 놓치지 않는 사람, 눈을 감고 (조는건지 모르겠지만) 조용히 음악을 감상하는 사람들....
음악을 사랑하는 이곳사람들의 모습에 정말 많은 감동을 받았다. 그들의 감각, 그들의 수준이 부럽다. 나도 이런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들 속에서 배우고 싶고 이곳에서 자라고 싶다고 생각했다. 차범근 감독이 말했던것처럼 내가 분데스리가에 뛰는 일이 정말 불가능했던것일까? 라고 했던일이 정말 현실로 이루어진것처럼....
나에게도 과연 이런곳에서 공부한다는 것이 꿈같은 일일까? 곰곰이 나에게 묻고 또 물었다.
필름페스벌이 시작하기 전 갑자기 마려운 생리현상 때문에 어쩔수 없이 승한과 함께 화장실로 향했다. 화장실 1회 출입료 = 50유로 센트 = 1/2 유로. = 700원꼴...
(오스트리아도 예상외로 물가가 비싸다.)
그러나 나중에 이탈리아에 와서 숙소에서 자기전 가이드북을 보던중 한귀퉁이에 조그마하게 나온 한마디... ‘ 비엔나 시청안에는 무료 화장실이 있다. -.- ’
지금 가끔 생각해도 아이러니 한 것은 어떻게 자연스런 생리현상에 돈을 내는것인지?
하긴, 그게 당연한 그들의 문화여서 그렇겠지.. ^^
그들의 우리나라에 와 어떻게 화장실을 그냥 이용할수 있다니... ^^ 하겠지...
비엔나.... 모차르트도 비엔나 하이든도 비엔나 베토벤도 비엔나 슈베르트도 비엔나 브람스도 비엔나...... 기라성같은 서양음악사의 위대한 거인들은 다 이곳 비엔나에 있었다...
비엔나..... 물가가 비싸지만 -.- 너무나 너무나 매력적인 도시다.
첫댓글 저의 또 다른 사랑 "괴테"가 있군요... 매력적인 비엔나가 님의 여행기로 더욱 그 빛을 발하는 것 같습니다...